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린 제자들에게 세번 째 연주회를 열어 주었다 오늘은 정자동 르씨엘 아트홀에서 열렸다 아담한 홀에 스타인웨이 피아노가 구비된 연주홀이다 늘 그렇듯이 어린이들은 연주회가 떨린다면서도 축제 분위기를 좋아한다 나는 예전에 음악학원 운영할 때부터 학생들에게 연주회 경험을 시켜주고 있다 학생들이 레퍼토리를 정하고 연습해온 곡들을 무대 경험을 통해 성취감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은 중요한 교육 과정 중 하나이다 오늘 어린 제자들이 모두가 참 잘해서 대견스럽다 내가 지도한 학생을 평가 하는 일은 조심스러우나 그래도 대견한다는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그만하면 모두 90점 이상이다 첫 순서였던 이수빈 어린이는 처음이라 긴장감이 더 컸을텐데 첫 곡 비 오는 날과 동요의 박자감 잃지 않고 좋은 포지션으로 강약을 잘 살렸다 또한 침착하게 예쁜 무대 매너를 잊지 않았다 수빈어머니의 교육열에 박수를 보낸다 정비아 어린이는 코뿔소의 진흙 목욕에서 코뿔소의 육중한 몸놀림을 무겁고 힘찬 터치와 당당한 포지션으로 표현해 냈다 청개구리 곡은 스타카토 주법으로 청개구리의 팔딱 팔딱 뛰는 모습과 레가토 주법으로 부드럽게 춤추는 동작을 대비시켜주는 연주를 보여 주었다 평소 비아 어머니의 피아노 연습하시는 모습을 은근히 자랑스러워하는 친구이다 노택민 어린이는 평소 감수성이 깊고 질문이 많은 어린이인데 상당히 긴장하여서 용기를 주고 안심시켜 주었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씩씩하게 잘 마치었다 첫 곡 퍼레이드는 템포감 지키는 것에 중점을 두었는데 흔들림없이 표현했고 야생마는 초보자답지 않을 정도로 스타카토 감각을 살려주었다 택민이는 죽전에서 오는데 국악을 전공한 어머니 영향인지 감수성 리듬 감각이 좋다 장하은 어린이는 목가에서 조용한 시골 풍경을 차분히게 노래했다 겹꾸밈음에서는 리듬이 깨지기 쉬운데 안정된 선율의 타건력을 유지했다 아름다움ㅡ은 32분음표 그룹의 돈꾸밈음 연속으로 긴장하면 실수하는 곡인데 도돌이표 까지 잘 마치었다 조용하신 어머니 미소를 닮아서 침착하고 실전에 강한 면은 큰 장점이다 김도연 어린이는 타란텔라 ㅡ 이탈리아 남부 지방의 격렬한 춤곡을 리드미컬하게 소화해냈다 독거미 타란툴라에게 물렸을 때 이 춤을 추면 낫는다는 전설을 가진 곡 답게 독특한 리듬을 타면서 몰입한 연주였다 엘리제를 위하여ㅡ 는 널리 알려진 론도 형식의 곡으로 쉽다는 인식이 있지만 음악적으로 애수적 느낌을 살리려면 어려운 곡이다 도연이가 왼손 연타 부분과 아르페지오 그리고 반음계를 잘 처리한 것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토벤 명곡을 완주한 것을 높이 사고 싶다 바이올린을 하신 어머니 음악성까지 반영되고 있는 게 분명하다 마지막 장하은 김도연의 연탄곡 만하탄 행진곡 일명 젓가락 행진곡은 둘이 호흡이 잘 맞아서 정비아 어머니는 앵콜곡처럼 발을 맞추며 감상하셨다고 한다 손톱이 아직 약한 하은이가 글리산도 부분을 박자 안에서 끌어 올렸고 도연이가 반주 부분을 잘 살려서 연탄곡의 즐거음을 선사해 주었다 예전에 음악학원 연주회 때는 인원이 많다보니 각자 학 곡씩 밖에 연주하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 어린이들이 두 곡 이상 연주한 것이 더욱 대단하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연주회는 늘 힘들지만 보람된 교육적 행사이다 이번 무대경험으로 인하여 어린이들이 성큼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요즘 나의 기도 제목 중 하나는 나와 내 딸에게 음악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모두 행복하게 피아노를 치고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아름다운 삶을 꿈꾸는 사람이 되게 해주소서 ᆢ이다 내 나름 어린이들에게 준비한 선물은 스타인웨이 피아노가 있는 연주홀 대관ㆍ축하 꽃바구니ㆍ 카카오프렌즈 우산ㆍ솜사탕이다 우산은 이수빈 어린이의 첫곡 비 오는 날에 착안 ᆢ비 오는 날의 친구 우산처럼 음악을 가까이 하라는 의미이다 오늘 어머니들의 축하 꽃다발과 케잌을 보고 있노라니 그간의 노고가 봄눈 녹듯이 사라진다 차량봉사 해주신 정비아 어머니 노택민 어머니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늘 성원해주시는 도연어머니 하은어머니 수빈 어머니 또 귀한 시간을 내주신 정비아 아빠 분께도 정성스런 마음을 고맙게 간직한다 연두빛 신록의 계절ᆢ 특별히 아름다운 날을 기념하고자 이 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