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8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27ㄴ-32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27 레위라는 세리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28 그러자 레위는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29 레위가 자기 집에서 예수님께 큰 잔치를 베풀었는데,
세리들과 다른 사람들이 큰 무리를 지어 함께 식탁에 앉았다.
30 그래서 바리사이들과 그들의 율법 학자들이 그분의 제자들에게 투덜거렸다.
“당신들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이오?”
3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32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얼마나 위대한 선물인가, 우리에게 주신 사랑!
살면서 지치고 힘들 때 언제든 불쑥 찾아가도 반가이 맞아줄 친구들이 있어 참 행복합니다. 아프고 외로울 때 찾아주는 친구들이 있는 것도 큰 축복입니다.
자식에게 아무 조건없이 자신을 내어주는 부모. 고통 중에 있는 이웃과 함께 하며 돌보아주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들. 사람이 참 아름답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 때까지 생각이나 말이나 행동으로 지은 죄와 어리석음이 부끄럽습니다. 나약하고 부족하고 불완전한, 죄와 죽음의 한계 속에서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봅니다.
'멀쩡한 사람이 와 죄인이고?' 나도 한창 때는 이렇게 항변하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우쭐거렸습니다. 이제 눈도 침침하고 귀도 잘 안들리고 무릎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보니, 고백소에서 하는 어르신들의 하소연이 실감납니다.
'사는 게 다 죄지요.'
매일 생각이나 말이나 행위로 죄를 짓는 죄인입니다.
'사람들이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사람을 잡아다 돌로 쳐 죽이려고 할 때 예수님께서 그 사람 편에 서서 "누가 죄없는 사람이 먼저 이 사람을 돌로 쳐라." 했을 때, 사람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나이 든 사람들부터 현장을 떠났다'(요한 8장 참조)는 말씀이 실감납니다.
부끄러워 숨으려고 하는 세리 레위 (마태오)를 예수님께서 자애로운 눈길로 부르십니다. "나를 따라라." 그리고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죄인들을 부르시어 '착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아름다운 사람이 되도록 하기 위해 이세상에 오셨습니다.
부끄러워 숨고 싶은 나에게도 조그만 빛이 보입니다.
세리 마태오 이야기(//마태 9,9-13//마르 2,13-17)는 프란치스코 교종을 성소체험의 길로 이끈 말씀입니다. 그는 끊임없이 죄인인 당신을 위해서도 기도해주시길 부탁하시고, 그 기도의 힘으로 부르심의 길을 걸어갑니다.
구원의 성사인 미사성제가 죄인을 불쌍히 여기시어 자비를 베풀어주시기를 청하는 참회 예절로 시작하는 것처럼, 자신이 죄와 죽음의 한계 속에 살아가는 나약하고 부족하고 불완전한 죄인임을 깨닫고 주님께 자비를 청하는 것으로부터 나의 구원은 시작됩니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시편 8,5)
교사 은퇴후 제2의 인생기를 참 멋지게 신나게 사는 부부를 만났습니다. 안토니오와 크리스티나. 욕심이 없기에 참 자유롭고 늘 즐거운 사람들입니다. (놀랍게도 안토니오 축일은 10/24일 우리 글라렛 수도회 창설자랍니다.)
제주살이가 좋아 이년째 신창리 바닷가 아름다운 별장에 사는 착한 부부입니다. 신창리는 중산간 이시돌복지 마을 글라라 관상 수도원 아래 있는 고요한 마을입니다.
교사생활 은퇴후 안토니오는 극단 대표로, 크리스티나는 ZOOM을 이용하여 생활영어를 가르치는 프리랜서 강사로 즐겁게 삽니다. 멀리서 친구들이 찾아와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부부입니다. 삼박사일을 진짜 편하고 맛있고 즐겁게 지냈습니다. 4.3 항쟁과 '예비 검속' 사건으로 수많은 순한 사람들이 희생된 수난의 땅에서 함께 기억하고, 선교사 임피제 신부님이 이룬 이시돌 복지마을과 새미 은총의 동산과 관상수도원에서 함께 기도핟 수 있어 좋았습니다. 너무너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