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라톤을 완주한 후에는 완주기를 ,ㅅ는데 어제 장흥대회 완주기를 쓴 것을 올리는데 별걸아닌것을 올려 좀 부끄럽네
76회 제4회정남진장흥마라톤 09-02-15 70197 3:26:14 자봉 박근광
아름다운 탐진강
이번에도 역시나 대회 홈피에 동반주 도우미를 찾는다고 풀칠을 했다. 내내 연락이 없어 아무나 잡고 달리자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토요일 저녁 8시쯤 고흥우주마라톤클럽 박근광이라면서 도와 주겠다고 연락이 왔다. 박근광님은 3시간 10분이하로 달리는 고수였다. 내일은 힘 자라는데까지 뛰어 봐야지 생각하면서 편안히 잠자리에 들었다.
장흥의 아침은 겨울답지 않게 따습한 날씨에 탐진강을 낀 아담한 도시였다. 아직은 처음가보는 대회가 많은데 이곳 역시 처음 참여하는 곳이라서 모든 것이 새롭다. 마라톤이 아니면 어떻게 전국 방방곡곡을 뒤질 수 있었겠는가?
나는 고흥우주마라톤 텐트로 가서 박근광님을 만났다. 근광님은 막상 자봉한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그래서 그냥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하자고 했다. 이곳 장흥은 국민마라토너 이봉주선수가 훈련하는 곳이란다. 그래서 오늘 우리와 같이 달린다 선수들은 손에손에 나누어 준 풍선을 들고 출발 폭죽 소리에 맞춰 풍선을 날리며 달려 나갔다. 평화로운 시골도시에 하늘은 풍선으로 수놓고 형형색색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은 탐진강을 벗삼아 장흥과 하나가 되었다. 우리는 나란히 장흥땅을 달렸다. 담양마라톤클럽 회장님이 옆에 같이 하여 주시며 물도 집어 주고 재미난 농담도 던져가며 wmf겁게 달린다. 탐진강 줄기를 따라 장흥댐을 지나니 경치 좋고 공기 좋고 구름도 끼어 달리기에 그저 그만이다. 800m 정도의 터널도 지나고 탁트인 넓은 길에 차량통제도 확실하다. 이 넓은 길을 막으면 주민들이 얼마나 불편할까? 우리야 달리기에 좋지만 주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마을을 지날 때 마다 어김없이 많은 주민들이 나와 열렬한 응원을 보내준다. 어떤 아주머니는 우리가 끈을 잡고 가는 것을 보고 세상에 얼마나 힘이 들면 저렇게 묶어서 끌고 갈까? 그래서 내가 시각장애인이라 하니 못 알아 먹는다. 다시 봉사 앞이 안보인다 히니 그때사 아이고 세상에 하면서 멀어지는 등에다 대고 환호를 해 주었다. 달리기를 한다고 전국을 다녀 보지만 주민의 호응이 가장 좋은 곳이 호남지역이다. 이는 많은 달림이들이 공감하는 사실이다.
10km를 지나는데 MBC스포츠 방송에서 이 대회를 취제하면서 우리를 한참동안 따라 오면서 촬영을 한다. 우리는 폼을 잡아 보고 주먹을 쥐고 하늘 높이 파이팅도 외치고 취제에 응했다. 그런데 장흥 코스는 쉬워 보이면서도 쉽지 않다. 반환점까지가 은근한 오르막이 계속이다. 처음 레이스 계획은 중반까지 1km당 4분 45초를 계획했으나 근광씨는 5분, 5분10초, 5분5초라고 시간을 불러준다. 그런데도 다리는 무겁고 잘 나가지를 않는다. 나는 근광씨의 시계가 문제가 있나. 아니면 내가 피로가 누적이 되어 오늘 몰상태가 좋지 않나 별생각을 다 해본다. 시간이 갈수록 장흥댐 골짜기 바람이 앞길을 가로막는다. 그래도 반수나 되는 주자들이 나보다 빨리 반환점을 돌아 나간다. 나도 예정한 시간 보다 4분 늦게 반환점을 돌았다. 무겁던 몸이 갑자기 편해졌다. 다리가 쭉쭉 뻗어진다. 게다가 바람까지 등뒤를 떠민다. 잘 나간다. 옆에는 반환점을 향해 많은 주자들이 허걱거리며 바람을 해집고 지나가는데 얼마나 힘들까 나도 그 길을 지나 왔단다 하고 생각하며 달렸다. 주자들이 올라갈 때 힘을 소진시켜서 일까? 내려갈 때 오히려 속력을 못낸다. 나 역시 다리에 피로가 뭉쳐서 내리막 임에도 그리 수월치 않다. 근광씨는 4분35초 4분40초라고 랩타임을 말해 준다. 많은 주자들이 뒤로 밀린다. 내리막임에도 지친 주자들이 길가에서 걷고 스트레칭을 하고 한다. 이걸 보면 장흥코스가 처음 반환점까지 평탄한 오르막이 주자들로 하여금 착시 현상을 일으켜 오버런을 하기 쉽게 하는 코스이다. 담양마라톤클럽회장님도 32km까지 같이 하였으나 지난 해남대회 피로가 겹쳐 힘든다며 아쉽게 속도를 낮추시고 이제 다시 둘이 되었다. 바람은 뒤에서 원도 한도 없이 밀어준다. 나는 바람아 밀어라 밀어라 하였다. 39km를 지나자 이번엔 근광씨가 피로를 느끼는 것 같았다. 예전에 안좋았던 허리가 지금 상태가 안좋다 한다. 나는 덜컥 걱정이 된다. 이때까지 고생하며 잘 달려와서 걷게 되면 어쪄나 했다. 그러나 근광씨는 고수답게 멋지게 나를 피니쉬라인으로 이끌었다.
나는 너무 고마워서 근광씨를 껴안고 감사를 했다. 그 순간 근광씨는 엉엉 울음을 터트렸다. 주최측 직원은 우리를 사진찍고 배번과 이름을 적고 한다. 근광씨는 진정을 하고 입을 열었다. 나는 마라톤 처음 완주를 하고 눈물을 흘렸는데 오늘 너무 좋은 마라톤을 경험하니 나도 모르게 소리내어 울게 되었다 한다. 나도 행복한 순간이었다. 우리는 다시 손을 꼭잡고 가서 주최측에서 배푸는 음식으로 허기를 달랬다. 호남지역은 먹을거리가 참 넉넉하다. 마라톤 진행이나 코스 주민호응도 대회후 먹을거리 등이 나무랄 때 없다 그래서 달림이들이 이쪽 대회를 좋아 하는 모양이다.
나는 탐진강 강변을 잠시 거닐며 다시 장흥대회에 오게 되기를 바래 본다. 버스에 올라 옷을 갈아 입으려다 근광씨의 눈물이 베인 옷을 벗기 싫어 그대로 입고 42km의 여정을 그리며 울산으로 향했다.
재미도 없었을 것 같은데 너무 길어 미안.
근데 어제는 여기저기서 멍멍 짖어대고 잡아 준 사람도 58개띠 회원이었는데 날으는 꼬꼬는 한 명도 안보여 의기소침 했음
첫댓글 윤동친구 연이어 풀코스를 참으로 멋지게 달리네^^ 사실 동아때 내가 동반주를 하고 싶었는데 대구에 유수상님이 동반주 한다기에 다음 기회로 동반주는 미루고 대신에 동마에서 막걸리 한잔 하드라꼬~~~그리고 그날 컨디션 봐서 친구랑 동반주 할수도 있으니 기대해 보드라꼬~~~몸관리 잘해서 동마에서 멋진 완주를 부탁하네^*~~
윤동꼬 후기 감동깊게 읽었네. 지난 번 해남땅끝마라톤에 나도 참석하였는데 그 때 못 봐서 섭섭하구만... 동마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