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진해와 부산을 방문했습니다.
방문 목적은 박우철님 아버님 49제 방문과 수원아짐 애진씨 결혼식 참석이었습니다.
다음은 일기식으로 쓴 후기입니다.
금요일 이른 아침 6시 30분 서울역에 도착했다. 전날 잠을 많이 자지 못한터라 피곤한 상태...
진해행 벛꽃기차는 7시에 하나만 있어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일정이 급하게 잡힌 관계로 차표를 바로 전날 급히 학교에서 구입한지라 약간은 불안한 상태...
marchlady와 6시 40분에 만나기로 했다.
그러나...
오지 않는 그녀...
40분에는 그냥 설마했다.
그러나 45분이 되자 약간은 초초함이 밀려오고...
50분이 되자 등에서 땀이...
55분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는 마치레이디...
결국 몇분을 남겨놓고 서울역 광장에 도착 불이 나케 기차를 타고 말았다.
으흐흐흑~
이렇게 시작된 기차여행...
서울을 벗어나본 적이 없는 오월소년~
어린 아이 마냥 즐겁기만 하고...
마치레이디가 싸온 계란과 음료수, 김밥을 먹으며 가는 노인네식 여행 끝에 12시가 조금 넘어 진해에 도착했죠.
우와~ 진해의 벛꽃이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
진해에 처음온 저는 왜 사람들이 서울에서도 볼 수 있는 벛꽃을 보러 진해에 오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가로수부터 시작해서 나무란 나무는 모조리 벛꽃!
결국 온 도시가 벛꽃에 싸여 있었습니다.
저희는 일단 작전지휘소와 해군사관학교를 방문하여 벛꽃과 박물관등을 관람한 뒤 벛꽃으로 뒤덮힌 양어장과 산으로 향했습니다.
중간에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산에 올랐지만 문제는 내려올 때...
지도에는 분명히 10분 거리로 되어 있는데 3시간을 걸어도 끝이 없는 길이었습니다.
그 때...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
'야! 타!'
갑자기 등장한 할아버지 야타족이 저희를 시내까지 태워다 주셨습니다.
진해는 정말로 아름다운 도시라서 인심도 후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까페 홍보를 약간 한뒤 고맙다는 말로 신세를 갚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 때부터 우리는 우철아저씨를 기다리기로 했으나...
벌벌 떨고 있어도 오시지 않는 님...
결국은 10시쯤에 등장하신 우철형...
우리는 진해역 앞에서 부둥켜 앉고서 발을 구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철형은 그것이 연출된 상황이라며 부부사기단의 공작인지를 의심... (ㅋㅋㅋ)
어쨌든 우철형을 만나 부산으로 가는 길을 멀고도 배고팠습니다.
부산에 도착한 우리는 밤 11시에 늦은 저녁을 로바다야끼에서 먹었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우철형은 준재벌이었지만 제가 부산을 방문하는 사이에 어느새 완전한 재벌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로바다야끼 정도는...
ㅋㅋㅋ
오월소년 첫날부터 약간의 음주 소주 2병...
술만 먹으면 그날의 모든 일이 뿌듯해지는 오월소년...
기쁜 마음으로 광한리 해수욕장에서 약간 오바를 한 뒤 우철씨 댁 조사에 나섰습니다.
우철씨네 댁은 시내에 있는 아파트로서 재벌답지 않게 검소한 91평 아파트에 사시고 계셨습니다.
박우철씨는 회사에서 지위가 가장 높기 때문에 자칫 부하직원들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어서 91평에 사신다고 합니다.
우철씨가 사시는 아파트는 71평형과 91평형 두종류 밖에 없는 호화주택가였습니다.
아파트 대문은 일부러 녹슬게 부식시켜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잠시 우철씨 가족을 소개하겠습니다.
우철씨 댁에는 '박군'과 '옥돌매여사'와 '우리 아들'과 '느그 아들' 네 가족이 기거하고 계셨고 운전기사와 설거지하시는 분, 다림질 하시는 분, 유모, 침모, 식모 등등의 하인이 계셨습니다.
가장 높은 어른은 '우리 아들'로서 벤츠와 크라이슬러의 소유자 이셨고 그를 견제하시는 분이 바로 '느그 아들'이었습니다.
'박군'과 '옥돌매여사님'은 각각 '우리 아들'과 '느그 아들' 편에 서서 경제력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계셨습니다.
어쨌든 그리하여 진해, 부산 방문의 첫날을 가고 말았답니다.
다음 날 토요일은 박우철님 아버님의 49제 두번째 날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자는 척하면서 부부싸움을 관람하던 오월소년...
시간에 맞춰 사찰로 향했습니다.
재벌이 다니는 사찰은 건물부터 틀리더군요.
시내에 있는 으리으리한 정사(포교당과 비슷한 개념이라더군요.)에서 우철님 아버님의 제사가 행해졌습니다.
다행이 그곳의 제사는 영결식과 비슷한 절차가 있어서 장레식에 참석하지 못한 오월소년이 술을 따르고 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답니다.
이로서 부산방문의 가장 큰 목적이 달성되어서 오월소년의 미안한 마음도 약간은 진정되었답니다.
그러나 아직 술기운이 남아 있서 헤롱헤롱한 오월소년은 우철형 어머님과 친척분들에게 예의를 다해서 위로의 뜻을 전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정오쯤 제사가 끝나고 우철형이 친척 결혼식에 잠시 다녀온 뒤 재벌의 위력을 보여주겠다며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우철형댁 네 가족과 마치레이디 오월소년은 오륙도를 관람한 뒤 송도 해수욕장을 들러 태종대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도 돈우철씨는 특별 대우를 물리치고 아이들과 모래사장에서 뛰어노는 검소함을 보여주셨답니다.
돈우철씨의 차는 크라이슬러 한대만 호위해서 다시 한번 재벌의 검소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촌년이 마치레이디는 입에서 침이 흐르도록 관람을 한뒤 입에서 침을 흘리며 잠을 잤습니다.
일각에서 나오는 마치레이기 기면증설의 강한 증거가 제시된 셈입니다.
저녁이 되어 돈우철형님과 횟집에 갔습니다.
재벌은 어떤 회를 먹을지 몰라 긴장한 오월소년과 마치레이디...
스끼다시(찌기다시라고도 하더군요, ㅡ,.ㅡ;)로 장어구이가 나오는 심상치 않음에 놀란 오월소년...
결국 금빛 찬란한 청정해역 자연산 회가 나오고 말았답니다.
수십만원을 쓴 우철형에게 너무 무리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원래 하루 생활비가 1000만원 쯤 든다. 네가 와서 서민풍에 맞추다보니 오히려 절약이 되었다.'
며 겸손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신이난 오월소년 다량의 음주를 하며 우철형에게 술을 권하자 우철형은 한사코 거절하셨습니다.
'소주는 서민들의 술이라 먹으면 두드러기가 난다'
며 난색을 표하시는 우철형을 보면서 재벌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회를 먹은뒤 2차 안주를 위해 자갈치 시장에 간 오월소년과 우철형
쬐구만 광어 두마리와 우럭 한마리가 2만원이었답니다.
그 때 갑자기 돈이 없다는 우철형을 보면서...
서민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 일부러 2만원짜리 회를 뜨게 한 뒤 돈이 없다고 하는 재벌의 넉넉한 마음씀씀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잠시 뒤 다음 날이 '느그 아들'의 생일이라고 말해준 우철형 덕분에 가난한 고학생 오월소년은 단돈 2만 5천원으로 케잌을 구입, 오만 생색을 낼 수 있었답니다.
아~~!! 역시 돈이 많은 사람은 인격 또한 뛰어나구나~~!!
이런 것을 느끼면 귀가한 오월소년이 더욱 더 놀란 것은...
회를 먹고도 집에와서 라면을 손수 끓여 먹는 우철형의 모습이었답니다.
아~ 재벌이 되면 이미지 관리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것이구나!!
동생 앞에서 소화도 않되는 라면을 먹어가면서 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아야 하는 것이 공인된 자의 도리구나...
눈물이 흐르는 오월소년... 소주로 눈물을 달래고 말았답니다.
스스로 라면을 먹으며 서민된 자의 아픔을 함께하는 재벌이라면 우리 나라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리하여 재벌과 함께한 이틀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특히 격이 없고 평등한 '박군'과' 옥돌매 여사'와 '우리 아들'과 '느그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나라 이 시대에 있어야 하는 바람직한 재벌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술을 먹은 오월소년은 15평짜리 화장실에서 간단히 세수를 한 뒤 52평짜리 방에서 편안히 잠들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은 수원아짐의 결혼식이 있는 일요일이었답니다.
아침에 벌초를 하고 오신 우철형님과 부산역 앞에 있는 결혼식장에 갔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수원아짐의 모습을 발견할 수가 없었습니다.
분명 이름은 김애진으로 되어 있는데 다른 여자가 서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어헐! 알고보니 그것은 현대 테크놀로지 싸이언스 슈퍼 울트라 떡화장의 성과였던 것이었습니다!!
아~ 여자에게 있어서 화장은 단순히 얼굴에 무엇을 칠하는 행위가 아니라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나게하는 예술의 일종이라는 옛성현들의 말씀을 어리석은 오월소년은 수원아짐을 보고서야 깨달았나이다~~!
그 복스런 웃음은 간데가 없고 김희선+고소영+전지현의 얼굴만 있는 신부의 얼굴...
오월소년은 다만 신부의 굵은 팔뚝에서만 수원아짐의 기억을 어렴풋이 더듬을 수 있었답니다.
수원아짐은 바쁜 와중에서도 저희를 반갑게 맞아 주었으나 얼굴의 3cm화장이 부수어 질까봐 차마 웃지는 못하였습니다.
옆에 있는 신랑분을 보면서 그다지 무섭지 않게 생겨 안도의 한숨을 내쉰 오월소년...
새삼 여자는 사랑하는 사람 옆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다워 보인다는 진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분은 호주로 신혼여행을 가신다고 하니 수원아짐의 흉은 돌아올 때까지 마음껏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예식장에서 피로연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두고 두고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축의금 100원을 들고 예식장으로 향한 오월소년은 배를 비우고 갔거늘...
피로연을 없고 수원아짐 보기는 하늘의 별따기라네...
분개한 오월소년 처음에는 수원아짐 운영자 낙천운동을 주도하려 하였으나...
운영자로 옹립한 뒤 밥 10번 얻어 먹는 것이 낳을 것 같아...
수원아짐의 피로연 사건을 채무로 기재한 뒤...
두고 두고 보는 그 날까지 우려 먹기로 하였답니다.
결국 돈우철씨의 도움을 다시 받아야할 처지...
여기서 다시 한번 재벌의 놀라운 모습을 보았답니다.
점심으로 짜장면을 먹는 돈우철 재벌...
어헐~ 배울만 하도다~~!!
결국 이리하여 부산 방문은 끝을 맺게 되었답니다.
돌아오는 도중의 에피소드.
자리가 없어 입석을 끊은 오월소년과 마치레이디
중간에 간신히 난 자리에 앉았는데 바로 자리 주인이 와서 일어나야 했답니다.
이게 에피소드냐구요?
아니요~
에피소드라 함은...
바로 그 다음 역에서 그 자리 주인이 진짜 자리 주인에서 쫒겨났단 것이죠.
어헐~ 부부사기단을 사기친 사마귀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듭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자리가 모자랄때 남의 자리에 앉았다가 다시 주인이 오면 다른 자리로 뛰는 사람을 메뚜기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그 메뚜기들을 상대로 가짜 주인행세를 하며 일어나게 하는 인간들을 사마귀라고 부른답니다.
그렇습니다.
저희는 기차안에서 사마귀를 만난 던 것이었습니다.
피곤한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어느새 11시가 넘었답니다.
즐거운 여행의 성과는 박우철님 댁 제사 참석및 느그 아들 생일 축하, 수원아짐 결혼식 참석...
그리고 여름휴가를 박우철씨 댁으로 확정했다는 점입니당~~!!
카페 게시글
예쁜♡마음들
부산 방문 여행 후기
오월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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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92
03.06.1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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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뻥튀기 장사 해볼 생각 없수? 돈 많이 벌 소질이 보여요..ㅎㅎㅎ
미령이두 가고싶어여 여름휴가 ㅋ.ㅋ 글구 진짜 집이 90평이예요..우철오빠가 다시 보이네...ㅋ.ㅋ;;
으흐흐 나도 가고 싶었는데..ㅎㅎㅎ 6월에는 놀으니까..여름휴가 보내러 가야지~ 그런데..문수...어떤게 진짜인지 잘 모르겠어....너의 부풀림에 감동하였느리라...
앗! 그렇게 좋은 모임도 하는군요! 저두 데려가 주세용~
간간히 정말 재벌이냐고 물어보시는분이 계시는데...농담이죠....오월님이 올린글중 경제적인 부분은 정반대로 생각하시면 틀림없구여...글고 여름휴가는 사양할랍니다...부부사기단 다녀간뒤로...기울어져 가던 가계에 마침표를 찍었다고나 할까여...앞으로 1년간은 손님접대 않키로 우리 & 너그아들이 결정하였답니다.
아우는 좋겠다. 재벌 소리 아무나 듣는 것 아녀~ 우얗든 재벌의 그 겸손함이 꼬릿말에서도 이어지다니...놀라워~
소년의 글.....너무 재미나게 읽었당~~ㄳ
그렇쥐~~~!! 꼬릿말도 겸손함이죠~ 정반대로 오라는 말인 것 같은디... ㅋㅋㅋ 걱정마 형, 혹시 내려가게 되거든 10만원씩 걷어서 형줄께... 쿠쿠쿠쿡~ 우리 아들 벤츠도 사가지고 가궁... 느그 아들 크라이슬러두... 사모님을 위해 멋진 남자친구도 하나싸서... 캬캬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