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9. 1. 20(일) 09;00- 16;50
★코스; 청량리역- 한독약품- 서울공대(현 한국과학기술대학교)- 육군사관학교- 갈매역-별내역- 퇴계원 사거리-
뱅이고개 삼거리- 비석거리- 사능천- 사능초등학교- 사능- 사능천- 왕숙천- 산마루로- 갈매천- 불암천-
삼육대학교- 육군사관학교 캠퍼스 일주- 태릉입구역( 50km)
★참가(4명); 명수, 홍찬, 인구, 성근
-육군사관학교 생도대 입구에서-
대열잔차 동호회는 생도 가입교 52주년을 맞이하여 생도시절에 완전군장으로 구보한 코스와 하훈, 내한훈련 지역을 답사하고 생도교육의 요람인 육사 캠퍼스를 일주한 후 태릉입구역에서 마무리짓는 라이딩 코스를 선정하였으며, 시발점은 청량리역으로 하였다. 동기생들이 가급적 많이 참석하기를 희망하였으나 대열잔차 동호회 회원 중 4명만이 참가하였다. 옛 청량리역은 1971년 4월 초에 소위 계급장을 달고 동기생 12명과 함께 더블백을 걸머지고 전곡역으로 향하던 추억이 깃든 역으로 소박하고 낭만적인 분위기로 여행객의 사랑을 받아왔었다.
그러나 역사의 옛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여 격세지감을 느꼈다. 오늘날 청량리역은 동부 서울의 교통 중심지로 중앙선, 영동 태백선의 시, 종착역이고 수도권 전철 경의 중앙선및 경춘선 그리고 강릉선의 중간역으로 변모하였다. 청량리역에서 왕산로와 망우로를 따라가다가 동일로로 접어들면 한독 중앙연구소가 나온다. 한독 중앙연구소 맞은편 한독약품이 있던 자리에 한신아파트가 대신 들어서 있었다. 한독약품은 구보시 마다 눈에 익은 상징적인 건물이었다. 계속 직진하면 구 묵동교를 지나 서울 공대(현 한국 과학기술대학교) 정문에 이르게 된다.
서울공대 정문은 구보 코스의 반환점 이었으며 교내 건물은 붉은 벽돌 이었으나 신축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다. 서울공대 후문을 지나 노원로로 진입하면 화랑대 사거리가 나오고 이어서 육사 정문에 도착하게 된다. 낭만과 추억이 깃든 화랑대역에서 잠시 휴식하면서 커피와 고구마로 카보로딩하고 화랑대 정문 옆을 지나 제2초소(간성문)를 경유하여 태릉골프장 입구로 진입하였다. 그러나 문이 굳게 잠겨있어 경춘선 숲길로 우회하여 갈매역으로 향하였다. 갈매역에서 별내역, 퇴계원 사거리, 뱅이고개 삼거리, 비석거리, 사능천, 사능초교, 사능에 이르는 도로는 내한훈련시 행군코스로 기억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에서 사능까지는 약 15km 이다. 비석거리는 RP지점 이었으며, 사능초등학교 뒷산은 소대 공방훈련하였던 장소였다. 그리고 사능은 숙영지를 편성했던 곳으로 비운의 왕인 단종의 비 정순왕후 송씨(1440-1521)의 능이다. 정순왕후는 단종이 사사된 후 64년 동안 단종을 기리다 정업원에서 82세로 생을 마감했다. 정업원은 조선 초기 슬하에 자식이 없는 후궁이나 결혼 후 남편을 잃고 혼자 살아야 했던 왕실의 여인들이 기거하던 곳이다. 정업원 옆 청룡사 안에는 정업원구기(淨業院舊基)라는 비석이 있는데 정순왕후를 애석하게 여겼던 영조가 직접 비와 현판을 내렸다.
현판은 '눈물을 머금고 쓴다' 앞 봉우리와 뒷산바위 천만년 가라(前峰後巖於千萬年)는 영조의 글씨다. 정순왕후 능은 소박하면서 아담하고 아름다운 능이다. 능 주변에는 울창한 도래솔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 소나무들이 단종의 능인 장릉쪽을 향해 고개 숙여 자란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사능에서 가까운 곳에 광해군 묘와 어머니 공빈 김씨의 성묘, 그리고 광해군 형인 임해군 묘가 자리하고 있다. 사능을 빠져나와 사능역을 둘러보고 생선구이 전문점 어촌에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갈치조림에 고등어구이와 삼치구이 그리고 옥수수 막걸리로 권커니 잣커니 하면서 52년 전 생도시절을 상기하며 정겹게 이야기꽃을 피웠다.
쉐도우(명수)는 내한 훈련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나서 사능천변길과 왕숙천 수변자전거길을 따라가다가 산마루로로 접어들었다. 산마루로 1,7km 구간 경사길은 이번 코스 중에서 가장 힘든 코스였다. 산마루로를 따라계속 직진하면 구리 시립묘지가 나온다. 구리 시립묘지 뒷산에는 동구릉이 자리하고 있다. 유럽의 조경 전문가들은 조선 왕릉을 '신의 정원이라고 불렀다. 그 중에서 동구릉은 신의 정원 가운데 최고의 신전이다. 동구릉은 1408년 태조가 잠들었고 마지막으로 1890년 익종(문조익 황제)의 수릉이 이전해 구릉을 이루었다.
동구릉은 선정릉의 열배이자 여의도 공원의 2.5배가 넘는다. 갈매천과 불암천 자전거길을 따라 이동하다가 불암로에서 삼육대학교 후문과 정문을 통과하여 육군사관학교 간성문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 10분경이었다. 육군사관학교 교내로 진입하고 화랑대 정문을 거쳐 기초군사훈련시 기거하였던 2층 콘크리트 건물로 향하던 도중에 육사 11기부터 18기까지 생도들의 세면, 목욕, 세척장 뿐만 아니라 후배들을 위한 정신훈련장으로서 이용되어 애환이 서린 유서깊은 태릉탕을 둘러보았다. 태릉탕은 19기 이후 방치 매몰되었으나 1984년 11월 30일 복원하였다.
기초군사훈련시 기거하였던 2층 콘크리트 건물은 없어지고 신축 건물로 병사들의 병영시설과 일부 참모부 시설로 활용하고 있었다. 새롭게 신축한 교수부 건물을 지나 화랑대 연병장을 굽어보면서 생도시절을 떠올렸다. 질서정연하게 학과출장하는 모습과 토요일마다 화랑대 연병장에서 퍼레이드를 펼쳤던 상황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1967년 기훈 분대장이었던 남재준 생도(25기)가 구정(2월9일) 새벽에 화랑 연병장을 바라보면서 '사자는 사자새끼를 낳아서 낭떠러지에서 살아남은 새끼만 키운다'고 역설한 다음
흰눈이 수북이 샇인 화랑연병장에서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상의를 탈의하고 빤스를 입은 상태로 낮은 포복, 높은 포복으로 얼차려 교육을 받았던 추억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학교 본부 앞 화랑대 연병장 위에서 바라본 경치가 가히 절경이다. 북한산, 도봉산, 불암산이 파노라마처럼 아름답게 펼쳐진다. 강재구 동상과 육사박물관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생도대를 일별한 다음 생도회관으로 향하였다. 전인구 동기는 기초군사훈련시 배고픔의 상징이었던 곰보빵이 그리워 생도회관 2층 파리바케트를 찾았다.
그러나 곰보빵이 다 팔리고 달랑 1개가 놓여있었다. 세대 격차가 크지만 지금 생도들도 곰보빵을 선호하는 모양이었다. 생도들과 면회객들이 좌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4명이 정겹게 나누워 먹었다. 모처럼 오래간만에 먹으니 맛이 일품이었다. 그리고 포켓샌드땅콩도 곁들여서 먹었다. 정들었던 육군사관학교를 떠나 태릉입구역에서 라이딩을 종료하고 각자의 일상생활로 돌아갔다. 대열잔차 동호회는 겨울철에는 가급적 라이딩을 자제하고 오프시즌을 맞이한다. 그러나 쉐도우(명수)가 생도 가입교 52주년 추억 라이딩을 제의하여 뜻깊은 라이딩을 하게 되었다.
바람은 차갑게 불어왔으나 하늘은 맑고 미세먼지도 보통수준이었다. 맞바람이 세차게 불어와 힘이 배가 들고 손 발이 시러웠지만 52년 전 생도훈련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생도시절에 구보 코스와 하훈, 내한훈련 행군코스를 돌아보면서 향연을 펼친 추억 라이딩은 사진과 함께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함께 동행한 명수, 홍찬, 인구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대열잔차 브라보!
청량리역 광장
한독 중앙연구소
한독 중앙연구소 건너편 한독약품 건물 대신에 한신 아파트
서울공대 정문 대신에 서울 한국과학기술대학교 정문
육군사관학교 화랑대 정문
옛 화랑대역
태릉골프장 진입로 정문
사릉 출입구 정문
단종의 비 정순왕후의 묘
사릉역
어촌 생선구이 식당
기본 메뉴 갈치조림에 삼치구이와 고등어 구이
왕숙천 둔치 공원에서 휴식
육군사관학교 태릉탕
학교본부 정면에서 바라본 화랑대 연병장과 충혼탑,불암산 전경
교수부 건물 사이로 보이는 북한산 그리고 도봉산
강재구 동상과 박물관 앞에서
생도회관 2층 파리바케트에서 추억의 빵 곰보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