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가꾸는 참회기도
자비심을 품고 하심을 하며 언제나 미소를 짓고 덕담하며 살면 좋으련만,
다생다겁(多生多劫) 동안의 아상(我相)에 길들여 있고
지은 바 업보를 받아야 하는 중생들에게는 이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상(我相)과 자존심으로 버티며 불행의 늪을 건너야 하는가?
아닙니다. 이때 하는 것이 참회기도(懺悔祈禱)요 발원(發願)입니다.
모든 잘못은 아상(我相)과 이기심(利己心)에서 생겨납니다.
자비심(慈悲心)이 부족하고 하심(下心)을 할 줄 모르기 때문에
그릇된 업을 짓고 불행의 과보(果報)를 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불행의 업이 크면 잘 살고 싶어도 불행의 늪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나’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가 없을 때,
내 마음을 내 마음과 같이 쓰지 못할 때는 불보살님의 큰 위신력에 의지하며 참회기도를 해야 합니다.
참회는 더러운 옷을 세탁하는 일과 같습니다.
온 집 안을 대청소하는 것과 같습니다.
참회는 쓰레기로 가득한 집과 같은 내 마음,
나의 심보와 말버릇과 행동으로 만든 더러운 업장을 소멸시키는 최상의 방법입니다.
그래서 참회하여 원래의 깨끗함을 회복해 가지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불교에서는 참회하는 이에게 절을 많이 하도록 권합니다.
왜 절을 하면서 참회하는 것인가? 절을 많이 하게 되면 아상(我相)이 꺾입니다.
이마를 조아려 거듭거듭 절을 하다 보면 저절로 아상(我相)이 잦아들고 하심(下心)이 되는 것입니다.
이 하심(下心)이 원래 마음입니다.
아상(我相)이 사라진 하심이 되면 그로부터 온갖 행복이 도래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행을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에게 절을 통한 참회를 많이 권하는 것입니다.
그럼 참회하면 업보를 받지 않게 되는가? 하면 그것은 아닙니다.
참회 전이나 참회 후나 모두가 업보를 받되 그 무게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옛날 한 여인이 술주정하는 남자와 결혼하였습니다.
그런데 평소에는 잘 대해주고 멀쩡하던 남편이 술만 마시면 구타하는 것이었습니다.
견디다 못한 아내는 절을 찾아가 스님께 하소연을 늘어놓았습니다.
“스님, 왜 제가 이런 고통을 당하며 살아야 하나요?
도대체 남편과 나 사이에 얽힌 업이 무엇이기에, 멀쩡하던 사람이 술만 마시면 저를 패는 것일까요?
스님, 이를 면할 방법은 없는지요?”
“업장소멸(業障消滅)을 위한 참회 기도하십시오. 기도하다 보면 방법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날부터 그녀는 열심히 절을 하며 참회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부처님! 지난날에 지은 업장, 모두 참회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한 마부가 채찍으로 말을 때리는 모습이 눈앞에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녀 자신이 전생에 마부 노릇을 했고, 남편이 말이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스님께 이를 이야기하자 스님께서는 처방을 내려주셨습니다.
“전생에 당신이 마부로서 말에게 먹이를 주고 정성껏 보살펴 주기도 하였지만,
말이 잘 움직이지 않을 때 얼마나 많은 매를 쳤겠소?
그 과보(果報)로 남편이 된 말이 술에만 취하면 당신을 때리는 것이오.
오늘 집에 가거든 부드럽고 가닥이 아주 많은 방 빗자루를 남편이 볼 수 있는 곳에 놓아두시오.
틀림없이 업장소멸이 될 것이오.”
그날 저녁 술에 취하여 돌아온 남편은 빗자루로 수십 차례 그녀를 때렸습니다.
그러더니 스르르 잠이 들었고,
이튿날부터는 전혀 폭력을 쓰지 않는 금슬(琴瑟)좋은 부부가 되었습니다.
수백 가닥의 빗자루로 몇십 번 내리침으로써,
전생에 맞은 횟수에다 이자까지 모두 받아내었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에서처럼 참회를 제대로 하면 업장을 받되, 쉽게 풀 수가 있습니다.
참회하면 아상(我相)의 산이 무너지면서 하심(下心)이 되고,
하심이 되면 저절로 업장 소멸을 할 수 있는 방편이 나타날 뿐 아니라, 업장이 쉽게 해결됩니다.
그러므로 삶이 힘들고, 미소도 부드러운 말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면
무조건 참회 기도를 하십시오.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고 싶으면 참회 기도를 하십시오.
불보살의 대자비 속에 ‘나’의 업장을 다 맡기는 참회기도를 하는데,
해결하지 못할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렇게 참회하여 업장을 녹이면서 발원(發願)까지 보태게 되면 참으로 금상첨화가 됩니다.
왜? 참회하여 깨끗해진 마음 종이에 대자비심으로 일체중생의 행복을 축원해 주고
불행을 없애주고자 하는 원을 발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발원은 우리 불자들이 법회 때마다 외우는 사홍서원(四弘誓願)이 골격이 됩니다.
중생을 다 제도하고, 번뇌를 다 끊고, 법문을 다 배우고, 마침내는 다 성불하자는 발원!
이 얼마나 거룩한 발원입니까?
아상(我相)을 버리지 않은 자는 이 원을 진심으로 발할 수 없고,
하심(下心)을 하지 않는 자는 이 원을 성취할 수 없습니다.
오직 대자비심이 있는 자만이 이 원을 수용하고 성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모든 불자여! 모름지기 부처님의 법을 깊이깊이 받아들여,
참회하고 발원하고 하심(下心)으로 자비행을 실천하는 참 보살이 되어 봅시다.
우리가 진정으로 참회 발원하고 하심을 하는 자비 보살이 될 진 데는,
얼굴 가득 언제나 미소가 감돌게 되고 묘한 향기가 나는 부드러운 말들이 저절로 흘러나와,
마침내는 ‘나’뿐 아니라 내 가장과 내 이웃과 내 나라를 극락 같은 정토로 변화시킬 것입니다.
나무법계장신아미타불(南無法界藏身阿彌陀佛)
- 혜인 스님 - [법공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