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29일
부평깡통야시장을 거닐고 주전부리 일삼다보니
부산의 밤은 깊어지고
금번 부산여행의 마지막 목적지
보수동 책방골목
보수동 책방골목은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부산이 임시 수도가 되었을 때 함경북도에서 피난 온 한 부부가 최초로 헌 잡지 등을 팔면서 자연스레 만들어졌다.
보문서점(현 글방쉼터)을 시작으로 1970년대에는 70여 점포가 들어서 있었다.
피난왔던 예술이들은 용두산을 오르내리는 것이 일과였고 보수동 책방골목을 단골로 드나들었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문화의 거리, 추억의 거리로 기억되어 왔으며헌 책이 새 주인을 만나 새롭게 태어나는 재탄생의 창조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헌책을 70% 정도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책은 6.25동란을 빼놓고선 스토리가 탄생하지 않는다.
70년 동안 보수동 책방골목은 사람들의 애환을 달래고 사람들 간의 대화와 소통을 이어주는 매개체였다.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피난 온 지식인들은 책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소식도 접하고 외로움을 달래고 공감을 이루는 등 생생한 삶의 현장이 되어 왔으니!
지금은 20여 군데 책방이 남아 있고, 생각 이상 골목의 범위와 동선은 넓지 않다.
따라서 쓸쓸함과 황량함도 묻어난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시나브로 책 거래량이 부쩍 줄어들고, 더불어 인적도 뜸해지고 있다.
당연지사 전자기술의 발달에 따른 트렌드..
나는 30여 년 전에 대구역 옆 헌책방에 종종 들렀던 기억이 떠올려진다.
격세지감!
보수동 책방골목에서는 옛 기억을 회상하고 세월의 빠른 흐름도 실감해 본다.
그럼으로써 다시 추억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러나 얼띤 감성에 외로움과 쓸쓸함이 더하여 공허함이 밀려들어~
20시를 훌쩍 지났더니 보수동 책방골목은 대개 셔터문을 내렸다.
골목을 거닐면서 일부 책방에서 얼핏 눈에 띄는 옛 잡지들
추억의 거리 내지 골목으로 정취를 자아낸다.
길고 가파른 계단을 비추는 가로등 불빛에 서점 간판은 오랫동안 정체된 일상을 대변해 주는 것 같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아름답고 감성 짙은 추억의 골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래본다. ^_^
조만간 한 번 들러 책방을 헤집어 추억 속 함께했던 책들을 만나고 싶다!
옛날 잡지와 학창시절 참고서, 그리고 추어그이 레코드판 등등도
레트로 감성이 주어지는 이 순간을 겸허히 받아들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