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지지하겠다고 나섰다. 즉 종합소득세(누진세로 최고 세율 45%)의 과세 대상에 주식배당 소득은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것. 분리과세의 경우 세율이 겨우 14%(지방세 포함 15.4%)에 불과하다. 국힘당(윤석열 + 최상목 + 한동훈)이 주창해온 것인데, 민주당이 과감하게(!) 받겠다고 한 것이다.
이 경우, 주식투자자들은 '감세 천국 대한민국'에 살게 된다. 특히 배당소득이 많아서 그간 종합소득세 최고세율이 불편했던 주식 부자들에게는(여기에는 이재용 등 재벌가문 역시 포함) '천국'이 열리게 된다.
이들에게는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금투세)도 없고,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배당소득세)는 이렇게 낮아지며, 더구나 거래에 대한 과세(주식거래세) 역시 이미 낮아졌다. 한마디로, 주식을 보유/거래/양도해도 특혜에 또 특혜를 받느다. 주식 투자자는 한마디로 '특권층'의 사회경제적 지위, 거의 과거 귀족양반 대접을 받게 되었다.
이것은 부동산과 극명하게 대비되는데, 부동산/주택의 경우, 양도소득에 대한 중과세에,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의 경우 2천만원 이상부터는 종합소득세(최고 세율 45%)로 과세되며, 거래에 대해서도 취득세/등록세를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부동산/주택의 경우 보유 그 자체에 대해 과세(재산세 + 종부세)되는데 반하여, 주식 보유는 전혀 과세되지 않는다 => 주식(등 금융자산) 보유에 대한 과세가 바로 '부유세'이다.
주식과 부동산이 이렇게 '차별적인 대우/지위'를 받으면서 주식 투자자들이 엄청난 특혜를 누리는 까닭은 한국의 정치권 및 사회운동, 여당-야당, 진보-보수 양측의 머릿 속에 확고하게 자리잡은 통일적 인식/테제 : "부동산(특히 주택) 투자는 '투기적'이지만(즉 비생산적), 주식 투자는 '생산적'이라는" 명제/인식 덕택이다. => 이 테제 자체가 웃기는 망상이다.
더구나 주식투자 인구가 1천4백만, 1천5백만으로 증가하면서 이들의 이해관계가 선거정치를 좌우하게 되고, 여당 야당 할 거 없이 이들의 이익에 영합하려 든다. 윤석열/국힘당이 지난 4월 총선에서 금투세 폐지를 선거용 공약으로 들고 나오고, 여기에 민주당 역시 맞장구를 치면서 (역시 선거용 잔머리를 '정무적 판단'이라고 정당화하면서) 급기야 금투세 폐지에 이르게 되었다. 게다가 이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까지 민주당이 찬성한다고 한다.
미국과 영국에서 이런 수준까지 '주식 부자 감세'를 추진했던 자들이 레이건 + 댓처 + 부시였다. 요즘 트럼프 공화당 역시 대동소이. 그리고 레이건과 댓처의 경제사상을 신자유주의라고 부르고 (학자들은), 미국에서는 그것을 신보수 = New Right(뉴라이트)라 부른다. 그리고 미국의 신보수 = 뉴라이트의 경제사상을 고스란히 수입/수용한 것이 한국의 보수 세력(국힘당) = 뉴라이트이다.
그런데 한국의 민주당이 <신보수 = 뉴라이트의 경제사상>을 과감하게 수용하기 시작한 것처럼 보인다. 정말 과감한 행보이다. 과연 내가 잘못 본 것일까? => 제발 사실이 아니기를 희망한다.
이런 식으로 '부자 감세 기조'로 민주당이 나아간다면, 한국에서 복지국가를 만드는 꿈은 영원히 사라진다. 이런 식의 민주당이 차기 선거에서 집권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라는 심각한 의문/질문이 제기된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민주당 내에서 진행되는 이러한 '과감한 우 클릭'에 대하여 무슨 치열한 토론과 논쟁도 거의 안보인다는 점이다. 정책과 비전을 둘러싼 토론과 고려보다는 '선거 공학적 판단'(즉 정무적 판단)이 지배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정무적 판단'이라는게 실은 "약삭 빠른 표계산"일 뿐이니, 대다수 국민들에게 '감동과 가슴벅참'을 주기에 택도 없는 이야기들 뿐이다.
암담하다. 이 나라의 정치가.. 이 나라의 미래가.
땀 흘려 노동해서 먹고 사느라 주식투자할 여유 돈조차 없는 다수 국민들에게 아부하고 눈치봐도 모자라는 판에, 불로소득 투자자들에 아부하고 눈치보면서 사실상 극소수의 주식 부자들에게 특혜와 특권을 선물해주는 자들이 '민주주의와 진보'를 입에 올리고 있다니 ㅠ
첫댓글 잘~~계시죠?
한결 같은 님이 시네요! ㅎ
감세는 보수의 언어 입니다!
진보가 보수의 감세 프레임에 녹아나면 안된다는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라는 조지 레이코프 책과 도넛 경제학(케이트 레이워스)을 아주 어렵게 읽고 있는데(ㅋ노안으로)
~~금투세 추진 해야 된다는 진성준 정책의장에 공감 했으나 이번은 지도부~이재명 대표의 결심,결단에 동조 했으나 중도,보수 겨냥~외연 확대 운운에는 단호히 반대할 것이며 진보는 진보 언어를 사용 하는 것이 오히려 선거,정무적 판단이 맞을것 이다 라고 저 개인적으로 생각 해요!
좋은 벗님의 의견과 저의 의견이 모두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