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그린란드, 결전이 임박했다. (1) 7광구에 드리우는 그린란드 실루엣
한국의 그린란드, 결전이 임박했다. (2) 파랑초에 과학기지를 건설하자
한국의 그린란드, 결전이 임박했다. (3) 호피초와 압초: 항로의 현상인가? 주권의 좌표인가?[계속]
한국의 그린란드, 결전이 임박했다. (2)
파랑초에 과학기지를 건설하자
심의섭(명지대 명예교수)
파랑초(波浪礁)는 1999년에 중국이 먼저 발견했고, 이름도 ‘딩옌(丁巖礁)’이라 붙인 암초다. 2005년 중국정부가 발간한 『중국 근해 및 인근 해역의 지형』에 수록되어 있다. 파랑초라고 불리는 수중 암초는 우리 정부가 측정한 결과 수심 24.6∼27.2m, 길이 372m, 폭 169m, 면적 5만 2800㎡로 조사됐다. 대한민국 해양수산부에 의해 2006년 12월 29일 파랑초로 명명되었다. 파랑초란 이름은 이어도의 또 다른 명칭이었던 파랑도에서 차용하였다. 이어도라는 지명이 제정·고시된 후 파랑도라는 명칭은 사라졌으나, 제2의 이어도인 이 암초의 존재가 밝혀짐에 따라 이어도의 다른 이름이었던 파랑도를 되살리어 ‘파랑초’란 이름을 공식명칭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아니면 원래 두 개의 암초를 구분해 부르던 이름이었다면 마침내 과학기술의 발달로 실존을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해도(海圖)를 비롯한 각종 지도 제작시 표기 문제를 놓고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지리라 예상된다. 국제수로기구(IHO)나 UN 지명표준화기구처럼 국제 해도 명칭을 정하는 기관에서는 아직 양국 간 합의된 단일 명칭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보통 각 국이 사용하는 명칭을 병기하는 것이 권고 된다. 실제로 현재는 국제 해도나 선박용 차트에서는 어떤 이름 하나가 표준으로 쓰인다기보다는, 자료나 지도 제작자의 기준에 따라 Parangcho, Dingyan, 혹은 둘 다 병기하거나 또는 좌표 중심으로 표시하기도 한다. 어쨌든지 우선은 점유하고 관할하는 우리가 유리하다. 그런 의미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이어도처럼 해양과학기지를 예상하여 지번 부여도 고려할 수 있다.
EEZ 내에서 연안국은 협약의 관련 규정에 따라 인공도 시설 및 구조물 설치와 사용에 관한 관할권과 항행 및 구조물의 안전을 위하여 500m 이내에 안전수역을 설치할 수 있다. 모든 국가는 공해상에 자유로이 인공섬이나 기타 시설을 할 수 있다. 공해에서는 EEZ에서와 달리 500m 이내 안전수역 설치는 할 수 없다. 다시 말해, 공해상이나 배타적 경제수역에는 인공섬 시설이나 구조물 설치는 어느 나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해양법협약에 근거하여 이어도에 해양과학 기지를 건설했듯 파랑초에도 해양과학 기지를 건설할 수 있다.
그리고 중국의 권리도 인정된다 하더라도 관건은 선착순(FCFS, first-come, first-served) 개념의 국제법상 무주지 선점의 원칙(principle of occupation of terra nullius)이 원용된다는 것이다. 파랑초는 평균수심 25m로 해저 40m에 건설된 이어도 해양과학 기지보다 더 낮은데다가 평평한 해저 고원 형태로 해양법 등 국제법적 측면은 물론 기술적으로도 오히려 이어도보다 더 쉽게 건설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맨 처음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건설에 이어(2003.6), 두 번째 신안 ‘가거초 해양과학기지’를 건설(2009.10), 그리고 세 번째, 옹진 ‘소청초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하였다(2014.10). 이제는 네 번째 ‘파랑초 해양과학기지’ 건설을 앞당겨야 한다.
[기고] 한국의 그린란드, 결전이 임박했다. (2) 파랑초에 과학기지를 건설하자
정경시사 FOCUS, 202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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