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3~10일 필리핀 빠야따스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친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 해외봉사단. | | 단기간 봉사… 보람만큼 아쉬움도 남아
대구가톨릭대의료원에서는 지난 8월 3~10일에 의과대학 학생 26명(의학과 14명, 간호학과 12명)과 의사 8명 간호사 4명, 약사 1명, 병리사 1명으로 구성된 총 41명의 해외의료 봉사팀을 필리핀 마닐라 인근의 빠야따스(payatas) 지역에 파견하였다.
이 지역은 마닐라의 쓰레기 매립지역으로 주민들 대부분이 쓰레기를 분리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2000년 쓰레기 매몰 사고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던 곳으로 제반 생활 여건이 필리핀 내에서도 가장 열악한 곳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현지에서 사목 중인 한국 신부님의 협조 하에 성당에서 운영중인 빠야따스 B지역의 진료소와 빠야따스 A지역의 유치원에서 각각 2일씩 진료를 하였으며, 내과, 소아과, 산부인과, 치과, 외과 및 정형외과 등 총 6개 과목에 대해 교수 및 전공의들이 진료를 맡고, 학생들이 진료 보조를 했다.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던 곳이어서, 비가 오는 가운데도 첫날부터 4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찾아왔고 그 수는 진료가 진행되며 늘어나, 둘째 날에는 너무 많은 환자 때문에 접수를 통제할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모든 진료과에서 현지인과 눈을 맞춰가며 성의 있는 진료를 하려고 노력하였다. 4일간의 진료 실인원이 2574명으로 집계돼, 힘들었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진료실적을 올린 것으로 생각된다. 산부인과의 자궁경부 확대경 검사, 치과의 발치시술 등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는 진료를 하기 위해 노력한 바, 현지인들의 호응을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경험으로 해외의료 봉사의 한계 역시 절감했다. 현재 많은 해외의료 봉사팀이 여름 휴가철을 이용해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떠나지만 이는 단기간의 진료이기에 일회성 행사로 현지인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어려운, 겉핥기식 진료가 되는 경향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의료봉사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의료진과 지원팀이 제대로 갖춰진 상태에서 현지 상태를 미리 잘 파악하여 그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진료를 해 주어야 한다. 또한 봉사단 각자가 단순히 베풀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봉사를 통하여 새롭게 배운다는 자세로 임해야함을 깨달았다.
최창혁(대구가톨릭대의료원 정형외과 교수. 해외봉사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