咸朴山 산행사진

[신동천]

경기도 용인시 이동면의 명지대학 뒷산에 있는 함박산은 주위의 표고(標高) 높은 지형 때문에 잘 보이지 않지만 용인의 산 중에서는 높은 편의 산이다. 시내에 가까우면서도 독특함이나 개성이 없는 산이어서

찾는 이가 적어 등산로가 확실치 않아 접하기가 쉽지 않다.

산 이름은, 옛날 노아의 방주(方舟) 이야기 같이 큰 홍수가 천지를 개벽할 때 용인의 모든 산과 들이 물에 잠겼는데 이 산 봉우리만 함지박만큼 남았다고 하여 함박산이라 명명했다 한다.

또 한남정맥종주(漢南正脈縱走)의 경유지여서 그것을 목적으로 하는 등산객 외에는 좀처럼 찾지 않을 산이다. 한남정맥은 장백정간(長白正幹)과 13정맥의 한 구분으로 한강유역과 경기 서해안 지역을 분계(分界)한다.

 대학건물 뒷면과 함박산 사이에 난 신기낚시터의 맨 왼쪽길을 지나 산기슭에 다다르니 "명지등산로" 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주변이 숲으로 둘러쌓인 이 낚시터는 준(準)계곡형으로 붕어, 잉어, 송어, 향어 등이 잘

 잡힌다고 하는데 수질은 맑고 깨끗하지 않다. 

 무성한 신록 사이에서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노라면 세상 시름을 다 잊을 것 같다. 단, 물고기가 안 잡히면 

 또 그렇게 지루할 수 없어 낚시란 결국 자기와의 싸움이다. 수면 4,500 평에 입어료(入漁料)는 3만원.

 도중 잠시 휴식. 오랜만에 온 신한철이 지친 모습으로 앉아 있는 게 보인다.

 중부지방에 게릴라성 소나기가 온다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날이 덥고 습도가 높아 땀이 꽤 난다.

 길 양옆에는 온통 갈색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어 아무데나 앉아도 이불처럼 푹신하다. 요즘은 산성비로

 낙엽이 좀처럼 썩지 않는다는데 이렇게 녹지 않고 계속 쌓여만 가면 나중엔 어떻게 될까? 

 < 이하 2장은 인용사진>

 정상(350.5m)이라고 해야 아무런 장식이나 전망은 없고 사각 표지석 하나가 전부인데 그 간 많은 산을

 올라가봤지만 이렇게 수수한 정상은 처음이다.  

 주변에 둥근 웅덩이가 여러 개 파여 있고 참나무 심을 준비를 해놓아 이제서야 무언가를 꾸미던가 설치

 하는 것처럼 보인다.  

늠름한 여성 4인조.

 명지대 전경. 용인캠퍼스는 자연계로 자연과학, 공과, 예술체육, 건축학과가 있고 서울 남가좌동캠퍼스는

 자연계로 인문, 사회과학, 경영, 법과, 법정, 경상학과가 있다. 

 정상을 내려오다가 길이 두 갈래로 갈리자 7명은 바베큐 준비를 위해 우측 길로 빠져 이마트로 향해 가고

 나머지 7명은 능선을 따라 오르고 내리기 산행을 계속했다. 잠시 가다보니 왼편으로 넓게 시야가 트이면

 서 눈 앞 사면(斜面)에는 새로 만든 석조 납골당 다섯 기(基)가 나타나고 능선 멀리로는 남쪽산을 꽉 메운

 서울공원묘지가 내려다 보인다. 길이 끊겨 여기서 부터는 어떻게 가야하나 하고 좀 망설이자 마침 납골묘

 옆 숲속에 난 오솔길이 보여 그 사이로 들어가 드문드문 서 있는 커다란 송전탑을 거쳐 명지대 기숙사 쪽

 을 향해 분주히 내려갔다.

녹음(綠陰) 짙은 잡목림 사이로 걸어 내려가는 7인의 동료들.  지면이 부드러워 위험한 곳이란곤 한 군데도 없다.

둘이 좀 더 밀착하면 멋질텐데.

이곳이 명지 엘펜하임.  고급 아파트인줄 알았더니 노인요양시설인 실버타운으로 깨끗하고 질서정연한

7개 동(棟)이 산 아래에 가지런히 자리 잡고 있다. 너무 조용해서 과연 사람이 살고있나 하는 느낌이 든다.  광고에는 명지대 용인 캠퍼스에 위치해 도시생활의 편리함과 전원생활의 쾌적함을 동시에 누릘 수 있다고 선전하나 외부와 동떨어지고 고립된 감을 준다. 내부에는 식당,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의료원 등의 뛰어난 시설이 있다고 하지만 외부는 온통 콘크리트 건물이어서 건조하고 삭막해 보인다. 그래도 이곳에 들어오는 사람은 행복한 자들이다. 이 세상엔 늙고 병들어 쓸쓸히 죽어가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많으니까.

꽃과 남자.

대학으로 들어가는 길 입구에 핀 이름 모를 꽃들.

색이 곱고 예뻐서 찍었는데 사진은 실물만 못하다. 

조태형 집무실. 

아래에선 바베큐 준비가 한창이다. 그릴통 밑에 참숯을 넣어 불을 붙이고 그 위에 스텐석쇠를 걸쳐놓는다. 

버섯-호주산 쇠고기-돼지고기 삼겹살-식빵 순으로 굽고 마지막에 라면을 끓이기로 했다.

긴 테이블 두 개를 조립해서 상추, 깻잎, 마늘, 고추, 김치, 참기름 친 소금에 오미자를 위주로 얼음에 잰 소주, 맥주, 콜라를 올려 놓았다.

뜨거운 열기로 고기 굽는 것도 고역(苦役)이다. 

바베큐(barbecue)란 돼지나 소 등을 통째로 굽는 요리여서 이 경우는 단순히 "숯불고기구이"라고 해야 할까?

블록 위에 목판 두 장을 얹어 만든 급조 식탁 앞의 네 마나님들.

이번엔 돼지고기.  삼겹살엔 비타민B와 단백질, 인, 칼륨 등이 많이 들어 있고 미네랄이 풍부해 간장 보호와 피로 회복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숯불에 기름이 떨어지면 연기가 많이 나고 연기에 고기가 거슬려서 까맣게 타버리니 잘 구워야겠다.

날씨가 더워지면 몸에서 땀이 배출되고 수분이 급격히 감소해 신체가 나른해지고 수면장애를 겪는다.  나이 들어 힘들다고 가만히만 있으면 몸이 점점 더 약해지니 이것 저것 잘 먹고 부지런히 운동해서 강인한 체력을 기르자.

다음 주도 즐거운 산행과 맛있는 파티가 이어지니 많이 참가하기 바람. 

[김범규]

즐거운 산행, 훌륭한 바베큐.. 최곱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