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문장 잇는 만능 접속사… 형태 바꿔 음가도 다양 히브리어의 여섯 번째 글자 바브(vav)는 이어주는 말이다. 하나는 가로로 누워있는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수직으로 서있는 것이다. 이를 ‘수평의 바브’와 ‘수직의 바브’라고 하자. 바브의 옛글자는 다양하게 해석된다. 바로 바브는 본디 이어주는 도구라는 점이다. 배의 노나 망치나 닻혀는 물건이나 사람을 연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수직의 바브 형태에서 현대 알파벳의 Y와 V가 나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바브는 수평과 수직의 형태가 나오는데, 수직의 형태에서 Y와 V가 파생되었다.<그림1> 바브.
현대 히브리어 문자는 바브의 가장 날렵하고 간단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수평의 바브는 우가릿 쐐기문자에서 흔적을 볼 수 있다. 한편 고대 에트루리아인들은 수직의 바브의 머리만을 따서 발전시켰는데, 이 글자는 라틴어의 V로 발전한다. 사실 바브의 형태상의 발전은 매우 복잡하여, 바브는 V와 Y뿐 아니라 U와 F의 조상이기도 하다. 지면의 한계 때문에 일일이 서술할 수 없어 죄송한 마음이다. <그림2> 바브의 발전.원셈어에서 수직의 바브의 머리가 점차 작아지다가 아람어(파란색)와 현대히브리어(붉은색) 문자에는 흔적만 남았다. 한편 우가릿어(초록색) 문자에서 수평의 바브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이 낱말은 구약성경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다. 무려 5만 번 이상 등장한다. 이 말의 역할은 매우 단순하다. 두 낱말을 이어주는 것뿐이다. 그러나 상황과 문맥에 따라 브는 ‘그러나’, ‘그런데’, ‘더구나’, ‘즉’, ‘또한’, ‘…에도 불구하고’, ‘그리하여’ 등으로 옮긴다. 게다가 브는 종속문을 이끄는 접속사의 역할도 한다. 한마디로 두 낱말이나 문장을 잇는 접속사의 거의 모든 역할을 혼자 도맡는 말이다. 스스로 형태를 바꾸어 어떤 관계의 말이라도 모두 이어줄 뿐아니라 자음과 모음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음가를 내는 브는 실로 대단한 포용력과 적응력의 낱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3> 브의 다양한 형태.브는 의미도 다양하지만 뒤따라오는 음가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변한다. 장음 ‘와’(w?)는 경우에 따라 단음 ‘오’(w?)로 발음해야 한다.
새롭게 시작되는 해에 우리 인간은 어떤 역사적 실천을 하게 될까? 구원사의 흐름 안에서 하느님께 순종하는 ‘그리고’나 ‘그러므로’의 한 해가 될까? 아니면 하느님을 거슬러 ‘그러나’의 한 해를 맞게 될까? 부디 모든 인간이 하나 되어 하느님께 옳은 응답을 드리는 한 해가 되길 빌어본다. |
출처: 평화와 착함 원문보기 글쓴이: dar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