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25일 23:03:54
올겨울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은 너무 조용하다.
이병규(32)가 주니치로 이적하고 박명환(29)이 LG로 옮긴 ‘빅2’의 이동 외에는 달아오르지 않았다. 김수경(27)·노장진(32) 등 준척급 FA는 시장의 콜을 기다리지만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차명주(33)의 이름은 시장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나머지 FA들은 원 소속구단과 계약했다.
선수들의 자유로운 이동과 구단의 효과적인 전력 보강을 위해 탄생된 FA제도. 그러나 제도의 허점이 시장의 활성화를 막아 선수도 구단도 함께 피해를 보고 있다.
▲ 선수 - ‘부담되는 보상금’
김수경이 FA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든 건 젊음이라는 무기와 과거의 성적에 대한 자신감에서였다. 아직 20대 중반인 그는 선발로 10승 이상씩 올렸던 자랑스러운 성적표를 가지고 있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노장진도 마찬가지다. 사생활 등의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그의 실력과 구위는 어디 내놔도 꿇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FA로 풀리자마자 곧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판단하고 롯데와 결별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잠잠하다 못해 싸늘하다.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들에 대한 막대한 보상금이다. ‘FA의 전년도 연봉 300%+보상선수 1명’ 혹은 ‘전년도 연봉 450%’를 원소속 구단에 보상해줘야 하는 규정이 선수와 구단 모두의 발목을 잡고 있다. FA로 풀리는 선수들은 대부분 팀에서 10년 가까이 뛰어 몸값이 비싼 선수들이다. FA 영입을 생각하는 구단에서 이들의 연봉에 몇 배를 보상해 주는 출혈을 감수하고 붙잡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김수경은 최대 16억6500만원, 노장진은 최대 13억5000만원을 보상금으로 주고 데려와야 한다. 결국 FA를 뺏기는 구단이 한 몫을 챙길 수 있는 이상한 제도가 FA의 발목을 잡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FA 보상금이라는 제도가 아예 없다. FA의 등급에 따라 전 소속 구단에 신인선수 선발권을 주는 게 전부다.
▲ 구단 - ‘만만찮은 계약금’
치솟고 있는 FA 몸값의 또 다른 한축은 계약금이다. 그동안 FA들은 다년계약을 하면서 거액의 계약금을 받아왔다. 얼마전 박명환이 LG와 계약하며 받은 총액 40억원 가운데 계약금이 18억원에 달한다. 연봉의 몇 배에 해당하는 큰 돈이다.
하지만 계약금은 분명 FA 계약 제도에는 없는 조항이다. 선수들은 새 팀과 장기계약을 하는 만큼 향후 공헌도를 고려해 신인 때처럼 계약금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FA들은 일시불로 거액을 받을 수 있는 계약금에 목을 맨다. 구단으로서는 거물 FA들의 이런 요구를 거스르기 쉽지 않았다. 규약에도 없는 계약금이 어쩔 수 없이 유지돼 온 이유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는 계약금은 결국 구단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것이 결국 FA시장의 위축을 불러오고 있다.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사이닝 보너스 성격으로 계약금을 주긴 하지만 보통 연봉의 10~20%선에서 그친다. 박찬호가 텍사스와 6500만달러의 초특급 계약 때 받은 사이닝 보너스는 100만달러였다. 선수들도 양보해야 할 대목이다.
양승남 기자
첫댓글 구구절절 맞는 소리구만.
선수협도 맞는 말이지만 ....FA는 너무 돈만 챙길려는듯....어디 돈없으면 데려가겠나.........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