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어지러울 때, 물러나 조용히 운둔하는 것이 옳은 도리이냐,
아니면 팔 걷고 나서서 과감하게 부딪치는 것이
마땅히 행해야 할 도리인지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는가 보다.
장저(長沮)와 걸닉(桀溺)이란 두 은자가 어느 날 함께 밭을 갈고 있었다.
공자가 그 앞을 지나다가 짐짓 자로(子路)를 시켜 나루터가 어디냐고 물어 보게 했다.
장저는, 나루터는 일러 주지도 않은 채 오히려 되묻는 것이었다.
"저기 말고삐를 잡고 앉은 사람은 누군가?"
"공구(公丘=공자)올시다."
"그가 노나라의 공자란 말인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나루를 알고 있을 것야."
자로는 걸닉에게 다시 물었으나 걸닉은 역시 대답은 하지 않고,
"자네는 누군가?"
하고 물었다.
"중유(仲由)라고 합니다."
"그럼, 노나라 공자의 제자란 말인가?"
"그렇습니다."
걸닉은 지긋이 눈을 감고 있다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온 천하가 지금 홍수처럼 휩쓸려 떠내겨가고 있는데 누가 이를 막을 수 있겠는가?
바르지 못한 사람을 피해 이리저리로 떠돌아다니는 공자와 같은 사람을 따라다니느니,
차라리 어지러운 세상을 피해 숨어 사는 사람을 따르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고, 뿌린 씨앗을 긁어 덮으며 말했다.
자로는 어이가 없어 공자에게 돌아가 그들이 한 말을 전했다.
공자는 허전해 못 견디겠다는 듯이 무연(撫然)한 태도로 말했다.
"사람이 새와 짐승을 벗하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이 세상 사람과 함께 살지 않고 내가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바야흐로 천하에 도가 있다면 , 내가 굳이 나와서 이러고 다닐 것 조차 없지 않겠는가?"
沮 막을 저
溺 빠질닉
仲 버금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