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가을에 갑자기 배추값 폭등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 했다. 배추 한포기에 만원이 넘었고 배추 때문에 민심마져 흉흉하여 급기야 중국배추를 긴급 수혈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갑자기 배추를 많이 먹어서 폭등한게 아니고 특히 더웠던 올 여름의 날씨와 많은 비로 인해 배추가 제대로 생육하지 못한 원인이라고 밝혀졌다. 일부 야당에서는 정부에서 하고 있는 4대강 정비 사업 때문이라고도 했다.
어떤 이유로든 배추농사가 잘 못된 원인도 있겠지만 우리국민들의 별난 성격 때문에 더욱 난리를 치지 않았나 한다. 뭐가 부족하면 당분간 좀 자제하거나 다른 음식으로 대신하여 정상적일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데 메스컴에서 구하기 어렵다고 하면 못 먹으면 죽는 냥 안달을 떨고 더욱 난리를 피운다. 그딴 배추 며칠 안 먹어도 죽지 않는네 배추 가게 앞에 줄을 서고 싸게 파는 행사장에는 새벽부터 장사진을 치고 난리를 피운다. 정치인들 까지 나서서 배추값 파동을 해결하라고 연일 정부를 때리고 난리를 피웠다.
며칠 지나면 해결 될게 뻔한데 왜 난리를 피우는지 이해가 안되었다. 언론에서 연일 배추값 파동을 대서특필 하여 후진국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해외 토픽에도 한국 배추 사태사 보도 되어 창피를 당했다. 이번 배추 사태로 성질이 급하고 너무 한 곳에 집착하는 우리나라 국민성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이번 배추값 사태도 그런 경우와 같이 확대 부풀려지지 않았나 한다. 그냥 조용했으면 그냥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는데 매일 6천원, 8천원, 만원 하고 경쟁적으로 보도되니 지금 못사면 김치 못 먹는다는 강박관념에 갑갑증이 더해 너도 나도 세상이 온통 배추 전쟁으로 치달았다. 또 우리는 하지말라고 하면 더욱 죽자 살자 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도 문제다.
어릴 때 애들이 방에 놀고 있는데 밖에서 그냥 방문을 잠궈 놓으면 아무 렇지 않게 잘 노는데 노는 애들에게 밖에서 방문을 잠궜다는 말을 하고 가버리면 답답하다고 문을 차고 난리를 피운다.
아파트값이 오르면 모든 국민들은 아파트를 못사면 죽는 것 처럼 나라 전체가 아파트 열풍에 휩싸이더니 이제 아파트 값이 좀 떨어지니 전국적으로 아파트 값이 계속 떨어질거라는 쪽으로 모든 관심이 모여져 매매가 끊어지고 전세값이 폭등하고 있다. 이러다 어느날 아파트 값이 돌아 서 여기저기서 경쟁적으로 사는 사람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땐 빨리 못사면 죽는 냥 묻지마 매매가 또 세상을 달구는 불을 지필 것이 뻔하다. 광우병을 가지고 떠들면 다른 문제는 모두 가려지고 온 나라가 광우병 열풍에 휩싸이고 생선에 무슨 병이 나타나면 생선 가게는 문을 닫아야 하고 낙지문제가 터지면 낙지집이 문들 닫아야 하고. 닭고기가 터지면 닭집이 줄 초상나서 공모원들이 닭먹기 캠페인을 벌이는 해괴한 일들이 벌어진다. 큰 사건이 하나 터지면 앞에 떠들던 사건들은 모두 묻히고 또다른 사건에만 목을 맨다.
서로 좋은 학교에 들어 가려고 해마다 벌이는 입시전쟁과 이를 쫓는 치맛바람 전쟁 몇년전까지 모델하우스 앞에 줄 서던 아파트 분양 전쟁과 땅투기 전쟁 ..................................................그 외 수많은 전쟁아닌 전쟁들
우리는 왜그럴까. 차분히 서로 양보하며 기다리는 훈련이 안돼 있을까? 과연 이런 국민성에 우리나라에 갑자기 전쟁이나 엄청난 천재지변이 일어 난다고 가정 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자기만 살려는 사람들로 인해 천재지변 보다 더 끔직한 인간들의 전쟁이 벌어지겠지
옛날 은근과 끈기는 이제 옛말이 되어 버렸을까? 일제와 근대사를 거쳐 산업 사회를 거쳐 오면서 빨리빨리 문화와 정치권에 수없이 속으면서 까딱 잘못하면 먹고 먹히거나 뒷 쳐지고 늦으면 손해 본다는 정서가 우리의 가슴 속에 쌓여 그 엉어리가 표출되어 나오는 결과라면 언제 고쳐질런지 답답하기만 하다.
2010.10. 어느 날 짠지 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