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 레퀴엠은 요즘 내가 즐겨 듣는 음악이다. 이건 정말 대단한 음악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이토록 훌륭한 음악을 왜 몰랐을까?
여기에서는 베르디 레퀴엠의 최고의 감동을 선사하는 연주를 소개하려고 한다. 바로 베르디 서거 100주년 추모 음악회로 베를린 필하모니 홀에서 2001년에 열렸던 음악회 실황 DVD이다. 안타깝게도 이 DVD는 CD로 발매는 안 된 모양이다.
이 DVD는 아바도가 병마와 싸우면서 초췌해질대로 초췌해진 모습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음악적 완성도는 무엇보다도 높다. 아니 이것은 문자 그대로 "최고의 감동"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느끼게 한다. 아바도의 음악에 대한 헌신적인 자세. 이 자체로 이 연주는 영원토록 빛을 잃지 않으리라 본다.
자 그럼 DVD의 중요 장면을 살펴보면서 그 감동을 조금이나마 나누어보자.
베를린 필하모니 홀의 전경이다. 연주가 시작되기 전의 모습이다. 세계적으로 음향효과가 뛰어난 음악회장 중에 하나이다. 정말 규모가 거대하다.
연주를 하는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독창자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잡아보았다. 정말로 거대한 음악임에 틀림없다.
아바도는 건강이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혼신의 힘을 다한 최고의 연주를 들려주었다. 각 파트, 독창자, 합창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는 정말로 존경심이 절로 일게 하는 모범적인 지휘자 상을 보여주었다.
안젤라 게오르규. 이 시대의 디바라고 칭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이 연주회에서도 그녀의 목소리는 맑고 투명하면서도 강력한 힘이 있었다. 아무리 커다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음향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진주와도 같다.
진노의 날 Dies Irae 는 베르디 레퀴엠 중에서도 가장 귀에 친숙한 부분이다. CF 등에서 많이 사용이 되어서 그럴 것이다. Allegro agitato로 이어지는 진노의 날은 정말로 강력한 음향을 자랑한다. 이 부분은 볼륨을 키웠다가 자칫 스피커를 손상시킬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서의 아바도의 정말 신들린 듯한 지휘는 인상적이다.
입을 닦는 듯한 고통스러운 아바도의 표정. 정말 감동. 감동이다.
이 부분은 내가 눈물을 흘리면서 들었던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 (Libera Me)" 부분의 연주 모습을 보여준다. 다음 3장면까지 계속 이어진다.
리베라 메 부분은 베르디 레퀴엠의 마지막 곡이다.
"주여!!! 주께서 불로 심판하러 오실 그날...천지가 진동할 그 끔찍한 날. 죽음으로부터 나를 구하소서!!"로 시작하는 이 부분은 소프라노의 독창과 함께 오케스트라의 비상한 음향이 조화된다. 가사의 의미를 곱씹으면서 들으면 절로 눈물이 쏟아진다.
연주가 끝났으나 오랫동안 청중들은 조용하다. 지휘자도 기력을 다 한 표정이다.
청중들의 환호와 함께 연주진의 인사.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답례. 얼굴에 만족이 가득하다. 아바도가 "음악이 나를 살렸다!"고 한 말은 여기에서 이해가 된다. 정말로 이런 음악을 접하면 몸 안에 나쁜 것들이 다 사그러지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정말로...
청중들의 기립 박수는 이 날 연주회의 뜨거운 분위기를 전달하는 듯 하다.
지금까지 주요 장면을 토대로 아바도의 2001년도 베를린 필 공연 실황 <베르디 레퀴엠 연주>를 살펴보았다. 이 연주는 정말로 감동적인 연주였다.
최근에 CD를 구입한 건 카라얀이 연주하는(1985년 녹음)음반인데, 이 음반도 감동적이지만, 아바도의 실황 연주는 실황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담뿍 담고 있는 연주라고 생각된다. 어서 CD로도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첫댓글 휴...올려 주신 몇장의 스틸만으로도 그 감흥이 전해져 오는 것 같습니다. 꼭 한번 구해서 봐야겠다는 다짐..
그렇죠? 저도 베르디 레퀴엠 연주 중 최근에 나온 것 중에 최고였다는 생각을 해요... 음색도 명료하고 특히 가수 중에 이 시대 최고의 소프라노 가수 중 한 사람인 안젤라 게오르규는 기가막힌 음악을 들려줍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아... 보여주셨던게 이거 였군요~~~ㄳㄳ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