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길을 걷다 보면
또랑가로 달개비 꽃 피어 있지요.
달개비 꽃 볼 때 마다
달개비란 이름
맨 처음 붙인 사람 궁금하지요.
누구일까? 누구일까?
요즘 아침 산책을 하다보면
길섶 여기저기에 피어 있는 꽃이 바로 달개비꽃이다.
꽃의 모양을 선명하게 하고 있지는 않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파란색 꽃잎2장과 눈썹을 말아 올린 듯
하늘로 휙 올라간 노란꽃술이 그야말로 예술이다.
닭장 주변에 많이 핀다하여 '닭의 장풀' 이라고도 하는데
(난 아무래도 이 이름은 맘에 들지 않는다.)
도대체 그 이름을 붙인 사람은 누구일까?
아이들에게 보여주려고
낮에 학교 밖으로 나가 보았더니
달개비란 녀석, 몸을 꽉 움츠러들고 좀처럼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겨우 저 구석에 빛을 덜 받는 곳에
활짝 핀 녀석을 사진에 담아왔다.
고학년 수채화시간
아이들과 '누구일까?' 노래를 리듬에 맞춰 불러보았다.
작년부터 학교에서 불렀던 터라
아이들이 곧잘 따라 부른다.
"애들아! 달개비꽃 본적 있니?"
보았든 않보았든 언제나 자신만만한 교민이의 대답
"네!"
" 어머나! 그랬구나"
"지금 학교주변이나 우리 산책가는 길에 많이 피어있는 꽃이야.
선생님이 사진으로 찍어왔는데 보여줄게''
사진을 보여주고, 책에 나와 있는 꽃의 모습도 보여주었다.
(여느때 같으면 실물을 보여주거나, 바깥에 나가 보여줄텐데..
오늘은 이동이 쉽지 않아 다른방법으로 해보았다.)
우리 오늘 이 달개비꽃과 같은 색을 느껴 볼꺼야.
연한파랑으로 파란색 꽃잎2장을 동그랗게 펼쳐 보이고
그사이로 진한노랑을 꽃술처럼 길게 그려보았다.
그리고 주변을 연노랑과 진한파랑을 섞어 초록색 잎을 표현해 보는 과정이다.
오늘따라 승현이는 자기가 '뻥' 이라고 표시해둔
나무판이 없다며 짜증을 부렸다.
이미 사용해서 오늘은 사용할 수 없다고 누차 말해줘서
결국은 받아들이고 색을 칠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평소에 잘 그리던 아이의 그림에
짜증스런 모습이 보였다. 음.... 아이의 마음은 속일 수 없어.
오랜만에 나온 민경이는 색을 칠하는 것 자체를 너무 좋아한다.
연한 파란색위에 진한노란색 그 위에 또 연한노랑을 칠해
형태나 모양은 없어도
색 자체로 아이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모습이 편안해 보인다.
종화는 물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물감한번 찍고 바로 물통으로 붓을 가져가
흥건하게 종이위에 뿌려주면 물감의 색들이 자기 맘대로 모양을
찾아가며 번져나간다. 그 모습을 제일 좋아하는 것 같다.
교민이는 선생님이 시범을 보였던 것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애써 표현해 보려한다.
달개비꽃을 책에서 보니 그 모습이 파랑 나비와도 같다 했는데
교민이가 영낙 없는 파랑나비를 그려놓았다.
우찌 알았을꼬...?
저학년 수채화시간에는
지끈을 여러 가지 색으로 물들이기를 해보았다.
지끈을 만져보고 풀어보고
손이 야무진 이 아이들,
선생님이 잘라준 지끈을 잘도 풀어낸다.
규형이는 잘 풀어내다 지끈이 찢어진 것이
못마땅한지 자신 없어 하지만
키다리선생님이 옆에서 찢어져도 괜찮다는 말에
좀 안심이 되는 모양이다.
사실 우리아이들이 작은 것에도 상처받고
자신감을 잃어하는 모습이 보일 때가 있다.
그 잃어버린 자신감을 회복시켜 줄 곳이 바로
이 곳, 큰나무학교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형형색색으로 물들인 이 끈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모양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옆교실....
수공예시간에는
무지개선생님과 아이들이 양모솜을 가지고 천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함께 해보았다.
비눗물로 계속 문질러 주면서 천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것으로 아마 예쁜 요정이나 인형들이 만들어 질 것이다.
뿅뿅이 위에서 비눗물로 쓱쓱 문질러대는 그 감촉을 좋아라하며
신나게 주물러댔다. 그 과정 안에 어느새 새로운 무언가가
탄생 한다는 것, 놀라운 과정 아닌가!
오늘의 간식....
호박전과 가지전 그리고 포도였다.
아마도 학교간식으로는 처음으로 호박전과 가지전이 나온것 같다.
딸기샘의 전 부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고
정말 보암직하기도 했고, 먹음직하기도 했다.
지영이는 호박전을 누구보다 잘 먹어 놀랐고,
처음에 규형이에게 가지를 고구마라고 했더니 잘먹었고,
(미안하다, 규형아! 그런데 금방 알아버렸지?)
두현이는 그 바삭바삭한 부침옷에 반해버렸고...
왠지 간식을 먹고 나니 마음까지 푸짐해졌다.
참! 딸기샘이 추석전에 특별식이라 했지....ㅎㅎ
첫댓글 우리 상일이도 집에서 가지전을 잘 먹어요.. 가지 나물은 입에도 대지 않는데 부침은 서서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