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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기금 마련 기치사찰서 채식뷔페 개점 ‘신선’ |
한 달 전, 빛고을 광주에 사찰음식 전문점이 생겼다. 무등산 초입에 자리한 미륵사(주지 혜법스님)가 채식뷔페 ‘풀향기’를 개설한 것이다. 사찰에서 대중음식점을 운영하는 것도 낯설지만 경제한파 속에 사업을 펼친다는 것은 모험과 같았다. 한 달이 지난 요즈음, 풀향기는 하루 4~500여 명이 찾아 성황이다. 가격이 저렴하고 4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채식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지스님이 강조하는 것은 ‘싸고 맛있고 푸짐하고 깔끔하게’다. 음식은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극성이 강한 오신채를 최대한 줄여 담백하다. 예전에 어머니가 해주던 그 맛이라는 평이다. 본래 미륵사가 자리한 곳은 대형 음식점이었다. 3개월 전 이곳으로 사찰이 옮겨온 것이다. 당시 미륵사는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복지포교를 선언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미륵사는 복지기금 마련을 위해 밑반찬을 보급해왔다. 사찰 이전불사를 마치고 신도들이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를 주지스님에게 제안했다. 사찰음식도 보급하고 복지기금도 마련하자는 것이다. 풀향기는 직원이 10여 명에 이른다. 신도와 신도 자제들을 채용했다. 자원봉사하는 신도들 중에서도 60세가 넘은 어르신과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는 아르바이트 비용을 지급한다. 지난 20일 첫 월급날에는 직원은 물론 10여 명의 어르신이 봉사 시간에 따라 10~50만원 씩의 용돈을 받았다. 사찰에서도 노인 일자리 창출을 한 것이다. 요즈음 주지스님은 또 하나의 화두에 골몰한다. 풀향기를 찾는 하루 수백 명의 고객에게 어떻게 부처님 말씀을 전하느냐는 것이다.
이 준 엽 광주.전남지사장
[불교신문 2545호/ 7월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