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가타 요네자와1 - 신죠에서 기차를 타고 야마가타현의 남부 요네자와에 도착하다!
2022년 11월 2일 야마가타(山形)현 긴잔온센 銀山溫泉(은산온천) 에 갔는데,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
불명 에 모티브가 된 오바나자와시 산골짜기에 자리한 온천으로 100년이 넘는 료칸들이 늘어선, 운치있는
온천을 구경하고 버스로 오이시다역(大石田) 에 도착해 기차를 갈아타고 신죠(新庄) 에 도착해서 1박했습니다.
11월 3일 아침에 신죠의 호텔에서 일어나 텔레비전을 켜니 긴급 뉴스가 나오는데 제목은 “국민보호에
관련된 정보” 라.... 뭔가 싶어 보니 북한이 또 동해(일본해)상으로 미사일 을 발사한 모양 입니다.
비상사태 경고가 내려진 지역을 보니 니이가타현 에다가 여기 야마가타현 에 미야기현
이니.... 그럼 미사일이 날아가는 방향 을 따라 지역을 지정한 모양인데 동쪽
미야기현까지 지정된걸 보면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 까지 날아간 것일까요?
“북조선에서 미사일 이 발사됐으니 건물 중앙이나 지하로 대피 하라” 는 통지인 데.... 지금은
전쟁중이 아니니 우크라이나 처럼 인근에 대피소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은 모양
입니다? 우리 방을 둘러보니 밤에 정전을 대비해 방재용 란탄 이 비치되어 있는걸 봅니다!
로비로 내려가 호텔에서 주는 아침을 먹는데 도요코인 호텔 보다 숙박요금이 비싼 때문
인지 반찬은 더 많은지라 잘 먹고는 체크아웃을 하고 바로 인근에 자리한 신죠역 으로
가서는 야마가타현 최남단에 자리한 요네자와(米沢) 로 가는 기차표를 끊어야 하는데.....
매표 창구에 직원이 없는지라 할수 없이 기계에서 카드 를 사용해서 요네자와 까지 기차표
2장을 끊는데, 이 기차는 도쿄까지 가는 신칸센 쯔바키 열차로 지유세키(자유석) 가
없으니 좌석(시떼이세키: 지정석) 요금 까지 합쳐서 1인당 4,090엔씩에 표 2장을 끊습니다.
그러고는 기차역 내부를 둘러보니... 이런? 바로 옆으로 돌아가면 녹색 미도리노 마도구치 에 여직원 이
자리하고 있는데 미처 발견하지 못해 그 앞쪽에 자리한 밴딩 머신 기계 에서 표를 끊느라 고생했네요?
신칸센 쯔바키호 는 신죠 에서 9시 16분에 출발해 야마가타현을 남으로 종단해서 12시
15분에 최남단인 요네자와(米沢) 역에 도착하는 것으로 기차표에 찍혀 있습니다.
우리 기차는 야마가타현의 북쪽인 신죠에서 남쪽인 요네자와 를 향해 일직선으로
남쪽으로 달리는데, 너른 들판을 보노라니 문득 국제신문에 조봉권 기자가
쓴 “51살에 늦깍이 측량공부... 日 최초 실측 지도 를 낳다” 라는 기사가 떠오릅니다.
- 19살이나 어린 스승 모신 이노
- 18세기 열도 전도 제작 위업
- 日 실질·실용 중시 기풍도 설명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일본은 ‘전쟁 국가’ 다. 이는 일본 국민이 전쟁을 좋아한다는 뜻이
아니다. 일본의 ‘오늘’ 을 형성하는데 전쟁이 아주 큰 구실 을 했다는 뜻일 뿐이다.
일본의 특징이나 정체성이 헷갈린다면, ‘전쟁’ 이라는 키워드로 접근하면 많은 점이 풀린다.
이 점을 모르면 일본이란 나라는 파악할 수 없다. 전쟁은 실용과 실질의 세계 이다. 실질과
실용 이 극도로 중요하다. 일본이 동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와
현대로 치고 나갈 수 있었던 건 전쟁에서 비롯된 실용과 실질의 기풍 때문 이었다.
‘대일본연해여지전도’ 214장을 붙여 만든 커다란 지도를 사람들이 보고있다. 일본 위키피디아
이노 다다타카 (伊能忠敬·1745~1818 ) 의 삶과 활동은 ‘일본의 실질·실용’ 기풍을 아주 잘
보여준다. 이노 다다타카의 삶에서 일본의 면모를 읽을수 있다는 뜻이다. 일본의
1927년생 저술가 도몬 후유지가 쓴 ‘일본을 측량한 사나이 이노 다다타카’ 는 일본의
근세 시기에 커다란 업적을 이룬 이노 다다타카에 관해 상세하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이노 다다타카 는 18세기와 19세기에 걸쳐 활동하면서 ‘대일본연해여지전도’ 라는 탁월한 지도를
제자들과 함께 만들었다. 축적 3만6000분의 1인 대지도(214장), 21만6000분의 1인 중지도(8장),
43만2000분의 1인 소지도(3장)로 이뤄진 ‘대일본연해여지전도’ 는 일본 최초의 실측 지도 라고 한다.
“막부에 제출된 ‘이노즈’ (대일본연해여지전도의 약칭) 는 에도성 모미지야마문고에 보관되어 일반인
들은 접근할 수 없었다. 지도가 너무 상세 해서 국방상의 문제 로 막부가 유포를 금지 했기 때문이다.
1828년 모미지야마 서적 봉행이기도 한 다카하시 가게야스 가 나가사키 네덜란드 상관 소속 의사 지볼트
에게 금서에 해당하는 ‘이노즈’ 를 건네준 것이 드러나 다카하시는 체포되어 3월 옥사 했다.”
이노 다다타카의 인생과 ‘대일본연해여지전도’ 에 만만찮은 사연이 얽혀 있음을 짐작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이노 다다타카는 51세 가 되어 일본을 실제로 측량할 다짐을 하고, 19살이나 어린 다카하시 요시토키
문하에 들어가 그를 스승 으로 모시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목표를 향해 나아간 점을 중요하게 다룬다.
동시에 18세기 일본 사회를 관통하고 감싼 ‘실질과 실용의 기풍’ 에 관해 생생하게 설명하고 보여준다.
천문학 등에서 상당한 성취를 이룬 당시 일본 민간 학자들의 성취를 소개한 내용도 인상 깊다.
예컨대 이렇다. “아사다 고류 (이노 다다타카의 스승의 스승) 는 25세 때 탈번 (봉견 영지인
번을 떠나 낭인이 되는 것) 했다. 그리고 오사카로 도망가서 천문성력학 아사다 유파 를
창시했다. 그것만으로는 생활을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배우고 익힌 의술로 생활비 를 벌었다.
(일본은 260개의 번 으로, 번주는 세금을 거두고 치안과 군대를 유지하며 백성을 재판했고 이웃 번
에 장사나 여행을 가려면 번주의 허가서인 여권 을 지녀야 하며 번과 번 사이는 국경으로 관소
가 설치되어 여권 확인과 상품에 관세를 물렸으며 허락받지 않고 나가면 반역자로 중형 에 처했음)
그는 의술에서도 실증 을 중시했다. 개와 고양이를 해부 하여 세상을 놀라게 했다. 1769년에는 유명한
‘지동설’ 을 주장했다. 그는 수학을 잘해 이미 평방근과 입방근의 계산법 까지 알고 있었다.
아직 코페르니쿠스의 이론 이 일본에 전해지지 않은 시대 였다…. (케플러 제3 법칙도 생각해낸
아사도 고류 는) 목성의 위성 움직임, 토성 고리의 변화, 달 표면의 변화 도 주의 깊게 관찰했다.”
우리 기차는 천수각을 닮은 집을 지나 아카유(赤湯 적탕) 라는 역에 서길래 창밖을 보니
여긴 좀 특이한게 엄청 긴 현수막이 역사에 게시되어 있는데, 모두 라멘
그림들로 らラ-メンのなんようし 이니.... 그럼 라멘으로 유명한 고장 이라는 뜻일까요?
야마가타현의 북부에 자리한 신죠를 출발한 기차는 3시간을 달려서 12시 15분에 드디어 야마가타현
의 남부인 요네자와 よねざわ米沢(미택) 역에 도착하는지라..... 기차에서 내려 역사로 들어갑니다.
텔레비전에서 뉴스 를 전하고 있는데.... 북조선이 탄도미사일 한발을 발사했다는 내용 입니다.
인포메이션 센타 로 들어가서는 시내 지도 를 얻은 다음에 요네자와성과 우에스기 신사며 우에스기 가족묘지
등 중요 관광지 등을 확인하고는 거리를 물으니, 걸어갈 수는 없으니 기차나 버스 를 타야 한다고 말합니다.
역에는 요네자와소(米沢牛) 모형과 그림이 보이는데, 우리나라 소를 한우(韓牛) 라고 하듯 일본소는 와규(和牛)
라고 부르는데.... 전국의 여러 지방에서 제각기 자기 지방의 소가 가장 우수하다고 자랑하는 것을 봅니다?
중국인를 뜻하는 글자는 華(화) 로 중국을 中華(중화) 라고 쓰기도 하고, 한국인을 뜻하는
글자는 韓(한) 이니 三韓(삼한) 이라는 말로도 표현하며, 일 본인을 뜻하는 글자는
和(화) 이니 저들이 오사카 동쪽 가시하라에 세운 최초의 나라를 야마토(大和 대화)
라고 하며, 호텔에서 침대방을 洋室(양실) 이라 하고 다다미방을 和室(화실) 이라 합니다.
요네자와시 (米沢市) 는 야마가타현의 남동부 오키타마 지방 도시로 가마쿠라 시대에 나가이씨의 영지
였으나 무로마치 시대 초기에는 다테씨 의 영지가 되었고 센고쿠시대에 다테 씨의 본거지 가
되었으니.... 그후 다테씨는 이와데야마(미야기현) 로 옮겨가고 가모씨에 이어 우에스기씨 가 들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