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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5불당 세계일주 클럽 < One World Travel Maker > 원문보기 글쓴이: 평화지기
회갑 기념으로 떠난 중남미와 남극 여행(7)
# 7 우루과이 몬테비데오(Montevideo)
▲ '몬테비데오'의 관문인 '카라스코(Carrasco) 국제공항'의 외부 전경
'아순시온'에서 밤 비행기로 다음 목적지인 우루과이의 수도인 '몬테비데오'(Montevideo)로 날아갔다
'아순시온'에서 '몬테비데오'까지 운행하는 직항 비행기는 볼리비아 국적의 'Amaszonas 항공' 뿐이다
볼리비아 국적기라는 것이 다소 의외였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카라스코(Carrasco) 국제공항'은 작은 규모의 공항이었지만 깨끗하고 세련된 모습이었다
여행을 많이 해본 나는 공항의 서비스 수준과 보안검색의 경직성 정도를 보면 대충 그 나라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천공항이 세계 최고의 공항이라고 알고 있고 또 다들 그렇게 말한다
사실 이것도 그냥 "국뽕"일 뿐...
무엇이 세계 최고인가?
공항의 규모?
이착륙 항공기수?
이용승객수?
아니면 공항의 디자인이나 아름다움?
'국제공항협의회'(ACI: Airports Council International) 통계에 의하면...
'이착륙 항공기수'에서 우리의 인천공항은 세계 30위 안에도 못 든다
'이용승객수' 면에서는 작년 2016년에 세계 19위 규모다
아시아에서도 베이징, 두바이, 홍콩, 상하이, 광저우, 싱가폴 창이에도 뒤진다
인천공항의 '이용승객수'는 세계 1위인 미국 아틀랜타 공항이나 2위인 중국 베이징 수도 공항의 절반 정도다
또 인천공항보다 세련되고 아름다운 국제공항들은 얼마든지 많다
단 인천공항이 세계 최고라는 것은...
ACI에서 행하는 '공항서비스질'(Airport Service Quality) 평가에서 연간 이용승객 4천만명 이상 공항 가운데 1등을 했다
우리 인천공항은 금년 3월 10일에 발표한 2016년 평가에서도 1등을 했다
2위는 인도의 델리공항과 뭄바이공항 그리고 싱가폴 창이공항 3곳이 공동으로 차지했다
의외로 인도공항들의 상위 랭킹이 주목된다
인천공항은 와이파이도 무제한 무료이고 심지어 무료 샤워시설까지 있으니 서비스 평가에서 1등을 안 할 수가 없다
게다가 세계 최대 규모의 공항 면세점도 있지 않은가
"우리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인천국제공항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이다
▲ '민주광장'(Plaza de la Democracia)에 게양돼 있는 대형 우루과이 국기... '5월의 태양'(sol de mayo)과 독립 당시의 9개 주를 상징하는 9개의 파란색과 하얀색의 줄무늬가 그려져 있다
우루과이는 어떤 나라인가?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잘 가지 않는 나라다
기껏해야 식민지시대 도시인 '콜로니아 델 사크라멘토'(Colonia del Sacramento)에 당일치기로 다녀와
여행국가 수를 한 국가 늘리는 정도의 나라...
사실 나도 여행 전에는 우루과이에 대해 잘 몰랐다
그런데 알고 보니 참 대단한 나라였다
중남미 전체에서 1인당 GDP가 1위인 나라가 바로 우루과이다
중남미에서 정치와 경제가 가장 안정돼 있는 국가다
우루과이는 중남미 국가들 가운데 민주주의 수준, 평화지수, 부패 결여도, e-정부 수준이 1위다
'국경 없는 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가 평가하는 '언론자유 지수'(Press Freedom Index)도
2016년 작년의 경우 세계 20위로 남미에서 1위다
호주, 영국, 미국, 프랑스 보다도 높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파프아뉴기니아, 몽골, 모리셔스, 세네갈, 말라위 보다도 뒤진 세계 70위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6년에 31위 였으나 그 후 계속 떨어져 언론자유가 완전히 보장되지 않는 나라군에 속한다
UN의 분류에 의하면 '고소득 국가'(high-income country)군'에 속하는 우루과이는
경제적 평등도 비교적 잘 이루어져 있다
남미에서 가장 먼저 복지국가의 기틀을 마련한 나라다
'미주개발은행'(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의 통계에 의하면...
우루과이의 중산층 비율은 2016년에 62%로 중남미 최고다
게다가 전기에너지의 95%를 수력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있는 나라다
<이코노미스트 지>(The Economist)는 우루과이를 2013년에 "올해의 국가"로 선정한 바 있다
이처럼 우리가 잘 모르는 우루과이는 중남미의 보석과 같은 나라였다
▲ '몬테비데오'의 메인광장인 '독립광장'(Plaza Independencia)...몬테비데오의 랜드마크 격이다
우루과이가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우루과이도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1970-80년대에는 혹독한 군사독재 시기를 겪었고...
1999년부터 2004년까지는 이웃나라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경제위기를 겪는 바람에 그 여파로
IMF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는 금융위기도 경험했다
우루과이가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복지국가의 기틀을 다진 것은...
우리나라 일부 사람들은 "빨갱이" "좌빨"이라고 할 좌파정권이 2005년에 집권하고부터다
우루과이 건국 이래 최초로 좌파 계열의 대통령으로
2005년에 '타바레 바스케스'(Tabaré Ramón Vázquez Rosas)가 취임한다
그는 미국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해 사회복지를 확대하고
경제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유럽식 사회민주주의 정책을 추진한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추진했던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를 모방해
10만 극빈층 가구에 어린이를 학교에 보내고 예방접종을 시키는 조건으로 일정 금액의 현금 지원을 한다
당시 우루과이 인구가 320만명 정도였으니 전체 가구수의 10%에 달하는 수치다
우리나라 같으면 '포퓰리즘'이라고 난리가 났을 것이다
의사 출신인 '타바레 바스케스'는 대통령 재임기간에도 매주 수요일마다 시내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았다
그가 5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할 때 국민의 지지율이 80%가 넘었다
우루과이는 5년 임기의 대통령을 계속 연임해서 할 수 없다
한번 쉬었다가 다시 할 수는 있다
그래서 같은 좌파 정당인 '광역전선' 출신의 '호세 무히카'(José Alberto Mujica Cordano)가 다음 대통령에 당선된다
군사정권 시기 도시게릴라 출신이었던 그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우리 언론에도 여러번 소개된 바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검소한 생활을 하며 정치적 비리가 한 번도 없는 정치인으로 기록되고 있다
대통령 재임 시기 대통령궁에 머물지 않고 아내의 농장에 거주하면서
23년된 폭스바겐을 직접 몰고 출퇴근하는 등 많은 일화를 남겼다
우루과이는 10년의 좌파정권 집권기간동안 경제위기를 극복하면서 경제성장과 경제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했다
2005년-2013년 사이 빈곤율이 40%에서 11%로 낮아졌고
실업률이 13%에서 6.7%로 줄었으며
2010년에는 8.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타바레 바스케스'가 2014년 대선에서 다시 승리하여 2015년부터 그의 두번째 임기를 시작하고 있다
이처럼 휼륭한 정치인, 좋은 정치는 사회를 크게 변혁시키고 나라를 바꿀 수 있다
▲ '독립광장' 한가운데 있는 우루과이의 국부인 '호세 아르티가스'(José Gervasio Artigas) 동상
'독립광장' 한가운데에는 우루과이 사람들이 국부로 여기는 '호세 아르티가스'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스페인 점령자들을 상대로 독립전쟁을 벌인 '아르티가스'는
1811년 '라스 피에드라스 전투'(Battle of Las Piedras)에서 승리해 우루과이 독립의 기틀을 마련한다
그러나 '아르티가스'의 영향력 확대에 위협을 느낀 포르투갈은 군대를 동원해 우루과이를 점령했고
'아르티가스'는 1820년 파라과이로 망명해 영영 조국에 살아서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우루과이의 독립은 그 후 1825년에 독립선언을 하고 실제로는 1828년에야 달성되지만...
'아르티가스'는 우루과이 독립의 기틀을 마련한 "국부" "독립의 아버지"로 우루과이 국민들로부터 칭송되고 있고
'라스 피에드라스 전투'에서 승리한 5월 18일은 우루과이의 국경일이다
▲ '국립역사박물관'(Museo Histórico Nacional)의 내부와 전시물들...원래 초대 대통령이었던 '프룩투오소 리베라'(Fructuoso Rivera)의 집이었다
▲ '트레스 크루세스'(Tres Cruces) 지역에 있는 초대 대통령인 '프룩투오소 리베라'의 기마상
우루과이의 공식 국명은 '우루과이 동방 공화국'(República Oriental del Uruguay)이다
나라 이름에 "동방"(Oriental)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어 좀 의아해할 것이다
현재의 우루과이 지역을 '우루과이 강'의 동쪽에 있다고 해서
원래 '우루과이 동안'(Banda Oriental del Uruguay)이라 불렀고...
이 지역이 독립하면서 '우루과이 동방 공화국'이라는 국명을 가지게 되었다
'라바예하'(Juan Antonio Lavalleja)의 지도하에 포르투갈에 대항해 독립전쟁이 전개된다
1825년 8월 25일에 독립선언을 하고 1828년에 정식으로 독립을 달성한다
이 독립전쟁에 앞장섰던 독립군들을 '33인의 동방인'(Treinta y Tres Orientales)이라고 부른다
'국립역사박물관'(Museo Histórico Nacional)에는 우루과이의 독립과정과 역사에 대해 전시돼 있다
▲ '몬테비데오'의 메인스트리트인 '7월 18일 거리'(Avendida 18 de Julio)의 입구...'독립광장'이 끝나는 곳에서 시작된다...오른쪽 높은 건물은 한 때 남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던 '살보 궁'(Palacio Salvo)
▲ '7월 18일 거리'(Avendida 18 de Julio)의 이모저모
▲ '7월 18일 거리'의 '센트로 지역'(barrio of Centro)의 '자유광장'(Plaza Libertad)에 있는 '평화의 원주'(Columna de La Paz)...이 원주가 우루과이의 '도로 기준점'(kilometre zero)이 된다
▲ '7월 18일 거리'에 있는 '가우초 기념비'(Monumento al Gaucho)...팜파스에서 유목생활을 하는 목동인 '가우초'(Gaucho)는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 독립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다...우루과이의 국부인 '호세 아르티가스'도 '가우초' 출신이다
'몬테비데오'의 메인스트리트인 '7월 18일 거리'(Avendida 18 de Julio)는 '독립광장'에서부터
장거리 버스터미널이 있는 '트레스 크루세스'(Tres Cruces)까지 이어진다
약 3km에 달하는 이 거리를 걷다 보면 '몬테비데오 사람들'(Montevideanos)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거리의 명칭인 '7월 18일'은 1830년 우루과이의 첫 헌법이 제정된 날이다
우리의 '제헌절'에 해당한다
우루과이의 물가는 무척 높았다
원래 물가는 그 나라 국민소득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번에 여행한 국가들 가운데 체감물가가 가장 높은 국가였다
우루과이는 동성결혼과 대마초가 합법화된 나라다
▲ 식민지 시대 만들어진 올드타운인 '시우다드 비에하'의 이모저모
'몬테비데오'의 항구 쪽에는 식민지 시대 만들어진 올드타운인 '시우다드 비에하'(Ciudad Vieja)가 있다
"시우다드"(Ciudad)는 스페인어로 "city"..."비에하"(Vieja)는 "old"라는 뜻이다
이 올드타운 지역은 스페인 식민지 시대와 우루과이의 독립 초기에 형성된 것이어서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시우다드 비에하'의 중간쯤에 보행자 거리인 '페레스 카스테야노'(Peatonal Pérez Castellano)가 있다
▲ '시우다드 비에하'의 항구 쪽에 있는 시장인 '메르카도 델 푸에르토'(Mercado del Puerto)
보행자 거리인 '페레스 카스테야노'(Peatonal Pérez Castellano)를 따라 항구 쪽으로 걷다 보면
식민지 시대부터 있었던 시장인 '메르카도 델 푸에르토'(Mercado del Puerto)가 나타난다
"메르카도"(Mercado)는 스페인어로 "시장"..."푸에르토"(Puerto)는 "항구"라는 뜻이다
이 시장은 과거 항구를 통해 배로 가져온 육류와 생선, 야채와 과일 등을 부유층에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시장 주변에는 관광객들에게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있고
시장 안 건물에는 우루과이가 자랑하는 육류를 현장에서 바로 요리해주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 '시우다드 비에하' 지역에 있는 1804년에 완공된 신고전주의 양식의 '메트로폴리타나 성당'(Catedral metropolitana)
▲ '시우다드 비에하' 지역에 있는 1856년에 개관된 '솔리스 극장'(Teatro Solís)
▲ '시우다드 비에하' 지역의 '사발라 광장'(Plaza Zabala)에 있는 '몬테비데오'의 설립자인 '사발로'의 기마상과 측면의 가우초 동상...스페인 군인인 '사발라'(Bruno Mauricio de Zabala)가 포르투갈에 대항할 목적으로 1726년에 요새를 세운 것이 '몬테비데오'의 기원이 되었다
▲ '시우다드 비에하' 지역의 '헌법 광장'(Plaza Constitución)에 있는 상설 벼룩시장
식민지 시대 만들어진 올드타운인 '시우다드 비에하'(Ciudad Vieja)는 '몬테비데오'에서 꼭 가봐야 할 장소다
'몬테비데오'의 과거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성당과 극장을 비롯해 식민지 시대와 우루과이의 독립 초기에 지어진 건물들이 즐비해
당시의 시대상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헌법 광장'에 있는 벼룩시장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 1972년 안데스 산맥에 추락한 비행기에서 72일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안데스의 기적"으로 불리는 사건의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는 '안데스 1972 박물관'(Museo Andes 1972)
'몬테비데오'에는 흥미로운 박물관이 하나 있다
1972년 안데스 산맥에 추락한 '우루과이 공군기 571편 조난사건'과 관련된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이다
당시 이 사건은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안데스 산맥에 비행기가 추락해 조난당했다가 72일 만에 16명이 생환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생존자들이 동료들의 인육을 먹고 버틴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1972년 10월 13일 '몬테비데오'에 있는 '스텔라 마리스(Stella Maris) 대학교'의 럭비선수단 등 45명을 싣고
칠레 '산티아고'로 가던 우루과이 공군의 쌍발 터보 프로펠러기가 안데스 산맥에 추락했다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해 구조작업을 포기한 상태에서
이들은 영하 40도의 극한 상황을 이겨내고 16명이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비행기 좌석 시트 천으로 옷과 장갑을 만들었고 눈을 녹여 식수로 사용했다
식량이 떨어진 상태에서 이들은 생존을 위해 죽은 동료들의 인육을 먹으면서 버티었다
신체 상태가 가장 양호한 두 명이 10여일간을 험준한 안데스 산맥을 걸어서 민가에 생존사실을 알려 생환할 수 있었다
'안데스의 기적'으로 불린 이 사건은 <Alive>라는 영화를 비롯해 여러 편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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