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일본킥복싱의 성지인 도쿄 고라쿠엔홀에서 이시이 히로키와 태국의 쁘라노이 포 파오인과의 라자담난 수퍼라이트급 타이틀매치 2차방어전이 열렸다.
결과는 이시이 히로키의 1라운드 1분54초만에 이시이 히로키의 화끈한 KO승으로 경기의 막을 내렸다.
2차방어성공은 일본선수들중 최초다.
아니 1차방어도 최초인데 2차방어는 정말 엄청난 성과다.
사실 이시이 히로키는 현 업계에 있으신분들에게는 유명한 선수다.
그러나 선수들중 이시이 히로키를 모르는 사람들도 제법있을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오늘 그를 재조명하려한다.
흔히 이시이 히로키하면 국내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것이 바로 국내입식계의 전설 박병규선수의 일본프로선수
시절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라는것이 떠오른다.
당시 20대중반의 박병규선수는 당대최고의 떠오르는 현챔피언 이시이 히로키를 맞이해(2000.9.10)경기 초반 강력한 펀치를 동반한 압박으로 이시이를 그로기직전까지 몰고갔고 2라운드까지 무서운 모습으로 이시이를 괴롭혔다.
결과는 무승부로 끝났지만 당시 분위기는 모두 박병규선수의 승리라는게 지배적이었다.
그 경기로 인해 박병규의 일본내 스카우트의 빌미가 되었고 지금까지 일본에서 50전이라는 전적과 챔피언이라는 영광을 부여받았다.
이시이 히로키와 박병규의 애증의 라이벌관계도 이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이후 1년6개월 뒤 다시 치러진 리벤지에서는 이시이는 박병규의 무서움에 또다시 위기를 맞이했지만 이시이의 임기응변으로 승리를 챙겼다.
그 이후 2년만에 또다시 만난 두 사람.
이들의 3번째 만남은 대박 그 자체였다.
두명의 한,일 양국의 최고파이터들간의 만남도 대박이고 3차전까지 했던것도 대박이고 타이틀매치라는것도 대박이다.
누구도 이시이 히로키와 3차전까지 할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시이 히로키의 강력한 라이벌이자 최고의 흥행보증수표가 박병규였기에 가능했고 그 실력또한 대단했기에 일본진출3년만에 타이틀 도전권을 따내었다.
두 최강의 선수들은 5라운드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둘의 승부는 1대1무승부로 끝이 났다.
물론 그 경기역시 이시이 히로키의 홈 또는 챔피언 어드벤티지가 작용했다고 들었고 그랬을것이다.
그렇게 이시이 히로키의 5차방어전을 아슬하게 지킨 3년3개월후..
이 둘의 4차전이자 두번째 타이틀매치.
이시이는 8차방어전이고 박병규는 2번째 타이틀 도전권이다.
박병규는 6년이 넘게 일본에 있으면서 얻은 2번째 기회였고 가질수있었던 첫번째 타이틀이후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절치부심 인내하면서 얻은 소중한 기회였다.
이시이는 이번에 승리하면 타이틀을 반납하고 그가 꿈꾸던 태국정벌을 위해 준비하려고했다.
그러나 타국에서 오랜시간 편파를 견디면서 용병생활을 하던 박병규는 전보다 훨씬 많은 훈련량을 선보이면서 이번에는 그가 새로운 주인의 자리에 오르기를 희망했다.
당시 일본쪽에 잠시 본 기사로도 이시이가 이번에 많이 힘들수도 있을것이라는 기사를 본것같다.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싸움..
그리고 그 지독한 4번째 만남..
하지만 이시이는 박병규의 무서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고 결코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할 마음은 전혀없었다.
당시 현장에서 경기를 본 이에 따르면 이시이는 큰 신장과 리치를 이용해 철저하게 포인트를 얻었고 신장을 이용한 거리싸움과 아웃복싱으로 카운터를 노리고 포인트를 노리면서 경기를 완승으로 이끌었다고 한다.
박병규는 강한 체력과 투지를 앞세워 끊임없이 압박 또 압박했지만 이시이의 전략에 밀려 또 다시 꿈을 접었다.
이시이는 그런 선수다.
철저하게 꿈과 이기는 경기를 하기위해 자신의 자존심을 접을줄 아는 파이터다.
이시이가 철저한 아웃복싱을 한다는것은 보기드문일이고 그를 그렇게 괴롭힐수있는 사람역시 박병규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난후 이시이가 약속대로 타이틀 반납후 1년만에 박병규는 마사루와의 경기에서 드디어 꿈에 그리
던 신일본타이틀을 거머지었다.
비록 이시이를 상대로 딴 타이틀은 아니지만 그의 능력과 자질을 믿은 일본측에서 용병선수에게 3번의 기회를 준것은 정말 이례적인 일이었다.
시간이 지난 둘은 경기장에서는 강력한 라이벌이지만 밖에서는 친구의 모습으로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둘은 전 챔피언이라는 명예와 함께 일본입식격투기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고
20대의 패기넘치던 두 선수는 어느덧 30대 중반과 후반을 향해 달려가고있고 자국에서 전설로 불리우는 아무도 부정할수없는 최고의 파이터다.
내 격투인생에서 가장 힘든 상대는 박 류다.
-이시이 히로키-
VS
PARK RYU. ISHII HIROKI.
2007.7.22
MAGNUM 14.
첫댓글 정말 멋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