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이 작곡한 '월광곡(Moonlight Sonata)'의 멋진 시어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이 쓸쓸한 가을저녁이다.
달빛을 온몸으로 받으면서 고요한 초저녁 거리를 거닐고 있다.
높이 떠오르는 둥근달을 바라보고 있을 때
어디선가 실낱같이 가느다란 피아노 소리가 들려온다.
바람결에 들릴 듯 말 듯 끊어질 듯 이어지는 선율
주체할 수 없는 감흥에 젖어 슬그머니 문을 밀고 들어선다.
방안에는 작은 촛불 한 자루가 깜빡인다.
끝을 맺지 못하는 소녀의 목소리에는 벌써 눈물이 섞여 있다.
초는 점점 녹아내려 가물가물 꺼져가면서 세 사람의 얼굴을 비춰준다.
이따금씩은 느리게 이어지는 아름다운 곡조는
조그만 방을 채우고 들창 너머 달빛을 타고 흐른다.
가녀린 촛불이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꺼져버린다.
열어젖힌 들창으로 쏟아지는 달빛이 피아노 건반 위를 비춘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엔 빛나는 별들이 은구슬을 뿌려 놓은 듯 반짝이고 그 가운데로 은하수가 흐른다.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이 최고조로 끓어올랐을 때
그들의 가슴 속에도 영롱한 별이 내리고,
달빛의 신비로움 속에서 피아노 가락이 그들을 에워싼다.
조용하던 곡의 흐름은 갑자기 변하고 베토벤의 두 손이 비바람 치듯 현란하게 오르내리자 산이 울고 천지가 흔들린다.
휘몰아치던 선율은 다시 가볍고 아름답게 퍼져나가 두 남매의 가슴 속에 평화와 희열을 가득 안겨준다.
달빛 소나타!
악성 베토벤의 유명한 '월광곡(月光曲)'은 그렇게 만들어져 오늘날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