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일궈온 팔당유기농지 강제수용, 공탁을 즉각 철회하라!
이명박 정부는 6.2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수용하는 척 ‘대화와 소통을 하겠다’고 하였으나, 곧이어 7.28 재보선 결과를 등에 업고 ‘4대강 밀어붙이기’에 나서고 있다. 환경단체 활동가들의 목숨을 건 고공농성에도 아랑곳 않고, ‘4대강 사업 검증’에 나서겠다는 자치단체장들을 협박하며 법정 홍수기조차 무시한 채 자연과 국민을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9일,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한강 9공구 조안면 유기농단지에 대한 공탁을 신청하였다. 이제 강제철거인 행정대집행이 실시될 수 있는 마지막 절차를 마친 셈이다. 서울청은 대집행 날짜를 최대한 앞당겨 1개월 후면 중장비를 동원해 유기농지를 갈아엎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팔당의 농민들과 시민단체, 환경단체, 성직자들까지 나서서 간곡히 요청한 팔당유기농지 보존과 상수원보호에 대해 어떠한 대화와 소통조차 하지 않겠다는 마지막 선고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지난 1년이 넘는 싸움을 통해 4대강 사업의 본질을 똑똑히 보아왔다. 4대강 사업을 발표한 뒤, 국토부는 지자체와 주민이 원하지 않으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남양주시와 양평군이 공문을 보내 유기농지 보존을 요청하고, 남양주시의회 의원 전원이 결의문을 채택해 전달해자 ‘국책사업’이니 순순히 따르라며 말을 바꾸었다. 또 형평성 운운하며 예외를 둘 수 없다던 서울청은 한강9공구 송촌지구에서 설계까지 변경해 한강을 매립하면서까지 특정인을 비호하는 행태를 보였다. 환경부는 연구의도와 전혀 다른 자료를 제시하며 ‘화학농법이 유기농법보다 더 친환경적’이라는 비상식적인 언론홍보를 일삼고, 세계유기농대회까지 유치한 경기도 김문수 지사는 ‘유기농이 발암물질을 생성한다’며 치졸한 유인물을 만들어 유기농과 농민을 공격하고 있다. 우리는 4대강 사업을 보며 ‘국책사업’이라는 미명아래 국민들의 정당한 의견조차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짓밟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실체를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팔당지역의 4대강 사업은 극단적인 충돌을 향해 치닫고 있다. 사업을 강행하여 발생할 피해는 우리의 상상을 넘어 설 것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일방적으로 진행된 공탁을 철회하고 행정대집행이라는 폭력적인 방식이 아닌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데 적극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0년 8월 9일
농지보존 친환경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공동대책위원회
길거리 생명살림 단식을 시작하며
지난 1년 3개월간 팔당 농민들의 끈질긴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 진중리 일대의 유기농지 강제 수용을 위한 보상금 공탁 처분으로 남양주 지역의 유기 농민들은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저희 농민들은 이제 모든 희생을 감수하고 마지막 강제철거까지 버틸 것인지 아니면 투쟁을 중단하고 공사를 허용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간 <농지보존 친환경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공동대책위원회>의 상임위원장으로서 역할을 맡아온 저는 오늘의 위기 상황에 대해 책임을 통감합니다. 무엇보다도 공탁 결정을 통보받고 허탈감과 불안감에 심려가 크실 남양주 농민 여러분께는 참으로 면목이 없고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절박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정부는 공탁 결정과 동시에 공사를 밀어붙이며 농민들을 궁지로 내몰고 있습니다. 공사 장비를 막아서는 우리는 업무집행방해로 형사입건 되거나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하며 곧이어 행정대집행을 통해 강제철거가 있게 되면 그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2중 3중의 고초를 겪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때에 저는 긴급하게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으며 서둘러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앞에서 길거리 단식농성을 벌이기로 하였습니다. 많은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문수스님의 소신공양도 무시하면서 정부는 4대강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이포보, 함안보에서의 목숨을 건 환경단체 활동가들의 고공농성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저는 비록 작은 몸짓이지만 길거리 단식을 통하여 올 겨울 딸기농사만이라도 짓게 해달라는 농민들의 소박한 요구를 외쳐보고자 합니다. 또한 지금 팔당뿐 아니라 전국의 4대강 공사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급한 상황에 제 나름대로 응답하고자 합니다. 특히 이포보와 함안보 위에서 힘겨운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동지들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사랑, 뜨거운 연대의 인사를 전하며 조금이나마 여러분의 노고를 덜어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그만 내려오셔서 한곳에서 힘을 모아보는 것은 어떨지 조심스럽게 의견을 구하고 싶습니다.
지난 1년 3개월간 팔당 농민들을 격려하고 동참해주신 많은 분들, 특히 종교계, 시민사회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 팔당은 <생명>의 숭고한 가치를 말하기에 부족함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셨습니다.
팔당이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은 더욱 심각하고 진지하게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볼 때라고 믿습니다. 저는 이번 단식이 제 스스로에게 그리고 팔당 가족 모두에게 새로운 성찰의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길거리에 나서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또다시 심려를 끼쳐드리는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2010. 8. 9
팔당공동대책위 위원장 유 영 훈
첫댓글 어쩌죠?
형! 내일 위로 방문 가실래요? 갈 거면 전화주세요. 같이 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