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국화, 가녀린 줄기에서 하늘거리는 모습과 짙은 청보랏빛에 반해 무척 좋아한다
이렇게 많은 수레국화를 만나다니...
10% 개화 때 남편과 가고, 언니와 고모와의 모임장소를 이곳으로 이끌어 약 30-40% 개화한 모습을 보고 감탄했는데
수레국화를 좋아하는 짠딸과 주말에 갔을 때는 50-60% 개화해서 감동을 배가시켰다
수레국화, 널 만나러 세 번이나 달려간 내 맘을 받아주겠니?
짠딸은 목장 초입의 개양귀비꽃과 어우러진 작은 수레국화밭을 보고
"우왕~~ 수레국화다!"
하며 달려간다
"얘야. 여기는 뜰안의 텃밭정도밖에 안 된단다"
"진짜??"
우왕~~
우왕~ 너무 예쁘다
연신 비명 아닌 비명을 지르는 짠딸
이 넓은 수레국화밭이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건 나도 마찬가지다
짙은 청보랏빛 고급스러운 물결이 칠 때마다 가슴도 일렁인다
벌써 세 번째 방문인데도 마냥 좋으니 또 가자고 해도 마다하지 않을 것 같다
엄마 화보를 찍어주겠다며 열심히 카메라 각도를 조정하는 짠딸
사실 나의 사진 중엔 짠딸의 지분이 가장 많다
맘에 드는 사진은 거의 짠딸이 찍어준 사진이다
나도 열심히 찍어주건만
젊은 감각에 맘에 드는 컷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고슴도치인 엄마 눈엔 무조건 다 이쁜데......
하늘거리는 수레국화 사잇길을 걷고 또 걷고 언덕까지 올라왔다
그래, 여기서 내려다보며 잠시 멈추어보자
바람이 솔솔 불어 걸어 다니며 살짝 났던 땀을 식혀준다
오늘 구름이 있는 날이라서 덥지 않고 맘껏 걸어 다닌 것 같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수레국화의 흔들림에 잠시 시간이 멈추인듯 하다
한참을 앉아있는데 다정한 부부가 서로를 찍어주느라 바쁘다
짠딸이 얼른 두 분 함께 찍어드리겠다고 하니 고맙다고 보온병의 커피를 나눠주신다
수레국화 물결을 보며 마시는 커피는 또 얼마나 맛있게요
아쉬움에 다시 보랏빛 물결을 걸어 출구까지 천천히 걸어 나가기로 한다
벗어나면서 자꾸만 뒤돌아보게 되는 미련을 잔뜩 흘리고 이곳을 떠난다
나가는 길에 화려한 개양귀비꽃도 피어있고
노랗게 익어가는 보리밭도 있건만
수레국화와 사랑에 빠진 우린 그다지 큰 감흥이 없다
새들이 모여있는 곳을 지나는데 공작새가 날개를 펼치고 있다
그런데 공작새 날개가 다 펼치기엔 공간이 너무 좁다
공작새 방좀 더 넓혀주세요
날개는 펴고 살아야죠
점심은 카페 <우유농가>에서 천천히 음미하기로 한다
음식 맛이 예사롭지 않다
아주 맛나다
이 높은 곳에서도 수레국화밭은 보이지 않는다
이 태신목장이 얼마나 넓은지.....
오는 길엔
도로변에서 직판하는 애플수박 몇 개 사 오기.
내가 원했던 크기의 수박이라 좋다.
한 번에 다 먹을 수 있는 애플수박 아주 좋아요.
늘 그 시기가 되면 그리워 달려가게 되는 꽃구경에 내년부턴 수레국화 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