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산홍록으로 변해가는 구천계곡에 노닐며
거제도는 섬이라고 하지만 아름다운 산과 계곡을 갖고 있다. 거제도의 가장 아름다운 계곡은 구천계곡과 서당골계곡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은 금강산이고, 바다에 가장 아름다운 곳은 북한 고성군에 잇는 해금강이고 남한에서는 거제 해금강이다.
거제 구천계곡은 거제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옛날에는 거제인들은 다른 곳으로 단풍놀이 가지 않고 거제 구천계곡으로 단풍놀이를 갔다. 지금은 대우조선과 삼성조선의 식수원을 하기 위해 댐을 설치하며 따라 계곡은 사라 졌으나 그 형태는 아직 간직하고 있다.
구천계곡은 계룡산 꼬리가 아홉 마리의 龍이 되어 머물고 있는 곳이라 하여 이름지어졌으며, 또 다른 어원은 九川 즉 아홉 개의 계곡에서 흐르는 물이 만나서 하나의 계곡을 이룬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구천계곡 ( 九川溪谷)
경상남도 거제시 신현읍과 동부면(東部面) 구천리(九川里) 사이에 있는 계곡.
신거제팔경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거제의 절경 중 하나이다. 구천계곡은 거제의 명산 선자산(523m)과 북병산(465m)사이의 계곡으로 사시사철 변화하는 모습과 아름다운 꽃, 푸르른 녹음, 오색찬란한 단풍 계곡에 흐르는 자연수로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봄이면 산벚나무가 길가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하며, 온갖 야생화가 피어나며, 진달래와 철쭉이 온 산야를 휘감는다. 여름에는 계곡마다 흐르는 물은 천연의 신비를 담아내며 특히 가을의 단풍은 천하 일경이다.
이런 아름다운 구천계곡은 거제에 대우, 삼성 양대 조선소가 들어오며 따라 물 부족현상이 일어나 땜을 조성하였다. 거제 명승지 해금강을 가기 위해 고현에서 차를 타고 문동 삼거리를 지나면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맑고 깨끗한 구천 땜을 구비 구비 돌아 연담을 지나 그물끼고개를 넘어 학동으로 이어진다.
구천 땜 아래 둑에는 수달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연담에는 자연예술랜드와 동부저수지가, 평지에는 자연휴양림이 조성되어 있다. 산이 좋고 물이 좋고 계곡이 좋아 봄이면 고로쇠물이 농민들의 주머니를 부풀게 하고 낙엽수 아래에는 온갖 야생화가 춤을 춘다.
이런 아름다움이 있기에 옛날 정감록 비결에 구천계곡의 물이 역류하여 삼거리 고개를 넘을 때 태평시절이 온다는 말이 있다. 물이 역류한다는 말인데 천지개벽이 되기 전에는 불가능한 일로 여겼지만 이곳에 댐이 세워지고 그 물이 삼거리 고개를 넘고 또 북병산 터널을 통해 옥포. 장승포로 넘어 가고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이 칠백리 해안선에 어우러져 있고 온화한 기후와 깨끗한 공기의 관광도시 거제는 정감록 비결에 따라 복 받은 땅이라 할 수 있다.
6·25전쟁 때 이곳에 피난 왔던 육당(六堂) 최남선(崔南善)도 “천하의 명승이로다. 이젠 나는 외롭지 않다.”고 하였다.
석우 이윤섭씨는 구천계곡에 매료되어
길길이 깊은 골을 /물 따라 올라가니 /열두 폭 병풍이다.
폭(幅) 폭(暴)이 산수화라 /여기가 구천인가 어리 둥절 /말을 잊어 버렸네.
머리 위는 청룡이요 /발아래는 玉石이라 /욕된 몸 둘 곳 몰라
화석처럼 섰노라니 /어디 옥을 굴리는 물소리 /가슴차고 넘네.
삼거리(三岐洞) 구천동(九川洞)
삼기동(三岐洞, 삼거리)과 구천동(九川洞)은 구름과 안개가 자주 머무르며, 신선이 노닐던 무성한 숲과 계곡이 있으니, '옥산운림구천(玉山雲林九川)'이라 칭한다. 울창한 산길을 오르고 내리며 구름 속을 헤집는 동안엔 섬이라는 사실조차 잊게 한다. 안개라기보다는 구름 속이라는 표현이 옳은 듯하다. 봄에는 갈맷빛 운림(雲林)으로 인해 몽환의 숲이 되어 주고 가을에는 누릇 불긋 단풍 빛의 매력에 빠져든다. 아름다운 산, 미인의 자태, 신선이 노니는 "옥산(玉山)"이 구름 산자락으로 점철되어, 열두 폭 산수화 병풍에 둘러 쌓인듯하다.
정황(丁熿)은 1548년~1560년까지 거제시 고현동에서 귀양살이를 했다. 당시 고현동 유배자인 선생과 서로 의지하며, 먼 변방 타향에서 교분을 나눈 분 중에는, 기골이 장대한 조덕원(趙德源,1522년∼1582년) 경상우평사(慶尙右評事, 정6품 외반직)가 있었다. 그는 거제시 구천동 구천점마소(九川點馬所)에서 1554년~1556년까지 약 3년간 근무하며, 거제도 7목장을 점마했고 수군진영의 상황도 견제했다. 그리고 뒤이어 파견된 경상우평사 유지숙(兪止叔)과도 정황선생은 교분이 두터웠다. 이즈음 선생이 구천동계곡과 삼기동(상문동 삼거리), 영등포, 오양역, 칠천도 등지로 다닐 수가 있었던 것은 모두 경상우평사 덕분이었다. 정황선생의 한시를 살펴보면, 상문동 삼거리는 '삼기동(三岐洞)', 남부면 다대포는 '용종포(龍種浦)'가 옛 지명임을 알 수 있다.
< 유삼기동(遊三岐洞) 삼거리에서 노닐며 >
喧耳澗聲不惡來 시끄러운 계곡물소리 싫지 않게 들리고
顚風橫日興方開 석양에 거센 바람 불어 사방으로 흥취 열구나.
夏陰已老迎秋色 여름그늘 이미 지나가고 가을 색을 맞는데
飯鉢當辭繼酒盃 밥그릇은 사양하고 술잔만 연거푸 들이키네.
席地幕天何不足 땅을 자리로 삼고 하늘을 천막 삼으니 무엇이 부족하랴
有星無月莫須催 별빛에 달빛 없어 모름지기 재촉할 것도 없구나.
他年水石森然記 옛날 어느 해에 바위와 물을 무성히 조성한,
且作玉山累累頹 신선 사는 옥산이었다가 누누이 무너졌다지.
구천댐 바로위의 개울...갈대와 같이 생긴 풀은 개울에 많이 자라는 달뿌리풀이다.
구천댐을 지키는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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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옛날 구천계곡에서 노닐든 생각이 많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