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과 삼신사상(三神思想)
이언 김동수(시인)
한민족과 삼족오(三族烏)
삼족오(三族烏)는 다리가 셋 달린 ‘까마귀’라고도 하고, ‘태양새’라고도 한다. 고구려의 쌍용총, 무용총 등의 고분벽화에 용과 봉황과 함께 그려져 있고, 단군조선에 관한 이야기를 쓴 『환단고기(桓檀古記)』에도 8세 단군 8년(단기 347,BC1986년)에 세발 달린 삼족오가 대궐 안으로 날아왔는데, 그 날개 길이가 석자나 되었다’(甲寅七年 三足烏飛入苑 其翼廣三尺)고 기록되어 있다.
2011년 우리나라의 제5대 국새(國璽)가 선정되었을 때 시인 이산하는 “두 마리 봉황이 무궁화꽃을 피우며 날아오르고/ 태양 속에서는 삼족오가 봉황의 날개를 끌어당긴다”고 이 국새를 칭찬하고 있다. 삼족오 그림이 고대 중국의 그림에도 등장하고 있지만, 우리의 민단 사학자들은 단군왕국 당시 우리 고유의 삼신사상이 중국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고구려 고분 벽화에 그려진 삼족오(三足烏). 오른 쪽 봉황과 왼쪽에 용이 있다.
고대인들은 태양의 흑점 그림자를 세발 달린 ‘검은 새’로 보아, 이 삼족오가 천상의 신들과 인간 세계를 이어주는 신성한 새로 여겼다. 그래 오늘날에 와서도 국새가 새로 제작될 때마다 손잡이로 삼족오가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삼족오의 다리를 셋으로 한 것은 하늘(天)과 땅(地)과 사람(人)이 우주의 본질이라는 삼신(三神)사상에서 비롯되었으며 지금도 경남 산청 동의보감촌 동의전 지붕과 충북 영동 국조전 앞에도 삼족오가 앉혀져 있다.
주몽의 삼족오
1958년 서울 종로/ 삼족오 와당
대한민국 제5대 국새
충북 영동 국조전 삼족오
삼신사상(三神思想)
우주 자연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는 모두 3수로 되어 있다. 3수는 양(1)과 음(2)이 결합하여 새로운 탄생(3)을 이루어 내기 때문이다. 우주를 구성하는 삼재(三才)도 천·지·인(天地人) 3수이고, 물질의 기본 단위인 원자도 양성자, 중성자, 전자로 구성되어 있고, 빛깔을 이루는 삼원색도 셋, 우리의 몸도 머리, 몸통, 사지 셋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 한민족(韓民族)은 예로부터 3이라는 숫자를 좋아하여 우리 문화에서는 모든 것이 3수로 집약되어 있다.
(단군왕검 삼신사상)
환인, 환웅, 단군왕검의 삼성(三聖)을 의미하는 ‘삼신사상’은 환국, 배달, 고조선으로 이져 온 9천 년 한민족사에서 국가를 경영하는 제도의 바탕이 되어왔다. 그것은 천지만물을 관장하는 신(神)은 반드시 혼자가 아니라 삼신(三神)이 함께 있다고 믿었다. ≪삼국유사≫ 고조선조에 한인·한웅·단군왕검의 삼신이 부·자·손(父·子·孫)관계로 나타나는 데, 이 삼신의 관계를 한몸[三神一體]으로 보면서 이러한 삼신을 한얼[天帝]로 표현하기도 한다.
‘한얼’은 한님(‘한’은 ‘하늘’, ‘크다’)이기고도 하는데, 이 ‘한얼’이 자리를 만드는 창조주 ‘한인(桓因)’과 구세주(리더) ‘한웅(桓雄)과 그 뜻을 실천궁행하는 ‘한검(桓儉)’ 셋을 보내 백성을 잘 살게 하였다는 것이다. 그 세 자리를 나누면 삼신(三神)이요, 합하면, 곧 한 몸이신 ‘한얼님(하느님)’이라는 것이다.
이 셋(三)은 항시 상호보족적으로, 불가분리의 위상(位相)에서 1은 3의 몸[體]이 되고, 3은 1의 작용[用]이 된다. 이러한 통치 이념으로 환인(桓因)은 아들인 환웅(桓雄)에게 천부인(天符印) 3개를 주어 지상으로 보냈다. 환웅 천제는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의 삼백(三伯)과 3천의 무리를 거느리고태백산(백두산) 신단수(神壇樹) 아래로 내려와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세상을 다스렸다. 삼백(三伯)은 조선시대 삼정승(영의정, 좌의정, 우의정)과 오늘날의 삼권분립(입법, 사법, 행정) 기독교의 성부(하나님), 성자(예수), 성령(마음)의 삼위론과 불교의 법신(부처), 보신(마음), 화신(몸)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삼신문화)
이러한 삼신사상(三神思想)은 한민족의 생활문화에도 깃들어 음식을 먹기 전 천지(天地)에 세 번 떠서 바치는 고수레에서부터, 아기가 태어났을 때 삼신할머니에게 바치는 미역국 세 그릇, 사람이 죽으면 저승사자에게 바치는 밥 세 그릇 등,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서 드러나 있다.
가위바위보도 삼 세 판이고, 태양의 수호신 삼족오도 다리가 셋, 경복궁, 창경궁, 사찰, 향교, 소고(小鼓), 북, 부채 등에도 음양의 이치로 순환무궁하는 삼태극(三太極)의 모습을 그려놓고, 우리들이 좋아하는 3·6·9 게임도 3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는 중국인이 2·4·8 수를 좋아하는 짝수문화와 대조를 이룬다.
(삼신할매)
삼산할매 신앙은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아기를 점지하고 해산과 육아를 담당하는 조상신을 뜻한다. 이러한 삼신할매는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삼신(三神)이 온 민족의 뇌리에 가장 최근까지 남아 있는 실체가 아닌가 한다.
삼신할머니가 삼신(三神)으로 호칭되는 데에는 단군 역사에 등장하는 환인ㆍ환웅ㆍ단군의 삼신(三神)에서 유래되었다고 본다. 과거에 출산은 죽음을 각오해야 할 만큼 열악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부인들은 내쫓김까지 당하던 시절이었다. 이런 이유로 출산은 신의 섭리라 생각하여 부정한 언행을 삼가는 것은 물론 임신부터 출생, 육아까지도 경건한 마음으로 삼신할매(조상신)에게 지켜 달라 빌었다.
그래서 우리네 조상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쌈줄(또는 삼줄)을 대문 앞에 걸었다. 이때 금줄에 다는 고추나 숯, 솔잎 숫자도 세(3) 개다 쌈줄은 탯줄의 사투리로 익산 지역에서는 금줄을 탯줄과 같은 것으로 여겨 짚을 왼쪽으로 꼰 새끼줄에 아무나 출입하지 말라는 금지 표시로, 남아이일 경우는 고추와 숯을, 여아일 경우에는 목화를 끼워서 매달았다.
아들이 태어날 때 다는 금줄(고추)
딸이 태어날 때 다는 금줄(목화)
노고단과 마고(麻姑) 할미
마고할미는 한국 신화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여신(女神) 또는 창조신이다. 마고할망, 마고할미, 마고할매, 혹은 마고선녀 등으로도 불린다. 본명은 마고(麻姑)이며 할미는 존칭어다. 한국 무속에서 창조신 위치에 있는 신(神)이었으나, 무속의 힘이 약해지고 외래 종교가 거듭 거듭 유입됨에 따라서 위상이 축소되어, 현재에 와서는 그냥 무속 신앙 속의 여신(女神)이 되었다.
지금도 지리산 노고단(老姑壇) 정상에 돌탑이 있는데 원래는 ‘마고할미’의 의미가 ‘한어미[聖母·神母·大母]’인데, 이것이 ‘늙은[老]의 의미로 ‘노고(老姑)’라는 명칭으로 변이되었다고 본다. 노고단(老姑壇)은 신라화랑들이 이곳에서 수련하면서 탑과 단을 설치하고 마고할머니께 나라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1970년대까지 지리산 천왕봉에 있었다는 마고(麻姑)할미와 반야의 석상과 노고단 돌탑
(1956년 9월 故 김근원 선생의 천왕봉 성모석상(聖母石像) 사진이다.)
당시 화랑들이 쌓은 탑과 단은 1,000여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초석으로 짐작되는 몇개의 큰 돌들만 남아 있었으나 지난 1961년 7월 갱정유도(1928년 창교된 민족종교)에서 다시 축조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매년 중양절(음력 9월 9일)이 되면 갱정유도에서 산신대제(山神代祭)를 지내며 노고단(老姑壇)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참고문헌
『역해종경사부합편』 (대종교종경종사편수위원회,대종교총본사, 1986)
『종리문답』 (강호석, 대종교총본사, 1986)
『대한 사람 대한으로』 (상생출판, 2018)
첫댓글 하하하하하하하! 이언 교수님!
<한민족과 삼신사상(三神思想)>
대단하십니다.
이언 교수님이 아니시면 과연 누가 있어
이 사상을 널리 펴겠습니까?
그에 대한 一助로 덕화만발에 인용하여 전 세계에 알리겠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