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주일 강론(요한 20,19-31) >(4.7.일)
* 하느님은 자비와 사랑이 가득한 분이십니다. “하느님의 자비주일”을 맞아, 그분의 충실한 자녀가 될 수 있도록 자비와 사랑을 청하면서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1. 가수 장원준의 “봄 봄 봄 봄, 봄이 왔네요.” 노래처럼 봄이 왔습니다. 신록이 푸르른 여름도 생기 있지만, 여름보다 봄에 더 생기 있는 것 같습니다. 어제 제대회원들과 가창에 가서 점심을 먹었는데, 벚꽃과 복사꽃, 개나리가 아주 예쁘게 피어있었습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생명들이 다시 살아난 것처럼, 죽음을 이기신 주님의 부활 덕분에 우리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합니다.
부활은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입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시지 않았다면 성당에 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예수님이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심으로써 우리도 부활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고,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사도 바오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복음 선포도 헛되고 여러분의 믿음도 헛됩니다.”(1 고린 15,14)라고 말했고, 마리아 막달레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주님이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전혀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더 이상 무덤에 계시지 않습니다. 그분을 어디서 만날 수 있겠습니까? 그분은 당신을 찾고, 믿고, 또 그분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려고 애쓰는 사람들 안에 살고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처럼 무덤을 열고 나가야 합니다.
3. 어느 지하철 안에서 있었던 일인데, 스님 한 분이 지하철 문 앞에 서 있었습니다.
잠시 후에 어떤 아줌마가 그 지하철에서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외치며 전철 통로를 왔다갔다 전도하다가 스님을 보았습니다. 그때부터 별 관심 없던 승객들의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스님을 발견한 아줌마는 “예수 안 믿으면 지옥으로 떨어진다.”고 말하고, 삿대질까지 하면서 그 스님을 향해 설교를 퍼부었습니다.
주위의 모든 승객이 스님의 반응에 관심을 갖고 보고 있는데, 스님은 범상치 않게 전철 칸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내공 있는 웃음소리로 “허허허” 웃었습니다. 그 웃음소리에 교회 아줌마는 잠시 주춤하더니 “예수 안 믿으면 지옥으로 떨어진다.”라고 계속 설교했습니다. 그래도 스님은 계속 “허허허” 웃다가 내릴 때가 되었는지 옆에 둔 봇짐을 짊어졌습니다. 곧이어 지하철에서 내리려던 스님의 마지막 한 마디에, 함께 내리던 승객 모두 뒤집어졌습니다. “고년, 참 말 많네.”
4. 오늘은 ‘하느님의 자비주일’이기 때문에 유래 및 자비 신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2000년 4월 30일, ‘하느님 자비의 사도’ 마리아 파우스티나 코발스카 수녀(1905-1938)를 시성하면서, 하느님 자비를 특별히 기념하라고 당부하셨고, 2001년부터 부활 제 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주일’로 지내왔습니다.
폴란드 출신으로 20세 때 자비의 성모수녀회에 입회한 파우스티나는 33세 때 폐결핵으로 임종할 때까지 하느님 자비를 깊이 묵상했고 깨우친 것을 실천했습니다. 수도생활 13년간, 부활하신 예수님의 계시와 환시 같은 특별 은사를 체험했기 때문에 ‘하느님 자비의 사도’라 불립니다. 그러면 하느님 자비신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1) 예수님은 파우스티나 성녀에게 ‘하느님 자비의 5단 기도’를 가르쳐주셨습니다.
“내 딸아, 죽어가는 사람을 도와다오. 그를 위해서 내가 가르쳐준 자비의 5단 기도를 바쳐라.” 그래서 성녀가 자비기도를 바칠 때 고통 속에 죽어가던 어떤 사람이 보였습니다. 수호천사가 그의 영혼을 구하려고 했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성녀가 자비기도를 바치자 발현하신 예수님의 성심에서 나온 빛이 죄인을 감싸고 어둠의 세력을 몰아내자, 평온하게 임종했습니다. 이것은 자비기도가 임종자에게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일화입니다. 그래서 임종환자들이 평온한 모습으로 죽을 수 있도록 자비기도를 끊임없이 바쳐주시기 바랍니다.
1935년 9월 13일 저녁, 파우스티나 성녀는 눈부신 옷을 입고, 빛나는 얼굴로 구름을 딛고 서 있는 천사를 봤습니다. 천사가 천둥과 번개로 어떤 곳을 벌하려 하자, 그곳은 회개할 테니 심판하지 말라고 애원하며 하느님 자비의 기도를 바치자 천사의 위력이 없어져서, 천사는 그곳에 벌을 내릴 수 없었습니다. 다음날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성당에 들어갈 때마다 ‘하느님 자비의 5단 기도’를 바쳐라. 이 기도는 내 분노를 달랠 것이다. 9일 동안 묵주로 이 기도를 바쳐라.” 아무리 마음이 완고한 죄인이라도, 이 기도를 바치면 예수님의 무한한 자비에서 은총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못 박혀 돌아가신 오후 3시에 하느님 자비를 찬미하고 영광을 드리며, 죄인들을 위해 하느님의 자비기도를 바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3) 예수님은 하느님 자비 상본을 전하고, 자비의 시간을 가지라고 하셨는데, 이 상본은 < 예수님, 저는 당신께 의탁합니다 >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 부활하신 예수님 모습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 흔적이 손발에 있고, 두 줄기 빛이 심장에서 나오는데, 그 빛은 ‘세례와 성체’를 가리킵니다. 이것은 예수님이 1931년 파우스티나 성녀에게 나타나서, 당신 모습을 그려 전하라고 하신 데서 유래되었습니다.
4) 하느님 자비기도를 바치고, 고해성사, 영성체와 성체조배를 하면 3가지 효과를 주시겠다고 예수님이 약속하셨습니다.
- 죄와 벌에 대한 완전한 사함(전대사)을 주겠다.
- 기도 지향이 하느님의 뜻에 합당하면 그 어떤 은총도 주겠다.
- 당일에 회개한 사람도 포함된다.
쉬는 교우들과 임종자들을 위해 하느님 자비 기도를 열심히 바치면서, 자비로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