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
1993 제1회 개인전 (서울:경인미술관, 울산:김민제ㆍ모드니미술관)
1994 제2회 MBC화랑 학성 초대 개인전 (울산:MBC화랑 학성)
1996 제3회 개인전 (서울:갤러리 도올, 경주:현대호텔 전시실)
1998 제4회 개인전-자연 그리고 들꽃의 노래-(서울:갤러리 도올 초대, 울산:현대아트갤러리)
2000 제5회 개인전 (울산현대아트갤러리)
2000 제6회 개인전 SEAF초대 (예술의 전당 미술관)
2001 제7회 개인전 필 갤러리 개관기념 초대 (경기도 광주시 필 갤러리)
2002 제8회 개인전 (포항대백갤러리)
제9회 개인전 (일본 오사카 오사카 부립 현대미술센터)
2003 제10회개인전 (경주 곶뫼 갤러리)
2004 제11회개인전 (프랑스 파리 마띠뇽갤러리)
손돈호 작품전에
그림에서 색채는 화가 자신의 감정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색채에는 저마다 고유의 감정이 있어 화가는 자신의 감정을 색채이미지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사실주의 회화에서는 주관성이 개입되어서는 안된다고 하지만, 사물의 고유색을 색상별로 정해 놓지 않는 한 색채선택에서 작가의 감정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손돈호의 그림에서도 색채 감정이 읽혀진다. 무엇보다도 밝고, 맑고, 따뜻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같은 감정은 역시 색채자체의 밝고, 다뜻하며, 선명한 인상에서 비롯된다.
대상 및 사물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묘사해야 하는 사실주의 회화개념에서 볼 때 그의 이같은 색채이미지는 비사실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왜냐하면 그의 색채이미지는 현실색보다 강조된, 즉 보다 회화적인 분위기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대상을 재현한다는 시각에서는 객관적인 사실주의 개념에 충실하고 있지만 임의성이 강한 색채이미지에서는 주관성이 개입되고 있는 것이다.
극사실적인 기법을 따르는 인물화 및 어항풍경은 전체적으로 사실주의 회화개념에 거의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색채이미지에서는 역시 현실색보다 밝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밝은 색채감정은 결과적으로 그 자신의 자연인으로서의 감정상태를 보여주는 것에 다름아니다.
삶을 긍정적으로 사는 사람에게는 모든 세상일이 아름답게 보이게 마련이다. 그의 작가적인 시각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의 그림은 대상이나 소재가 무엇이든지간에 밝고 선명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어쩌면 그의 삶의 자세가 긍정적이기에 대상 및 소재선택에서 이미 밝은 감정에 이끌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대상 및 소재가 무엇이든 한결같이 고요하고 평화로우며 따뜻한 이미지로 채워진다.
특히 풍경에서는 뚜렷한 명암대비와 선명한 색채대비, 그리고 목가적인 시골 및 자연의 아름다움이 한데 어우러져 그림다운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그림답다"는 의미는 회화적인 수사법으로 꾸며진 이상적인 풍경으로서으 이미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가? 그의 풍경화가 아득하면서도 무언지 모르게 막연한 그리움의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그것은 대부분 원경인데다 수평구도일 뿐만 아니라 위로 올려다보는 시점에 기인한다. 다시말하면 멀고 아득하게 보이는 구도법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러한 구도법은 그 자신의 체험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시골정경에 익숙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향집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의 실체를 자각할 수 있듯이 그 또한 그같은 체험을 그림의 내적 정소로 깔아두고 있는 것이다. 고향과 고향집과 어머니는 우리들 정서의 텃밭이다. 그의 풍경은 그러한 내적 정서를 표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인물화나 정물화에서도 이러한 감정은 거의 동일하게 반영되고 있다. 80-100호 대작에서 보여주는 그의 치밀한 묘사력과 투철한 작가의식속에는 역시 그리움이 자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견고한 소묘를 딛고 일어서는 그의 객관적인 작가의식은 어찌보면 주관적인 감정이 개입될 여지는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처럼 칼날같은 객관성 이면에는 차가운 감정을 눈처럼 녹이는 그리움의 정서가 담겨 있음을 본다.
개인적인 감정의 그림자란 어디에도 숨겨둘 수 없을 것 같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밝고 따뜻한 이미지가 화면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정녕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싶어 붓을 잡은 것이 아니었을까? 물론 가능하다면 그림은 그같은 시각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그림은 인간의 감정을 순화시켜 주는 기능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림에 대한 그의 진지한 접근태도는 매우 귄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재능과 노력이 현시점에 머물어서는 안된다. 그림속에서 진정 자기만의 고독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림에 대한 개인이 이루어지면 그는 무엇이든지 거뜬히 해낼 수 있는 의지와 노력과 열망이 있음을 본다. 자기만의 세계를 이루려는 도전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申 恒 燮(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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