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 29일 연평도 해상에서 벌어졌던 북한과의
교전을 다루고 있는 영화다. 벌써 13주년.그 당시 이 사건을
축소하여 보도하고 기록하였으므로 사실 나같은 일반 국민들은 마치
교통사고를 보듯 했던 것 같다. 다만 내게 기억나는 것은 한가지 있다.
그날 죽은 한 병사의 아내가 한국을 원망하며 미국으로 떠나간
이야기였다. 나라를 위해 죽은 사람을 그렇게 무심하게 대하는 나라에서는
도저히 살 수 없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는 잊어버렸다.
집권당과 대통령의 잘못이라고 이제와서 들춰봐야 모두 우리의
치부일뿐이다. 분단의 아픔 그 자체를 우리 스스로, 특히 분단의
현실을 남의집 불보듯 하는 젊은이들 스스로 통렬하게 자각하게
하는 '연평해전' 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졌음을 다행스러워 할
일이다. 그날의 비극적인 사건을 스크린으로 가져와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우리의 현실을 되새기게 되었음을
감사할 일이다.
월드컵 축구대회의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둔 6월29일 오전10시25분,
연평도 서쪽 14마일 해상 서해 북방한계선 남쪽3마일 지점에서 발생.
서해교전으로 불리다가 제2연평해전으로 격상되었다.
북한의 꽃게잡이 어선을 경계하던 북한 경비정 2척이 남한측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면서 계속 남하, 북한 경비정이 갑자기 선제
기습포격을 가해 우리 해군 고속정 참수리 357호의 조타실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이면서 교전은 25분간 지속되었다.
전투장면이 참으로 오래도록 지속되어서 여자인 나는
지루하다고나 할까 식상하다고나 할까 아뭏든 하품이
자꾸 나오려고 했고 몸을 자꾸 뒤척이고는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실제 전투 시간과 똑같이 연출했단다.
치열했던 전투 장면을 그대로 30분간이나 관객들에게
전달했고 군인들의 공포와 혼란을 그대로 재현했단다.
어느나라 어떤 영화에서도 전투를 이처럼 적나라하게 표현한
적은 없었다니. 우리나라 영화인들이여 화이팅!!!
조타수 한상극이 조타대에 으스러진 손을 동여메고 끝까지
조타대를 지키는 장면, 박동혁 의무병이 병원으로 실려와서 80일간의 투병 끝에
그만 눈을 감자, 말을 못하는 어머니의 미칠듯이 오열하는 장면 앞에서
나는 참았던 눈물을 쏟고야 말았다. 그것이 관객의 감동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약간의 허구를 가미했다 해도. 본질은 그대로이니까.
영화 마지막으로 실제 존재했던 인물들의 육성과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써 미어졌던 가슴을 더욱 절절하게 만들었다.
영화가 끝난 직후라서 일어서서 나가려던 사람들이 모두
자리에 앉을만큼 우리를 숙연하게 했다.
스무살 안팍의 청춘들이 얼마나 장하게 싸우다 죽어갔는가
정장 윤영하 소령, 한상국 중사, 조천형 중사,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박동혁 병장.
자랑스러운 대한의 아들들이여
그대들이 있어 오늘의 우리가 있습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