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메시’ 백승호 선수, 세계 최고의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을 이끌다!

[벌레물린사과]

과연 한국 축구도 리오넬 메시 같은 ‘천재형 선수’를 갖게 될 수 있을까?
유소년 축구 육성계에서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바르사의
‘라 마시아’에서 자라고 있는 한국 축구의 미래
백승호 선수를 <F&>이 만났다.

한국판 메시가 나타났다. 왠 호들갑이냐고? 한국 선수라고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은 아니다. 공개적으로 바르사를 지지하는 카탈루냐 스포츠 언론 역시 대대적으로 보도한 이야기다.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매거진 <챔피언스>도 지난해 백승호(15)를 한국의 메시라고 소개했다. 바르사에 새로 입단한 ‘코리안 메시’가 스페인 유소년 무대에서 경이로운 활약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먼저 나오고 있다.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들과 비교되고 있는 메시를 비롯해 지금 역사상 최고의 축구팀으로 불리는 바르사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시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이 모두 바르사 유소년 시스템 ‘라 마시아’는 계속해서 그들의 후계자를 키워내고 있는데, 한국의 어린 선수들을 연이어 영입하면서 화제가 됐다.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의 등번호 10번을 단 한국 선수. 만화에 나와도 비 현실적이라고 핀잔을 들을 이야기가 지금 현실로 펼쳐지고 있다. 한국의 메시라는 다소 호들갑스러운 별명을 달고 2009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스타우트된 백승호는 지난해 바르사로부터 파격적인 5년 계약 제의를 받았고 2011/2012시즌 유소년 리그를 시작하며 카데테B팀에서 등번호 10번을 부여 받았다. 정말 만화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과장일까? 직접 만나서 듣기 전까진 알 수 없다. 화제의 소년 백승호와 마주한 <F&>는 너무나 앳된 얼굴에 먼저 놀라고, 그보다 성숙한 자세에 두 번 놀랐다.

미드필더로 변신한 백승호, 바르사의 10번

바르사 10번의 의미. 백승호는 “등번호도 돌아가면서 쓰고 주장 완장도 거의 안 차요”라며 큰 의미는 없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지만 기대감을 보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등 번호 10번, 그리고 종종 주어진 주장 완장은 축구계에서 무의미하게 읽을 수 없는 상징이다.
2009년 시즌 도중 이례적으로 바르사 유소년 팀의 일원으로 합류했고, 이제 풀 시즌을 두 번이나 소화한 백승호는 카데테B팀의 일원으로 2011/2012 리가 프레페렌테 챔피언이 됐다. 성적은 압도적이었다. 시즌 내내 패배는 단 두 번 뿐이었다. 1군 팀보다 압도적이었다. 한국 유소년 무대에서 그야말로 골을 쓸어담던 백승호지만 지난 시즌 득점 기록은 12골이었다. 득점이 줄어든 이유는 포지션이다. 바르사 유소년 팀은 1군 팀과 마찬가지로 모두 4-3-3 포메이션을 사용한다. 백승호는 바르사 입단 이후 포지션이 중앙 미드필더로 바뀌었다. 미드필더 3인 중 측면에 자리한다. 1군에서는 차비 에르난데스가 서는 자리다. 차분하고 온순하던 백승호는 생각보다 골수가 적다는 이야기에 살짝 발끈했다. “미드필더치고는 많이 넣은 것인데…” 사실이다. 지난 시즌 바르사 유소년 팀 미드필더 중 백승호의 득점력은 단연 우월했다. 다른 선수들의 경우 시즌 내내 4골 정도 넣는 것이 고작이다. “이제 점점 적응해가니까 편해졌어요. 제 플레이도 더 잘할 수 있게 되고, 바르사 축구를 잘할 수 있게 됐어요.” 시즌 마지막 골도 백승호의 몫이었다. 163cm로 작은 키지만 헤드 슈팅으로 대단원의 막을 장식했다.

백승호는 한국에서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를 이용해 상대 골망을 흔드는 공격수 역할을 주로 했지만 바르사에서는 다른 역할을 원했다. “입단했을 때부터 그냥 미드필더를 보게 했어요. 포지션을 바꿀 때 아무런 얘기도 없이 그냥 뛰게 시키더라고요. 다들 자리가 정해져 있고 전 계속 이 자리를 보고 있어요. 저처럼 다른 팀에서 데려오는 애들은 주로 공격수인데 바르사에 와서는 수비를 시키는 경우가 있어요. 수비수를 데려오진 않아요. 공격이나 미드필더를 데려와서 수비수를 시켜요. 저는 수비수는 해본 적 없어요.” 백승호의 이야기를 통해 바르사의 선수 육성 방식을 볼 수 있었다. 바르사는 수비수들에게도, 심지어 골키퍼에게도 공격진과 미드필드진이 갖춘 볼 관리 기술과 패스 기술을 요구한다. 수비에만 특화된 선수는 바르사의 축구에 맞지 않는다. 바르사는 백승호에게서 새로운 메시가 아닌 새로운 차비 혹은 파브레가스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것이다. 이는 한국 축구가 지금까지 얻지 못한 재능이기도 하다.

백승호는 미드필더로 전업했지만 오히려 이를 통해 공격수로 나서더라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력이 높아졌다. 이미 한국에서도 천재 소리를 들었던 백승호가 스페인에서 가장 크게 배웠다고 자신하는 부분이다. “미드필더 포지션을 하니까 애들의 움직임 같은 것을 다 볼 수 있어요. 중심 역할을 하면서 움직임도 많이 배웠고, 패스 감각이나 그런 것들이 많이 좋아졌어요. 원래 제가 가지고 있던 강점에 새로운 장점이 많이 생겼죠.”

바르사 훈련의 비밀, 극한의 패스게임

바르사와 스페인이 주도하는 새 시대의 축구, 볼을 소유하고 중원을 장악하는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바르사 관계자와 선수들에게 물으면 대답은 너무 추상적이고 원론적이다. 직접 배우고 있는 백승호의 입을 통해 좀더 구체화된,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과연 ‘라 마시아’는 메시와 이니에스타, 사비를 어떻게 키웠을까?

“한국은 하루에 3번 씩 훈련하는데 바르사에선 1시간 30분(90분, 축구 정규경기 시간)으로 딱 한번 훈련해요. 대신 1시간 30분을 하더라도 운동 스케줄에 따라 각각 힘든 부분이 달라요. 스케줄에 맞춰서 운동을 쭉 하다 보면 팀에 적응이 되고 훨씬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되고 바르사 플레이에 맞춰 뛰게 되는 것 같아요. 신기했던 훈련은 따로 없어요. 런닝이 훈련 프로그램에 한 번도 없어요. 훈련 전에 몸을 풀 때만 가볍게 런닝을 해요. 훈련은 주로 패스게임, 4대2 게임, 경기를 하더라도 몇 회씩 볼 터치에 숫자 제한을 둬요. 움직임도 강조하고, 터치를 많이 강조해요. 패스의 강약 조절, 동료와 움직임 등 계속해서 움직이고 볼을 연결하는 훈련만 집중해요. 경기를 하다 보면 40분 경기니까 이 경기 시간에 계속 뛰는 것에 적응하면서 체력이 저절로 올라가요. 훈련은 모두 공을 가지고 해요. 그런데도 한국 팀 소속으로 바르사를 상대했을 때 느낀 것은 참 많이 뛰더라…라는 것이었어요.”

체력에도 체격에도 특별한 관리를 진행하지 않고 있지만 바르사 선수들은 공과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능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직접 만나본 이들은 모두 나이에 비해 체격 조건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나이보다 어리다는 느낌이 든 것이 사실이다. 운동 선수로 보기엔 가녀린 몸이었다. 실제로 백승호는 다른 리그의 다른 클럽과 맞붙었을 때 바르사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고 이겨낼 수 있는 다른 힘이 있는 것 같아요.”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팀과의 대결 역시 그랬다. 바르사가 패스 게임을 위주로 했다면 1군 팀 대결과 마찬가지로 레알 마드리드는 보다 우월한 신체적 힘과 개인기량으로 선 굵은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승리는 연약해 보이는 백승호가 2개의 어시스트를 올리며 활약한 바르사의 승리였다. “작년에 마드리드 원정에 가서 3-1로 이겼어요. 마드리드가 1군 팀처럼 파워풀했지만 저희도 선수들끼리 마드리드는 꼭 이기자고 다짐했죠.”

공격 보다 수비, 성적 보다 내용, 축구 보다 공부

한국인 바르사 유망주들의 생활기를 따라가면서 바르사가 최고의 선수를 키우고 최고의 팀을 위해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났다. 바르사는 최고의 공격을 펼치기 위해 수비를 강조하고, 최고의 성적을 내기 위해 내용을 강조하며, 가장 축구를 잘 하기 위해 학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우고 있었다.

백승호는 바르사 유소년 지도자들이 전술적으로 어떤 점을 가장 많이 지시하냐고 묻자 공격적으로는 크게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연습한 패스 플레이를 통해 공간이 자연스럽게 열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비는 규율과 약속이 중요하다. “공격도 중요하지만 수비를 같이 해줘야 하는 것이 중요해요. 수비와 압박을 더 많이 강조하고 항상 강조해요. 전술적으로는 간격을 가장 중시하고 제일 많이 말하는 부분은 수비죠. 압박,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최대한 빨리 붙어라. 그런 것들을 계속 말하세요.”

공격에 대한 집착이 꼭 더 자유롭고 창조적인 플레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듯 수비에 대해 집착하는 것이 곧 성적에 대한 집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성적이나 결과에 대해선 따로 이야기 하는 게 없어요. 아이들을 전부 다 뛰게 하고 자주 바꿔줘요.” 유소년 선수를 자녀로 둔 대부분의 스페인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스페인 현지에 체류하며 매 경기를 지켜보는 백승호의 어머니도 덧붙였다. “정말 잘하는 아이들만 계속 뛰게 하고 기회를 줘요.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게 느껴지는 부분이죠.”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도 바르사 유소년 팀은 매년 성적이 개선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인재풀이 깊고 두터워 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르사 유소년 팀의 하루 일과를 따라가다 놀란 점이 하나 더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축구유학’을 떠났지만 실제로는 축구 하는 시간 보다 공부를 하는 시간이 더 많다는 점이다. “구단의 지원으로 리오넬 메시가 다녔던 학교에 다녀요. 공부를 꼭 해야되요. 잘해야 되고, 점수를 통과해야 윗 학년으로 갈 수 있어요. 10점 만점인데 5점 아래인 과목이 3개가 되면 그 학년을 한번 더 해야해요. 그래서 공부도 열심히 해야하죠. 또, 자존심이 있으니까 낙제할 수는 없죠. 공부도 열심히 해야해요. 공부는 아침에 8시부터 1시반까지 학교에서 하고요. 숙소 마시아에 와서 따로 숙제나 보충수업이 있어요. 구단에서 보충수업을 도와주는 선생님이 있어요. 시험기간에는 저녁에 시간에도 공부를 따로 해요. 사실 하루 중에 공부를 하는 시간이 축구보다 훨씬 많아요. 70%? 축구는 30%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하루에 딱 1시간 반만 축구를 해요. 가끔 개인 연습만 하고요.” 겉보기에도 축구 선수보다는 학생이 더 어울릴 것 같은 백승호의 말이다. 축구 만큼이나 공부에 대한 자존심도 강하다.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유전자를 갖췄다. 바르사가 원하는 유전자다.

경기장 안에서와 밖에서의 삶이 달라선 안된다. 선수들은 상품이 아니라 인간으로 대하고 있고, 용병이 아니라 가족으로 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엔 그것이 구단과 선수를 모두 이롭게 한다.

최고의 멘토는 바르사B팀 선수들

선수들이 먹고, 자고, 훈련하고 공부하는 ‘라 마시아’는 바르셀로나 북부 교외의 산 조안 데스피에 자리잡고 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뛰고 있는 1군팀과 훈련장을 같이 쓰고 있다. 매주 캄노우 경기장에서 열리는 바르사 1군 경기도 현장에서 볼 수 있다. 1군 경기장을 무료로 들어갈 수 있는 카드가 유소년 선수들에게 주어진다. 1군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것은 살아있는 최고의 교재다. 스쳐가며 만나는 것이지만 1군 선수들과 같은 공간을 사용한다는 것은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

하지만 바르사 유소년 선수들에게 실제로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여전히 하늘 위의 별처럼 느껴지는 1군 선수들이 아니라 같이 호흡하는 B팀 선수들이다. “바르사B팀 선수들은 맨날 같이 와서 밥도 같이 먹고 그러니까 다 친해졌어요. 1군 선수들은 그냥 집에서 다니니까 잘 몰라요. 훈련을 갈 때 자주 보긴 하는데 이야기는 못해봤죠. 바르셀로나는 유소년 시스템을 중시하고 1군에 올려주니까 잘하면 될 수 있겠다고 느껴요. 이번에 1군에 올라간 형들은 다 알고 숙소에서 지내서 친해요. 미겔 앙헬, 그리말도 같은 형들이요. 평소에도 같이 게임도 하고 놀고, 시합 있을 때 ‘골 세레머니 나한테 해라’ 이런 얘기도 해요. 주말 휴식 시간에 B팀 선수들이랑 연습 게임도 하고요. 신체적인 게 안되니까 아직 게임은 안되요. 1군보다는 B팀 선수들한테 영향을 받아요.” 생각보다 빠르게 B팀 선배들과 친해진 이승우의 말이다. 바르사는 최근 B팀 선수들의 1군 진입률이 매우 높아졌다. B팀에서 친밀하게 지내던 선수들이 향후 바르사의 화려한 1군을 구성하게 될 것이다. 이는 유소년 선수들에게 굉장한 자신감을 줄 수 있다. 백승호는 “제가 노력하고 열심히 하면 1군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데울로페우 형도 같이 생활하고 얘기도 하던 형인데 갑자기 1군에 올라갔더라고요. 친했어요. 굉장히 빠르고 잘했어요. 갑자기 2군 올라가더니 이번에 함부르크와 연습경기 봤는데 뛰고 있더라고요. 올라갔구나… 생각했죠. 열심히 하면 나도 되겠다고 생각하고 자극도 되요”라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B팀 선배들을 보며 머지 않아 1군에서 뛸 기회가 찾아오리라 고대하고 있다. 대선배 메시는 17세에 1군에 첫 선을 보였다. 백승호는 2014년에 만 17세가 된다..

인터뷰 내내 수줍었지만 백승호는 “최고가 되고 싶다”는 꿈을 숨기지 않았다. “바르사 1군 선수가 되는 것이 첫번째죠. 원래 공격수를 봤기 때문에 전 더 공격적인 역할이 좋아요. 미드필더로 내려와서 답답할 때도 있지만 내려와서 보니까 어떻게 움직여야 되는지를 더 알게 되고 배우게 되어서 더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앞으로도 저는 좀더 공격적으로 자리를 맡아보고 싶어요. 더 앞으로 나가보고 싶어요.”

출처 : 월간「F&」 2012-9월호 - 에디터 한준

[리오넬메시]

저의 생각은 백승호 한테 기대를 하면 안된다고 생각 합니다 백승호 본인도 잘알고 있겠지만 아직은 어린 유망주에 불과 합니다

[벌레물린사과]

기대라기 보단 본보기죠. 누구나 희망이란 꿈을 꾸기 위한 대상은 존재 해야 하니까요.
어린 친구들이 누군가를 보면서 희망을 품을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백승호군의 역활은 충분한 것이라 생각 합니다.
그런 그름이 될수 있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돈안드는축구정복좋아도너어무좋아짱]

공감 아이한테 느껴요!

[7기염기풍]

아쉬운 것은 어린 유망주들이 왜? 해외로 나가는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왜?"라는 의문사에 국내 지도자들이나 축구 관계자 및 유소년 클럽 등 한번 곰곰히 생각해봐야할 것입니다. 해외로 나가는 우리 아이들에게만 뭐라 할건 아닌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나라의 축구 인프라가 유럽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것도 한 이유가 되겠죠.

[벌레물린사과]

저도 님처럼 많은 아쉬움이 생깁니다.
제가 아는 동생도 청소년 상비군까지 뽑혔는데도 가정 형편이 어려워 끝내 축구를 접었습니다.
실력 보단 금전이 있어야 기회 조차 주어지는 여건들이 빅스타를 만들지 못하는 요인들이 아닐까요...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