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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나름대로, 기억나는대로 이번 시즌 전반기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틈틈이, 때론 급하게 쓰다보니 수위 조절에 실패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관리자 님 그럼 수고를...)
너그러운 맘으로 즐겨주세요~~
우리 선수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오해는 하지 마세요~~
1. 악몽
이호근: 요새 승희만 보면 요상하게 악몽을 꾼다. 노상 ‘인생 재밌게 사는 녀석이야~’하고 느끼게 하는 녀석인데... 특히 승희가 요즘 따라 날 내외할 때면 그 날은 아예 악몽의 바다에 빠져버린다. 1편으로 끝나지 않고 속편에, 아예 시리즈 형식으로 악몽을 꾼다. 거울을 무심코 쳐다봤다. 거기엔 무섭게 키만 멀대 같이 크고, 좀비같이 옴팡눈이 되어 날 쳐다보고 있는 낯선 이가 보였다. 그리고 오늘도 쉼 없이 무언가를 외치며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는 녀석이 보였다. 오늘도 악몽을 꿨다. 도대체 몇 번인지 이젠 가물가물하다.
유승희: 백만 스물 하나, 백만 스물 둘~~, 왜케 안 들어가지?
2. 비명
[지난 경기에 이어 또 한 번 노마크 레이업을 놓쳐, 팀이 패배한 다음날 아침]
김단비: 으~~악~~. 으~~악~~.
[김단비 선수 방을 지나치다 비명 소리에 놀란 조은주 선수가 급히 단비 선수 방으로 들어가며]
조은주: 단비야, 악몽을 꿨구나? 이제 잊어, 선수생활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오히려 네 활약이 없었다면 그런 접전도 없었다고. 너무 자책하지 마.
[거울을 쳐다보고 있던 단비선수가 고개를 좌우로 천천히 흔들며]
김단비: 그게 아니에요, 언니. 녀석(놈)의 얼굴이 피곤한 날이면 늘 찾아와서~.
3. 끝판대장
[감독들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그들의 리더십 비결, 살짝 들여다볼까요?]
악마조교 위성우
위성우: 왜 그러세요. 저 요즘 참 유해졌다고 소문이 허다한데.
물리적 방법 정인교
정인교: 방망이의 각도는 엉덩이와 수직이 좋다.
침묵과 무표정 서동철
서동철: 사실~~, 생각이 안나서~~;;
이놈들아~ 이호근
이호근: 이놈들아, 또 이렇게 질거야?
이젠 그리워진....... 경기보단 작전시간이 꿀잼이었던 안세환
안세환: 뭐요? 저를 뛰어넘는 인재가 나타났다고요?
인터뷰의 달인 박종천
박종천: 시선을 몇 번 카메라에 둘까요? 개인적으로 45도 각도 좋아하는뎅~~ (저... 카메라 한 대인데... ^^;;;)
4. 다른 시선
유승희: 신한과의 3차전, 그때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려드리죠. 이 세상엔 정말 미스터리한 일들이 벌어진답니다. 믿진 않겠지만 미선 언니로부터 패스를 받던 그 순간, 골대가 제게 속삭였어요. 절 유혹했다고요.
“어서, 어서, 내 안에 그 볼을 던져. 그럼 넌 오늘부로 [영웅 승희]로 불릴 거야. 어서~.” 하고 말이죠.
그때 골대가 자신도 이 대화에 참여시켜 달라고 애원한다. 필자는 두 눈을 의심하며, 기꺼이 받아들인다.
림: 우선, 절 골대로 부르지 마세요. 촌스럽게. 사람들은 저만 보면 마구마구 공을 던져요. 얼마나 아픈지 아세요? 예전엔 절 그냥 통과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샌 심심하면 제 몸에 공을 던져대죠. 특히 멀리서 던지는 슛 좀 제대로 쏘라고 하세요. 그래서 전 개인적으로 고아라 선수 팬입니다. 언제나 제 몸을 벗어나 공을 던져주니까요. 매번 놀라는 사람들 속에 고마워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 좀 아라 선수에게 전해주세요. 각설하고, 승희양, 날 보게. 내 몸엔 큰 구멍이 나 있지. 마음을 그렇게 비우라오. 욕심이 커질수록 긴장과 두려움 속에 살게 되고, 그 긴장과 두려움은 결국 스스로를 옭아매는 올가미가 될 수 있다네. 그때 자네에게 들렸던 그 목소리는 내(림) 안에 투영된 자네의 욕심이 아니었을까?
이미선: 그때 만약, 그냥 5초 바이얼에 걸렸더라면, 상대편 윤아의 무릎상태가 정상적이라서 승희한테 찬스가 안 났더라면, 다른 사람이 내 역할을 대신 했더라면... 그 짧은 순간이지만 분명 여러 상황과 가정이 발생할 수 있었지. 너무나 안타까워. 하지만 이 모든 게 다 결과론이잖아. 우리는 너무 그 결과론을 우선시 하며 살고 있진 않을까? 그 신한의 타이트한 수비를 뚫고 유일하게, 내게 패스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승희, 난 너무나 고마웠는데. 그런 움직임을 보여준 승희가.
유승희: 언니~~흑흑. 아니, 왕이모~~ 흑흑(사실, 윤아 언니가 절 버렸는뎅~~;;;).
이미선: 승희야, 또 연습하러 가야지~. 앞으로 골밑슛 놓치면 죽을 줄 알아~. 엉?
(부들부들 떨면서 특유의 밝은 미소와 함께 주먹을 쥐며~)
5. 이적(移籍:운동선수가 소속 팀으로부터 다른 팀으로 적을 옮기는 일)
어떤 이는 설 자리를 잃고... 하나외환 홍보람
어떤 이는 새롭게 태어나고.... 삼성 박하나
어떤 이는 팬들의 눈총을 받는 것... 완전 먹튀 아니냐? 농구선수야 투포환 선수야?
또 어떨 때는 선수가 아닌 감독이 도마에 오르기도 하는 것... 프랜차이즈 스타를.., 저렇게 잘 뛰는데...
가끔은 행복의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는... 선수가 아닌 [분]께서...
오~, 딱이야. 드디어 탈출했다. 거긴 사실 너무 무서웠어. 어?? 근데 난 엄밀히 말해서 이적은 아닌데... 쭙~.
6. 슛
우리는 농구를 본다. 그리고 농구의 슛을 통해 추억을 만들어 간다.
- 두근두근 부들부들, 나라면 이마에 땀송이가 맺히고 심장의 진동이 온몸에 전해져 공을 던지기나 했을까?
[수퍼땅콩 심성영보다 더 작은 선수, 프로데뷔 안혜지의 첫 자유투, 첫 득점! 그녀는 담대했다.]
- 소름이 끼칠 정도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그녀, 브릴랜드가 미들슛을 던질 때 심판들은 이미 골 사인을 준비하고 있었다.]
- 극적 위닝샷은 생전 처음이에요.
[무표정, 그녀를 대표하는 수식어, 그런 임영희 선수가 아이처럼 해맑게 팔짝팔짝 뛰었다, 그런 그녀의 나이 36(임영희: 다~, 지난 얘기 아입니까?)]
- 슛의 새로운 경지를 연, 신대륙의 발견보다 더 경이로웠던, 슛의 혁명!
[댓글계의 종결자, 고아라 선수가 던진 공은 백보드 모서리를 향하고, 결국 이호근 감독마저 애제자를 향해 고개를 떨구었다(아라선수가 다시 환희 웃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 양치기 소년: 새로운 슛터가 나타났다~, 하나외환에 얼굴도 예쁜 새로운 슛터가 나타났다~.
[이름 참~ (외우기 쉬운) 이슬, 하지만 강-이슬, 3점슛에 맛을 들이다. 더 이상 희망고문이 되지 않도록 무럭무럭 자라주세요(수비도 좀 하면서... ^^;;).]
- 임달식: 야, 얘는 내버려두고, 박혜진 하고, 영희를 맡으란 말이야~.
[슛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어요... 그랬던 이승아 선수의 대반전, 3점 성공률 전체 2위, 얼마나 서러웠을까? 비결이 뭐죠? 흠~, 피식. 왼손은 거들 뿐!]
- 팀이 패배한 날입니다. 오늘 기록은 의미 없습니다.
[KB의 현 유일한 센터(?)라인, 온 몸으로 KB의 골밑을 사수하고 있는, 주장 정미란, 3점슛 8개(팀 기록이 아니다), 시도는 단 9번... 엄청난 기록 앞에서도 그 날, 그녀는 웃지 않았다.]
- 신은 늘 우리 곁에서 장난 칠 기회를 엿보고 있진 않을까? (KB 주장 정미란: 그땐 고마웠어... ??)
[개인적으로 팬입니다(공중에서 허리로 넘어졌음에도, 아픔에도 혼자 일어나던 당신, 김정은 선수처럼 대스타는 주위에서 알아서 일으켜 주던데...), 조금은 통통한 듯 그래도 움직임이 빠른 하지만 통통한 그녀, 백지은 선수, 아시나요? 올스타 팬투표 내내 당신에게 투표했답니다. 기억나시죠? 자살골 넣던 날... 신의 장난이라 여기세요~.]
*자살골은 상대팀 주장의 득점으로 인정된다.
- 흑과 백: 누군가에겐 아픈 순간이 누군가에겐 기쁨이 될 수 있는 세상
[올 시즌 완전체로 성장한 그녀(이번에도 또, 당신의 닮은꼴을 사용해 버렸네요. 죄송해요=>‘2. 비명’편 참고), 김단비, 누가 그녀를 막을쏘냐? 5.4초의 기적같은 역전 버저비터~(아직도 여운이 남아있죠? 유승희 선수~ ^^)]
*근데 전, 커리의 마지막 그 표정이 더 기억에 남더군요.
- 시즌 초 6연패의 시련 뒤, 2연승을 이끄는데 동참한 동생들이 있었다.
[이연화 선수의 패스를 받아 지체없이 3점슛을 던진 노현지 선수, 그런 동생을 향해 이경은 선수는 하이파이브를 유도했고, 기꺼이 노현지 선수는 아직도 제 기억 속에 생생한, 그 환한 미소로 하이파이브를 힘차게 받아주었죠. 경기가 끝난 후엔 김소담, 노현지 선수 등이 한채진, 이경은 선수를 향해 얼싸안고 좋아하기도 했는데...(재밌었던 건, 정작 패스를 해준, 정작 궂은일을 했던 이연화 선수는 홀로, 쓸쓸히(?)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는...웃지 못 할 얘기)]
*사실, 영상을 확인하기 전까지 그 기막힌 패스를 해준 것이 이경은 선수인 줄 알았답니다. ^^;;;;
- 기억하고 싶지 않은, 304일 만의 우리은행의 연패, 그것을 이끈 3점 군단 KB STARS!
[그들이 어떤 팀인지 확실하게 각인시켰던 1. 12일의 경기, 변연하, 정미란, 강아정, 홍아란... 모두 터졌다. 청주 체육관은 3점이 터지는 날엔 팬들의 함성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다.(노란색의 물결을 봐서일까요? 그날 제 얼굴색은 퍽이나 한참동안 노래져 있었답니다. ㅜㅜ)]
- 설마~~? 믿기 힘들었습니다. 팬들이 남긴 그 가정에...(왜 슛하는데 그 선수는 항상 노마크일까? 마치 코트 위의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아니야, 무시 받는거야.)
[그녀는 노마크에도 쉬이 허락받지 못했다. 박태은 선수가 받는 것은 오로지 조롱, 그리고 바래져가는 신뢰였다. 팬들이 제기한 글을 보고 유심히 삼성 경기, 박태은 선수를 눈여겨봤다. 그리고 발견한 건, 뛰어난 움직임으로 상대 디펜스를 무너뜨... 도와주고 있는 태은선수를... (당신은 노마크일지라도 당신의 슛만큼은 노마크가 되어선 안 됩니다.)]
7. 아름다움이란?
이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은 완전히 소유할 수 없는 것, 막상 소유하게 되면 그 순간 사라지고 만다.
a. 범접할 수 없는
허름하고, 이상한 성 안에 6명의 선수가 있었다. 김연주, 김정은, 신지현, 홍아란, 변연하, 이미선. 깜박거리는 샹들리에의 불빛만이 성안을 비추고 있었는데... 과히 사위스럽기 그지없는 분위기였다.
[이 글을 읽는 순간 범접할 없는 자만이 남게 된다.]
순간, 신지현 선수가 순식간에 투명한 모습으로 사라져갔다. 나머지 선수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모두들 그 문장을 보고 말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두 눈만 깜박일 뿐 어찌할 도리를 모르는 것 같았다. 그 순간 다음으로 홍아란 선수도 신지현 선수와 마찬가지의 모습으로 사라져갔다. 순간 나머지 선수들은 방금 전에 읽었던 문장의 의미를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었다. 다음은 누굴까? 나머지 선수들은 그 다음 차례가 자신이기를 반기는 눈빛이었다. 심지어 한쪽 구석에선 김정은 선수가 열심히 기도까지 하고 있었다.
‘절대 미모 순위는 아니겠지? 나이순 일거야. 그래, 긍정적으로...’
하지만 운명의 선택은 다음으로 김연주 선수를 데리고 갔다. 김연주 선수는 사라지면서 만면에 ‘언니, 살아있지? 규희야’라는 미소를 남겼다. 다음은 누굴까?... 이젠 두려움보다는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였다. 여자들만이 알 수 있는 그런 묘한 신경전이랄까? 김정은 선수는 전보다 간절하게 기도하기 시작했다.
‘설마, 그래도 난 아직 20대인데... 설마 두 언니들에게 질까? 이번엔 반드시 나 일거야.’
하지만 이번에도 그녀의 예측은 빗나가고, 이미선 선수가 ‘관심없다’는 표정으로 조용히 사라져 갔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여정에 매우 지친 모습이었다. 그것이 오히려 김정은 선수를 자극했나보다.
두근두근 두근두근! ‘난 아닐거야. 나보단 그래도...’
서로들 자신은 아니라 믿고 있었다.
변연하 선수도 긴장하긴 마찬가지었다. 이렇게 마지막까지 남으리라 상상도 못 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한 편으론 여유도 느껴졌다.
‘다행이야, 정은이가 있어서. 정은아, 언니 먼저 갈게~~’
그때였다. 불빛이 성안을 환히 밝히며 허름했던 성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성으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리고 두 선수 모두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저 멀리서 티아라를 쓴 정선민 코치가 기품있는 걸음으로 두 선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축하해요, 두 분이 새로운, 범접할 수 없는 미녀로 뽑혔네요. 우열를 가리기 힘들었습니다. 제가 쭉 지켜오던 이 자리를 이젠 양보해야겠어요. 정말로 눈부시게 아름답군요.”
아름다움이란 상대적인 것이 아닐까요? 제 눈엔 모든 여자농구 선수들이 다 각자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b. 정은 언니...(안타까워하는 목소리로)
올스타전 행사 전, 팬들에게 물어봤다. [ ]=>팬들이 말한 것
[신지현 선수요? 엄청 예쁘죠, 특히 눈이 너무 매력적이게 생겼고, 요즘엔 플레이도 좋고, 짱짱 팬이에요.]
[홍아란 선수요? 물론 예쁘고, 귀엽죠. 웃을 때나 말할 때 깨물어주고 싶기도 해요.]
[유승희 선수요? 뭐~, 당찬 플레이가 눈에 띄긴 하는데... 얼굴도 가만 보면... 귀엽나?(아리송한 대답)]
팬들의 인터뷰를 보고, 승희선수는 살짝 속상했다.
‘내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나? 부럽다. 나도 예쁘다는 소리 좀 들었으면...’
[김정은 선수요? 좋은 선수죠. 네? 요즘 많이 이뻐졌냐구요? (깊이 생각한 뒤)좋은 선수에요.]
그 소리를 들은 승희 선수가 지나가던 정은 언니를 폭 껴안는다. 그리고 측은함이 깊게 배어 있는 말투로,
“정은언니~, 어떻게 10년 동안... 단 한 번도 없었죠?”
“뭘??”
김정은 선수는 영문을 몰랐지만, 묘하게 기분은 좋지 않았다.
그때였다. 정선민 코치가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며 두 동생들을 지나쳐 갔다.
[정코치님~, 너무 예뻐지셨어요~~. 코치님, 파이팅~!]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정은 선수가 애틋하게 자신을 동정하는 승희 선수에게 확신이 찬 목소리로,
“내 롤모델이야. 코치님도 듣는데, 나라고 설마 못 들을까. 언젠가는 나도...”
“그... 그러네요... 근데, 언니 정선민 코치님은...”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었던 유승희 선수였다.
‘그럼 언니도 평생 노처녀로? 아니죠?’
c. 남자들이란...
올 해 유독 WKBL에 남성팬들이 많아졌는데요,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역이 신지현이고, 당신이 왕자역이라면,
[평생 잊을 수 없을 것만 같아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요즘 얼마나 행복한데요. 제가 왕자라니... 상상만 해도.... 심장이 떨리네요.]
그렇다면 그 공주역이 긴급하게 이유진 선수로 바뀐다면?
[네? (순간 상당히 당황하면서도) 그렇다면... 전, 잠자는 숲속의... 나무 역할을 좀... ^^;;;]
만약 꿈속에서 홍아란 선수가 포옹 세레머니를 해준다면,
[그 순간 모든 시계가 멈추고 영영 꿈속에서 살고 싶어요.]
알고 봤더니 하은주 선수였다면,
[네? (단호한 결의를 보여주듯) 그렇다면... 지구가 반쪽이 나더라도 일어나야죠.]
*아름다움의 무게는 누구의 기준도, 하나의 기준도 없습니다. 허투루 말씀드리는 게 아닌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고 진정어린 노력으로 땀을 흘리고, 간절함을 한없이 보여줄 때, 전 그 선수가 가장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겉으로의 아름다움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 추억 속에 남은 그 선수의 열정은 영원토록 남을 것입니다.
8. fantastic 4
올 시즌 유난히 각종 커뮤니티의 공간을 점유했던 선수들 중 4명을 선정해봤다. 정말 경쟁이 치열했다.
영원히 top(?)을 지킬 것만 같았던 이연화 선수는 올해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오히려 잠잠하다(특유의 표정만은 살아 있지만).
이연화: 에이, 이제 전 한 물 갔죠. 후배(?)들에게 양보할래요.
진행자: 그래도 이제사, 기억에 남는 건 없습니까?
이연화: 네, 가끔 임달식 감독님이 꿈에 나타나요...[그것도 니가 잡을 수 있는거야.]하시며...
또 한명의 강자였던 신정자 선수는 올해도 여전히 강세지만(심지어 기자들까지 한 몫 했다), 안타깝게도(?) 홍아란, 박하나 선수 등과 함께 2위권에 속했다.
진행자: 그렇다면, 올 시즌의 주인공들은?
신지현: 확실하게 각인시킨 경기 이후, 자리를 잡았다.
최윤아: 확실하게 각인시킨 경기 이후, 이미지가 나빠졌다.
고아라: 확실하게 각인시킨 경기 이후,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
이유진/정선화 콤비(우리는 하나(외환)!): 확실하게 각인시킨 경기가... 너무나 많다(^^;;;). 여전히 그 숫자는 줄어들 기미를 안 보인다.
신지현: 얼굴을 보면 나도 모르게 넋을 잃을 때가 많다.
최윤아: 그 동작을 보면 나도 모르게 살짝 인상이 찡그려질 때가 많다.
고아라: 상대팀으로 슛을 던질 때면 나도 모르게 안심이 든다.
진/화 콤비(점점 진화하는게 보이죠?): 매번 나올 때마다 나도 모르게 걱정이 된다(무심코 정신이 들었을 땐 하나외환을 응원하고 있는 나와 마주친다).
신지현: 슬럼프와 성장통, 앞으로 그녀가 계속 함께 해야 할 소중한 친구이다.
최윤아: 헐리웃과 팔꿈치, 앞으로 그녀가 계속 가슴에 묻어둘 주인 없는 상처이다.
고아라: 비웃음과 슛에 대한 두려움, 앞으로도 그녀가 계속 부딪쳐야 할 경쟁자일 뿐이다.
유진/선화(환상의 FA): 파울 늘어가는 소리와 비집고 나온 살덩이, 앞으로 그녀들은 계속 농구할 수 있을까?
<뒷다마>
선화: 근데 유진아, 우리가 이렇게 주목받아 본 게 얼마만이냐?
유진: 아라 언니만 하겠어요?(아라 언닌, 3년 연속).
선화: 솔직히 나랑 비교될 때, 너 자존심 상하지?
유진: 언니 절 뭐로 보고? 전혀요(누가 우릴 비교나 하나요?)
선화: 유진아, 우리... 영혼의 단짝 맞지?
유진: 그럼요~(언니가 제 방패막인 걸요).
신지현: 경기를 하면 할수록 자신감도 붙고 뭔가 의욕도 부풀어 오르죠. 앞으로 신지현의 이름 석 자를 걸고 최고의 선수가 되겠습니다.
최윤아: 경기를 할 때마다 생각하게 되고 ‘농구를 그만 둘까’하는 생각도 합니다. 모든 건 변명으로만 들리겠죠? 앞으로 더 농구를 사랑하겠습니다.
고아라: 경기를 뛰지 못 하는 게 마음이 편안합니다. 점점 그것에 익숙해져 가고 있어요. 앞으로 더 익숙해지면 그땐... 후회하지 않도록 다시 도전하겠습니다.
이/정(다신, 널 찾지 않아, 다신~): 앞으로 두 분이 보완해야 할 점들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음~~, 되도록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기자가 올린 기사내용....... 이/정: 잠자는 숲속의... 나무가 되겠습니다.
9. 희노애락(喜怒哀樂)
喜
- 16연승→16이여, 이젠 네게도 자유를 주노라.
- 신진들의 도약(신지현, 김시온, 강이슬, 유승희)→젊음, 그대들이 가진 힘이라.
- 만년 백업선수들의 활약→백지은 선수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 새로운 웃음코드 박종천 감독→안세환의 달이 지고, 인터뷰의 달인이 떴다.
- 허윤자, 박언주→다시 볼 수 있음에...
- 2연승으로 우리은행 격침→노란색, 미리 경고까지 했는데... 우린, yellow sisters
- 버저비터→나도 모르게 고함을 지르고 얼싸안고, 아이처럼 순수해진다(김단비, 임영희, 최희진).
- 긴 연패 뒤의 승리→기쁨이 눈물샘을 자극한다(이 맛에 연패하는 거야?).
- 승리→마냥 계속하고 싶은 것!
怒
- 얼굴로 향한 터치아웃 볼→자꾸만 일탈하려는 이성의 도전을 받았다.
- 팔꿈치 수사대→진위를 가리려 노력하는 자여,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내가 던진 돌이 언젠가 다시 내게로 날아올 수 있는 세상이 아닌가?
- 진정 정자소문(所聞:사람들 입에 오르내려 전하여 들리는 말)인가?→우리가 사는 삶은 온통 거짓과 진실들로 가득 차 있다. 거짓과 진실은 서로를 배려하며 간혹 서로를 비하하며 헝클어진 실처럼, 당최 무엇이 거짓이었고, 무엇이 진실이었는지 조차 헷갈리게 만든다. 삶은 그래서 거짓이 가장 진실에 가까울 수 있고, 반대로 진실이 거짓의 가면을 쓰고 있을 수도 있다. 그 복잡한, 인생과도 같은 무대 위에서 젊음을 바치는 그녀들에게 한 다발의 미소를 안겨주는 것은 어떠리?
- 심판들의 방관→과격한 공격자의 행동에 대해 관대해질 대로 관대해진... 공격자 파울은 없다.
- 무분별한 파울콜→그들은 이미 정해져 있는 대사를 외우듯 입으로만 읊조리고 있다.
- 악성댓글→우린 울면서 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건 어둠속에서 다른 사람들을 심하게 희롱하는 사람들이 득실거리는 이 거대한 무대 위에 나온 것이 슬퍼서는 아닐까?
- 감독들→에너지 보존 법칙: 누군가는 화를 내고, 누군가는 그 화를 연료로 웃음을 생산한다.
- 프로 같지 않은 선수들→선수들은 팬들의 욕을 먹고 성장하나보다. 팬이란 기를 내려야 하나?
- 여전한 구단들→국민 프런트에게 배워라. 최소한 따라하는 시늉이라도... 그나마 노력하는 신한, 하나외환 프런트를 봐라. 나머지 구단들은 참~ 편하죠?
哀
- 토마스, 김정은의 부상→거침없이 8연패를 찍다.
- 변연하의 부상→머리가 띵 했지만, 지금 와서 보니 win-win은 아니었을까?
- 김유경의 부상→이 선수의 과거를 들여다 본 순간, 하늘만 원망스러웠다. 왜 또, 이 선수에게만... (이미선 선수처럼 꼭 쾌유하시길~)
- 브릴랜드의 부상→생각했던 바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감에 안타까울 뿐이다.
- 이승아의 부상→가슴이 철렁~ 눈물의 여왕이 안 울었어. (울보, 승아여 안녕~)
- 이경은의 부상→아프냐? 나도 아프다. 담부턴 문짝 신경 건들지 마세요.
* 그 외 부상자들(우린 명함도 못 내밀죠~~;;)
박혜진, 김규희, 최윤아, 홍아란, 김가은, 김채원, 이령, 강이슬, 이유진, 정선화, 홍보람, 신정자, 이연화, 최원선, 김소담, 박하나, 배혜윤, 박태은... 또 있나??
(정말 쉴 새 없이 다치는구나. 정말 농구란 스포츠는 여자에게 힘든 스포츠인 것 같다.)
- 회춘하는 언니들, 삼성 노인대학(?)→여전히 WKBL에 주름을 잡고 있는 언니들, 이들을 뛰어넘는 후배들이여, 분발하라
- 안세환 감독의 퇴진과 의리(?)→끝까지 안감독은 KDB에 대한 풍문에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리고 팀의 내일을 빌며 떠나가셨다. 그동안 정이 많이 들었다.
- 애석한 동료애→아무리 치열한 승부의 한 마당이지만, 가까운 동료이자 가까운 언니/동생들이 아닌가? 쓰러지면 일으켜 주는 최소한의 미덕이 자리 잡길 빈다.
樂
→이젠 잠시 훈련을 접어두고(과연?) 즐기자, 올스타전을~~
→올스타전 때, 특별 공연으로 정미란/곽주영 선수의 짱구 춤 보고 싶어요~~.(짱구 캐릭터에 가장 특화된 선수라고 생각되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
→올 시상식 때, 심스, 미디어상이라도 받지 않으련? 은근 재밌는 캐릭터.
→봄을 아는 자, 끝내 즐길 줄 아는 자!
→글을 쓰면서 ‘락’하지 못한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유머감각이 없어서~~
→여자농구의 진짜 즐거움은 후반기에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요? 정말 하위권 팀들이 상위권 팀들을 엄청 괴롭히는 박 터지는 리그가 되길 희망합니다.(p.s 우리은행은 좀 봐 주세요~)
여기까지 읽느라 고생하셨어요. *^^*
첫댓글 어휴. 못 읽겠네요....
댓글남겨주셔서 감사해요 ^^
대단하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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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댓글 남겨주셔서 고마워요...
@정대박 정대박님이 가끔은 긴 글도 괜찮다고 하셔서... 또 남겼네요...~~;;;
@장고시원 맞아요~여농계신분들중에 뛰어난 학식을 또한 겸비한 분들이 많아요...정말 한순간에 보기 아까워..어떨땐 아껴서 읽을때도 있어요~~~
어거 언제 다 쓰셨어요??? 3박 4일은 걸리지 않았을까...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대략~~ 우리은행이 2연패 한 날부터 상심이 커서..썼으니, 대략 3박 4일 맞네요.. 돗자리 깔으셔야 할듯...ㅎㅎ
뭔가 잊고 싶을땐 글을 쓴답니다. 딴 생각 안하게... 정말 연패한 날은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