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한국축구는 역사상 이례없는 최대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선수들의 승부조작으로 팀, 팬, 구단은 물론 '한국 축구' 자체에 씻을수 없는 오명을 씌우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남아있는 선수들과 감독, 팬들의 노력으로 결국 플레이오프를 성황리에 마쳤고, 새로운 스타를 발굴해냈으며 한국축구는 바닥을 찍고 다시 올라가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2011년의 마지막 12월, 한해를 마무리하기 고작 한달도 안남은 시점에서 한국축구는 다시 바닥으로 ....... 아니 바닥을 뚫고 없던 바닥을 만들어 내려가고 있습니다.
그 어떤 능력도 인정받지 못한 상태에서 취임한 황보관 기술위원장과 대한축구협회는 ... 그 어떤 합법한 절차와 상식적인 토론도 없이 대한민국 축구의 실질적인 정점이자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던 조광래 감독을 경질했습니다.
대안도 없고, 팬들이 납득할만한 이유도 없으며, 가장 중요한 건 아직 최종예선 진출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3차예선 마지막 경기를 남기고 이렇다할 시간도 없이 감독을 경질했습니다.
어차피 조광래 감독의 경질은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 쿠웨이트전을 승리로 이끈다 할지라도 그가 브라질까지 함께갈거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지 않았으니까요. 다만, 이런 식으로, 이런 타이밍에 경질이 될거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으며, 제대로된 후보군 조차 없다는 사실은 이 일을 진행시키고 있는 분들을 제외한 모든 축구관계자들은 경악케한 '사실'입니다.
그들은 최강희, 홍명보, 고트비 등을 만나보았지만 모두 고사했습니다. 게다가 박태하, 가마 두 대표팀 코치마저 물러나며 이제 쿠웨이트전을 준비하는 대표팀 코치는 전무한 상황입니다. 그 누구도 쿠웨이트전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쿠웨이트는 대표팀의 조기 소집, 중국에서의 연습경기, 한국으로의 조기 입국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죠.
현재 축구협회에는 책임의식 없습니다. 요리사에게는 그가 만든 요리가 잘못되었을 경우에 대한 책임이 있고, 기술자도 내가 만든 기술, 부품이 잘못되었을 경우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평범한 직장인도 그가 한 일이 잘못되었을 때는 책임을 집니다. 인간이란 무릇 자신이 한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 도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자신이 뽑은 감독이 잘못되었지만 전혀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잘못은 전적으로 감독에게 뒤집어 씌운격입니다.
즉, 요리사가 요리를 잘못했는데 .... 요리를 탓하고 자신은 뒷짐지고 서있는 모습과 다를게 없다는 뜻입니다.
아주 뻔뻔하지만 지금 현실이 그렇습니다. 그들이 뻔뻔할수 있는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그 누구도 협회에게 책임을 묻지 않기 때문입니다. 언론에서 떠들고 인터넷이 난리가 납니다, 네티즌 들과 축구인들의 성토가 쏟아집니다. 그러면 ...
그들은 숨어있으면 됩니다. 그저 조용해질때까지 숨어있다가 자신들의 매를 대신 맞아줄 다른 감독을 얼른 찾아 세우고, 그제와서 시기가 급하다고, 3차예선 준비에 바쁘다고 '이리도망 저리도망' 다니면 됩니다. 3차예선까지는 고작 두달 남아있습니다. 올해 말은 연말이니 정신없고, 내년 초는 신년이고 설날이니 또 정신없습니다. 2월이 되면 새 감독이 준비하겠죠. 그들에게는 이번달 12월만 숨어있으면 되는겁니다. 어렵지 않은 일이죠, 누구나 할수 있는 일입니다.
누군가 나서서 절대 해서는 안될일을 했다고 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이번 사태가 한국 축구역사상 딱 한번 있을 해프닝이라고 생각하는건 정말 최악의 생각입니다. 그들이 축구협회 수뇌부에 앉아있는 한 또다시 반복될수 있는 일입니다. 인터넷이 좋은점은 많은 사람들, 세상 돌아가는 많은 이야기들을 앉은 자리에서 볼수 있고, 이에대해 사람들과 얘기를 나눌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 인터넷의 안좋은 점은 아무도 밖에 나오지 않는 다는 점입니다. 정보와 기술, 사회는 앞서나가는데, 협회와 같이 중요한 것들을 처리하는 인사들은 점점 퇴보하고 있습니다. 정체하지도 않습니다. 그 수준을 유지하지도 않고 점점 뒤로 가고 있습니다.
'조광래 감독 경질' 사태는 마치 축구 클럽에서 있던 사람이 물러나고, 새사람이 들어오는 매 시즌 겪는 그런일이 아닙니다. 한국축구의 뿌리를 뒤흔드는 일이고, 협회 스스로 '한국축구는 발전하고 싶지 않다' 라고 말하는것과 같은 일입니다. 그런데 한국 최대 스포츠 카페는 조용합니다. '아이러브 사커' 는 한국에 있는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즐겨찾는, 기자들과 축구해설자, 심지어 축구 선수들과 축구 관계자들도 드나드는 영향력있는 단체입니다.
지금 사태에 가장 문제점은 이 사태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축구팬들이 빠져있다는 점입니다. 축구협회는 축구협회 수뇌부와 그들을 움직이는 돈을 얘기하고, 피해는 조광래감독이 본듯하지만 ... 실제로 피해를 보는 것은 직접 경기장을 뛰는 선수들과 그들을 목이 부서져라 응원하는 축구팬들입니다. 그러나 그 어디서도 축구팬들을 얘기하지 않습니다.
아이러브 사커는 축구팬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며 이런 한국축구 전체를 무너뜨릴 위기 상황에서는 직접 나설 용기가 있어야합니다. 이곳은 운영자가 팬들을 위해 그저 팬들이 하루를 쉬어가라고 만들어준 놀이터가 아닙니다. 축구 팬들의 생각과 염원, 기대와 불만이 모두 모여있는 축구팬들의 큰 집입니다. 최소한 축구팬들의 생각을 전달해줄수 있는 통로의 역할이라도 해주길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헛소리가 너무 많았던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PS. 유력한 후임감독으로 김호곤 감독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지금 소속팀 울산팬들조차 신임하지 못하는 감독입니다. 축구협회가 고민에 고민을 ... 거치지도 않았겠지만, 그들이 '한국축구와 한국축구의 국가적 경쟁력을 얼마나 등한시 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보입니다. 울산의 김호곤 감독이 대표팀 후임감독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10명 이상 되신다면 이 글은 내리겠습니다.
첫댓글 음..
글 잘읽었습니다~^^ 제가 잘몰라서 그러는데 김호곤감독은 별로인가요?
울산 팬이신 「울산★싸모킬러」님도 인정하셨듯 플레이오프에서의 울산과 정규시즌에서의 울산은 하늘과 땅은 개뿔 .. 지구의 내핵과 안드로메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정도로 전혀 다른 팀이었습니다. 그냥 과거 잉글랜드 뻥축구를 그대로 재현해놓았었다고 표현하고 싶네요. 김호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의 팬들 스스로 경질을 바라고 있던 감독이니 말 다했지요.
이는 마치 선더랜드에서 경질된 스티브 브루스를 잉글랜드 국대감독에 앉히는 것과 다를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좋은의견 잘 읽었습니다. 저도 네티즌 댓글에 의견을 남겼습니다. 시기상조-섣부른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송사의 압박, 축구정치쇼, 최근성적부진 등등 많은 의견이 속출합니다.
여기서 저는 방송사에 압박에 축구협회가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사실이라면 정말 돈에 휘둘리는 쓰레기 집단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대안없이 일만 저질러 놓고 빠른수습을 못하고 있어 답답합니다.
차기 후보로 거론되는 김호곤, 홍명보, 고트비, 최강희 등등 모두 반대입니다.
FIFA에서도 한국대표팀 감독직을 그리 반갑게 생각하지 않을것으로 예상합니다.
감독없이 6차전을 치를 수는 없습니다.
어차피 감독을 모셔올꺼면 제대로 결정하고 분석해서 돈을 많이 투자 해서라도 한국축구를 개혁할 수 있는 카리스마 있는 감독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루이스 반할, 둥가, 넬로 빙가다, 세놀 귀네슈 감독을 모셔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능력이 확실히 검증된 외국인 명장이 왔으면 좋겠지만, 외국인 감독이 온다면 능력의 여부를 떠나서 누가 되었든간 어차피 쿠웨이트전은 그 감독이 이끌수 없는 상황이죠. K리그 감독도 아닌 상황에서 한국선수를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니까요. 이럴거면 차라리 좀 일직 경질했었어야지 하는 생각도 드네요. 경질 시기도, 경질 방법도, 경질 이유도 너무나 실망스럽고 어처구니없게 만든 축협과 기술위원장표 '신의 한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