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에 빠진 관우가 허망하게 죽자 장비는 그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고 복수를 다짐하다 부하에게 죽임당하고 유비마저 절치부심하다 세상을 떠나갑니다.
이제 촉의 운명은 제갈량의 두 어깨에 달려있습니다. 북벌에 나선 제갈량이 오장원두에서 위나라와 일전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때 갑자기 돌풍이 몰아치더니 촉의 군기가 부러지고, 제갈량은 그것을 자신의 운명이 다한 것으로 보고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납니다. 촉의 운명도 그것으로 끝이 납니다.
사마의는 삼방곡에서 제갈량의 화공을 받습니다. 그 모진 화공은 그의 모든 군대와 식량을 삼켜버렸으며 사마의 군대의 전멸은 시간 문제였습니다. 사마의의 죽음도 목전에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때가 우기가 아님에도 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마의는 구사일생으로 살아 났습니다. 사마의는 하늘마저 자신을 돕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생 조조와 그의 친족들에게 의심을 받고 무시를 받아 왔으며 죽은 제갈량에게도 미치지 못한다는 수모를 받아 온 사마의입니다. 모두 제갈량의 탁월함을 칭송할 때 사마의는 언제나 2류 인생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비,조조,손권 모두 삼국통일을 완수하지 못했지만 2류인생 사마의의 후손이 삼국을 통일합니다.
탁월함의 상징이었던 제갈량은 실패를 다룰 줄 몰랐고, 한 국가의 운명을 군기가 부러지는 사소한 징조에 걸었습니다. 그러나 사마의는 실패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웠습니다. 숱한 모함과 수모, 2류인생의 설움 그리고 죽음의 고비에서도 잡초처럼 일어나는 법을 알았고 하늘마저 자신을 돕는다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최후의 승리는 탁월함에 있지 않습니다. 최후의 승리는 인내하는 자에게 있습니다. 만년 2류인생의 사마의는 수모를 견디고 모함을 이겨낸 인내의 승리자였습니다.
우리가 제갈량처럼 탁월하지는 못해도 낙심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사마의처럼 수모를 견디고 모함을 견디고 인내를 이룰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