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無比스님이 읽어주시는 화엄경(2021.5.18.PM2시)
현수품(賢首品)
현수보살이 게송으로 대답하다
어제는 내가 예고를 하기는 했는데 예고를 못 들으신 분이 기다렸던 것 같다. 통도사에 갈 일이 있어서 통도사에 다녀왔다. 그래서 어제는 강의가 없었다.
우리가 매일 음식을 섭취해서 이 몸을 유지하듯이 우리 불자들은 매일 이 불법(佛法) 부처님 법을 공부해서 우리의 지혜를 키워가고 공덕을 쌓고 진리의 길로 나아가는 정신세계를 자꾸 성장시켜야 된다.
원효스님이 ‘사람들이 밥을 먹어서 이 몸을 관리할 줄은 알면서, 불법을 배워서 지혜를 키워갈 줄은 모른다. 어리석은 마음 고칠 줄을 모른다’고 말씀하셨다.
지혜를 키우고 어리석은 마음을 고쳐야 된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두 가지다. 음식을 먹어서 몸 관리를 잘 하는 것, 그것도 참 중요하다. 무엇보다 그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그것도 사실은 마음을 많이 써야 된다.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가, 또 어떻게 먹을 것인가, 그런 것이 요즘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쓰는 분야다.
그에 못지않게 불법과 같은 진리를 배우는 일이 중요하다.
요즘 온갖 철학, 온갖 종교, 여러 가지 가르침들이 난무하고 있다. 불법안에서도 여러 가지 가르침이 난무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런저런 불법을 잘 배워서 정법으로 나아가야 된다. 잘 분별해서 정법을 공부하고 정법에 의해서 우리의 신심을 증장시키고 지혜를 갈고 닦아야 불법을 만난 보람이 있고 공덕이 된다.
제가 화엄경을 공덕경이라고 하는 것도 경전에 있는 말씀을 근거로 했다. 우리가 화엄경을 잘 공부함으로해서 나의 공덕이 증장한다고 경전에 나와있다.
화엄경은 아시다시피 불교의 깨달음,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내용을 한껏 표현한 것이다. 여한없이 표현했다. 중생들이 신심이 없거나 근기가 좀 부족하면 쫓아가기가 지극히 힘든 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요즘은 유튜브 방송이라고 하는 것이 생겨서 매일매일 이러한 공부를 하고, 실시간에도 공부를 하지만, 그동안 화엄경 강의한 것을 또 이렇게 올려놓으니까, 사전에 올려 놓으면 매일 한꼭지씩 올라온다. 그것도 상당히 참고가 되고 들을만하다.
*
오늘은 현수품(賢首品) 기세간사(器世間事)의 자재(自在)라, 하는 내용이다.
ㅅ. 기세간사(器世間事)의 자재(自在)
기세간(器世間)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몸을 의지하고 사는 이 땅, 이 환경, 이 지구를 의미한다. 거기에서 삼매가 자유자재하다는 보살들의 경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일체진중입정정(一切塵中入正定)하야 금강지중종정출(金剛地中從定出)하고
금강지중입정정(金剛地中入正定)하야 마니수상종정출(摩尼樹上從定出)하며
일체 미진 가운데서 바른 선정에 들어가
금강지(金剛地) 가운데서 선정을 좇아 나오고
금강지 가운데서 바른 선정에 들어가
마니보석나무 위에서 선정을 좇아 나오며
마니수상입정정(摩尼樹上入正定)하야 불광명중종정출(佛光明中從定出)하고
불광명중입정정(佛光明中入正定)하야 어하해중종정출(於河海中從定出)하며
마니보석나무 위에서 바른 선정에 들어가
부처님 광명 가운데서 선정을 좇아 나오고
부처님 광명 가운데서 바른 선정에 들어가
강과 바다 가운데서 선정을 좇아 나오며
이 선정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가 경험한 바를 가지고 말하기로 하면, 물론 선방을 본격적으로 다니면서 참선을 하는 이들은 잘 아시겠지만, 일반 불자들은 보통 법회할 때, 입정시간이 있다. 법회를 시작하기 직전에 한 1분이나 2분 정도 거의 형식적이기는 하지만 선정에 들어간다. 그것을 입정(入定)이라고 해서 목탁을 세 번 치던지 아니면 죽비를 세 번 치던지 해서 들어가고 또 잠깐 있다가 죽비나 목탁을 세 번 치고 출정(出定)을 한다. 그것이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입정과 출정의 내용이다.
우리가 한 1분간만 입정해 있다 하더라도 그 사이에 마음이 왔다갔다 한다.
제대로 화두를 들고 염불을 하고 경전의 한 구절을 생각해도, 마음에는 끊임없이 분별심이 기멸(起滅)한다. 일어나고 소멸하고 일어나고 소멸한다.
우리 마음은 본래 생기기를 그렇게 생겼다. 가만히 있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금강경에도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主而生其心)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우리 마음은 절대 머물러 있지 않는다.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작용하고 생동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불보살들의 경지에서는 생각하는 대로 선정이 가능하다. 중생들은 어렵지만 불보살들의 경우는 생각하는 대로 선정에 들어가는 것도 일체 미진 가운데서 선정에 들어가고, 미진 먼지 속에서 선정에 들어가기도 한다.
금강지(金剛地)는 아주 견고한 땅인데 미진과는 반대다. 견고한 금강의 땅 가운데서 선정을 좇아 나오고, 또 금강지 가운데서 바른 선정에 들어가서 마니보석 나무에서 선정을 좇아 나온다.
마니보석나무 위에서 바른 선정에 들어가
부처님 광명 가운데서 선정을 좇아 나오고
부처님 광명 가운데서 바른 선정에 들어가
강과 바다 가운데서 선정을 좇아 나오며
임진왜란 때 일본에 우리 백성들이 많이 끌려갔는데, 사명대사께서 그 사람들을 데려오려고 일본에 가셨다.
일본사람들이 어떻게 했는지 불을 사정없이 때서 밤새 사명대사를 혼내주려고 했다. 그런데 아침에 사명대사가 수염이 긴데, 수염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린 채 나오면서 ‘아유 춥다 춥다 일본에 나무도 없느냐 왜 사람을 이렇게 얼려서 혼을 내게 하느냐’고 했다는 것이다.
사명대사 정도만 되어도 선정의 힘이 그와 같아서 주변에 불을 그렇게 땠는데도 그 선정의 힘으로 아주 온도를 낮춰서 오히려 영하 몇도까지 되도록 주위환경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염에 고드름이 얼도록 하고, 몸이 부들부들 떠는 모습을 일본사람들에게 보여서 일본사람이 깜짝 놀라게 했다. 열을 내게 했는데도 반대로 고드름이 얼 정도로 선정의 힘이 셌다 하는 이야기다.
그것이 참 어려운 일인데 마음관리를 잘하면 그런 경지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이 경문을 들어보면 조금 수긍이 가는 데가 있을 것이다.
어하해중입정정(於河海中入正定)하야 어화대중종정출(於火大中從定出)하고
어화대중입정정(於火大中入正定)하야 어풍기정심불난(於風起定心不亂)하며
강과 바다 가운데서 바른 선정에 들어가
불 가운데서 선정을 좇아 나오고
불 가운데서 바른 선정에 들어가
바람에서 선정을 일으켜도 마음이 산란하지 않으며
강과 바다 가운데서 바른 선정에 들어가고
불 가운데서 선정으로 좇아 나오고
불 가운데서 반대로 선정에 들어가서
바람에서 선정을 일으켜도 마음이 산란하지 않는다.
어풍대중입정정(於風大中入正定)하야 어지대중종정출(於地大中從定出)하고
어지대중입정정(於地大中入正定)하야 어천궁전종정출(於天宮殿從定出)하며
풍대(風大) 가운데서 바른 선정에 들어가
지대(地大) 가운데서 선정을 좇아 나오고
지대 가운데서 바른 선정에 들어가
하늘궁전에서 선정을 좇아 나오며
지수화풍 가운데서 풍대와 지대다.
어천궁전입정정(於天宮殿入正定)하야 어공기정심불란(於空起定心不亂)이니라
하늘궁전에서 바른 선정에 들어가
허공에서 선정을 일으켜도 마음이 산란하지 않느니라.
ㅇ. 삼매의 불가사의
시명무량공덕자(是名無量功德者)의 삼매자재난사의(三昧自在難思議)니
시방일체제여래(十方一切諸如來)가 어무량겁설부진(於無量劫說不盡)이니라
이것이 이름이 한량없는 공덕자(功德者)의
삼매가 자재하여 헤아리기 어려움이니
시방의 일체 모든 여래가
한량없는 겁 동안 설하여도 다함이 없느니라.
한량없는 공덕자, 한량없는 공덕을 갖춘 불보살들이다.
시방일체 모든 여래가 한량없는 세월동안 이러한 경지를 설명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다함이 없다. 다음은 그것을 비유로써 이야기한다.
12) 비유로써 밝히다
① 비유도 불가능하다
일체여래함공설(一切如來咸共說)하사대 중생업보난사의(衆生業報難思議)며
제룡변화불자재(諸龍變化佛自在)와 보살신력역난사(菩薩神力亦難思)니
일체 여래가 다 한가지로 설하시되
중생의 업보가 헤아리기 어려우며
모든 용(龍)의 변화와 부처님의 자재하심과
보살의 신력(神力)도 또한 헤아리기 어려우니라.
업력난사의(業力難思議)라고 해서 중생들의 업보도 참 헤아리기 어렵다. 사실은 중생들이 살아가는 일들이 전부 업보 문제다. 업보는 인과의 문제이기도 하고 우리들 습관의 문제이기도 하다. 말은 업보라고 간단하지만 그 업보라는 말속에는 아주 복잡한 내용이 있다.
중생의 업보가 헤아리기 어렵다. 업력난사의(業力難思議)다. 여기도 중생의 업보가 헤아리기 어렵다고 해서 중생업보난사의(衆生業報難思議)라고 하였다.
우리가 평생 한 가족이 되어서 수십 년을 같이 살고, 가족이 가장 가까운 관계인데도 불구하고, 그 사람이, 내 아들 내 자녀가 어떤 업을 가지고 태어났는지 속속들이 알기 어렵다. 모른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모든 용(龍)의 변화와 부처님의 자재하심과
보살의 신력(神力)도 또한 헤아리기 어려우니라
용(龍)이 변화무쌍한 신통을 부리고 부처님께서 자유자재한 능력이 있는 것, 그것은 불업(佛業)이다. 보살은 또 보살의 업이라고 할 수가 있고, 중생은 중생의 업이라고 할 수가 있고, 사실 모두가 업력의 문제다. 그래서 우리가 업을 잘 지어야 된다는 것이다.
살다보면 자기는 아주 성실하게 잘 살고 열심히 노력하는데 일이 뜻대로 안되는 경우가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과거에 업을 지은 업의 남은 힘이 작용을 해서 그렇다. 그런 것을 우리가 잘 살펴야 된다.
용은 용대로 변화의 힘이 있고, 부처님은 부처님대로 자재한 힘이 있고, 보살은 보살대로 신력(神力)이 있는데 다 헤아리기가 어렵다.
중생업력난사의(衆生業報難思議)라고 했는데, 보살의 신력도 또한 헤아리기 어렵다.
② 지혜로운 이는 비유로써 안다
욕이비유이현시(欲以譬喩而顯示)인댄 종무유유능유차(終無有喩能喩此)어니와
연제지혜총달인(然諸智慧聰達人)은 인어비고해기의(因於譬故解其義)니라
비유로써 나타내 보이려 해도
마침내 능히 이것이 비유할 비유가 없거니와
그러나 모든 지혜 있고 총명이 달통한 사람은
비유로 말미암아 그 뜻을 아나니라.
비유로써 나타내 보이려 해도
마침내 능히 이것이 비유할 비유가 없거니와
업력의 문제는 어떤 비유로써도 제대로 비유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 불법을 제대로 자꾸 배우고 사유를 깊이 하고, 우리들 자기자신의 일을 잘 되돌아보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자기자신의 일을 되돌아보면 누구 하나 없이, 업력의 원칙에서는 벗어날 수가 없다.
그래서 자기자신의 일을 잘 되돌아 보고, 아주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자신의 일을 바라볼 줄 알아야 된다. 그래야 나의 업도 어느 정도 살필 수가 있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내재되어 있는 업은 참 알기 어렵다. 그것은 모른다고 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모든 지혜 있고 총명이 달통한 사람은
비유로 말미암아 그 뜻을 아나니라
비유로써 제대로 비유할 수는 없지만, 그나마 가장 가깝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비유라는 것이다.
부처님은 경전마다 비유를 많이 쓴다. 불교처럼 비유 많은 가르침이 없다. 법화경 같은 것은 아예 비유품이 있고, 비유품 외에도 법화7유니, 법화9유니 해서 유명한 비유가 많이 있다. 아주 뛰어난 비유다.
비유라고 하는 것이 딱 맞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80프로 90프로는 잘 설명해준다. 그래서 부처님도 비유를 잘 활용하셨다.
③ 성문들의 신통을 들어서 비유하다
성문심주팔해탈(聲聞心住八解脫)하야 소유변현개자재(所有變現皆自在)라
능이일신현다신(能以一身現多身)하고 부이다신위일신(復以多身爲一身)하며
성문(聲聞)의 마음은 팔해탈에 머물러서
가지고 있는 바의 변화하여 나타냄이 모두 자재하여
능히 한 몸으로써 많은 몸을 나타내고
다시 많은 몸으로써 한 몸이 되게 하며
성문들은 이 정도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팔해탈은 복잡하니까 생략을 하고
성문(聲聞)의 마음은 팔해탈에 머물러서
성문들이 성취한 공부의 경지를 8해탈, 여덟가지 해탈이다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래서
가지고 있는 바의 변화하여 나타냄이 모두 자재하여
8해탈이라고 하는 공부의 성취를 말미암아 그렇다. 그래서
능히 한 몸으로써 많은 몸을 나타내고
다시 많은 몸으로써 한 몸이 되게 한다
어허공중입화정(於虛空中入火定)하고 행주좌와실재공(行住坐臥悉在空)하며
신상출수신하화(身上出水身下火)와 신상출화신하수(身上出火身下水)를
허공 가운데서 화정(火定)에 들어 있으면서
허공에서 가고 머물고 앉고 눕는다.
몸 위에선 물을 뿜어내고 몸 아래에서는 불을 뿜으며
몸 위에선 불을 뿜고 몸 아래에서는 물을 뿜음이라.
허공 가운데서 화정(火定)에 들어 있으면서
허공에서 가고 머물고 앉고 눕는다
이런 신통만 있어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교화하겠는가?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공상을 한다. 이런 신통이 있다면, 사람들 앞에서 이런 신통을 한 번 드러내 보이면 다른 설명을 할 것이 없다.
‘반야심경이 어떻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이 어떻다, 자비다, 지혜다, 보리심이다’ 그런 설명 다 필요 없고 이런 신통만 나타내 보이면 전부 다 따를 것이다.
허공 가운데서 선정에 들어 있으면서
허공에서 가고 머물고 앉고 눕는다
예를 들어서 공중의 10미터나 20미터에 떠서 걸어다니고, 거기서 누워있기도 하고, 앉아있기도 하고, 서울 한강 위를 저벅저벅 걸어다니기도 하고, 날아다니기도 하고, 물속에 들어갔다가 하늘로 올라가기도 하는 모습을, 그러면서도 입고 있는 장삼이 하나도 물에 젖지도 않는모습을 보이면 어떨까? 제가 공상한 그림이다.
그런 신통이 있으면 사람들이 야단날 것이다. 와서 뭘 물으려고 하고, 공양을 올리고 예배를 드리고, 알려고 하고, 다른 장사는 다 집어 치워버리고 쫓아와서 그렇게 할 것이다.
중생들을 가르치고 교화한다고 하는데, 아주 힘들게 해도 크게 성과도 없고, 사람들이 별로 감동하는 것 같지도 않고 하는 것을 여러 해 보다보면 엉뚱하게도 자기 분 이상의 이러한 공상을 할 때가 있다. ‘오죽하면 저런 공상을 하실까’ 그렇게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다. 여기 보면
몸 위에선 물을 뿜어내고 몸 아래에서는 불을 뿜으며
몸 위에선 불을 뿜고 몸 아래에서는 물을 뿜음이라
물을 뿜기도 하고 불을 뿜기도 하고, 몸 위로 불을 뿜으면 아래로는 물을 뿜고, 반대로 아래에 불을 뿜으면 위로 물을 뿜고 등등, 제가 한강을 막 그냥 저벅저벅 걸어다니고 날아다니고 물속에 들어갔다가 하늘로 치솟기도 하고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고 빠르게도 다니고 느리게도 다니고 자유자재한 모습을 보여주는 상황과 똑같다.
여시개어일념중(如是皆於一念中)에 종종자재무변량(種種自在無邊量)하니
피불구족대자비(彼不具足大慈悲)하야 불위중생구불도(不爲衆生求佛道)호대
이와 같이 모두 한 생각 가운데서
가지가지로 자재하여 한량없으나
그들은 큰 자비를 구족하지 못하여
중생을 위해 불도(佛道)를 구하지 아니하도다.
제가 지엽적인 이야기, 신통부리는 이야기를 힘주어서 말씀드렸지만, 정작 화엄경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이 핵심이다.
성문들, 아라한들, 그 정도 신통을 가진 사람들이 있기는 있는데 그들은 그러면서도 큰 자비를 구족하지 못했다. 불보살들처럼 자비심을 가지지 못했다. 그래서 중생을 위해서 불도를 구하지 않는다.
자기 한 몸 위해서 열심히 마음 닦고 신통 훈련해서 그런 신통능력은 가졌으나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
나는 처음부터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그런 신통을 갖추었으면 좋겠다’ 이런 주의인데, 나한들은 그런 신통만 있지 ‘중생들을 교화해야지, 중생들을 자비로써 모든 사람들을 다 건져야지’ 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생을 위해서 불도를 구하지 아니하도다. 안타깝다는 뜻으로 이렇게 이야기했다.
상능현차난사사(尙能現此難思事)어든 황대요익자재력(况大饒益自在力)가
그러면서 오히려
이러한 사의하기 어려운 일도 나타내거든
하물며 큰 이익 자재한 힘이겠는가.
그러면서 오히려
이러한 사의하기 어려운 일도 나타내거든
불가사의한, 허공 가운데 선정에 들어 허공에서 가고 머물고 앉고 눕고, 몸 위에선 물을 뿜어내고 몸 아래에서는 불을 뿜는 등등 이런 불가사의한 어려운 일을 나타내는데
하물며 큰 이익 자재한 힘이겠는가
이것은 불보살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런 이들은 그런 능력을 갖추었으면서도 자비가 없다. 또 중생을 위한 마음이 없다. 그런데 중생을 위해서 큰 이익을 내는 보살의 경지이겠는가? 이것이 핵심이다.
④ 해와 달의 비유
비여일월유허공(譬如日月遊虛空)에 영상보변어시방(影像普遍於十方)이라
천지피택기중수(泉池陂澤器中水)와 중보하해미불현(衆寶河海靡不現)인달하야
비유컨대 해와 달이 허공에 있음에
영상이 널리 두루 하여
샘물과 못과 큰 못과 그릇 속의 물과
온갖 보배 강과 바다에 나타나지 않음이 없듯이
해와 달 별 이런 것들이 전부 물이라고 하는 물에는 다 나타난다.
보살색상역부연(菩薩色像亦復然)하야 시방보현부사의(十方普現不思議)라
차개삼매자재법(此皆三昧自在法)이니 유유여래능증료(唯有如來能證了)니라
보살의 빛깔과 형상도 또한 다시 그러하여
시방에 널리 나타나 부사의하니
이것은 모두 삼매의 자재한 법이라
오직 여래만이 능히 증득해 아나니라.
보살들도 해와 달이 물이 있으면 다 비치듯이
보살의 빛깔과 형상도 또한 다시 그러하여
시방에 널리 나타나 부사의하니
이것은 모두 삼매의 자재한 법이라
삼매가 뛰어나기 때문에 그렇다.
오직 여래만이 능히 증득해 아나니라
⑤ 병사들의 영상 비유
여정수중사병상(如淨水中四兵像)이 각각별이무교잡(各各別異無交雜)이라
검극호시류심다(劍戟弧矢類甚多)요 개주거여비일종(鎧冑車輿非一種)이어든
예컨대 깨끗한 물에 비친 네 종류의 병사가
제각기 달라 서로 섞이지 않는지라
칼과 창과 활과 화살의 종류가 심히 많고
갑옷과 투구와 수레가 한 종류가 아니니
수기소유상차별(隨其所有相差別)하야 막불개어수중현(莫不皆於水中現)호대
이수본자무분별(而水本自無分別)인달하야 보살삼매역여시(菩薩三昧亦如是)니라
그 있는 바 모양의 차별을 따라서
다 물 가운데 나타내지 않음이 없되
물은 본래 스스로 분별함이 없으니
보살의 삼매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보살의 삼매를 이야기한다. 네 병사라고 하는 것은 인도에는 옛날에 군대를 편성할 때 코끼리 부대, 말 부대, 수레를 모는 수레부대, 걸어다니는 부대 이렇게 해서 상병 마병 거병 보병 네 종류의 군대가 있었다.
우리는 어떤가?
공군 육군 해군이 있다.
공군은 하늘을 장악하고, 육군은 땅을 장악하고, 해군은 바다를 장악한다. 옛날 한 국가의 군대를 편성한 것과 비교해 보면 재미가 있겠다. 코끼리 부대, 말 부대가 있고, 수레부대가 있고 보병 걸어다는 부대가 있다.
⑥ 음성의 비유
해중유신명선음(海中有神名善音)이니 기음보순해중생(其音普順海衆生)이라
소유어언개변료(所有語言皆辨了)하야 영피일체실환열(令彼一切悉歡悅)하나니
바다 가운데 신(神)이 있어 이름이 선음(善音)이라
그 소리가 바다 중생을 널리 수순하며
가지고 있는 말을 모두 잘 알아서
그들로 하여금 다 기쁘게 하나니
바다 가운데 신(神)이 있어 이름이 선음(善音)이라
착할 선(善)자 소리 음(音)자
그 소리가 바다 중생을 널리 수순하며
가지고 있는 말을 모두 잘 알아서
그들로 하여금 다 기쁘게 하나니
피신구유탐에치(彼神具有貪恚癡)호대 유능선해일체음(猶能善解一切音)이어든
황부총지자재력(况復總持自在力)이 이불능령중환희(而不能令衆歡喜)아
저 신(神)은 탐(貪)․ 진(嗔)· 치(癡)를 갖추었으되
오히려 능히 온갖 소리를 잘 아나니
하물며 다시 모두를 지녀 자재한 힘이
능히 중생들로 하여금 기쁘게 하지 못하겠는가.
바다에 선음(善音)이라고 하는 신이 있는데, 그 소리가 바다 중생을 널리 수순해서, 가지고 있는 말을 모두 잘 알아서 그들로 하여금 다 기쁘게 한다.
그런데 그들은 탐진치 삼독을 버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탐욕과 진심과 어리석음을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온갖 소리를 잘 안다.
소리를 잘 아는 신통이 있다는 것이다.
하물며 다시 모두를 지녀 자재한 힘이
그런데 보살은 온갖 것을 다 지녀서 자재한 힘이 있고, 또 탐진치 삼욕이 없다는 것이다. 탐진치 삼독을 다 떠난 것이 보살이다. 그래서
능히 중생들로 하여금 기쁘게 하지 못하겠는가
탐진치 삼독이 있는 이들도 한 분야는 중생들에게 기쁨을 주는데 탐진치 삼독도 다 떠난 자유자재한 능력이 있는 보살들이 능히 중생들로 하여금 기쁘게 하지 못하겠는가? 그런 이야기다.
사람이 이 세상에 살면서 다 똑같을 수가 없다. 같아서도 안된다. 사람들은 다 그 나름의 소질과 능력과 장점들이 있다.
내가 어제 통도사에 갔다 오면서 생각난 것인데, 사람이 살면서 어느 단계에 이르면 자기가 구축한 실력, 경제적인 능력이 됐든지 아니면 공부의 힘이 됐든지 도력이 됐든지 정치적인 힘이 됐든지 뭐가 됐든지 간에 한 50세 정도가 되면 다 그것이 구축되어 있다. 그래서 정년퇴직 나이를 그렇게 정해 놓은 것이다.
50에서 60을 전후해서 그렇게 살다가 정년퇴직을 하는데 그러면 그다음에도 살 날이 많다.
특히 요즘은 의학이 발달해서 상당히 오래 살아서 백세 인생이라고 한다.
그러려면 그동안 한 오 육십까지 살아오면서 쌓은 실력, 그것을 수행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면 자기가 염불을 했든지 포교를 했든지 참선을 했든지 그 이상 발전하기는 어렵다. 그럼 그다음에는 무엇을 하느냐?
보림(保任)을 한다.
불교에서는 보림(保任)이라는 말을 잘 쓴다. 그것을 잘 보존해서 맡겨 놓는다. 보존해서 유지해 간다, 이런 뜻이다.
그러면 60까지나 아니면 50까지든, 오 육십까지 자기가 수행을 어떻게 했고, 불교를 어떻게 공부했고 하는 것이 구축이 되어 있지 않겠는가?
그다음에는 더 발전하기가 쉽지 않다. 그때부터는 그동안 오 육십 될 때까지 공부한 것, 수행한 것, 닦은 것 이것을 잘 보존해 가면 되는 것이다.
돌아가실 때까지 열반에 들 때까지 그것을 잘 보존해 가는 것을 보림의 기간이라고 한다.
우리가 꼭 생각해야 할 점이다.
우리 불자님들도 오 육십까지는 열심히 공부한다. 지금 우리 오 육십이 넘은 사람들은 공부를 해도 진전이 잘 없다. 잘 외워지지도 않고 기억도 잘 안된다. 그런데 그런 현재 상태를 잘 보존해 가야된다. 그것도 안하면 그것마저도 퇴보하고 만다. 있던 것마저도 잃어버린다.
잃어버리면 안되는 것이다.
우리가 안다고 하는 것이 오 육십까지는 계속 성장해 왔는데 불법수행, 불교공부, 마음닦는 일, 마음공부가 잘 성장해 왔는데, 그다음에는 진전이 없다. 진전이 없더라도 그 상태에서 잘 보존해 가야 한다.
그것을 보림(保任)이라고 한다.
스님들이 나이가 좀 들어서 오랜만에 만나면 인사가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 하면 ‘보림하고 있다’고 한다. 좋은 말이다. 그동안 공부해 온 것을 잘 보존해서 유지해 가고 있다. 보존해서 유지해 가야 한다.
그런데 보존해서 유지해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성공하기는 쉬워도 성공한 것을 지켜가기는 어렵다고 하지 않는가? 그와 같이 보존해서 유지해가는 것, 죽을 때까지 보존해서 유지해 가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열심히 해야 된다.
사업하는 사람도 마찬가지고, 공부하는 사람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살아있는 동안은 꾸준히 자기 분야에 대해서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 염불 한가지만 하더라도 예를 들어서 ‘관세음보살’ 한가지만 부르고 살았다. 오육십 지나고 눈도 희미하고, 귀도 희미하고 여러 가지가 기능이 떨어지면 관세음보살 한가지 부르는 것도 그렇게 쉽지가 않다.
꾸준히 해야 현재상태가 유지돼 간다. 그것을 보림이라고 한다.
우리 절집안에서 특히 선가에서는 보림이라는 말을 참 잘쓰는데 제가 모처럼 썼지만 보림할 줄 알아야 한다.
어제 통도사에 갔을 때 연세가 상당히 된 분을 만났는데 보림하는 자세가 안보여서, 같이 갔던 스님이 ‘보림을 잘해야 되는데’ 그런 염려를 했다.
보림, 보림을 잘해야 한다.
승속을 막론하고 자기 분야가 무엇이든지 특히 불교를 공부하는 사람들, 마음공부하는 사람들은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한 가지 일이라도 보림을 잘해야 된다.
보림을 잘 안하면 퇴보해 버린다. 금방 퇴보해 버린다.
퇴보하기는 너무 쉽다. 현상태를 유지하는 것, 그것도 열심히 해야 현상태가 유지된다. 보림은 그것이다.
현상태가 유지되도록 하는 것, 크게 진전이 없다고 너무 그렇게 마음 답답해할 것이 없다.
현재 내가 공부하고 있는 상태만 잘 유지해 가면 훌륭한 것이다. 그렇게 아셔야 된다.
그것도 쉬운 것이 아니고 그것도 못하고 그만 까먹어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퇴보해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도반들도 잘 살펴보면 모두 70대 80대인데 보림을 제대로 붙들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자기가 그동안 해온 공부상태를 그나마 현재 붙들고 있지 못한 경우들을 많이 본다.
우리 불자들은 부디 현재 공부하고 있는 상태, 그것이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일이 됐든지, 화엄경을 공부하는 일이 됐든지, 참선을 하는 일이 됐든지 그대로 잘 보전하시기 바란다.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화엄경 공부하면서 ‘아유 일어나자마자 까먹는다’고 하고 ‘일어나기 전에 까먹는다’고 하는 이야기를 우리가 잘 하지 않는가? 상관없다. 그나마 우리 의식이 있을 때 꾸준히 해야 그것이 보림 상태라고 할 수가 있고, 그나마 현재 상태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 하는 것이다.
오늘 공부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다.
*
오신 분들 한 번 살펴보겠다.
중생무변서원도(衆生無邊誓願度 중생을 다 건지오리다)
번뇌무진서원단(煩惱無盡誓願斷 번뇌를 다 끊으오리다)
법문무량서원학(法門無量誓願學 법문을 다 배우오리다)
불도무상서원성(佛道無上誓願成 불도를 다 이루오리다)
성불하십시다.
*
내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잊지 마시고 모두 각자 형편 따라서 부처님 오신 날을 잘 기념하시고, 부처님의 일생을 잘 한 번 되돌아 보는, 부처님의 공덕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시기 바란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_()()()_
보림(保任) -- 사람들에게는 다 그 나름의 소질과 능력과 장점들이 있다. 그 공부해 온 것들을 잘 보존해서 유지해 가는 일이야 말로 노년의 할일이고 해야할 일이다. 고맙습니다.
_()()()_
_()()()_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_()()()_
_()()()_
_()()()_
_()()()_
_()()()_
_()()()_ 감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UzvTwkwlJ0
PLAY
_()()()_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