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전은 분당 집에서 주말을 보내는 준이를 아침에 데리러가야하고 금요일 오후는 다시 데려다주러 가야합니다. 이렇게 준이를 데리러가고 데려다주고 돌아갈 때 늘 이용하는 도로가 제2경인고속도로입니다. 중도에 합류하는 제2경인고속도로는 영흥도집과 준이집, 그리고 용인 신봉동의 발달학교를 연결해주고 아주 최적과 최단의 도로입니다.
그렇게 주2회 꼭 이용하게 되는 그 도로에서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정말 말도 안되게도 우연히 그 도로를 지났을 뿐인데 전소된 자동차와 부상자가 수 십인에다 5명이 죽기까지 했습니다. 자동차 전용도로 위에서의 돌발과 급작의 화재사건은 사실 예상 예측 범주 내에서 대비하기는 결코 결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까놓고 이야기하자면 길을 걷다가 압사할 것이라는 가정은 누구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무리 많은 인파가 몰렸다하더라도 대규모로 넘어지지 않는 한 그 자리에서 선채로 압사당할 것이라는 예측은 통상적인 사고범주 밖입니다. 이런 엄청난 사건이 터지고나면 책임소재를 운운할 수 밖에 없지만 내심 많은 사람들은 이런 사건을 어떻게 예측하느냐는 현실적 한탄은 어쩔 수 없습니다.
1994년 저는 압구정동(행정상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직장에 다니고 있었고 당시 집은 상계동에 있었습니다. 늘 성수대교를 지나서 차를 몰고 출퇴근을 해야했는데 그 해 10월 20일에 야근까지하고 밤 11시가 넘어서 성수대교를 타고 퇴근을 했습니다. 그리고 21일 아침 일찍 출근준비를 하는데 엄청난 사건이 하룻밤새 전국을 아연케했으니 바로 성수대교가 무너져 상판 일부가 밑으로 떨어져 버린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세상을 나가야하는 통로가 끊어진 듯한 막막함은 물론 그 사건이 제 뇌리에 남긴 트라우마는 너무나 커서 저는 며칠 기운조차 차릴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일상의 습관처럼 하루생활을 시작했던 30여명은 영문도 모른 채 그렇게 스러져가기도 했습니다.
다윈상이라는 다소 황당한 상이 있다고 합니다.
다윈상의 수상자들을 보면 정말 황당하고도 어처구니없는 죽음이나 사고를 당한 사람들입니다.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죽음은 황당하고 어처구니없을 수 없는 유전자의 소거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조롱이 들어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대형사건들은 우리의 유전자가 위험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인지 의아할 정도입니다. 우리의 정체성은 확실히 정신적인 국면에 있어 특수한 부분이 있는 것은 부인하기가 어렵습니다. 인구당 자폐비율도 우리가 세계적으로 1,2위를 다투는 것도 관련이 없어 보이지 않습니다. 국가별 자폐인구비율을 보면 우리의 현실에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준이를 데려다주기위해 늘 달리던 도로는 어제 사건으로 일부봉쇄 되었기에 멀리 돌아서 가야 합니다. 그러니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참 많이 듭니다. 대한민국 정말 연구대상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첫댓글 홍콩과 울 나라는 왜 이리 높은지 짐작도 못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