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2.22 08:00 |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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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군 맞설 가성비 높은 모츠나베와 스키야키 국물 입력 : 2017.12.22 08:00 | 기사원문 [맛난 집 맛난 얘기] <호천당>청담점어느새 동짓달이다. 해 떨어지고 어두워지면 찬바람이 뼈로 스민다. 따뜻함이 절로 간절해지는 시간. 우리 뇌는 뜨거운 국물들을 조건반사처럼 떠올린다. 대표적인 음식이 스키야키와 모츠나베다. 그럴 때면 조금 불편한 마음도 든다. 그건 새봄에 벚꽃을 반기면서도 마음 한켠에 그늘이 졌던 느낌과 비슷하다. 일본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벚꽃이야 무슨 죄가 있으랴. 스키야키와 모츠나베도 마찬가지. 우리가 경계할 것은 일본의 국가 이기주의와 군국주의이지 일본문화는 아닐 것이다. 한우 1++로 끓여 가성비 높은 관서식 스키야키 한우 대창으로 끓여낸 모츠나베 국물에 사케 한 잔! 스키야키와 함께 겨울철 ‘혀 친화적’인 국물 음식이 모츠나베(1만6000원). 우리의 곱창전골과 비슷한 일본식 대창전골이다. 이 집은 후쿠오카식으로 한우 대창을 1인분에 200g씩 넣었다. 주인장이 직접 일본 후쿠오카의 ‘나카무라 아카데미’에 가서 배워왔다고 한다. 주인장은 “일본의 모츠나베를 적당히 흉내 낸 것이 아니라 후쿠오카 정통 스타일로 조리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모츠나베는 간장 베이스나 된장 베이스 두 가지로 조리한다. 된장 베이스는 다소 느끼한 맛이 있어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 잘 맞지 않는다. 이 집도 깔끔한 맛의 간장 베이스로 맛을 냈다. 일본산 간장과 다시마 멸치 각종 채소로 국물을 낸 시로다시(흰육수)에 부추, 표고버섯, 곤약, 두부, 대창, 양배추, 우엉을 넣었다. 대창은 우유에 한참 재두었다가 건져 잡내를 빼고 육질을 부드럽게 했다. 보글보글 끓으면 대창 기름이 고소하게 국물에 녹아 들어간다. 여기에 채소들에서 우러난 단맛과 우엉 향기가 적절하게 밸런스를 맞춘다. 특히 우엉 향은 뒷맛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내용물을 다 먹고 나면 짬뽕면 사리를 끓여먹는다. 밥을 넣어 죽처럼 끓여서 먹기도 한다. 요즘처럼 추운 계절에는 모츠나베 국물에 사케 한 잔 곁들이면 제격이다. 리필한 육수가 다시 끓어오른다. 어둠 깔린 창 밖의 얼어붙은 한겨울 저녁 풍경이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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