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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수식인(率獸食人)
짐승을 몰아다가 사람을 잡아 먹게 한다는 뜻으로, 폭정으로 백성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率 : 거느릴 솔(玄/6)
獸 : 짐승 수(犬/15)
食 : 밥 식(食/0)
人 : 사람 인(人/0)
출전 : 맹자(孟子) 卷1 양혜왕상(梁惠王上)
짐승을 몰고 가 사람을 잡아먹게 한다는 말이다. 통치자가 포악한 정치로 백성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을 비유할 때 쓴다. 맹자(孟子) 양혜왕(梁惠王) 상편(上篇)에서 “임금의 부엌에는 기름진 고깃덩이가 있고 마구간에는 살진 말이 있으나, 백성들의 얼굴에 굶주린 빛이 있고 들에 굶주려 죽은 송장이 있다면 짐승을 몰아다가 사람을 먹게 한 것과 같습니다(率獸而食人也). 짐승끼리 서로 잡아먹는 것조차 사람들은 싫어하고 미워합니다. 그런데 백성의 부모가 되어 정치를 행하되 짐승을 몰아 사람을 잡아먹게 함을 면하지 못한다면, 백성의 부모라 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맹자가 한 말에서 유래했다.
아표편야(餓莩遍野)라는 말은 '굶어 죽은 사람이 들판에 널려있다'는 뜻으로, 백성들의 비참한 생활을 의미한다. 맹자(孟子) 양혜왕상(梁惠王上)에서 유래한다.
梁惠王上 第四章
(양혜왕 상 제4장)
梁惠王曰:寡人願安承教.
양혜왕이 말하였다. “과인이 편안한 마음으로 가르침을 받고자 합니다.”
孟子對曰:殺人以梃與刃, 有以異乎?
맹자가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사람을 죽이는데 몽둥이나 칼을 사용하는 것에 다름이 있습니까?”
曰:無以異也.
“다름이 없습니다.”
曰:以刃與政, 有以異乎?
“칼이나 정치로서 하는 것에 다름이 있습니까?”
曰:無以異也.
“다름이 없습니다.”
曰:庖有肥肉, 廄有肥馬, 民有饑色, 野有餓莩, 此率獸而食人也.
“부엌에 기름진 고기가 있고, 마굿간에 살진 말이 있으면서도 백성들의 얼굴에 굶주린 빛이 있고, 들에 굶주려 죽은 송장이 있다면 이것은 짐승을 몰아다가 사람을 잡아 먹이는 것입니다.
獸相食, 且人惡之; 為民父母, 行政, 不免於率獸而食人. 惡在其為民父母也?
짐승들끼리 서로 잡아먹는 것조차 사람들은 미워하는데, 백성의 부모가 되어 정치를 행하기를 짐승을 몰아다가 사람을 잡아 먹이는 것을 면치 못하면 어디에 그 백성의 부모(父母)됨이 있습니까?
仲尼曰:始作俑者, 其無後乎! 為其像人而用之也. 如之何其使斯民饑而死也?
공자(孔子)께서 ‘처음 나무 허수아비(俑)를 만든 자는 그 자손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으니, 이는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서 장례에 썼기 때문입니다. 어찌하여 이 백성들을 굶주려서 죽게 한단 말입니까?”
*承敎(승교)는 가르침을 받다는 뜻이다.
*願(원)은 청탁의 의미로 바라건대, 바랍니다 등으로 해석한다.
*庖(포)는 부엌, 푸줏간이며, 요리사라는 뜻도 있다.
*俑(용)은 장사를 지낼 때 함께 묻는 나무로 만든 사람이다. 예전에는 장사지내는 데 풀을 묶어 사람을 만들어서 호위를 삼는 것을 추령이라 한다. 사람의 모양과 흡사한데, 중고(中古)에 허수아비로 바꾸었으니, 얼굴과 눈이 있어 움직이는 것 같아 몹시 사람과 비슷한 까닭에, 공자께서 그 어질지 않음을 미워하여 그 사람은 반드시 후손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맹자께서 이 허수아비를 만든 자는 단지 사람을 모방해서 장사에만 썼는데도 공자께서 오히려 미워하셨거늘, 하물며 실제로 백성들을 굶주려 죽게 하겠는가를 말씀한 것이다.
솔수식인(率獸食人)
공자와 맹자는 유가(儒家)의 큰 기둥이지만 정치 지도자의 자격에 대한 생각은 달랐다. 공자는 '군주는 군주답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며 정명(正名)을 강조했다. 반면에 맹자는 '군주는 당연히 군주다워야 하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존중받을 수 없다'고 했다. 맹자가 말한 군주다움의 첫 번째 요건은 민생(民生)이었다. 백성들의 삶을 보듬어야 한다는 얘기다.
양혜왕(梁惠王)과의 대화이다.
맹자: 몽둥이로 사람을 죽이는 것과 칼로 사람을 죽이는 데 차이가 있습니까? 양혜왕: 차이가 없습니다. 맹자:칼로 사람을 죽이는 것과 정치로 사람을 죽이는 데 차이가 있습니까? 양혜왕: 물론 없지요. 맹자: 지금 왕의 푸줏간에는 고기가 넘쳐나고, 마구간에는 살진 말이 있는데, 백성들의 얼굴에는 주린 기색이 완연하고 들에는 굶어죽은 시체가 나뒹굽니다. 이는 정치가 짐승을 몰아다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行政不免于率獸而食人).
양혜왕의 국정 운영이 살인 정치 지경에 이르렀다는 꾸짖음이다. 학정(虐政)을 뜻하는 솔수식인(率獸食人)이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왔다.
맹자는 민생의 표준도 제시했다. '50세가 넘은 이가 비단옷을 입을 수 있고(五十者可以衣綿), 70세가 넘은 이가 고기를 먹을 수 있어야 한다(七十者可以食肉)'는 것이다. 늙어서 아내가 없는 자(鰥), 늙어서 남편이 없는 자(寡), 어려서 부모가 없는 자(孤), 늙어서 자식이 없는 자(獨) 등을 4고(四苦)라 하며 특별히 관심을 가지라고 촉구했다.
맹자가 제선왕(齊宣王)을 만난 것은 그의 호화별장에서였다. 그들의 대화는 이렇다.
제선왕: 일반 백성들도 이 같은 호화 별장의 즐거움을 알까요? 맹자: 알지요. 그러나 사람들이 그 즐거움에 이르지 못하면 군주를 욕할 것입니다. 모름지기 백성의 지도자가 돼 백성들과 함께하는 즐거움(與民同樂)을 모른다면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 백성들과 함께 즐거워 하고, 백성들과 근심을 함께할 때라야만 그 지도자를 따를 것입니다.
맹자는 백성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해 의식주에 걱정이 없도록 하는 걸 군주의 가장 큰 사명으로 본 것이다. 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지도자라면 백성에게 쫓겨날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2300여 년이 지난 오늘의 우리 정치권이 되새겨야 할 메시지다.
솔수식인(率獸食人)
짐승을 거느리고 와서 사람을 잡아먹게 한다는 뜻으로, 위정자가 폭정으로 백성을 고통스럽게 함을 이르는 말이다.
지도층일수록 낮아져야 한다. 아랫사람을 보살피고 그들의 소리를 듣는 데 익숙해야 한다. 지도자는 말로 사람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품고 실천해야 함을 뜻한다. 그렇다. 정치는 백성을 잘살게 하는 데 목표가 있다. 맹자가 제시한 비유를 보자. 양혜왕이 맹자에게 가르침을 청했다.
맹자가 말했다. “사람을 죽이는 데 몽둥이를 쓰는 것과 칼을 쓰는 것이 다를 게 있습니까?” 양혜왕이 말했다. “다를 게 없지요.” 맹자가 말했다. “그럼 칼로 죽이는 것과 정치로 죽이는 것은 다를 게 있겠습니까?” 양혜왕이 말했다. “다를 게 없지요.”
이에 맹자는 “임금의 주방에는 맛있는 고기가 있고 마구간엔 살찐 말이 있지만, 백성은 굶주려 얼굴에 핏기가 없고 들에는 굶어죽은 시체가 뒹굴고 있다면 이것은 짐승을 충돌질해서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라며 “정치하는 임금께서 짐승을 몰아와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라면 어찌 백성을 위하는 부모라 하겠습니까(行政, 不免於率獸而食人, 惡在其爲民父母也)?”라고 강조했다. 백성의 삶을 잘 살피는 정치를 하라는 주문이다.
여야 원내 1, 2당 국회의원들이 내년도 세비를 올해보다 1.8%, 2년 연속 올렸다. 결국 연봉 규모가 올해 1억4000만원 수준에서 1억6000만원대로 14.3%가량 증가했다. 국민적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이유다.
서울시장도 세비 셀프 인상에 쓴 소리를 했다. 그는 ‘반드시 천하(백성)의 근심을 먼저 걱정하며 천하(백성)가 즐거워진 후에 기뻐한다(先天下之憂以憂, 後天下之樂以樂歟)’는 중국 북송 정치가 범중엄의 경구를 인용해 국회가 국민보다 스스로를 먼저 챙긴 게 아니냐고 지적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춘추좌씨전은 일찍이 꼬집었다. “무리의 분노는 거스르기 어려우니 억지 부리지 말라. 자기 욕심만 부리면 어떤 일도 이루기 어렵다(衆怒難犯, 專欲難成).” 정치인이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게 아니라, 되레 국민의 걱정을 사고 있다. 개탄스러운 현실이다.
솔수식인(率獸食人)
짐승을 몰아 사람을 잡아먹다. 정치적 폭거로 백성에게 고통을 줄 때 비유적으로 쓰는 말이다.
백성들은 도탄(塗炭)에 시달려 굶어 죽어 가는데 위정자들은 호의호식(好衣好食)하며 짐승을 몰아(率獸) 사람을 잡아먹히게(食人) 한다는 말을 맹자(孟子)는 양혜왕(梁惠王)에게 비유를 들어 이야기 한다. 전국시대 양혜왕은 본래 위(魏)나라 군주였다. 도읍을 대량(大梁)으로 옮기면서 부터는 양혜왕으로 불리게 되었다. 맹자 양혜왕편에 나오는 말이다.
맹자가 양혜왕을 찾아 갔을 때 나눈 대화다. 양혜왕은 어진 정치에 대해 당시 최고 석학이었던 맹자를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도 이익만을 강조하는 혜왕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혜왕이 어떻게 하면 어진군주가 될 수 있겠느냐고 묻자 맹자의 대답은 혜왕에게 되물었다. “사람을 몽둥이로 죽이는 것과 칼로 죽이는 것이 무엇이 다릅니까?” 양혜왕의 대답은 “죽기는 마찬가지니까 다르지 않다”고 답했다. 맹자는 이어서 “그렇다면 칼로 죽이는 것과 정치로 죽이는 것과는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왕은 다시 “그것도 차이가 없습니다.”고 했다.
두 번의 예비 질문을 하고 나서 맹자의 비판이 신랄하게 이루어진다. “지금 임금의 부엌에는 살진 고기가 가득하고 마구간에는 피둥피둥 살진 말이 가득합니다. 백성들은 굶주려 얼굴빛이 누렇게 떠있고 들판에는 굶어죽은 시체가 즐비한 것은 짐승을 몰고 가 사람을 잡아먹게 한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인간은 짐승들 끼리 서로 잡아먹는 것도 싫어하는데 하물며 짐승이 사람을 잡아먹는 꼴이 되었으니 백성의 부모 된 자라고 할 수 있습니까?” '솔수식인'이라는 말이 이 대목에서 나왔다.
이어서 맹자는 “개나 돼지가 사람 먹을거리를 먹어도 팔짱을 끼고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하고 길가에 굶어죽은 시체가 널려 있어도 나라의 창고를 열지 않으면서 사람이 죽는 것은 내 탓이 아니고 흉년 때문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칼로 사람을 찔러 죽이고도 내 잘못이 아니라 칼의 잘못이라고 하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백성들의 죽음을 흉년으로 돌리지 않는다면 모든 백성들의 지지를 받을 것입니다.” 양혜왕은 맹자의 반박에 할 말을 잊었다.
전국시대 같은 전쟁이 난무하고 불안전한 시대에 한 나라의 최고 권력자에게 맹자가 아니면 이렇게 신랄하게 비판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정곡(正鵠)을 찌르는 맹자의 이런 촌철살인(寸鐵殺人) 같은 비판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깊은 사고와 심오(深奧)한 지식, 그리고 풍부한 경험을 통한 예리(銳利)한 통찰력(洞察力)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맹자가 왕도정치(王道政治)의 이상을 주장하며 스스로 형평성을 갖춘 비판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경제가 어려워지면 위정자 들은 세금을 올리려고 애를 쓴다. 세금을 올리려 하면 백성들은 신경이 날카로워 진다. 본래 세금(稅金)의 의미는 벼 화(禾)변에 기쁠 태(兌)자를 합해서 만들어진 글자다. 풀이하면 곡식을 수확한 기쁨으로 신에게 제사 지낸다는 데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이 시대에는 백성을 괴롭히는 도구로 변질되어가는 꼴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세금을 내야 하는데 국가의 혜택을 받으면서 내지 않고 교묘히 빠져 도망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당연히 내야할 돈을 안 내는 것도 도둑놈이다. 꼭 훔쳐야만 도둑인가. 국민의 4대 의무 중의 하나인 납세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도 도둑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위정자들이 솔선수범해야한다.
▶️ 率(거느릴 솔, 비율 률/율, 우두머리 수)은 상형문자로 卛(솔)은 고자(古字), 帅(솔), 帥(솔)은 동자(同字)이다. 玄(현)은 밧줄을 여러 개를 꼬아 놓은 모양을, 十(십)은 모으는 일의 뜻으로, 率(률)은 모든 것을 뭉뚱그리다, 사람을 인도하는 일, 또 수를 집계(集計)하다, 대강, 비율 등의 뜻이 있다. 그래서 率(솔, 률/율, 수)은 고려 때 동궁(東宮)의 시위(侍衛)를 맡은 각 관청의 으뜸 벼슬로 ①거느리다 ②좇다 ③따르다 ④소탈하다 ⑤꾸밈없다 ⑥경솔(輕率)하다 ⑦가볍다 ⑧거칠다 ⑨대강(大綱), 대략(大略) 그리고 ⓐ비율(률) ⓑ제한(制限)(률) 그리고 ㉠우두머리(수) ㉡장수(將帥)(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거느릴 통(統), 거느릴 령(領)이다. 용례로는 거짓으로 꾸미거나 숨김이 없이 바르고 곧음을 솔직(率直), 남보다 앞서 함을 솔선(率先), 제 밑에 거느리고 부리는 사람을 솔정(率丁), 갑작스러운 모양 또는 당황하는 모양을 솔연(率然), 자기의 집안 식구를 거느리고 가거나 데려옴을 솔가(率家), 여러 사람을 함께 거느리고 감을 솔거(率去), 몸가짐이나 언행이 까다롭지 않고 솔직함을 솔이(率易), 타고난 성질을 솔성(率性), 사람을 이끌고 거느림을 인솔(引率), 언행이 진중하지 아니하고 가벼움을 경솔(輕率), 온통 몰아서 거느림을 통솔(統率), 진실하고 솔직함을 진솔(眞率), 집안의 딸린 식구를 식솔(食率), 어떤 일이 일어날 확실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를 확률(確率), 일정한 동안에 할 수 있는 일의 비율을 능률(能率), 두 나라 화폐 간의 교환 비율을 환율(換率), 일정한 양이나 수에 대한 다른 양이나 수의 비를 비율(比率), 들인 힘에 비하여 실지로 유효하게 쓰인 분량의 비율을 효율(效率), 과세물에 대한 과세의 비율을 세율(稅率), 어떤 수가 기준이 되는 수의 몇 배가 되는가를 나타내는 수를 배율(倍率), 앞장서서 하여 모범을 보이는 것을 솔선수범(率先垂範), 남보다 앞장서서 몸소 실천함을 솔선궁행(率先躬行), 폭정으로 백성들에게 고통을 줌을 솔수식인(率獸食人), 바다에 이르는 땅의 끝으로 곧 온 나라의 지경 안을 솔토지빈(率土之濱),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을 마구 함을 솔구이발(率口而發), 온 나라 안의 일반 국민을 솔토지민(率土之民), 위로는 부모님을 모시고 아래로는 아내와 자식을 거느림을 상봉하솔(上奉下率) 등에 쓰인다.
▶️ 獸(짐승 수)는 ❶회의문자로 兽(수), 獣(수)의 본자(本字), 兽(수)는 간자(簡字), 嘼(수)는 동자(同字)이다. 嘼(축; 짐승을 잡는 도구; 사냥)와 犬(견; 개)의 합자(合字)이다. 사냥에서 잡힌 것, 짐승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獸자는 '짐승'이나 '가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獸자는 嘼(짐승 수)자와 犬(개 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嘼자는 사냥도구를 그린 것으로 '짐승'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러나 獸자의 갑골문을 보면 單(홀 단)자와 犬자가 그려져 있었다. 單자가 사냥도구의 일종을 그린 것이니 이것은 사냥도구로 짐승을 잡는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사실 獸자는 '수렵'이나 '사냥'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사냥의 대상이 된 동물을 일컫게 되면서 지금은 '짐승'이나 '가축'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獸(수)는 ①짐승 ②가축(家畜) ③야만(野蠻) ④하류(下流) ⑤포(脯), 포육(脯肉: 얇게 저미어서 양념을 하여 말린 고기) ⑥짐승같은, 야만스러운 ⑦사냥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축(畜),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사람 인(人)이다. 용례로는 짐승의 돌림병을 수역(獸疫), 짐승의 모양을 새기어 꾸민 문을 수달(獸闥), 짐승의 형상으로 꾸며 차린 무대를 수대(獸臺), 짐승의 형상과 같이 만든 항로를 수로(獸爐), 짐승의 얼굴 또는 그와 같이 험상궂게 생긴 사람의 얼굴을 수면(獸面), 짐승처럼 사납고 야만적인 마음을 수심(獸心),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짐승의 고기를 수육(獸肉), 가축에게 생기는 여러 가지 질병의 진찰 또는 치료를 맡아보는 의사를 수의(獸醫), 짐승의 가죽을 수피(獸皮), 짐승의 털을 수모(獸毛), 짐승의 성질을 수성(獸性), 맹수의 피해로 인한 근심을 수환(獸患), 짐승을 넣어 기르는 우리를 수함(獸檻), 육식을 주로 하는 매우 사나운 짐승을 맹수(猛獸), 흉악한 짐승을 악수(惡獸), 괴상한 짐승을 괴수(怪獸), 새와 짐승을 조수(鳥獸), 온갖 짐승을 백수(百獸), 들짐승으로 하는 짓이나 성질이 몹시 포악하고 잔인한 사람을 야수(野獸), 짐을 실려서 운반시키는 짐승을 담수(擔獸), 무덤 앞에 세우는 돌로 만든 짐승의 형상을 석수(石獸), 겨울철에 활동하지 않고 가만히 엎드려 있는 짐승을 칩수(蟄獸), 상서로운 징조로 나타나는 짐승을 서수(瑞獸), 짐승이 고통이 극도에 달하면 사람을 문다는 뜻으로 사람도 썩 곤궁해지면 나쁜 짓을 하게 된다는 말을 수궁즉설(獸窮則齧), 새나 짐승의 발자취가 천하에 가득하다는 말을 수제조적(獸蹄鳥跡), 돼지처럼 대하고 짐승처럼 기른다는 뜻으로 사람을 예로써 대우하지 않고 짐승같이 대한다는 말을 시교수축(豕交獸畜),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뜻으로 남의 은혜를 모름 또는 마음이 몹시 흉악함을 이르는 말을 인면수심(人面獸心), 짐승을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수지세(騎獸之勢) 등에 쓰인다.
▶️ 食(밥 식/먹을 식, 먹이 사, 사람 이름 이)은 ❶회의문자로 饣(식)은 동자(同字)이다. 사람(人)이 살아가기 위해 좋아하며(良) 즐겨먹는 음식물로 밥을 뜻한다. 사람에게 먹이는 것, 먹을 것, 먹게 하다는 飼(사)였는데 그 뜻에도 食(식)을 썼다. 부수로서는 그 글자가 음식물 먹는데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食자는 ‘밥’이나 ‘음식’, ‘먹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食자는 음식을 담는 식기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食자를 보면 음식을 담는 식기와 뚜껑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食자는 이렇게 음식을 담는 그릇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밥’이나 ‘음식’, ‘먹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食자가 부수로 쓰일 때도 대부분이 ‘음식’이나 먹는 동작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食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모양이 바뀌어 飠자나 饣자로 표기된다. 그래서 食(식)은 ①밥 ②음식 ③제사 ④벌이 ⑤생활 ⑥생계 ⑦먹다 ⑧먹이다 ⑨현혹케하다 ⑩지우다 그리고 ⓐ먹이, 밥(사) ⓑ기르다(사) ⓒ먹이다(사) ⓓ양육하다(사) ⓔ사람의 이름(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음식을 청해 먹은 값으로 치르는 돈을 식대(食代), 부엌에서 쓰는 칼을 식도(食刀), 여러 가지 음식을 먹는 일을 식사(食事), 한 집안에서 같이 살면서 끼니를 함께 먹는 사람을 식구(食口), 음식점이나 식당에서 먹을 음식과 바꾸는 표를 식권(食券), 밥을 먹기 전을 식전(食前), 식사를 마친 뒤를 식후(食後), 음식을 담아 먹는 그릇을 식기(食器), 음식만을 먹는 방 또는 간단한 음식을 파는 집을 식당(食堂), 뜻밖에 놀라 겁을 먹음을 식겁(食怯), 음식에 대하여 싫어하고 좋아하는 성미를 식성(食性), 음식(飮食)을 만드는 재료를 식료(食料), 남의 집에 고용되어 부엌일을 맡아 하는 여자를 식모(食母), 음식(飮食)을 먹고 싶어하는 욕심을 식욕(食慾), 한번 입 밖으로 냈던 말을 다시 입속에 넣는다는 뜻으로 앞서 한 말을 번복하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을 식언(食言), 각종 식품을 파는 가게를 식품점(食品店), 음식을 먹은 뒤에 몸이 느른하고 정신이 피곤하며 자꾸 졸음이 오는 증세를 식곤증(食困症), 식량이 떨어져 기운이 다함을 식갈역진(食竭力盡), 식객이 삼천 명이라는 뜻으로 함께 하는 사람이 대단히 많음을 식객삼천(食客三千), 나라의 녹을 받아먹음을 식국지록(食國之祿), 근심 걱정 따위로 음식 맛이 없음을 식불감미(食不甘味), 음식을 잘 차려 먹지 아니함을 식불이미(食不二味),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식이위천(食以爲天)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인면수심(人面獸心),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인사불성(人事不省),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