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권 - 8. 도은선사, 징정선사, 명원선사, 종괴선사, 주지대사, 사눌선사, 우연선사, 지원선사, 전심대사
1. 길주 용수산 자국원 도은선사
僧問 如何是祖師西來意 師曰 普通八年遭梁怪 直至如今不得雪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보통 8년에 양왕의 오해를 받은 이래로 아직껏 풀지 못했다.”
問千山萬山如何是龍須山 師曰 千山萬山
“천 산, 만 산에서 어느 것이 용수산입니까?”
“천 산, 만 산이니라.”
僧曰 如何是山中人 師曰 對面千里
“어떤 것이 산속의 사람입니까?”
“마주 보는 사이가 천 리이니라.”
問不落有無請師道 師曰 汝作麽生問
“유와 무에 빠지지 않는 길을 스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그대는 어떻게 물었는가?”
2. 복주 상광원 징정선사
僧問 如何是道 師曰 長安鼎沸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도입니까?”
“장안이 떠들썩하느니라.”
僧曰 向上事如何 師曰 谷聲萬籟起松老五雲披
“위로 향한 일이 어떠합니까?”
“골짜기의 소리에는 만 가지 악기가 연주되고, 늙은 소나무는 오색구름을 편다.”
問如何是和尙家風 師曰 門下平章事宮闈較幾重
“어떤 것이 화상의 가풍입니까?”
“문하평장사는 몇 겹의 궁궐 쪽문을 지나는가?”
3.양주 취령 명원선사
初參長慶 長慶問曰 汝名什麽 師曰 明遠 慶曰 那邊事作麽生 師曰 明遠退兩步 慶曰 汝無端退兩步作麽 師無語 長慶代云 若不退步爭知明遠 師乃喩旨
처음에 장경에게 참문하니, 장경이 물었다. “그대의 이름이 무엇인가?”
“명원입니다.”
“저쪽 일은 어떠한가?”
대사가 두어 걸음 뒤로 물러서니, 장경이 말했다. “그대가 까닭 없이 두어 걸음 물러서 무엇 하려는가?”
대사가 대답이 없으니, 장경이 대신 말했다. “물러서지 않으면 어찌 명원인 줄 알겠는가?”
대사가 이 말에 진리를 깨달았다.
師住後僧問 無一法當前應用無虧時如何 師以手卓火 其僧因爾有悟
대사가 나중에 주지가 된 뒤에 어떤 스님이 물었다. “한 법도 앞에 있는 것이 없어도 응용함에 결함이 없을 때에는 어떠합니까?”
대사가 손으로 불을 번쩍 들어 세우니, 그 스님이 깨달았다.
4. 항주 보자원 종괴선사
福州人也 姓陳氏 少投石梯出家 初住越州稱心寺 後住茲院
그는 복주 사람이니, 성은 진씨이다. 어려서 석제에 의하여 스님이 되었다. 처음에는 월주의 청심사에 살다가 나중에 보자원의 주지가 되었다.
僧問 古人有言 今人看古敎未免心中鬧 欲免心中鬧 應須看古敎 如何是古敎 師曰 如是我聞
어떤 스님이 물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지금 사람이 옛 가르침을 읽어도 마음속의 시끄러움을 면할 수 없다. 마음속의 시끄러움을 면하고자 하면 모름지기 옛 가르침을 보라’ 하니, 어떤 것이 옛 가르침입니까?”
“여시아문이니라.”
僧曰 如何是心中鬧 師曰 那畔雀兒聲
“어떤 것이 마음속의 시끄러움입니까?”
“저쪽에서 참새가 우짖는 소리이다.”
師開寶六年癸酉六月十四日辰時沐浴易衣 告門人付囑訖 右脅而逝
대사는 개보 6년 계유 6월 14일 진시에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문인들에게 뒷일을 부촉한 뒤에 오른쪽으로 누워서 입적했다.
5. 항주 용화사 계영 광변 주지대사
本福州黃蘗山受業 於長慶領旨 住後僧問 如何是龍華境 師曰 翠竹搖風寒松鎖月
본래 복주 황벽산에서 도업을 익히다가 장경에게 법을 깨달았다. 주지가 된 뒤에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용화의 경계입니까?”
“푸른 대가 바람을 흔들고 싸늘한 솔이 달빛을 가린다.”
僧曰 如何是境中人 師曰 切莫唐突
“어떤 것이 경계 안의 사람입니까?”
“당돌히 굴지 말라.”
問如何是三世諸佛道場 師曰 莫別瞻禮 僧曰 恁麽則[一/旦]古[一/旦]今 師曰 是什麽年中
“어떤 것이 3세 부처님들의 도량입니까?”
“따로 뵙고 예배하지 말라.”
“그러면 예로부터 이제에 이르겠습니다.”
“지금이 무슨 연대인가?”
問如何是黃蘗山主 師曰 謝仁者相訪
“어떤 것이 황벽산의 주인입니까?”
“그대가 찾아 주어서 고맙다.”
問如何是黃蘗境 師曰 龍吟瀑布水雲起翠微峰
“어떤 것이 황벽산의 경계입니까?”
“용은 폭포 물속에서 우짖고, 구름은 푸른 봉우리 위에 인다.”
앞의 항주 용책사 도부선사의 법손
6. 월주 청화산 사눌선사
僧問 十二時中如何得不疑不惑去 師曰好 僧曰 恁麽則得遇於師也 師曰 珍重
스님이 물었다. “12시 가운데 어떻게 마음을 써야 의혹이 없게 되겠습니까?”
“좋다.”
“그러면 스님을 만나겠군요.”
“잘 있어라.”
有僧來禮拜 師曰 子亦善問吾亦善答 僧曰 恁麽卽大衆久立 師曰 抑逼大衆作什麽 問去卻賞罰如何是吹毛劍師曰 錢塘江裏好渡船
어떤 스님이 와서 절을 하니, 대사가 말했다. “그대도 잘 물었고, 나도 잘 대답했다.”
“그러면 대중이 오래 섰어야 되겠습니다.”
“대중은 왜 짓누르는가?”
“상과 벌을 떠나서 어떤 것이 취모검입니까?”
“전당강에 떠 있는 좋은 나룻배이니라.”
問如何是西來意 師曰 可殺新鮮
“어떤 것이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매우 신선하구나.”
7. 구주 남선 우연선사
有俗士時謂之鐵脚 忽因騎馬 有僧問 師旣是鐵脚爲什麽卻騎馬 師曰 腰帶不因遮腹痛 襆頭豈是禦天寒
철각이라 불리는 속인 선비가 말을 탔는데, 어떤 스님이 대사에게 물었다. “철각이라면서 왜 말을 탔을까요?”
“허리띠를 맨 것은 배가 아프기 때문이 아니요, 머리에 복건을 쓴 것은 머리가 추워서가 아니다.”
有俗官問 和尙恁後生爲什麽卻爲尊宿 師云 千歲只言朱頂鶴 朝生便是鳳凰兒
어떤 속가의 관리가 물었다. “화상은 이처럼 후생이신데 어째서 존숙이라 불리십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천년을 묵어도 역시 정수리가 붉은 학이라 불리고, 아침에 났더라도 봉황의 새끼이니라.”
師有時云 此箇事得恁難道 有僧出曰 請師道 師曰 睦州溪苔錦軍石耳
대사가 어느 때 이렇게 말했다. “이 일은 이토록 말하기 어렵구나.”
어떤 스님이 나서서 물었다. “스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목주의 개울 이끼요, 금군의 돌버섯이니라.”
8. 복주 자복원 지원선사
福州連江人也 童蒙出家 詣峽山觀音院法宣禪師落髮受具 給侍勤恪專於誦持 一日宣禪師謂曰 觀汝上根堪任大事 何不遍參而滯於此乎
그는 복주 연강 사람이니, 어릴 때 출가하여 협산의 관음원에 가서 법선선사에 의하여 머리를 깎고, 구족계를 받은 뒤에 부지런히 시봉을 하면서 경전 외우기에 전념하였다. 어느 날 법선선사가 말했다. “그대의 큰 근기를 살피건대 큰일을 맡을 만하거늘, 어찌 두루 참문하여 다니질 않고 이곳에만 머물러 있는가?”
師遂禮辭歷諸方 至越州鏡淸禮順德大師 因問曰 如何是諸佛出身處 順德曰 大家要知 師曰 斯則衆眼難謾 順德曰 理能縛豹 師因此發悟玄旨
대사는 결국 그곳을 떠나 제방으로 다니다가, 월주의 경청사에 가서 순덕대사에게 절하고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님들께 몸을 나타내시는 곳입니까?”
순덕이 대답하였다. “여러 사람이 모두 알고자 한다.”
“그것은 여러 사람의 눈을 속이기 어렵습니다.”
“이치로는 표범도 잡을 수 있다.”
대사가 이 말에 현묘한 이치를 깨달았다.
周顯德三年丙辰復州刺史率僚吏及緇黃千衆 請師於資福院開堂說法(時謂東禪院)僧問 師唱誰家曲宗風嗣阿誰 師曰 雪嶺峰前月鏡湖波裏明
주의 현덕 3년 병진에 복주 자사가 관원들과 스님들과 도교인을 거느리고 와서 자복원에서 개당 설법을 해달라고 하였다[사람들은 동선원이라고도 하였다.]. 이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스님은 누구의 곡조를 부르시며, 누구의 법을 이으셨습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설령봉 앞의 달이 경홍의 물결 속에 밝게 비친다.”
問諸佛出世天雨四華地搖六動 和尙今日有何禎祥 師曰 一物不生全體露 目前光彩阿誰知
“부처님들이 세상에 나시면 하늘에서 네 가지 꽃을 뿌리고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는데, 오늘날 화상의 회상에는 어떤 상서가 있습니까?”
“한 물건도 나기 전에 전체가 드러나니, 눈앞의 광채를 뉘라서 알리오.”
問如何是直示一句 師曰 是什麽
“어떤 것이 바로 보여 주는 한 구절입니까?”
“이것이 무엇인가?”
師又曰 還會麽 會去卽今便了 不會塵沙算劫 只據諸賢分上 古佛心源明露現前 匝天遍地森羅萬象自己家風 佛與衆生本無差別 涅槃生死幻化所爲 性地眞常不勞修證
대사가 또 말했다. “알겠는가, 알았거든 지금 당장에 끝나거니와 알지 못했거든 티끌이나 모래같이 많은 겁을 지내리라. 오직 여러 성현들의 분수에 의하건대 옛 부처님의 밝고 드러난 마음자리가 나타나서 하늘과 땅에 두루하고 삼라만상이 자기의 가풍이며, 부처와 중생이 본래 차별이 없고 열반과 생사가 허망한 것이며, 본 성품의 바닥은 참되고 항상하여 닦아 증득할 필요가 없느니라.”
師又曰 要知此事當陽顯露 並無寸草蓋覆 便承當取最省心力 師如是爲衆涉于二十二載 太平興國二年丁丑九月十六日聲鍾辭衆 至二十七日辰時恬然坐化 壽八十三 臘六十三
대사가 또 말했다. “이 일이 밝게 드러난 것을 알고자 하면 한 치의 풀도 덮이지 않았으니, 바로 알아서 취하면 가장 힘이 덜리는 길이니라.” 대사가 이와 같이 대중을 가르치기를 20여 년이 지나서 태평흥국 2년 정축 9월 16일에 종을 치고 대중에게 하직을 알리더니 27일 진시가 되어 태연히 앉아서 열반에 들었다. 수명은 83세요 법랍은 63세였다.
앞의 장주 보은원 회악선사의 법손
9. 담주 묘제원 사호 전심대사
曾住郴州香山 僧問 擬卽第二頭不擬卽第三首 如何是第一頭 師曰收
일찍이 침주 향산에 살았는데, 어떤 스님이 물었다. “망설이면 둘째요, 망설이지 않으면 셋째라 하니, 어떤 것이 첫째입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거둬라.”
僧問 古人斷臂當爲何事 師曰 我寧可斷臂
“옛사람이 팔을 끊은 것은 무엇을 위한 것입니까?”
“내가 차라리 팔을 끊으리라.”
問如何是學人眼 師曰 須知我好心
“어떤 것이 학인의 안목입니까?”
“나의 좋은 마음씨를 알아야 한다.”
問如何是香山劍 師曰異
“어떤 것이 향산의 검입니까?”
“다르다.”
僧曰 還露也無 師曰 不忍見
“드러나는 것이겠습니까?”
“차마 볼 수 없다.”
問如何是松門第一句 師曰 切不得錯擧
“어떤 것이 송문의 제1구입니까?”
“절대로 잘못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問如何是妙濟家風 師曰 左右人太多
“어떤 것이 묘제의 가풍입니까?”
“좌우 사람들이 너무 많다.”
問如何是佛法大意 師曰 兩口無一舌
“어떤 것이 불법의 대의입니까?”
“두 입에 한 혀도 없느니라.”
問如何是香山一路 師曰 滔滔地
“어떤 것이 향산의 외길입니까?”
“도도한 대지이다.”
僧曰 到者如何 師曰 息汝平生
“이른 이는 어떠합니까?”“그대의 평생을 쉬게 한다.”
問如何是世尊密語 師曰 阿難亦不知 僧曰 爲什麽不知 師曰 莫非仙陀
“어떤 것이 세존의 비밀한 말씀입니까?”
“아난도 잘 몰랐다.”
“어째서 몰랐습니까?”
“선타바 아닌 것이 없느니라.”
問如何是香山寶 師曰 碧眼胡人不敢定
“어떤 것이 향산의 보배입니까?”
“눈알 푸른 호인도 감정하기 어려우니라.”
僧曰 露者如何 師曰 龍王捧不起
“드러난 것은 어떠합니까?”
“용왕이 두드려도 일어나지 않는다.”
因僧擧 聖僧塑像被虎咬乃問師 旣是聖僧爲什麽被大蟲咬 師曰 疑殺天下人
어떤 스님이 와서 성승의 등상을 범이 물어갔다는 소식을 전하고 이어 물었다. “이미 성승이면서 왜 범에게 물려갔습니까?”
“천하 사람을 의심케 했구나.”
問如何是無慚愧底人 師曰 闍梨合喫棒
“어떤 것이 부끄러움 없는 사람입니까?”
“그대는 몽둥이를 맞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