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서의 최근 연구동향 / 배정훈 교수
II. 시편의 연구동향
시편의 연구는 19세기의 역사비평학의 등장과 더불어 변화된다.
성서비평학은 전통적인 시편해석과 날카로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처음 역사비평방법은 시편에서
이스라엘의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을 재건하려 시도하였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학자들은 브릭스 (Briggs, 1906),
에발트 (Ewald, 1880), 벨하우젠(Wellhausen, 1898) 등이었다.
시편에 대한 현대적인 연구는 궁켈의 양시비평적 연구를 통해 극적인 전환이 이루어진다.
궁켈이후의 시편 연구는 삼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 궁켈과 그 시대,
둘째는 궁켈의 뒤를 잇는 학자들,
그리고 셋째는, 시편의 최종적인 형태에 관심을 갖는 학자들로 나눌 수 있다.
시편 연구의 첫 단계는 궁켈로부터 시작된다.
그의 연구는 시편의 역사적 배경은 특수한 역사적 사건들 안에서 찾아서는 안되며,
이스라엘의 공동체의 예배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입장에서 출발한다.
그는 당대에 유행하는 문헌비평은 기록된 문서를 비평하는 데만 관심을 가지고,
고대의 전승을 진지하게 파악하는데 실패하고,
본문배후의 긴 구전 기간을 바르게 파악하는데도 실패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많은 시편의 구전 단계를 추적하고, 구약 전체의 문맥안에서와
근동의 문학적이고 문화적인 문맥 안에서 시편을 연구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궁켈은 성서속에 산재하는 각 성서문학들의 문학적 단위를 결정하고,
다음으로 각 문학단위들이 가지고 있는 형태의 특성, 스타일, 구성형태,
언어 사용법에 따라 같은 유형끼리 모음으로,
시편을 문학적 장르에 따라 분류함으로 양식비평의 선구자가 되었다.
나아가서 그는 이 유형의 시들이 불리워진 개인적, 민족적 삶의 자리 (Sitz im Leben)를 밝혀내고,
특유의 제의적 기능을 담당하였던 문학양식의 존재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는 시편의 주요 장르를 찬양시, 공동 탄식시, 개인 탄식시, 개인 감사시로 나누고,
그외의 작은 분류로서 공동 감사시, 순례시, 제의시 등을 나누고 있다.
그는 시편의 저자와 역사적인 재건을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
궁켈과 그의 제자들은 [(모빙켈 (Mowinckel), 베그리히 (Begrich),
바움가르트너 (Baumgartner)] 궁켈을 이어
전승의 가장 오래 된 단계를 재구성하여 전승의 원시적인 단계를 기술하였다.
궁켈의 제자로서 모빙켈은 장르별로 시편을 분류하였는데,
궁켈이 제안한 다양한 삶의 정황을 축소시켜 이스라엘의 제의적 삶의 해석과 관련시켰다.
궁켈도 시편의 일부를 제의적이라고 보고,
대부분은 초기 경건한 시편들을 모방한 것으로 이해하였지만,
모빙켈은 대부분의 시편을 제의적인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하고,
시편들이 유래한 절기들을 재건하였다.
그는 특히 바벨론의 마르둑 즉위식에 빗대어 야훼 즉위식 절기를 가정하고
약 40개의 시편을 이 절기와 관련시켰다.
다른 시편들은 이스라엘의 제의와 성전 봉사와 관련되는 것으로 여겼다.
궁켈과 모빙켈 이후에 궁켈의 다음 세대 [(폰라드(Von Rad), 베그터만(Westermann),
크라우스(Kraus)] 와 그 제자들은 [크뤼즈만(Cruesemann), 헤르미씨온(Hermission),
게르스텐베르거(Gerstenberger)] 모두 궁켈과 모빙켈이 발전시킨 양식비평의 그늘아래 있었다.
그라우스와 베스터만은 궁켈처럼 시편을 문학적인 형태에 따라 분류를 시도하였고,
존슨(Johnson)과 와이저(Weiser)는 모빙켈을 따라 시편을 이스라엘의 제의에 위치시켰다.
모빙켈이 신년축제에서 시편 해석의 중심을 찾았다면,
와이저는 가을에 있는 계약축제라고 부르는 계약 안에서 시편의 해석을 시도하였다.
율법과 예언서에서 재건한 계약 축제가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중심적인 절기로 여기되,
자연과 혼돈과 관련된 창조의 주제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축제를 통해 여호와와의 관계를 재형성하였다고 이해한다.
크라우스는 궁켈의 전통아래 있던 양식비평 방법을 자세하게 하고,
궁켈 이후에 발견된 고고학적인 자료를 활용하여 시편을 연구하였다.
그는 혼합된 형태가 후기에 발전된 것인 반면,
순수한 것은 오래 된 것이라는 궁켈의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였다.
그는 궁켈보다 더 신학적인 관점을 강조하였다.
20세기의 세 번째 학파는 시편의 최종적으로 편집된 형태에 관심을 가지는 학파이다.
이 학파는 궁켈의 뒤를 이어 개별 시편의 기원, 문학적 장르, 제의적 기능에
더 관심이 있던 과거 학자들과는 달리, 시편의 편집된 형태에 관심을 가진다.
이런 방법론에 영향을 준 것은 70년, 80년대에 이미 성경에 대한 문학적인 접근방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된 것과 또한 최종본문을 강조함으로
정경해석방법을 발전시킨 차일즈(B. S. Childs) 라고 볼 수 있다.
전체적인 관점을 통해 시편을 연구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하나는 시편 전체를 하나의 책으로 간주하고 전체적인 메시지를 연구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시편의 작은 단위를 택해
그것의 메시지를 다루거나 인접한 시편들간의 관련성과 메시지를 다루는 것이다.
이미 베스터만은 양식비평의 문학적 장르에 영향을 받아,
통시적인 입장에서 작은 시편 그룹들의 배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첫째로, 그가 주목한 것은 개별적인 탄식시의 모음은 주로 시편 가운데 1권과 2권에 모여 있고,
찬양시의 모음은 시편 4권과 5권에 모여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시편은 전체적으로 양쪽 끝은 찬양시로 움직이면서 탄식시의 형식을 반영한다.
둘째로, 그는 어떤 찬양시들은 작은 시편 모음을 마감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예를 들어, 시편 18-19 편, 33-34 편, 40 편, 65-66 편, 100편, 117 편, 134 편).
셋째로, 그는 제왕시들이 시편의 골격을 일부를 형성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1970년대와 1980년대는 시편의 연결, 구조,
그리고 전체적인 주제에 대한 일관성 있는 연구가 꾸준히 나타나면서,
1990년도에 이러한 연구들이 봇물을 이루게 되었다.
굴더(M. D. Goulder)는 시편으로 편입되기 이전에 시편 그룹의
삶의 원래 제의적 정황을 밝히려고 노력하였다.
브레넌 (J. P. Brennan, 1926)은 처음에 시편 5권의 책을 다루면서,
최종 시편 모음을 지배하는 지배적인 원칙이 제의적인 것이 아니라 문학적임을 알았다.
두 번째로 그는 개별 시편, 심지어 시편의 작은 모음까지도 원래 삶의 정황이 제의였으며,
많은 시편의 "나"는 다윗 왕이었지만,
시편의 독자는 최종 형태에서 시편을 책으로 읽으면서, 개별 독자가 된다.
시편은 원래 제한된 민족적이고 역사적인 정황을 가지고 있었던
많은 본문에 대한 종말론적이고, 메시야적인 읽기를 허용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그는 또한 시편 1편과 2편의 중요성에 주목한다.
토라시편인 시편 1편은 시편 전체를 의인과 악인의 대결로 읽게 하며,
제왕시인 시편 2편은 다윗 왕조가 사라진 이후에도 다윗 왕을 기억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시편 1장과 2장의 편집을 통하여 시편은 원래 정황이 예루살렘 제의였지만,
최종 형태는 지혜서로 변화됨을 보여 주었다.
이와 같이 그는 시편 1편과 2편의 배치를 통하여
나머지 시편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지침을 제공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차일즈(1979)도 정경해석방법의 적용으로서 시편의 최종 형태를 강조하고,
종말론적인 재해석을 시편의 중요한 주제로 여겼다.
제왕시가 원래는 고대 이스라엘의 특별한 역사적인 정황에서 나왔지만,
그것은 시편 안에서 하나님의 기름 부은 자를 통한 하나님의 왕권을 기다리는 메시야적
소망에 대한 증거로 나타난다고 보았다.
그도 베스터만처럼 제왕시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으면서 시편의 골격을 형성한다고 보았다.
브레넌처럼 그도 시편 1편과 2편의 위치를 강조한다.
토라 시편인 시편 1편은 뒤따르는 모든 시편을 묵상해야 할
하나님의 토라로 보아야 하는 원칙을 제공하는 서론으로 인식된다.
그리하여 신실한 자들은 시편 1 편에 나타난 복을 받도록 되었고,
원래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소리인 시편이 이제는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이 되었다는 것이다.
차일즈의 제자인 쉐파드(Gerald Sheppard)도 시편 1편과 2편이
시편 전체의 서론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차일즈와 동의한다.
그는 시편 2편에서 나타난 열방들은 시편 1편의 악인의 길을 걷는 자로 묘사한다고 보았다.
반대로, 다윗은 시편 2편에서 시편의 저자이면서 동시에 시편 1편에서 말하는 의인으로서
의에 이르는 토라를 해석하는 자로 묘사된다고 보는 것이다.
리인들 (J. Reindl)은 시편의 최종 편집자의 삶의 정황은 성전 가수가 아닌 서기관 그룹으로
원래 삶의 정황인 각 시편의 제의적 상황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는 것이 된다고 본다.
그는 시편 안에 간헐적으로 삽입된 구절들을 연구하여
(시편 50:16a; 146:8b, 9b; 그리고 104:35),
이 구절들이 주제적인 변화를 보이면서 전통적인 지혜 주제에 관심을 가진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네 가지 결론을 내렸는데, 1) 편집자의 각주를 통하여 최종 편집자는 지혜 편집을 하였다;
2) 개별 시편이 편집된 형태에서 갖게 된 문맥상 위치를 주석에서 무시하면 안된다
(예를 들어, 90-92 편의 경우); 3)
시편의 최종 형태에서 원래 제의적인 삶의 정황은 사라졌기에
이 한가지 정황에 따라 해석하면 안된다; 4)
원래 하나님을 향한 사람의 말인 시편은 이제 최종 편집을 통하여
정경적인 관점을 가지고 연구하고 명상하는데 적절한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이 되었다.
지금까지 언급된 학자들의 공통점은 몇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다:
1) 시편의 최종 형태를 이루는데 문학적인 원칙이 중요하다;
2) 이 원칙은 비-제의적인 삶의 정황을 반영한다;
3) 지혜 주제는 전체 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뒤를 이어 시편의 구조의 연대를 제시하는데
포괄적인 노력을 기울인 사람은 윌슨 (G. W. Wilson)이었다.
그에 따르면, 시편 72:20 같은 후기에서 직접적인 표시가 발견되고,
간접적인 증거는 시편 분류의 구분의 끝에 있는 편집적인 배치에서 발견됨을 알았다.
다른 학자들처럼 그도 시편 1편과 2 편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마지막 모음에서 시편은 명상하는 대상이다.
지배적인 다윗 왕조와 다윗 언약에 대한 관심은 표제에 있는 다윗만이 아니라,
시편 처음 다섯권의 이음에 있는 제왕시의 출현에 있다.
시편 4권 (90-106 편)은 최종 시편의 편집적인 중심에 있다.
시편 5권은 이질적이지만, 하나님만을 의지하라는 태도가 권유되었다.
다윗은 108-110편과 138-145편에서 야훼의 토라에 순종하라는 태도를 견지하는 자로 나타나며,
이것은 119편에서 절정에 이른다.
순례시편 (120-134편)도 야훼만 반복하여 의지하기를 촉구한다.
윌슨은 시편을 의도적으로 편집한 행위의 내적인 증거들을 제시한다.
그는 특별히 편집을 둘러싼 원칙을 밝혔는데,
그는 시편의 1권-3권의 많은 연결점에 있는 제왕시들을 통해
왕권과 다윗 계약에 대한 사상이 어떻게 발전되었는지를 밝힌다.
그에 따르면 시편의 목적은 포로와 디아스포라의 입장에서
다윗 언약의 실패를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편 89장에서 다윗 언약의 실패를 보여주고 야훼가 과거나 미래에 왕이 되심을 선포하고 있다.
윌슨에게 시편은 다윗 왕에 의하여 매개되지 않는 신정정치를 향한
이스라엘의 미래 희망을 전하는 격려와 관련이 있다.
왈톤(Walton)도 굴더에 기초하여 시편의 배열 뒤에 있는 편집 원칙을 밝혀준다.
그에 따르면 시편은 이스라엘 역사에 관한 포로후기의 관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왈톤은 시편에서 다윗 언약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조직된 칸타타를 발견하는데,
1권은 다윗과 사울과의 투쟁, 2권은 다윗의 즉위, 3권은 앗수르의 위기,
4권은 성전 파괴와 포로에 대한 묵상, 5권은 귀환과 새 시대에 대한 찬양과 묵상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 시편의 배열에 대하여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1989년에 SBL에서 시편 연구회가 만들어 진 이래로 이 방면에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세레스코(A. R. Ceresko)는 시편에 나타난 현자에 관하여 삼단계로 연구하고 있다:
1) 현자는 시편에서 기도하고 토라에 순종하는 자이다;
2) 현자들이 지은 몇 개의 시편에서 지혜와 질서에 대한 그들의 관심이 드러난다;
3) 시편의 형성에 현자의 역할이 강하게 드러난다.
그는 세 번째 관점을 중요하다고 보고, 서기관이요, 현자인 저자가
시편의 최종 편집에 공헌했음을 주장한다.
시편 구조에 관하여 연구한 브루지만에 따르면,
시편 1편과 150편이 순종과 찬양으로 시작하며 끝내고 있다.
그러나 이 사이에는 탄식과 찬양이 반복되는 삶의 씨름이 담겨 있다.
그는 고난과 희망이 담긴 시편 73편을 전환점으로 보는데,
마지막 150 편에서 순수한 찬양의 형태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1992년 Interpretation은 메이스(J. L. Mays)를 기리는 글로 시편연구를 모았다 (윌슨, 맥칸, 쉐파드).
쿤츠(Kuntz)는 시편의 최종 구조에서 지혜시편의 위치를 다룸으로
시편의 편집에서 지혜 시편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1993년도에 맥칸은 여러 편의 논문을 편집하였는데,
메이스는 토라 시편을 채택하여 시편을 문맥적으로 읽는 방법론을 제안한다.
그는 시편을 이해하는 다섯가지 자료를 제안하고 있다:
1) 시편의 해석학적인 순서; 2) 장르의 개념과 사용의 변환;
3) 의식으로부터 교훈으로의 이동; 4) 장르, 주제, 동기의 조화와 혼합;
5) 시편에서 다른 성경을 제시하는 구절들.
밀러(Miller)는 시편 15-24 편의 형성과 주제를 연구했다.
그는 이 시편들에서 토라 순종과 왕권의 관계를 내용과 구조의 관점에서 연구했고
또한 시편 4권에서 101편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게르스텐베르거는 시편이 현대적인 책이라기 보다는
인간의 상황을 깊게 서술한 시편 모음으로 이해한다.
그는 시편의 구조가 문학적인 고려라기 보다는 제2성전과 대비되는
회당의 제의적 필요에 부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