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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윈이 예견하는 전자상거래의 미래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Alibaba, 阿里巴巴) 창업자 마윈(Mayun,马云) 회장이 2016년 10월 13일부터 총 나흘 동안 4만 명의 개발자가 항저우(Hangzhou, 杭州) 윈치(Yunqi, 云栖)에 모여서 개최된 알리윈(Aliyun) 개발자 대회에서 ‘전자상거래’라는 말은 사라질 것이라고 발언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 항저우 윈치 대회(Hangzhou Yunqi Computing Conference, 杭州云栖大会) : 올해 2번째로 개최된 알리윈 개발자 대회이다. 개최 장소는 2012년 알리바바에 위탁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주력 산업으로 키운 중국 항저우 윈치샤오전(Yunqi Cloud Town, 云栖小镇)이며, 이번 대회 참가자들 중 다수는 8090세대의 창업자들이다. 30여 개국 1000여 명이 초청됐고, 대회 기간 동안 450회의 강연과 400여 개 기업이 자사의 첨단기술을 전시했다.
**알리윈(Aliyun, 阿里云) : 중국의 알리바바가 개발한 리눅스 기반의 모바일 운영 체제(OS). 안드로이드 오픈 소스 정책에 기반한 스마트폰을 위해서 고안되었으며, ‘윤오에스(YunOS)’ 라고도 불린다.
이전에 구글 CEO 에릭 슈밋(Eric Emerson Schmidt)도 인터넷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사물인터넷 즉
*IoT(Internet of Thing) 시대를 예견했는데, 즉, 인터넷과 온라인은 이제 눈에 보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마윈 회장도 전자상거래는 그저 도구일 뿐이라고 하면서 온∙오프라인 물류가 합해진 신(新)유통의 하위 개념으로 들어갈 것을 예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16 항저우 윈치 대회에서 발표하는 마윈(출처 : 플래텀)
인터넷 기술의 발전으로 전자상거래라는 것이 상용화되면서 알리바바는 타오바오와 티몰 등으로 엄청난 돈을 벌었다. 그러나 그는 지금의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전자상거래는 그저 도구로서 곧 다른 시대의 등장을 벌써 예견하고 있는 것이다. 당일 마윈은 순수 전자상거래 개념은 점차 사라질 것이고 새로운 유통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하는 동시에 앞으로 주목해야 할 미래 트렌드 5가지의 신(新) 즉, 신유통, 신제조, 신금융, 신기술, 신자원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신유통(新零售)
마윈 회장이 언급한 신유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한 형태의 물류를 일컫는데, 전자상거래도 미래에 이 신유통의 하위 개념으로 편입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러므로 오프라인 기업은 생존을 위해서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고, 동시에 온라인 기업은 오프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접목해야 한다고 했다.
글로벌 광고 기술 업체 크리테오(Criteo)의 데이터 수집 책임자 애드리언 걸디(Adrienne Gauldie)도 지금으로부터 10년 후 전자상거래의 물리적인 공간과 온라인 간의 장벽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며, 전자상거래도 오프라인으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온∙오프라인 결합의 좋은 사례로 영국의 패션 브랜드 아소스(ASOS)는 역시 영국 잡화점 부츠(Boots)라는 현지 편의점과 제휴를 맺고 오프라인 시장에 도전했다. 즉, 아소스에서 주문하고 부츠에서 옷을 찾아갈 수 있도록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으로 가격적인 측면에서 소비자들은 택배비 부담이 줄었고 현지 반응도 뜨거워 거래는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미래의 시장에서는 재고 보유의 필요성이 없어지면서 거대 쇼핑몰은 로드쇼나 오락을 제공하는 형태로 진화해갈 것이라고 했다. 한국도 최근 O2O(Online to Offlline)으 개념 아래 일부 유통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거점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는 것이다.
신유통 시스템(출처 : 디지털데일리)
▶신제조(新制造)
과거 20~30년 동안의 제조 분야에서는 철저히 규격화와 표준화를 추구했다면, 향후 30년은 스마트, 개성, 맞춤 등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신유통 이후 거대한 2차 기술 혁명이 일어날 것인데, 이는 흔히 인공지능, 스마트 기기라 불리는 IoT 혁명을 말하며 미래의 기기는 모두 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며, 기존 기업으로부터의 *B2C 모델에서 고객으로부터의 **C2B 모델로 철저히 바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규격화와 표준화를 추구했던 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며 이 변화를 주시하고 개인과 기업이 혁신하여 새로운 시장과 소비자에 맞춰야 한다고 했다.
*B2C(Business to Consumer) : 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로 기업이 제공하는 물품 및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제공되는 거래 형태로 전자상거래가 대표적 B2C다.
*C2B(Customer to Business) : 소비자 대 기업간 인터넷 비즈니스로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생겨난 새로운 거래 관계인데, 인터넷을 통해 더 나은 정보력을 갖춘 소비자가 개인 또는 단체를 구성하여 상품의 공급자나 상품의 생산자에게 가격이나 수량 또는 서비스 등에 관한 조건을 제시하고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신금융(新金融)
과거 200년 동안의 금융 시장은 공업 경제 발전과 *파레토 원칙(The 80/20 Rule)을 철저하게 지지했었다. 그러나 미래의 신금융은 80%의 중소기업, 개성화 기업, 청년과 소비자를 지원하는 이른바 역파레토 원칙(The 20/80 Rule)을 지지해야만 한다. 기존의 금융도 이러한 개인과 중소기업이 속한 80% 그룹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지만 그들의 IT 인프라 구축과 아이디어 실현간에 차이점이 분명히 존재하였다. 이후 인터넷 금융이 탄생해 인터넷 금융을 통해 더 투명하고 공평해지면서 그 동안 지원을 받지 못했던 80%를 지원하는 세상이 도래하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신금융의 탄생은 기존 금융기관들에게는 큰 충격일 것이다. 마윈은 또 진정한 인터넷 금융이 탄생하길 바라며, 신용과 데이터에 의해 전 세계 고객에게 모두 혜택을 줄 수 있는 금융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는 *마이찐푸(蚂蚁金服, Ant Financial)가 나아갈 방향이며 책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 파레토 원칙(Pareto principle/The 80/20 Rule) : 결과 80%가 일부 20%의 원인 때문에 생긴다는 경험적 법칙으로 20%의 대기업 지원이 80%의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믿는 것.
*마이찐푸(蚂蚁金服, Ant Financial) : 알리페이를 포함한 온라인 결제, 소액 대출, 은행, 신용 평가 등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윈 회장이 5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
▶신기술(新技术)
무선 인터넷이 나오면서부터, PC 위주의 칩 기술들은 무선 칩들로 변하고 있고 컨트롤 시스템 또한 무선 컨트롤로 변할 것이다. 기계 제조는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이며, 향후 기계의 동력은 전기가 아닌 데이터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데이터 기반의 기술은 인류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무한한 상상의 공간이다.
▶신자원(新资源):
기존 사회의 발전은 석유와 가스에 의존했다면, 미래의 기술 발전은 데이터라는 신자원에 의존할 것이다. 베이징 연구팀의 왕지엔(Wang jian,王坚) 박사 말에 의하면, 데이터는 인류가 만들어낸 신자원으로 옷은 다른 사람이 입었던 걸 내가 다시 입으면 가치가 떨어지지만, 데이터는 사람이 썼던 것이 더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자상거래 라는 말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마윈은 어제의 상황에 만족하는 것이 가장 위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기술이 우리에게 충격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전통 관념, 고정 관념, 보수적인 생각들이 우리를 충격적이게 만들 것으로 전자상거래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무지, 미래에 대한 미숙함이 우리 모두를 충격적이게 만든 것이라고 하며 알리바바의 가장 전통적인 업무가 바로 전자상거래라고 지적했다.
마윈이 이번 회의에서 미래 주력 기술로 *빅데이터와 IoT 를 강조하면서 5가지의 신(新)과 이 말들을 한 이유로 든 근거로는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라는 현재의 주력 사업에 안심하지 않고 10년, 20년 후의 미래를 보고 끝없이 혁신을 추구해야만 함을 대내외적으로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알리바바는 이날 알리윈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인공지능에 기초한 신규 사업 3가지를 발표하고 청년 기업 지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 빅데이터(Big data) :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로 그 규모가 방대하고, 생성 주기도 짧고, 형태도 수치 데이터뿐 아니라 문자와 영상 데이터를 포함하는 대규모 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 인터넷 상의 서버를 통하여 데이터 저장, 네트워크, 콘텐츠 사용 등 IT 관련 서비스를 한번에 사용할 수 있는 컴퓨팅 환경이다
이와 함께 향후 알리바바가 추구할 아래의 세 가지 비즈니스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 우주 탐색 인프라
알리바바는 중국 과학원 국가 천문대와 전략적 협력 파트너 계약을 체결해 세계 최대 규모 전파망원경 톈옌(Eye in the sky, 天眼)의 외계 생명체와 펄서(Pulsar, 중성자별) 탐지를 위한 빅데이터 처리 역할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국가 천문대가 5년에 걸쳐 1억 8000만 달러를 투자해 구이저우(GuiZhou, 貴州)성에 설치한 톈옌은 직경이 500m에 달하며, 130억 광년 떨어진 전파 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다고 한다.
2. 도시 데이터 빅브레인
알리바바는 또 알리윈이 *AI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ET를 활용해 항저우에 ‘도시 데이터 빅브레인’을 설치하기로 했다. ET를 통해 교통 CCTV 등 기본 인프라에서 나오는 정보를 모두 데이터화 시키고, 도시의 공공자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자동으로 배분하고, 도시 운행 중 버그도 자동으로 수정하게 되는데, 2016년 9월 샤오산(Xiaoshan, 萧山) 구에 이러한 기술을 시범 적용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사거리에서 남북 방향으로는 차가 밀리는데 동서 방향으로 한산할 때는 신호등 시간을 자동으로 조절해 교통 효율을 평균 3~5%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능력, 지각능력, 자연언어의 이해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
** 알리윈 ET : 2016년 8월 알리윈이 선보인 인공지능으로 ET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음성 인식, 이미지 및 영상 식별, 교통 예측, 감정 분석 등이 가능하고 교통, 산업 생산 현장, 헬스케어 분야에서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알리윈 ET출처 : SOHU)
3. 금융 클라우드 프로젝트
또한, 알리바바는 마이찐푸(蚂蚁金服, Ant Financial)과 알리윈이 공동으로 현재 2,000여 개의 금융사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해오던 것을 전 세계 5만 개 금융 기구로 확대하는 금융 클라우드 프로젝트를 가동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마윈은 미래 세계의 기술 혁신과 경쟁은 청년들의 혁신과 경쟁이며, 정부 또한 30세 이하 청년 층과 30명 이하의 소기업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마윈은 알리바바가 향후 20년 안에 전 세계 20억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1,000만 개의 수익성 있는 사업을 지원하며, 일자리를 1억 개까지 만들고자 한다고 다짐하면서 청년과 중소기업 지원의 방향성을 내비추기도 했다.
최근 한국 온라인의 ‘빅3’ 유통이던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 SK플래닛 11번가, 인터파크 중에서 인터파크가 제외도고 ‘빅2’로 재편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 이유로 2016년 5월 일어난 대량 고객 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신뢰도 하락이 주목되는데, 첨단 IT 기술을 내세워 여러 업체와 제휴하여 새로운 마케팅을 선보이는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와는 달리 협업에 있어 소극적인 인터파크의 태도가 영업 손실로 이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빠르게 변화하는 현 시대의 흐름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소극적이면 어느새 몰락할 위기에 처해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걱정이 없어 보이는 마윈 회장이 이렇게 5가지의 신을 언급한 이유도 변화하는 미래를 예측해 알리바바도 한 발 먼저 앞서 나가길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대에 발 빠르게 반응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청년들의 작은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중국과 마윈 회장이 주목하고 있는 미래를 예측하고 앞서나가는 방법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윈이 말하는 ‘전자상거래라는 말이 사라질 것’이라는 뜻을 이렇게 비유해 볼 수도 있을 거 같다. 과거 화폐가 존재하지 않아 물물 교환하던 시대에, 금전적 가치를 사회가 인정하는 화폐라는 것이 처음 생겼을 때 사람들은 ‘돈’이라는 것이 매우 편리하다고 생각했지만, 오늘날 그 누가 화폐가 있어 삶이 편리하다고 생각하겠는가, 전자상거래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우리가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세상이 전자상거래라는 기술 덕에 매우 편리해졌다고 생각하겠지만, 미래에는 이것이 매우 당연한 것이 되며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을 것이다. 이러한 미래는 10년 20년 뒤에, 아니 그 보다 더 매우 빠르게 우리에게 올 것이므로 그때 가서 기술의 발전에 놀랐다고 하지 말고 미리미리 준비하라는 의미인 것이다. 마윈은 이런 미래를 IoT와 청년 기업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