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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도의 금융 포용성 확대 노력
인도 정부와 중앙은행(RBI, Reserve Bank of India)은 지난 10년여에 걸쳐 금융 포용성 확대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다음과 같은 여러 조치를 내놓았다. 우선, 더 많은 국민들이 은행계좌를 보유하도록 촉진하는 내용을 담은 2014년의 공공금융계획(PMJDY, Pradhan Mantri Jan Dhan Yojana)은 금융 포용성 확대와 관련하여 인도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의 변곡점이었고, 이후 금융계좌, 신원확인증(Aadhaar), 휴대전화 번호를 연동하는 잼(JAM, Jan Dhan, Aadhaar and Mobile) 생태계도 도입되었다. 그 외 인도에서 추진 중인 포용성 확대를 위한 금융사업에는 ▲여아 보호와 생존 보장에 초점을 맞춘 저축상품(SSY, Sukanya Samriddhi Yojana) ▲18~50세 인구 대상 사망 시 20만 루피(INR, 한화 약 320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생명보험(PMJJBY, Pradhan Mantri Jeevan Jyoti Bima Yojana) ▲사고로 인한 사망 혹은 완전장애 피해자에 20만 루피(한화 약 320만 원), 부분장애 피해자에 10만 루피(한화 약 160만 원) 를 지급하는 상해보험(PMSBY, Pradhan Mantri Suraksha Bima Yojana) 사업이 있다.
또한 대출 분야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정부 구상에는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가 2015년 4월 8일에 발표한 PMMY 계획(Pradhan Mantri MUDRA Yojana)이 있는데, 여기서 MUDRA는 소규모주체개발·재대출공사(Micro Units Development and Refinance Agency)를 의미한다. PMMY는 기업이나 농장으로 분류되지 않는 소형·초소형 기업체에 최대 100만 루피(한화 약 1,600만 원) 상당의 대출을 제공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며, 대출 자금은 상업은행, 지방농촌은행(RRB, Rural Regional Bank), 소액대출은행, 소액금융기관(MFI) 및 비은행금융기업(NBFC)이 공급한다. 아울러 인도에는 정부가 지원하는 공식 구상 이외에도 각종 MFI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여성 기업활동 대출 지원사업도 존재한다.
한편 2017년에 발표된 농촌 디지털 문해력 교육(Rural Digital Literacy Movement)을 비롯한 디지털 인디아(Digital India) 관련 구상도 금융 포용성 확대를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했고, 대부분의 거래에서 모바일 결제와 영수증 발급을 가능하게 만든 통합결제인터페이스(UPI, United Payments Interface)의 도입도 여성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간편한 대금결제 서비스 이용을 가능하게 했다.
인도 정부는 2014년을 기점으로 상기한 바와 같은 다양한 금융 포용성 확대 구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들 계획은 은행계좌 보유를 참여의 전제조건으로 한다는 점에서 인도의 금융 포용성을 늘리는 상보적 효과를 냄과 동시에 여성의 저축, 대출, 보험 부문 참여를 크게 증진시키는 데에도 일조했다.
이처럼 인도의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금융 포용성 확대를 위한 노력을 전개하면서 관련 지표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RBI는 최근 금용포용성지수(FI-Index, Financial Inclusion Index)를 집계하기 시작했는데, 이 지표는 금융상품의 접근성(비중: 35%), 사용량(45%), 품질(20%) 등 3대 척도와 각각을 구성하는 다수의 하위 요소로 구성된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2021년 3월 기준 인도의 FI-Index는 53.9점으로, 4년 전인 2017년 3월의 43.4점에 비해 유의미한 진전을 보였다.
<그림 1> 인도의 FI-Index
자료: RBI
아울러 RBI는 2018년 3월 이후의 디지털 결제 활성화 수준을 평가하는 디지털결제지수(RBI-DPI, Digital Payments Index)도 집계하고 있다. 2021년 3월 인도의 DPI는 270.59점을 기록해 전년 동월의 207.84점에 비해 크게 상승했고, 이러한 성장은 인도의 디지털 결제 도입 및 심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2016년의 고액권 지폐 폐지 및 이를 뒤따른 디지털 결제수단 공급 확대 정책도 DPI가 급속하게 증가한 계기가 되었으며, 실제로 RBI가 결제수단 관련 지표를 공개하기 시작한 것도 고액권 지폐 폐지 직후의 일이다. 이외에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난 점도 디지털 결제 수요 증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2. 금융 포용성 확대가 여성 권익신장에 가져오는 영향
금융 포용성 확대는 인도 여성의 권익신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기존의 금융접근성 장벽이 혁파되고 금융 서비스 접근성이 늘어나면 여성은 향상된 경제적 자립성과 결정권을 바탕으로 국가 발전에 더욱 많이 기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금융 포용성과 강화된 여성 역량의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되기 위해서는 금융 문해력 개선, 성인지적 정책 수립, 포용적 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은행(World Bank)의 글로벌 핀덱스 데이터베이스(Global Findex Database)에 따르면 지난 2017년에 인도 여성의 제도권 금융 서비스 이용률은 48%로 남성의 제도권 금융 서비스 이용률인 55%에 비해 낮은 수준을 기록하였으나, 해당 통계 발표 이후 지난 수 년간 상기한 다수의 제도에 참여하는 여성의 비중이 상당히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인도 최대 상업은행인 인디아스테이트은행(SBI, State Bank of India)에서 최근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지정상업은행(scheduled commercial bank)의 적금 상품 이용객 중 여성의 비율은 2020/21 회계연도 15%에서 2021/22 회계연도 35%로 획기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아울러 촌락 지역의 적금 상품 이용객 중 여성 비율은 2019/20 회계연도 37%에서 2021/22 회계연도 66%로, 그리고 준(準)도시 지역의 해당 비율은 2019/20 회계연도 29%에서 2021/22년 회계연도 41%로 증가했다. 한편 지정상업은행 예금액에 관한 RBI 자료에서도 2021/22 회계연도 여성 예금주의 비중이 2014/15 회계연도 대비 4.3% 상승했고, 약 6,700만 명의 신규 여성 고객이 적금 상품의 혜택을 보았다1). 인도 정부의 PMJDY 웹사이트2)에서는 지금까지 해당 프로그램 이용 고객이 약 4억 9,000만 명, 예금액은 약 1조 9,800억 루피(한화 약 31조 6,000억 원), 은행 대리점(mitra) 수는 8만 5,000개를 달성한 것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PMJDY 계좌 보유자 중 56%가 여성이다3).
니르말라 시타라만(Nirmala Sitharaman) 인도 재무장관은 PMJDY 출범 8주년을 기념하는 연설에서 예금주의 동의를 얻어 은행계좌, 신원확인증, 휴대전화 연동으로 만들어지는 JAM 체계가 금융 포용성 생태계의 중핵임을 강조하고, 이 를 통해 정부가 직접이전(DBT, Direct Benefit Transfer) 방식으로 제공하는 복지사업 혜택이 수혜자에게 즉각적으로 전달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금융 포용성 생태계를 위해 구축된 각종 체계가 코로나 19 팬데믹 당시에도 농가 최저소득 지원사업(PM-KISAN)에 따른 보조금, 그리고 빈곤층 팬데믹 극복패키지(PMGKP) 사업에 따라 PMJDY 계좌를 보유한 여성에 지급되는 지원금을 적시에 원활하게 처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도 평했다. 팬데믹에 따라 인도 전체에 봉쇄 조치가 내려졌던 당시의 10일간 PMJDY 여성 예금주에 지급된 지원금 수령자는 2억 명을 넘어선다.
그렇다면 아래에서는 서론에서 언급했던 PMMY 관련 자료를 통해 인도 여성의 금융 참여도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먼저 본 사업이 규정한 계좌를 보유한 여성 기업가의 수는 2020/21 회계연도에서 2021/22 회계연도까지 15.4%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같은 기간의 대출액 성장률은 26.7%였다(<그림 2> 참조).
<그림 2> PMMY 수혜계좌 보유 여성의 수 및 대출액 추이
자료: MUDRA
한편 2015/16 회계연도에 초소형 사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된 인도의 73차 전국표본설문조사(NSS, National Sample Survey)는 PMMY가 중소기업 부문에서 활동하는 여성에게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유용한 자료이다. 이 자료에 의하면 조사 대상지의 미등록 사업체 중 60%는 서비스 부문에 종사하고 있고, 도시 지역에 소재한 초소형 사업체의 수는 이전 67차 NSS 당시에 비해 16%(요식·접객업종의 경우 1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었다. 대다수가 정규 노동자 고용 없이 자가경영 형태로 운영되는 이들 초소형 사업체는 그 수가 상당히 많고, 특히 도시 지역 접객·요식업종에서는 전체 사업체의 15.2%의 비중을 차지한다. 2015/16 회계연도 기준 초소형 사업체에 고용된 근로자는 이전 NSS시행 시기에 비해 6.7% 늘어난 약 1억 1,130만 명이고, 이들 중에서 55%는 도시, 45%는 촌락 지역 거주민이다4).
2015년 4월 8일에 출범한 PMMY계획은 소득 창출 활동에 종사하는 초소형 사업체에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대출 접근성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 초점을 둔다. MUDRA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추진되는 본 사업은 모든 참여 은행이 소득 창출 활동에 종사하는 초소형 사업체에 최대 100만 루피(한화 약 1,600만 원)의 대출을 제공할 것을 의무화하며, MUDRA는 PMMY에 의거한 대출을 진행하는 은행 및 대출기관의 개별 소요에 따라 자금 공백을 메꾸는 재대출 업무를 담당한다. 또한 사업 참여기관이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MUDRA의 대출 보증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인도는 2016년에 여성 및 지정카스트 및 지정부족(Scheduled Caste/Tribe) 구성원이 100만~1,000만 루피(한화 약 1,600만~1억 6,000만 원) 규모의 대출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의 스탠드업 인디아(Stand-Up India) 구상을 발표했고, 이외에 빈곤 완화, 여성 권익신장(재정지원, 역량개발, 생계지원 등)에 방점을 둔 전국농촌생계지원제도(NRLM, National Rural Livelihood Mission)도 신설되었다.
다음으로는 인도의 소액금융 분야에서 여성 참여율이 어떠한 진전을 보이고 있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인도 소액금융협회(Sa-Dhan)가 출간한 2022년 인도 소액금융보고서(BMR, Bharat Microfinance Report)에 의하면5) 소액금융기관 이용객 중 99%는 여성이며, 소액금융기관은 같은 공동체에 거주하는 10~20여 명의 여성으로 구성되어 공동의 재정·사회적 필요에 자체적으로 대응하는 자구조직(SHG, Self-Help Group)과 연계해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부터 2022년까지 소액금융기관의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여성의 수는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해당 부문은 인도 정부가 여성에 초점을 맞춘 대규모 구상을 시행하기 이전부터 여성의 금융 참여도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해 왔다. 2022년 기준 소액금융기관 부문에 종사하는 약 19만 5,000명의 근로자 중 여성의 비중은 13%를 기록해 2021년의 10%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림 3> 인도 내 소액금융기관 대출상품 이용객 중 여성 비중 추이
자료: Sa-Dhan, 인도 소액금융보고서(2022)
3. 결론: 성과 및 앞으로 나아갈 길
인도 정부가 추진하는 대표적 계획에서 여성의 참여도가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여러 자료를 고려하면, 인도의 금용 포용성 확대 노력은 여성의 권익신장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도 정책결정자들은 금융 포용성 관련 논의의 자리에서 여성 권익신장에 대한 관심을 자주 피력하는데, 예를 들어 RBI의 마이클 파트라(Michael Patra) 부총재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밝힌 바 있다6).
합리적 가격의 기초 금융 서비스 접근성을 제고한다는 취지의 금융 포용성 확대는
60개국 이상이 추진하는 정책 목표가 되었고,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및
이에 관한 G20의 행동계획을 실현하는 데에도 중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금융 포용성 확대가 직접적으로 가져오는 경제적 순효과에는
저축액 증가, 송금 여건 개선, 세수 확대, 효과적 자금 이전이 있다.
하지만 금융 포용성 향상은 단순히 경제의 양적 성장 가속화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빈곤 퇴치, 불평등 완화, 여성 권익신장과 같은 여타 발전목표 달성을 도움으로써
성장의 질을 높이는 기제로 폭넓게 인식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RBI의 또 다른 부총재인 라제스와르 라오(M. Rajeswar Rao)도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비제도권의 유연성과 제도권의 견고성 및 가격 접근성 간 시너지를 추구한다는 취지의 혁신 모델인
자구조직-은행 연계 프로그램(SBLP, SHG-Bank Linkage Programme)은 30년 전인 1992년에 출범했다.
당시부터 지금까지 인도는 금융부문에서 배제되어 있었던 계층도
공식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여러 정책적 조치와 접근을 수행했고,
SBLP를 통한 소액금융 접근성 확대 노력이 나타난 이후
다수의 소액금융기관들도 공동책임조직(JLG, Joint Liability Group)을 기반으로 이러한 노력에 동참했다.
1992년 시범사업 형태로 출발했던 SBLP에는 2022년 3월 기준 674만 개의 SHG가 가입해
총 1조 5,000억 루피(한화 약 24조 원)의 자금을 대출받았으며,
이는 빈곤층, 그중에서도 여성의 사회·경제·금융적 권익신장에 일조하고 있다7)
상술한 평가를 바탕으로 인도가 앞으로 여성 금융 포용성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에는 남녀 형평성 제고, 가용 금융 서비스에 대한 홍보 및 인식 강화, 금융 문해력 제고 사업 등이 있다. 또한 금융 포용성 확대를 바탕으로 여성의 권익을 보장하려는 노력이 진정한 성과를 거두는 데에는 정부와 금융기관, 비정부기구, 교육기관을 아우르는 포괄적 접근법 채택도 중요한 요소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 각주
1) Ecowrap,18, 2023, SBI research.
3) https://www.pib.gov.in/PressReleasePage.aspx?PRID=1854909
4) Acharya Debashis and Bibekananda Panda (2022), Targeting Stimulus Schemes for Small Businesses, The Hindu Business Line, May 11.
5) https://www.sa-dhan.net/wp-content/uploads/2023/05/BMR-2022_c.pdf
6) https://rbi.org.in/scripts/FS_Speeches.aspx?Id=1194&fn=2754
7) https://rbi.org.in/scripts/FS_Speeches.aspx?Id=1336&fn=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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