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자정이 넘었다. 그제 락훈 씨 아버님의 비보를 듣고 너무 놀라고 슬펐다.
어제 오전에 락훈 씨가 연구소에 나왔는데 조금은 피곤해 보였다.
한편, 차분한 모습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셨겠지만 연구소 한가족으로서 가까이에 있는
락훈 씨의 아버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슬픔이 나를 무척 우울하게 했다.
어떤 다른 말로도 락훈 씨를 위로할 수 없었다. 그저 힘내시란 말밖에...
오후에 가족 교육이 있었다.
여러 회원분들의 어머님, 아버님이 참석하셨는데 같은 아픔을 가진 분들로서
좋은 만남의 시간이 되신 것 같았다.
나는 재원 씨의 솔직하고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글을 사랑방에서
카페로 올리고 있었기에 목사님의 삶에서 우러나온 솔직하고 진실된 말씀을
주의 깊게 들을 수는 없었지만 언뜻언뜻 들리는 말씀에 마음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가족 모임을 은혜와 감사 가운데 마치고(제가 느낀 분위기는 그랬습니다)
소장님 이하 선생님들, 회원 대표로 재원 씨와 내가 락훈 씨와 함께
조문을 위해 원대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장례식장 안은 차분한 가운데 조문객들의 위로와 슬픔을 함께 나누는 정이
오가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아버님의 영정 앞에서 잠시 묵념으로 명복을 빌고
상주님들과 위로의 인사를 나눴다. 큰 슬픔을 당하신 분들에게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락훈 씨 오빠와 소장님과의 대화를 경청할 수 있었다.
오빠는 키도 크시고 골격도 장대하시며 시원시원한 얼굴 모습에
첫눈에 호인이심을 짐작할 수 있었다. 락훈 씨 어머님, 언니들, 잘 생기신 남동생 등
모두 선하게 보이셨다. 하루빨리 가족, 친지 모두 이 슬픔에서 벗어나서 아버님은
안타깝게 돌아가셨지만 남은 분들은 더 소중한 꿈을 가지고 다시 밝은 모습으로
돌아오시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아울러 이번 사고의 수습도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
락훈 씨가 이 슬픔을 딛고 더욱 힘내서 성숙한 사람으로 제 몫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시기를 진심으로 소망해 본다. 이따금씩 아버님이 생각나서 눈물도 글썽이시겠지만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조금은 호탕한 웃음을 띄며 돌아오실 락훈 씨란걸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락훈 씨 힘내세요! 아버님께서도 락훈 씨가 더욱 멋진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시고
계실테니까요. 락훈 씨 다시한번 화이팅!!!"
내가 이번 원대병원 장례식장에 간 것은 서울에 사는 작은 매형의 부탁으로 방문한 것을 포함해 지금까지 통틀어 두 번째다.
가까운 곳에 세상의 명암이 교차하는 장소가 존재하고 하루에도 여러명씩 운명을
달리한다는 것을 보게 되니 죽음이 결코 멀리 있는게 아니라 우리 삶의 일부라는 걸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 나의 아버지도 내년이면 일흔이시다. 아버지. 어머니도 그리 길지않은 때가 되면 하늘의 부름을 받을 것이다. 그 때 나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고 있을지...? 지금 전적으로 나를 위해 헌신하시는 부모님이 가까운 미래에 세상을 떠나실거라는 건 너무나 확고한 사실이다.
나도 정말 불의의 사고로 어머니,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수 있다는 걸 명심하고
죽음에 대해 나름대로 준비를 해 가는 삶이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이건 불효(?)가 되겠지만 하나님께서 나를 부모님보다 먼저 부르신다면
거기에도 따라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의 죽음에 대해선 주님과의 지극히
개인적인 일대일 만남이 되겠지만 주님께서도 부모님께 효도하는 자는 그 생명이
땅에서 길리라고 말씀하셨다. 일점일획도 틀리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겠다.
또 한번 나의 신앙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어제 소장님께서 락훈 씨 아버님의 돌아가심에 대해 나의 생각이 어떤지 물으셨다.
연구소에서도, 그리고 장례식장에서도...
지금 조용히 깊은 밤에 홀로 곰곰이 생각하니 소장님께서 나에게 주신 어제 하루의
화두가 아니었나 싶다. 소장님께서는 나의 슬프다는 막연한 대답보다는 뭔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답을 원하신 것이 아니신지 생각된다.
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죽음을 현장에서 직접 목도한 경험이 없다.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을뿐 실감하지 못했던 것이다.
민희 선생님께서도 아버님이 돌아가셨을때 많이 우셨다고 하셨다. 그러한 아픔의
경험이 있었기에 장례식장에서도 의연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겠구나 싶었다.
아픔만큼 성숙해진다는 유행가 가사가 절실히 느껴진다.
자취방으로 돌아온 락훈 씨가 편안히 쉬고 계신지 궁금하다.
매일매일 하나님께 한 걸음 더 나아가고 그분의 은혜 가운데 늘 머무시는
락훈 씨가 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주님의 크신 은혜와 위로가 락훈 씨와 그의 소중한 가족에게 이 밤에도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우리 연구소 가족들이 한 마음으로 들려주고 싶은 말,
"락훈아! 사랑해~~~"
*추신 1.
어제 점심식사때 소장님께서 요즘 어떤 생각을 가지고 생활하는지 물으셨다.
욕심을 버려야겠다고 간단히 말씀 드렸는데 덧붙여 말씀드린다면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조급한 마음으로 생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소장님, 선생님들께 부탁 드렸던 취업 문제도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싶고 그래서 소장님, 선생님들께 죄송스럽다.
확실하게 시작할 때까지는 더 기다려서, 잘 준비되어진 모습으로 끝까지 유지하기를
원한다.
*추신 2.
어제 어머니께서 회원님들의 훌륭하신 목사님들, 어머님. 아버님들을
뵙게 되어서 정말 좋았고 고맙다고 하시네요.
가족 모임이 자주 있었으면 하신답니다.
역시 소장님, 선생님들의 능력을 믿습니다.
아무도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밤이 늦었습니다.
모두가 평안함 가운데 좋은 꿈 꾸시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인기씨가..무언지..모를 많은 것을 느끼신 것 같아요? 인기씨가 힘들때.. 서로 도움이 될 수 있었음 하는 바램입니다. 주말도 잘 보내시구영... 오늘은 자원봉사가 힘들지 않았나? 걱정이 되네요..
락훈이 아버지의 비보를 듣고 나도 사실 조금 울었단다. 락훈아 좋은 일과 슬픈 일은 종이 한 장 차이. 약한 마음 보다는 조금이라도 강한 마음을 먹기를...
민희 선생님, 오늘 자원봉사도 수월했습니다. 고맙구요... 선생님께서도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