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제주, 그런데…… 뭐 하고 살지?
아름다운 자연, 여유로운 삶, 제주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꿈의 섬이다. “우리 제주에서 게스트하우스나 할까? 아니면 카페?” 제주행을 꿈꾸는 이라면 누구나 떠올렸을 생각이지만 제주에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이제 제주 이민을 꿈꾸는 이라면 새로운 스몰 비즈니스에 도전, 제주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있는 이들에게 주목해 볼만하다.
시골 마을에 문을 연 예약제 1인 미용실, 도심 작은 골목에 자리한 천연발효빵집, 제주 농가 주택에 새 숨을 불어넣는 리모델링 연구소, 제주 구도심에 활기를 가져온 독립 출판물 전문 서점 등 자신만의 비즈니스로 제주에 성공적으로 정착하여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열 명의 이야기를 제주 이주 3년차의 부부가 직접 발로 뛰며 모았다. 이 책은 제주 창업 생생 스토리는 물론, 이주와 창업 준비 과정, 소요 예산, 경험을 통해 배운 제주 비즈니스 알짜 정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몰 비즈니스로 도전한 이들의 구체적인 창업 노하우를 꼼꼼히 담은 새로운 창업 안내서이다.
게스트하우스? 카페? 이제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때!
새로운 삶을 꿈꾸며 제주로 이주하는 인구가 매달 천 명을 넘나든다. 늘어나는 이주민 숫자만큼 게스트하우스와 카페의 증가세도 가파르다. 그러나 이들 창업은 이미 포화상태로 성공 사례 보다 많은 실패 사례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 제주의 오늘 모습이다. 제주에 살고 싶으나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고민이 깊어져 이주를 포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눈을 조금 돌려보면 다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새로운 스몰 비즈니스로 창업에 도전한 이들이 제주 구석구석에서 소박하고도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빠가 키우는 친환경 감귤에 딸의 디자인과 마케팅이 더해져 마르쉐와 푸드마켓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파파도터, 종달리 시골 마을에서 부부가 함께하는 예약제 1인 미용실과 빈티지 드레스숍 로로하우스, 숨은 관광지와 제주만의 특별한 아트 상품을 다루는 여행사 겸 기념품 전문점 더아일랜더 등 새로운 비즈니스로 제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열 명의 생생한 창업스토리를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제주에서 창업한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
새로운 비즈니스에 도전한 열 명의 제주 이주자들도 처음에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여유로운 삶에 반해 제주 이주를 꿈꾸었다. 그러나 어디에서나 일을 하고 살아간다는 것, 창업을 한다는 것은 현실 그 자체이다. 이들이 다른 이들과 달랐던 것은 큰 욕심을 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살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스몰 비즈니스를 꼼꼼하게 준비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돈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삶의 소소한 행복과 일의 즐거움을 느끼며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들 말한다.
인터뷰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제주 창업의 비밀은 사실 처음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보다는 자신이 하던 일을 하며 제주에 대해 알아가고 아이디어를 얻으라는 조언이다. 열 명의 창업 선배들이 창업을 준비하며, 그리고 창업 후 시행착오를 통해 쌓은 노하우, 살아보고 알게 된 정보를 꼼꼼하게 정리해 담아 제주 이주를 꿈꾸는 이라면 책을 통해 다양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다.
책속으로
책 속 열 명의 창업자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게스트하우스나 카페가 아닌 이 업종은 어때요?’ 하는 제안이 아니라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것을 찾아 도전할 가치와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응원이다.
p. 11 프롤로그_제주에서 뭐 하고 살지?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카페나 게스트하우스를 하지 않고 미용실을 하기로 한 건 참 잘한 일 같아요. 제주에 와서 예약제로 운영하면서 시간 조절하며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니 즐거워요.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도 많아져서 생활이 훨씬 안정적이고요.”
p. 68 조용한 시골 마을, 종달리에 생긴 예약제 1인 미용실_로로하우스
“이주민들끼리만 어울려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요, 현지인들과 친해지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그러기 위해선 현지인들이 많이 나가는 모임에도 참석하고, 함께하는 활동들을 찾아서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지요.”
p. 235 자연과 더불어 아이들을 키우는 제주의 숲 선생님_ 안트레 숲학교 협동조합
그는 돈 벌려고 내려올 거면 그냥 서울에서 사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러나 예전이 더 많이 벌었다고 해서 지금보다 더 행복했던 건 아니라고 말한다.
“버는 만큼 다 썼거든요. 많이 버는 일도 힘들었지만, 많이 쓰는 것도 만만찮게 스트레스였어요. 그리고 서울에서는 일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불안하잖아요. 그런데 여기서는 불안한 게 없어졌어요. 고향에 온 것 같고, 마음이 편해졌어요.”
P. 97 숲 속의 행복한 기타 수리점_봉기타
“너무 고민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일단 와서 도전해보는 것도 좋아요. 제주도는 그리 먼 땅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너무 만만하게 보지도 않아야 해요. 식당을 하는 일은 어디에서 하더라도 쉽지 않아요. 우선 제주도에 내려와서 몇 개월 정도는 살아보고, 직원으로도 일해보고 결정하는 게 좋아요. 제주도민들 성향도 자신과 맞는지 알아봐야 하고요. 제주에서의 생활을 잘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면 그때 내려와도 늦지 않죠.”
p. 187 제주의 산과 바다를 그릇에 담아내는 비스트로_ 올댓제주
“90년대 중후반에 홍대 앞에 작업실을 얻어 지낸 적이 있었어요. 그때 홍대 앞과 지금 제주의 분위기가 비슷해요. ‘드럭’이나 ‘스팽글’ 같은 클럽에서 ‘크라잉넛’, ‘델리스파이스’ 같은 밴드들이 공연을 시작하던 시절이요. 하지만 이제 홍대 앞에서 그런 곳들은 찾아보기 힘들죠. 합정, 상수, 당인리 발전소 등지로 점차 밀려났다가 그마저도 또 이제 어디로 흩어져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 대신 지금 홍대 앞은 상업 공간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 그 상황이 제주에서도 똑같이 반복될지도 모르겠어요.”
p. 165 제주와 함께 성장한 벼룩시장_벨롱장
“제주도에 오고 싶다는 친구들에게 저는 일단 하던 일을 연속성 있게 가져와서 하라고 권해요. 찾아보면 일자리는 있거든요. 그러면서 제주도에 천천히 적응하는 게 바람직하다 싶어요.”
제주도에서 살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이 제주에 오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일자리와 벌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낮추면 서울에서 하던 일과 비슷한 일은 구할 수 있다. 물론 벌이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 있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러면서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는 거다. 제주도에 뭐가 없는지,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그리고 내가 무슨 일을 좋아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게 있는지.
p. 121 제주도의 속살을 보여주는 여행사 그리고 기념품 전문점_더아일랜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