074-안녕 내 사랑 운명아(운명아 비켜라 내가 간다)
화사한 햇볕 속 그늘에 살며 발버둥치는 젊은 시절 서러움도 많다.
그래도 가리라 내 청춘 다 하도록
아아아~~~ 운명아 비켜라 내가 간다
피 눈물 가슴에 안고 내가 간다
사랑도 내 것이 아니고 돈도 명예도 내 것이 아니다
사나이 젊은 꿈 푸른 파도에 싣고 눈물과 서러움 외로움을 먹어가며
아아아~~~ 사나이가 간다 운명아 비켜라
피 눈물 흘리며 내가 간다
안녕 내사랑 운명아
정말 많이 미안하다. 다 용서 받지 못했지만, 정말 미안하다. 이제서야 또 한번 잊어버린 젊은 날의 나를 소환하여 처절한 가슴 속 울음으로 용서를 빈다. 정말 미안하다. 안녕 내사랑 운명아.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따지고 보면 그 당시에는 나도 어쩔 수가 없었다. 먹고 살기 어려워 뿔뿔이 흩어진 남동생 여동생들은 어디서 무엇을 먹으며 어떻게 지내는지? 혼자이신 어머님은 어디에 계시는지? 촌구석에 홀로 사시는 허리 꼬부라진 할머니는 제대로 걷기나 하시는지, 음식은 제대로 먹기나 하시는지?
이런 상황에 니 라면 어떻게 했겠노?
그때 내 나이 13살이다. 눈 돌리지 말고 말해봐라. 니 라면 어디서 무엇을 했겠는지?
안녕 내사랑 운명아
그래도 니가 날 단련시킨다고 그랬다고 말 할 수 있겠냐? 내가 뭔데? 인생의 국가 대표냐? 삶의 국가 대표냐?
헐벗고 춥고 배고프고 눈물만 나는데... 사치스러운 외로움도 몰랐다.
니가 잘 알제? 이 정도면 얼른 넘어지면 코 댈 바닷물 속에 풍덩 빠져버릴 사태 아니냐?
그런데, 안녕 내사랑 운명아.
촌에서 11살에 장티푸스. 그 지랄 같은 염병으로 죽었다 깨어나니 재끼장 넘기듯 다 변해 버렸고 나는, 니가 준 미친 년 멘스물 뿌려진 종이 한장 달랑 손에 들고 있더라. 내가 먼 세상을 아노?
농협 조합장이던 아버님 돌아가시고 서울 대학교 일학년이던 형님 돌아가시고 옆방에서 세 살던 최씨 아저씨 딸 그 누나 돌아가시고 일제시대 지나 불하 받았다던 6칸 기와집 넘어가 버리고 어머님은 할머니 모시고 촌의 이웃 단칸 방에서 밀가루 수제비 끓여 먹으며 목숨 부지하고 있더라.
졸지에 맏이가 된 나는 어촌이니 배 들어오면 생선 얻어 촌동네 시장에서 먹을 것 하고 바꿔 가족들 부양했다. 그리고 그 후 그래도 살아남은 우리는 모두 따로 따로 흩어졌다. 아직 원기회복 되지 못한 내가 뭐 아노? 그냥 할머니 어머니 형제들 붙잡고 펑펑 울었다. 운다고 해결되면 피가 다 터져 나와 마르도록 울었겠제.
염병 와중에 지금 짐작은 하지만, 요상한 이유로 집 뺏기고 할무이 가게 뺏기고 어머니 하던 편물.양재 학원 다 뺏기고 시쳇말로 홈 리스가 된 것이더라. 명분은 그때 화폐 교환을 농협에서 밤새워 며칠 하느라 지친 직원이 착각하여 수 백배의 돈을 더 고객에게 교환으로 주었는데 돌려받지 못하고 아버님이 급기야 홧병으로 돌아 가시고 그 가을 추석 음식을 잘못 먹고는 끝. 내가 죽었다 깨어나고 내 세상은 변했고 내 손 바닥에는 니가 준 더러운 삶의 종이 한장 이더라.
안녕 내사랑 운명아
니 계획대로 잘 됐제? 그때 니는 하늘에서 음흉한 미소짓고 있었을게다. 그쟈?
안녕 내사랑 운명아
정말 니가 날 선택했다면... 잘 했다~
6살부터 푸른 파도와 싸우며 딩군 내가 그때 외쳤다.
운명아 비켜라 내가 간다 고.
안녕 내사랑 운명아
13살 때, 관리 보호 대상 소년으로 찍혀 파출소에 가서 뭔 지랄 진술서 냐? 하여튼 그것 안에 장래 무엇이 꼭 되고 싶은가? 장래희망이 뭐노? 하고 간단히 물으면 되는데...하여튼 그 칸에 판사가 되어 다시 촌으로 돌아 온다 고 썼다.
순경들이 웃더라. 뭐 이딴 빙신 넘이 있노! 하더라. 그렇게 넘어갔다.
안녕 내사랑 운명아
우리 솔직히 말해보자. 그때 왜 그랬노? 그게 니가 만든 내 삶의 라이프 플랜 이었나? 지금 생각하니 뭔가 계획적이었던 것 같다.
내가 법대에 들어가고 2번 낙방 끝에 딱 합격되었으면 얼마나 좋겠노! 고생 끝 행복 시작. 해피엔딩. 얼마나 멋지냐? 아마도 눈물 바다가 되고 작은 세상이 들썩 그랬을 거다. 고향의 군 군수. 경팔 서장이 얼굴 좀 보자며 찾아 왔을거다. 영화 하나 만들었을 거다. 돈되면 뭐든 하는 세상이 되어 있었을테니.
그러나 이게 니고, 이게 삶이더라. 안녕 내사랑 운명아.
머리 속 반은 어쩧든 살아 이루어 보려는 악작 같음이 차지하고 있고 반은 삶에 대한 순진함이 차지하고 있던 넘을 삐딱하게 만들어 데모대로 집어 넣어서 삶을 또 한번 헷갈리게 만던 너의 신적 능력을 내가 어찌 알 수 있었겠노?
안녕 내사랑 운명아
내가 산전수전 다 겪으며 살아 본 후 생각은 니가 장말 잘했다고, 그래서 지금 이렇게 니 하고 내하고 맨날 안녕 내사랑 운명아 하며 지낼 수 있음에 혼신을 다해 감사한다.
따져보면, 그 당시의 사법고시 합격은 받아 논 당상이었다. 고시 출제 위원 대부분이 같은 학교의 교수님들이었으니. 나는 그렇게 지금 생각한다. 그래서 안녕 내사랑 운명아
너의 절묘하고 탁월하기 까지한 행선지 비틈에 티끌 보다 작은 이 인간이 그 후 나의 사랑하는 운명의 신에게 순응하였다. 지금도 나는 갸들이 사는 삶을 멀리서 보고 듣고 있으며 그 길이 아닌 내 길로 비튼 안녕 내사랑 운명아 너에게 혼신으로 감사한다.
니 덕에 형제들 모두 잘 지내고 있다. 그래서 세상에 공짜는 없다 라는 말을 늘 가슴에 새기며 그 동안 치른 큰 댓가를 하나도 아까워 하지 않는다. 그리고 허허실실하며 내 삶을, 안녕 내사랑 운명이 부를 때까지 열심히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살련다. I know you already accepted that. Thank you so much, my friend.
안녕 내사랑 운명아
냉정하고 침착했던 나도 역시 늙었다. 지금 지랄같이 눈물이 흐른다. 열 손가락 안에 있을 횟수의 눈물이 오늘 지금 흐르니 이게 뭘 의미하노?
싱싱하든 결혼 전의 청춘을 오직 사시패스 하나로 살았던 후회는 아니다. 그런 내가 원하든 자리에 있었다면 지금의 그들 보다 더 추악한 내가 되었을 것이다.
안녕 내사랑 운명아
이제 니가 준 더러운 종이 내가 다 잘 닦고 내 그림을 그려 다 채우고 있다. 무슨 그림이냐? 고 묻지마라. 니가 다 보고 있잖아~ 내 자유로운 영혼으로 그린 그림이다. 이것만은 내 맘대로 그리고 있다. 어쩌라고?
그렇게 잘 잊어버리는 내가 지금은 왜 이리 잘 생각나노? 더 큰 일 생기기 전에 얼른 문 닫고 잭기장 넘기자. 오케 바리! 굿. See ya soon. 시발아~ 눈물이라도 좀 닦자. 다시, I love you so much my destiny to the end. 끝.
P.S. ㅎㅎㅎ 안녕 내 사랑 운명아
우리도 그 머시냐? 피에스 (DJ 아니고...) 같은 것 좀 해 보자.
오늘 금요일, before long weekend. 펜데밐 씨즌 후 맞는 롱 위크 앤드라서 대부분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목요일부터 야외로 해외로 시간을 즐기로 떠났기에 수입은 꽝이다. 그래도 좋다. 나는 이 일이 좋고 이 일을 좋아하고, 오늘 며칠 동안 조마 조마해서 나까지 숨도 못쉬게 하던 총괄 대장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엄마 아빠. 성공했다. 2년된 새집 하우스 샀다. 밀리언 훌쩍 넘었다. 건평 2000sf(51평)이고 빽 야드 넓고 지하실도 넓고 깨끗하다! 6월 전에 이사 간다."
임마는 40이 넘어서도 저거 엄마한데 다 다 다 한다. 이제는 말도 잘 못하고 글도 잘 못 쓴다. 그만큼 영어는 더 잘 하겠지. 하며 위안한다.
안녕 내 사랑 운명아
고맙다. 탱큐 쏘우 마치이다. 일요일 만나면 더 상세를 듣게 될 것이다. 며느리가 수고 많이 했다 더라. 갸 좀 더 이쁘해 줘라. 오케 바리! 안녕 내 사랑 운명아. 진짜 끝.
첫댓글 고생스런것은
'이 또한 지나가리'입니다.
축하해요.~~~~
아들이 좋은집을 샀네요.
함께 해 주신 사명님, 감사합니다.
요즘, 집 값이 무척 올라가고 있는 터에 저거 집은 더 잘 받고 팔았는데, 더 큰 집을 살, 그 집은 어떻게 하나?
제 시간에 못 사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습니다. 다행히 며칠 전 마음에 드는 집을 샀다고 연락와서 한숨 풀었습니다.
오늘 저녁에 사라원 한인 식당에서 저녁 먹기로 하여 그때 디테일을 듣게 될 것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이 밤도 편히 잘 주무십시오~
제임스안 친구님 반가워요
안녕 내 사랑 운명아
운명이라 생각하고 달려온
지난날들
고생끝에 낙이 왔으니
내 사랑 운명아
순리대로 잘 따르고
지켜줘서 나 이리 반듯하게
내 사랑과 마주합니다.ㅎ
안녕 내 사랑 운명아 고맙다
새 보금자리 축하합니다.
안녕하시지요? 청담골 친구님. 늘 건강하시고 좋은 날들이 되길 바랍니다~
ㅎㅎㅎ 실은 요, 지금 오후 12:05입니다. 오늘 저녁 식사를 가족들이 모두 모여 "조선옥" 이라는 한인식당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손녀 크로이는 감자탕! 하며 찍데요. 며느리는 그 뭐냐? 이름을 잊어버려 아하~ 순대국. 그래서
우리는 순대국으로 했습니다. 곧 이사 갈 새집 이야기도 듣게 될 겁니다. 내년 7월에는 둘째가 새 콘도에 입주합니다.
원 베드 룸 ㅎㅎㅎ. 결혼 안 하고 있습니다. 아니, 못하고 있는지... 제 과거 일부를 생각이 불현듯 나기에 적어봤고
지금 다 버리고 잊고 있습니다. 지금 제 성격이 스스로 제대로 괜찮구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참 동해 바다는 어느 동네든
가슴 설레게 하는 것은 같습디다. 내 촌도 그런 바다였지요. 함께 해 주신 친구님,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날들이 늘 되시길 바랍니다~
안녕 내사랑
옛날의 고생
이제는 이렇게 옛말 하시며 글을 쓰시니 지금의 삶이 바뻐도 편안한 즐거움 이시겠죠
예. 안단테님, 그렇게 하루 하루를 제 생각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그것 자체가 고마움으로 생각하며.
늘 건강하시고 멋진 날들 되십시오~
축하축하헙니더
새집 장만 크게 거듭 축하축하헙니더
이사람 저살 ㅁ조카들 5개국에 흩어져 사는데
먼너라에서 참 고생 많이 하셨네예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맨당에서의
고생이라몬 울나라에서도 그 만큼 고생하몬은 잘 살거라 하드군예
유학생은 더 고생 많고예
삼식이가 유학생들 넘 고생 많다고 싸간 거 다 털고 오드라구예
하늘과 호수 1님의 삶 덕에 조카들 등 후손들이 일찍 눈을 세계로 넓혔군요. 잘 하셨습니다.
어디에 살던 적응 하기에 따라 좋고 불편함이 생기지요. 고생 그 자체도 삶 중 하나라 생각하면
좋고 힘이 납디다.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날들 되십시오~
운명을 이겨낸 모습이 자랑스러워 보입니다 ^^
맞아요 지랄 같은 운명일지아도 사명님 말씀 처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
멋진 말이 아닌가요 ㅎㅎㅎ
장문의 글을 읽으며 고생하시던 모습이 클로즈 되네요
고생 많으셨어요
안녕 고생아 나 이제 행복하련다^^
즐거움이 가득한 삶이 함께 하시길 바래요^^
ㅎㅎㅎ 제 생각은 이기고 하기 보다는 함께 해 가고 있다 생각합니다.
저도 동감합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리고 그 다음을 어떻게 받아 드리느냐? 가 자기의 삶
이라 생각합니다. 갑자기 생각나기에 일하며 부분 들을 적어 봤습니다. 이 나이에 아무리 좋은 과거라 하더라도
그것 보다는 미래 즉 막장까지의 생각. 저는 혹시나 모를 사후 세계에서의 만나게 될 수도 있는 담당자와 딜을 할
준비를 소설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죽은 자들의 진실" 과 "Outter Universe(우주의 바깥)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데 새로운 과학 발전에 의한 놀랄만한 새로운 자료들이 많아 진도가 늦어지게 되더라고요. 몇 몇 소설을 쓰며 아하 사후에 혹 써 먹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좀 황당한 생각으로 재미있게 삽니다. 그러자면 운명과 등 질 수는 없지요. 안녕 내사랑 운명아 가 듣고 있을려나 ㅎㅎㅎ. 박희정님, 하셔야 할 일들이 많을텐데, 늘 건강하시고 멋진 날들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