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뜻 】 의론이 일어난다는 뜻으로, 뭇 사람들의 평판이나 비난을 이르는 말.
즉, 어떤 사람의 좋지 않은 행동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이러쿵저러쿵 논란하는 상태.
☞ 흔히 '물의를 일으키다'로 쓰이는데 '말썽을 일으키다'라는 뜻이 된다.
【유사어】世論(세론). 物論(물론) [세간의 평판. 중인의 평론]
【出 典】 南史(남사) 謝幾卿傳(사기경전). 梁書(양서) 謝幾卿傳(사기경전).
◆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物議(물의)의 출전을 <漢書(한서)>라 하고 심지어는 謝幾卿(사기경)을 한나라 무제 때의 인물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지금 바로 검색창에 物議를 적어넣고 검색해 보시라!!], 단순한 실수 차원을 넘어 백과사전을 인용하고 있을 정도이니, 실로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며 언어도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남북조 시대의 사람의 일화가 한서에 실리는가? 짧은 지식을 무책임하게 표출하는 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누군가 처음 작성자가 실수를 할 수는 있겠지만[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것을 탓하는 게 아니다.], 그것을 다음사람이 아무 고찰도 없이 거저 퍼 나르기만 하니까 이런 결과가 빚어지는 것이다[실수를 베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실수의 표절이야말로 지식 범죄다.]. 도대체 오늘날의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은 남의 것을 베껴 옮기는 데만 열중하여 시비(是非)를 따져 본다든지 곡직(曲直)을 밝힌다든지 하는 작업에는 소홀하기 짝이 없다. 매사가 이렇다 보니, 경박한 감성 세대 문화의 한 단면이라 치부하고 넘기기에는 너무 심각하다.
베껴 옮기는 거야 이미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해도, 옳고 바르게 수정해 가면서 퍼 나릅시다!! 치열하게 올바름을 추구합시다! ◆
※ 物議(물의)는, 조사해 본 바로는, 南史(남사)와 梁書(양서)에서 여러 군데 용례가 보이는데, 漢書(한서)에서는 전혀 검색되지 않는다.
【고 사】
사기경(謝幾卿)은 남조(南朝)때 제(齊)나라와 양(梁)나라에서 벼슬을 한 사람이다. 그는 도연명(陶淵明)과 더불어 산수문학(山水文學)의 쌍벽(雙璧)으로 일컬어지는 사영운(謝靈運)의 증손자이기도 하다. 어릴 때 신동(神童)으로 소문난 사기경은 여덟살 때 물에 빠져 위태롭게 된 아버지를 구해내는 등 남다른 재주를 보여주곤 했다.
커서는 대범한 성품이 되어 조정의 규정 따위에는 아예 신경을 쓰지 않은 자유인이었고 술을 좋아하여 주변에 친구가 많았다. 그가 산 시대는 왕조(王朝)의 부침(浮沈)이 극심하던 때였다. 그가 정치에 흥미를 잃고 술과 친구를 가까이 한 것도 그런 시대적 배경 때문이었을 법하다.
한번은 잔칫집에 갔다가 모처럼 취하지 않은 채 돌아오는 길이었다. 마침 술집 하나가 눈에 띄자 수레를 술집 앞에 세워놓고 일행 3명과 술판을 벌었다. 술 마시는 품이 얼마나 요란했던지 구경꾼이 담을 치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마구 마셔댔다.
그러나 이런 무분별하고 방탕한 행동은 무제의 미움을 사게 되어 결국은 관직에서 파면되었다. 무제는 그를 지방 토벌군에 보냈다가 싸움에 패한 것을 구실로 그를 내친 것이다. 파직 후에도 그와 교제하기를 좋아하는 조관들의 출입으로 그의 집은 항상 붐볐다고 한다.
마침 친구인 좌승(左丞) 유중용(庾仲容)도 파직되어 돌아왔는데 둘은 어울려 자유분방한 생활을 마음껏 즐겼다. 그들은 덮개가 없는 수레를 타고 들판을 누비다가 취하면 방울을 흔들며 조가(弔歌)를 부르기도 했다. 그들은 '세상의 평판(物議·물의)'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양서(梁書)는 적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