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에 자주 갔었지만
내려오면서 그냥 담장 너머로 무심코 건너다보다
지나치고 스치고만 갔었던 곳.
오늘 그 곳, 서계종택에 간다.
취산님의 징검다리 인연에
쪽빛하늘님의 정성스러운 준비로
오늘 우리는 고택에서
그것도 국립지정 고택에서 캠핑을 하듯
차도 마시고 음식도 즐기고 술도 즐기려 한다.
우리 이래도 되는 것인지...
아직 인연이 닿지않고 얼굴도 모를 만치
종가댁 며느님의 면모도 모르면서
취산님의 인연 하나에 묻어서
찻거리 음식거리 술거리 그리 준비를 기운차게 하고 있다네
햇살도 좋구 하늘도 좋구 바람도 좋구나~~~
역시나 고택의 멋은
오래된 옛 종가댁의 멋스러움은
마당과 나무. 그 세월의 결!
수락산 산자락을 타고 내려온
그 넓은 마당의 기상과
400여년을 지켜온 은행나무와 회화나무는
그 오랜시간의 이야기를 은은히 들려주는 듯
한옥 그 건축양식은 지금도 대목장이 있으니
지을 수 있지만
수락산을 타고 내려오는 유구한 입지와
오랜시간을 뿌리내려온 나무의 이야기는
쉽게 가져다 놓을 수 없는 고택의 고유한 매력이도다
우리는 누마루 다탁에 둘러앉아
서로의 인연과 풍경을 시원한 산바람에 부친다
아기자기 여닫고 걸어두는 한옥 창호문의
기능성과 맵씨를 처마에 걸어둔다
그렇게 누마루에 앉아
수락산을 배경삼고 도봉산을 시선에 마주하며
그 풍류의 멋을 한 눈에 담다
자~아, 이제 차를 우리고 나누고 드십시다~~~
누마루에 다 못 앉으니
아래 대청마루에도 또 자리를 마련하여 둘러앉았다.
너도 나도 다 객이련데
먼저 와서 인연을 이어붙이는 쪽빛하늘님은
백숙을 끓인다고 한 참 분주하다.
호수 위의 백조 같은 고고한 다우들의 시선놀음 아래엔
이와같이 누구의 손짓 몸짓 애쓰는 노고와 수고로움이 있었네라.
서계종택 종가집 며느리님, 줄여서 '종부님'
그 맛좋은 장맛 된장과 고추장을 들기름에 버무려
우리의 저녁 식탁에 제공해주시는 인심이여~~
아주 맛이 끝내줍니다.^^
쪽빛하늘표 표고버섯 감자 닭백숙
일체 다른 부식이 없어 다들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을 새
내놓은 음식이라선지
산울림이 간을 보아선지
다들 입쩍쩍 맛나게 드시다~~~
대단히 넉넉하였고 맛났습니다.
해가 떨어지는 중
구름이 산 뒤 하늘에 능선처럼 펼쳐지니
또한 풍광이 더욱 수려해지더라~~~
저녁을 먹으며 그 수려한 풍광을 곁들이니
이 풍류랄 어찌 표현해야할른지...
인연은 인연을 불러
자리가 꽉 매워지고
낯설어도 낯설음 없이
음식 한상 차와 술 차곡 한잔에 더불어
서로를 공유하며
우리는 시간 속에 도란도란 서로를 지펴간다.
아무리 배불러도 그냥 가면 섭한 것.
취산님이 가져온 삼겹살과
종부님이 준비해주신 무쇠불판과 장작에
쪽빛하늘님이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도다
이 기막힌 맛이란 멋이란^^
누마루 위에선 찻자리도 있고
마당에선 숯불구이 술자리도 있고
그러나, 이제 모두 한자리에
행동의 통일성으로
우리 서로를 뜨겁게 공유해보세~~~
모두 다 마당으로 내려와
양냠 쩝쩝 차곡차곡 서로를 나누고 익히다.
시간이 그윽히 이슥해지니
가시는 님은 가시고
남으신 님은 남으셔
가고 머뭄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배려하며
다음을 기약하고
유월 막판의 시간을 수놓고
도시 속 가슴 빈자리를 채우며
생을 충전하는
쉼터의 시간 샘터의 시간이 되도다
처음
내 네 작은
눈짓 몸짓 말짓
조심스럽기도 하였지만
그 작은 공감만으로도 감사함이었지
차츰
익숙해지고
익숙할수록 편안해지고
차곡차곡 인연이 쌓여왔네
편안함
이 자연스러움이
깊은 감사함으로만 피어난다면
얼마나 멋진 사랑이리오만...
때때로
편안할수록 우리는
서로를 당연하게만 느끼니
나부끼는 바람 속에
또 하나의 식상한 일상이 되지는 않았는지...
어쩌면
설레임이란
두근거림이란
낯설기 속에
조심스러움 속에
동동치고 깃드는 가슴고동
그러나,
사랑은
설레임도 그리움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저 존재에 대한 관심과 감사함이었을 것이다
그 위에 얹어지는 관계가
설레임이든 그리움이든
미움이든 원망이든
사랑은
관계로부터 싹터서
어느 순간 존재를 지극히 바라봄인저...
우리
이토록 흘러왔고 흐르고 있네라~~~
감사합니다.
_()_
- 2014. 6. 30. 새벽 산울림 dream -
첫댓글 *서경다회 넘 부럽다!^&^
쪽빛하늘님의 봉사정신으로 아름다운 찻자리에서 별미 느타리 감자 백숙 맛나게 드셨군요^^~
취산님의 배려로 방문한 수락산 부근의 서계종택 정말 멋진 문화유산이네요!!!()
표고버섯이 아주 일품입니다..
표고버섯을 씹으니 고기보다 더 맛나더라구요~~^^
@죽헌 *느타리 버섯보다는 표고버섯이 더 맛나죠!^&^
국물도 찐하고 씹히는 식감이 좋아서 훨씬 맛난 백숙였겠네요!!!()
그랬습니다.♥..♥
두분의 인연과 수고로움으로
멋진 공간에서 멋진 시간을 가졌습니다^.,~
@죽헌 우왓, 맞습니다.
표고버섯이었죠.
느타리버섯 아니고 표고버섯이었습니다.
표고라는 단어가 왜그리 안떠오르던지...
송이도 능이도 영지도 아닌데
뭐였드라? 뭐였드라?
생각하고 생각해 낸 게 느타리였는지라
그리 써올렸습니다만... ㅋㅋㅋ
표고였습니다.
또 한가지
누마루가 맞는지...
대청마루 위 우리 처음 앉았던
찻자리 이름도 확실하지 않은데
떠오른 단어가 누마루라
일단 적어놓았는데.
맞는지 안맞는지...ㅋㅋ
@산울림 다시 정확히 말하자면 생표고버섯입니다..
말린 표고버섯은 향이 너무 강해서 백숙맛을 좀 떨어뜨릴수 있는데~
쪽빛님이 정말 음식은 잘하시는거 같네요..
감동~~^^
2차로 삼겹살 구울때 대파를 통째로 철판에 구워주셨는데~
이또한 별미였습니다..
최고의 맛조합 !!!
도심속 자연이 살아있는 공간에서 여유롭게 차마시고 도란도란 얘기 나눈 시간들...
준비하시고 뒷정리까지 하시느라 수고하셨을 운영진 여러분 감사합니다~~~
시골집을 다녀온 듯 메말라라가던 마음이 풍요로워진 시간들로 채워주신 모든분들
건강한 여름 나시고 더좋은 모습으로 뵙기를~~~
그간 왜그리 바쁘셨는지...
오랜만이었습니다만
또 이리 함께하니
오랫동안 만나왔던 듯 정겨웠습니다.^.,~
그래요.♥.,★
더욱 건강하고 좋은 시간으로
네버앤딩스토리 계속 이어가자구요~~~
서계종택으로 향하던중 장암역에서 차선님과 옆지기님을 딱 만났는데, 갑자기 일이생겨 다회에 참석하지 못하니 종부님께 직접 전해드리려 준비한 예쁜 꽃다발을 대신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제가 대신 종부님께 전해드렸네요.
너무나 아쉬워하며 무거운 발걸음을 돌리던
제다때 처음 뵌 너무 예쁜 신혼부부의 뒷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잠시라도 얼굴보고 인사나누어 너무 반가웠어요..
제 눈엔 두분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다음에 또 기회가 있길 바라며~
다음 다회때 다시 만나 제다때처럼 우리 즐거운 다담 나눕시다.
_()_
차맛어때 찻자리에서
꽃다발 증정은 처음이었습니다.
역시나 차선님과 구본상님의 젊은 센스♥..♥
직접 와서 전해드렸으면
더욱 빛났을 것인데...
대표로 저보고 전달하라며
죽헌님이 꽃다발을 내미시는데.
얼마나 멋쩍던지...
어마 뜨거라 하고는 두손 내젓고 도망갔지요.
그러고는 소식을 모랐더니
그리 잘 전해주셨군요.ㅋㅋ^^
차선님 구본상님 다음 만남을 기대하겠습니다.♥..♥
@산울림 차선님이 구본상님 이라지요~~^^
구본상님 이름은 척하고 기억하시더니.......
제다때 행사진행하느라 정신이 없으셨쬬? ㅎㅎㅎ
차선님과 옆지기님!!! 담 다회때는 얼굴도장 확실히 찍으셔야 겠습니다.. ㅋㅋㅋ
@죽헌 오잉, 그렇습니까?
구본상님이 차선이었구만요.ㅋㅋ^.,~
@산울림 멋쩍으면 그렇게 반응을 하시는군요~
말을 꺼낸 내가 더 당황스러웠다는...... ㅎㅎㅎ
@죽헌 제가 어뜨케 반응했는지
지는 기억이 안나요.ㅠ.,ㅠ
@산울림 다시는 꽃다발 얘기도 안꺼내려구요~~ ㅋㅋㅋ
함께 어울릴 수는 없었지만
산울림님의 정성으로
한분 한분의 심향을 마음껏
누리고 갑니다
만날 사람은 언제고
만난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옛썰. 소정님♥,.♥
주말에 허굴산방에서 만나요.^..~
잊혀져가던 사랑방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나는 다회 즐겁게 즐기고왔네요..옹기종기 모여서 나누던 다담들이 얼마나 정겹던지..준비하시느라 고생하신 운영진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건강하게 여름 나시길~~
5월제다 그리 함께 하고파하셨다가 못하시곤
그사이 시간이 짬짬하셨는지
살도 빠지고 기색도 헬쑥.
그래도 늘 마음을 내어
기다려주고 기대하여주고
이리 함께하는 情 참 좋아요^.,~
길상목으로
은행나무와 함께 오래된 나무가
화훼나무가 아니라 회화나무였슴당.★.,♥
음
헤^.,~
정적인 노론의 우암과
다투며 벼슬도 버리고
실학이라는 혁신적인 학문으로
결 곧게 살다간 서계선생의
종택이 그곳에 있었군요.
앞뒷산이 명산이라니
후학의 찾자리가 뜻깊고
더불어사는 대동의 세계를
열어보인것 같아 보는이도
흐뭇합니다. ㅎㅎ
결 곧은 님의 공간이라는 말씀에
다시 한번 세세하게 서계선생의 기상과 철학을
살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