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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신간 정보를 올리면서 책이 하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서점은 늘 시끄러운 곳입니다. 서가에 꽂힌 책들은 눈길이 닿는 사람마다 붙잡고 하소연 합니다. 서점에서 일하는 이들은 그 말들이 하나도 묻히지 않고 독자들에게 잘 전해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오늘의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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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카치카 하나 둘/ 최정선/ 보림
이 닦기를 소재로 한 아기 그림책. 연극 무대와 같은 공간에 다섯 식구가 차례로 등장하여 치카치카 이를 닦는다. 일정한 구도를 유지하면서 동작과 시선, 표정을 변화시켜 장면을 연출하였다. 단편 애니메이션이나 난타 같은 뮤지컬을 보는 듯하다. 어딘지 어수룩하면서 사랑스러운 캐릭터들과 디자이너가 직접 쓴 손 글씨도 정겹다.
무력소년생존기/ 주원규/ 한겨레출판
2009년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 주원규의 장편소설이 출간됐다. 세상의 끝, 138층 건물에서 ‘소년’과 그 자손이 겪는 무력한 34년을 그린 이야기로 알레고리와 신화의 변주를 통해 가면을 쓰고 있는 현실의 지옥을 보여주고 있다. <열외인종 잔혹사>에서 보여준 주원규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에 수백 개의 퍼즐 조각이 뿌려진 듯 이야기의 곳곳에 포진한 메타포가 더해져 사건의 정점에서 독자의 상상을 완벽하게 전복시킨다.
꿈보다 먼저 뛰고 도전 앞에 당당하라/ 한유정/ 위즈덤하우스
전 세계 영화인의 꿈이 탄생하는 공간이자, 수많은 전문가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세계 최고의 무대 할리우드. 그 중심에 할리우드 최초 한국인 미술총감독 한유정이 있다. 할리우드에서 활약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한국적 뿌리를 살리는 ‘한유정’이라는 이름을 고집하고, ‘블렌딘 Blend-in’ 사업을 통해 동서양이 조화롭게 융화되는 문화를 직접 만들어 가고 있는 그녀. <꿈보다 먼저 뛰고 도전 앞에 당당하라>는 할리우드 최초 한국인 미술총감독 한유정의 꿈을 향한 도전과 열정의 기록이자,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청춘들에게 전하는 뜨거운 응원의 메시지다.
케인스를 위한 변명/ 피터 클라크/ 랜덤하우스
케인스는 1920년에 『평화의 경제적 귀결(The Economic Consequences of the Peace)』이라는 첫 책으로 이름을 알린 이후 경제 역사상 단 한 번도 존재감을 잃은 적이 없었다. 저자는 『케인스를 위한 변명』으로 천재 케인스에 경의를 표하며, 아무런 자기변론을 할 수 없는 죽은 경제학자를 대신해 그동안 쓴 누명을 벗겨주고자 한다. 여전히 뜨거운 이슈인 케인스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그가 살았던 시대와 그의 삶, 그리고 그가 이론을 끌어냈던 사유방식을 살펴보면 오늘날에도 적용할 수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왜 세계는 가난한 나라를 돕는가 / 캐럴 랭커스터/ 시공사
주요 원조국들의 자국내 정치경제적 상황과 국제사회의 압력 등에 의해 이루어지는 원조의 정책과 정치 및 외교의 상관관계를 살핀다.
궁금해요 요리사가 사는 세상/ 박찬일/ 창비
십대 시절은 세상에 눈떠 가는 한편으로 어른이 되어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면 좋을지 고민하기 시작하는 때다. 부모 세대의 직업 선택 기준이 ‘안정성’이었다면, 요즘 세대들은 이보다 직업을 통해 자아 성취를 할 수 있는가, 일을 통해 행복할 수 있는가를 가장 주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그러면서 직업에 대한 고민도 예전보다 일찍 시작되고 있다. ‘직업 탐색 보고서’ 시리즈는 십대들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직업을 직접 탐색해보는 시리즈로 지난해 6월 1차분인 『궁금해요! 기자가 사는 세상』 『궁금해요! 의사가 사는 세상』 『궁금해요! 변호가가 사는 세상』을 펴냈다. 십대 청소년이 해당 분야 전문가를 직접 인터뷰하고, 전문가들이 현장의 멘토로서 진솔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어 많은 청소년과 학부모, 교사 들에게서 생생하고 구체적인 직업 현실을 다양하고 풍성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힘입어, 직업 분야를 좀 더 넓혀 2차분 『궁금해요! 요리사가 사는 세상』 『궁금해요! 디자이너가 사는 세상』을 펴냈다.
엄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엘리자베스 노블/ 랜덤하우스
엄마와 딸의 이야기는 지금껏 많은 문학 작품에서 다뤄왔던 주제이다. 가장 편하다는 이유로 끝없이 상처주기도 하지만 그만큼 애착이 가는 관계, 엄마와 딸. 이 작품에 나오는 엄마이자 딸들인 다섯 여자의 이야기는 내 이야기와 많이 닮아있다. 완벽한 엄마의 모습이 아닌,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삶을 살아왔던 엄마의 이야기가 딸들에게, 독자들에게 더욱 더 가슴 깊이 다가오는 것이 이 작품의 큰 매력이다. 저자는 이 작품을 쓴 후 《내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발표해 역시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는 먼저 번역되어 국내에 ‘딸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홍차의 세계사 그림으로 읽다/ 이소붙이 다케시/ 글항아리
이 책은 일본의 홍차 권위자가 홍차의 문화를 꽃피운 영국에서 시작해 3천 년 전 중국 소수민족의 차 생산지까지 발품을 팔아가며 거슬러 올라가서 쓴 역사기행서다. 역사가가 아닌 홍차전문가가 쓴 역사이야기로서 역사적 사실과 홍차의 특징을 잘 결합시켜서 서술했다. 국내에 홍차 관련 전문서는 많지 않다. 최근 홍차 붐이 일어난다곤 하나 아직 대중화되지 못했고, 예다학 전공이 있지만 그간 연구가 누적되어왔다고 할 순 없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중국과 일본의 차 문화를 오랫동안 연구해왔고, 또 영국의 홍차에 대해 식견을 갖고 있는 저자가 자신의 지식을 대중적으로 풀어 썼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더욱이 책의 상당 부분을 관련 회화, 지도, 각종 유물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시각자료가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은 이것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미국에서 홍차 문화가 얼마나 지배적이었는가를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200컷에 가까운 그림을 통해 펼쳐지는 홍차의 세계사는 홍차 마니아들에게는 귀한 선물이 될 것이고 일반 독자들에게도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레드의 역사”를 만나게 해줄 것이다.
민화에 홀리다/ 이기영/ 효형출판
민화가 태어났던 200년 전은 새로운 취향이 등장한 새로운 시대였다. 기존의 신분제 사회가 서서히 흔들리며 막강한 경제력을 등에 업은 중간계층이 부상했다. 판소리를 비롯한 대중예술을 향유한 이들은 기존 사대부와 다른 그들 계층의 새로운 취향의 표지로써 민화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진화시켜나간다. 이 시대의 무명화가와 왈짜들은 새로운 취향이 이끈 시대의 선봉장이었다. 이것이 바로 민화의 힘이다. 지배계층의 체제와 예술을 거부하고 전복을 꿈꾸는 힘. 자기극복의 힘. 이것은 현대에 다시 민화가 부활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불안한 현대인에게 민화는 ‘진정한 자아를 되찾아가는 과정’이다. 또한 기존의 전통과 인습을 거부하고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민화가 현대에 던지는 메시지는 이렇듯 간결하고도 강력하다. 저자가 홀린 강인한 민화의 생명력이 지면에 고스란히 재현된다.
매혹의 신체/ 량얼핑/ 미래의창
『매혹의 신체』는 바로 인간의 몸을 중심으로 시공을 초월한 관찰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저자는 신체의 각 부분을 보고, 듣고, 만지고, 관찰하면서 인류의 문화사를 추적한다. 엉덩이와 허리의 곡선이 다르듯, 코와 손가락의 역할이 다르듯 각 신체 기관이 담고 있는 의미와 역사 또한 제각각이다. 저자는 관상학자가 되어 유비의 귀를 묘사하는가 하면, 미적 기준을 적용해 다리를 관찰하고, 생리현상인 ‘볼일’마저 역사적 시각으로 고찰하며, 철학의 영역에서 생명의 잉태와 육체의 소멸을 다룬다. 이처럼 다양한 학문을 넘나들며 신체 각 기관의 내밀한 이야기를 파헤친다.
영업의 고수는 어떻게 탄생되는가/ 마이클 달튼 존슨/ 갈매나무
미국 최고 세일즈 전문가 45인의 특별한 세일즈 기법과 집요한 열정, 그리고 새로운 환경을 헤쳐 나가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담아놓은 책 《영업의 고수는 어떻게 탄생되는가》. 세일즈 교육 전문 웹사이트인 세일즈독(SalesDog.com)의 대표 마이클 달튼 존슨은 영업 고수들이 전하는‘최고 중에서도 최고’인 세일즈 기법을 한 권의 책으로 세밀하게 엮어냈다.‘영업력’, 그리고‘차별화’가 화두인 요즘의 기업 환경에서 더없이 시의적절하고 유효한 콘텐츠가 아닐 수 없다.
말랑하고 쫀득한 미국사 이야기/ 케네스/ 푸른숲주니어
푸른숲 청소년 교양 시리즈인 ‘생각이 자라는 나무’의 열아홉 번째 책. 《말랑하고 쫀득한 미국사 이야기》는 ‘Don't know much about’ 시리즈로 미국에서 크게 각광받은 케네스 C. 데이비스가 청소년 눈높이에 맞추어 새롭게 쓴 책으로, 17세기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에서부터 2001년 9·11 사건까지의 미국사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미국의 역사 가운데서 청소년들이 궁금해 할 질문들을 뽑아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록 문답식이긴 하지만 주제 하나하나가 꼬리를 물고 이어져 전체적으로는 일관된 흐름으로 읽힌다.
남자의 뇌 남자의 발견/ 루안 브리젠딘/ 리더스북
베스트셀러 《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에 이은 하버드대학교 신경정신과 루안 브리젠딘 박사의 후속작. 생생한 문장과 흥미진진한 일화를 통해 남자 뇌의 일생에 대한 복잡한 연구 결과를 매우 읽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이 책은 25년에 걸친 신경정신과 의사로서의 저자의 임상 경험과 최신 뇌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남자가 보이는 특정한 행동의 원인을 파악하고, 남자를 이해하는데 유용한 과학적 근거들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또한 뇌구조와 호르몬의 작용이 어떻게 남자를 변화시키는지 보여줌으로써 남자는 자기 스스로 인생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게 하고, 여자는 남자를 더욱 깊이 이해해 서로 원만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 조용호/ 문이당
1998년 『세계의 문학』을 통해 등단한 조용호의 첫 장편 소설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가 출간되었다. 토지문화관에서 시작해 만해문학관, 연희문학창작촌을 거쳐 6년여 만에 완성한 이 소설은 조용호 문학의 내면적 본질을 집약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는 작가의 젊은 시절 노래패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문학과 노래가 만나는 불꽃 튀는 운명적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또한 이 소설은 미려한 문체와 작가 특유의 낭만적 리얼리즘이 함께 어우러져 그 매력을 더한다. 특히 리듬감 넘치는 그의 문체는 소설 속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인물들에게 때로는 흥겨운 율동을, 때로는 한없이 느리고 서러운 기운을 불어넣는다.
책읽기 싫어하는 아이도 글쓰기는 즐겁다/ 문윤희/ 한림출판사
이 책은 독서와 글쓰기를 피할 수 없다면 놀이처럼 즐기는 법을 제시한다. 학교에서 제대로 된 글쓰기 교육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천도서를 읽고, 독후감을 쓰라고 하는 환경에선 아이들이 쉽게 지친다. 저자는 10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독서 ㆍ 글쓰기 공부를 하며 ‘동심여선’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독서와 글쓰기에 관련된 수많은 엄마들의 고민을 상담하고 해결책을 찾아 주고 있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책부터 재미있게 읽게 하고, 분량에 구애 받지 말고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하는 법을 알려 주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부모도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자연스럽게 감상을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서울 비밀의 방/ 이영지/ 나무수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서울 속 카페들. 하지만 카페 마니아조차 모르는 서울의 보석 같은 카페들이 많다는 사실을 아는지. 이 책은 그런 카페들을 테마별로 묶어 감성적인 일러스트, 그리고 사진과 함께 담아낸 책이다. 월화수목금토일…… 그녀들의 감성을 충만하게 하고, 오감을 만족시킬 ‘달콤한 공간’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나만의 아지트 같은 소규모 카페부터 다양한 풍미를 느끼게 해줄 브런치 카페까지, 매일매일 색다른 맛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서울 당신만의 비밀의 방’이 펼쳐진다.
일상을 지나가다/ 이용재/ 이미지박스
8년간의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저자 이용재는 이 책 『일상을 지나가다』에서 그 땅에서의 일상을 밀도 높은 글쓰기로 섬세하게 펼쳐 보인다. 업으로 삼았고 이제는 자기 자신이 되어버린 건축과 낯선 땅에서 위로가 필요할 때 훌쩍 떠나는 여행,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인 음식 만들기 등 그 땅에서의 아주 사소한 일상의 에피소드를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한 문체로 담담하게 써내려갔다.
아름다운 세상의 조건/ 박원순/ 한겨레출판
참여연대, 아름다운가게,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까지 어찌 보면 무모하고 사회를 바꾼다기에는 ‘너무 낭만적일 것 같은’ 비전과 방식으로 한 길을 걸어가고 있는 박원순은 이 책에서 보듯 우리사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사회의 설계 방법과 디자인 방법을 얻고 함께하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희망제작소에서 벌여오거나 벌이고 있는 작은 지자체에 대한 컨설팅, 지자체 공무원에 대한 교육, 조례연구소, 주민자치 클리닉, 간판문화연구소, 공원연구소 사업 등도 그런 실험들이다.
조선의 사나이거든 풋뽈을 차라/ 천정환/ 푸른역사
《조선의 사나이거든 풋뽈을 차라》는 2005년 출간된 《끝나지 않는 신드롬》에서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고 내용을 추가한 개정판이다. 이 책에서 천정환은 순종 인산과 일장기 말소사건이라는 두 개의 중요한 사건을 중심으로 일제 강점기 조선인들의 민족화 과정과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의 작동 방식을 고찰한다. 천정환에 따르면, 1890년대 주조되기 시작한 한국의 스포츠민족주의는 국권 상실 이후 부르주아민족주의, 실력양성론의 적극적인 주례를 통해 열등감과 결합, 1936년 손기정의 베를린마라톤 우승과 함께 문화민족주의로 완성되었다 한다.
남자다움에 관하여/ 하비 맨스필드/ 이후
맨스필드는 남자다움을 “위험 앞에서의 자기 확신”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종류의 자기 확신을 뉴욕의 쌍둥이 빌딩이 무너져 내린 9.11 당시의 이슬람 테러리스트에게서도, 그리고 목숨을 걸고 폐허가 된 현장에 뛰어든 뉴욕시의 소방관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즉, 남자다움이란 전적으로 악한 것도, 전적으로 선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 맨스필드의 주장이다. 남자다운 남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자기 영역을 설정하고 그것을 위해 싸우며, 때로는 선한 목적이 아닌 악한 목적을 위해서도 싸운다는 것이다.
맑스를 읽자/ 편집부/ 그린비
이번 『부커진 R』 3호에는 전혀 새로운 관계성으로 사람들과 만나고 전혀 새로운 참여의 방식으로 세상에 균열을 만드는 사람들이 소개된다. 비디오 아티스트로 익히 알려진 백남준과 국내에는 최초로 소개되는 연극인 사쿠라이 다이조, 그리고 시인이자 혁명적 사상가 다니가와 간. 단순히 세계적으로 유명하기만 한 비디오 아티스트가 아니라 퍼포먼스를 통해 인간주의를 넘어서 존재론적 평등성을 이야기했던 백남준을 새롭게 독해하는 이진경의 해석과, <수유너머>에서 접속한 일본 연극계/운동계의 트러블메이커 연극인 사쿠라이 다이조, 그리고 <서클마을>이라는 조직을 통해 ‘공작자’라는 개념을 만들어 쓰면서 일본 내 코뮨주의 운동의 선구가 된 다니가와 간의 예술적인 글들은 이번 『부커진 R』 3호에서 야심차게 내놓는 예술과 정치, 그리고 삶이 만나는 지점에 대한 독특하고 흥미로운 탐구이다.
이슬람 정육점/ 손홍규/ 문학과지성사
『이슬람 정육점』은 손홍규 작가가 쓴 첫 성장소설이다. 소설집 『봉섭이 가라사대』 이후 2년 만이고, 장편소설로는 『귀신의 시대』 이후 4년 만에 출간하는 책이다. “도시화된 폭력적 환경 속에서 사라져가는 공동체적인 삶과 인간성 소멸의 현실을 풍자적으로 그려낸 소설을 발표해왔다”는 그간의 평은 이번 소설에서도 여실하다. 더불어, 전쟁의 깊고 오랜 상처와 인간의 실존적 문제를 집약적으로 형상화한 독특한 공간을 창조해냄으로써 그 주제의식은 한껏 웅숭깊어졌다. 이슬람 사원 주변의 허름한 골목과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막다른 인생들을 겪어내는 한 소년의 성장기는 누군가의 상처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전 지구적인 것임을 묵묵히 증언한다.
절대지식 세계고전/ 사사키 다케시/ 이다미디어
이번에 개정판 형태로 새롭게 펴낸 《절대지식 세계고전》은 고전의 바다를 항해할 때 사용하는 나침반 구실을 보다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고전 200여 권의 내용을 다이제스트한 초판본 가운데 반드시 읽어야 할 핵심 고전 94권을 선정해 고전의 정수만을 모았다. 책의 판형은 신국판형인 초판본에 비해 읽기에 편한 4*6판형으로 제작해 가독성을 높였고, 종이도 재생지를 사용해 무게를 줄이면서 휴대하기 편하도록 배려했다. 책의 크기와 무게는 줄었지만, 책의 품위와 내용의 무게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페리고르의 중매쟁이/ 줄리아 스투어트/ 현대문학
주인공 이발사 기욤 라두세트는 고객들이 유행을 좇아 다른 곳의 이발사를 찾아가거나 대머리가 되는 바람에 천직을 버리고 중매쟁이가 되기로 결심한다. 33명뿐인 작은 마을에서 짝 없는 사람들을 맺어주는 일을 하지만 정작 자신의 사랑을 되찾기까지는 26년이란 세월이 걸린 주인공을 통해 저자는 익살과 유머 가득한 솜씨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탐구해나간다. 이 작품은 등장인물들에게 독특한 개성을 부여한 작가의 이야기 솜씨와 더불어, 반복 이미지를 차용하여 상황을 환기시키는 현대 작법 스타일을 유감없이 보여줌으로써 사건이나 스토리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준다. 또한 켜켜이 쌓인 이야기의 가닥 하나하나를 풀어서 문장에 독특한 리듬감을 주는 작가의 섬세한 문체나,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좌충우돌 해프닝은 기발하고 유쾌하게 읽힌다.
저승차사 화율의 마지막 선택/ 김진규/ 문학동네
신작 장편소설 『저승차사 화율의 마지막 선택』에서는, 언뜻 복잡하게 얽혀 있는 듯 보이는 여러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를 크고 작은 단서 하나하나로 술술 풀어나가는 짜임새 있는 이야기가 단연 발군이다. 또한 검은 상투, 검은 두루마기에 새하얀 얼굴로 나타나 사람들을 저승으로 끌고 가는 무시무시한 저승사자 대신, 화려한 날갯짓으로 이승을 날아다니는 나비 모습을 한 저승차사들의 좌충우돌 넋걷이 모습이라든가,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들로 곱디고운 색을 내는 데 골몰하는 염색장이들의 이야기 등은 작품의 결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클래식의 사생활/ 유정아/ 문학동네
『유정아의 클래식 에세이―마주침』에 이은 아나운서 유정아의 두번째 클래식 에세이. 2008년에 출간된 첫번째 책에서 클래식 음악보다 클래식 음악을 만드는 ‘사람’에 초점을 맞춰, 그 ‘사람’들과의 운명적인 마주침을 섬세하게 풀어냈던 것처럼, 새 책 『클래식의 사생활』에서도 저자의 시선은 여전히 사람에게로 향해 있다. 그러나 베토벤, 하이든, 모차르트, 슈만, 멘델스존, 말러 등 위대한 클래식 음악을 탄생시킨 작곡가들의 삶의 궤적을 성실하게 추적하고, 그것을 통해 우리의 인생 여정을 짚어보는 저자의 시선은 좀더 낮고 넓고 깊어져 있다. 첫 책을 내고 2년, 그동안의 고민과 관찰과 사색과 이해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하다.
핑계의 심리학/ 브리기테 로저/ 로그인
심리학자 브리기테 로저의 ‘핑계 클럽’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인생이 배배꼬이기 시작한 원인인 핑계와 맞닥뜨리게 된다. 왜 핑계대기를 시작했고 멈출 수 없는지 이유를 살펴보고 핑계를 끝내기 위해 당장 시작해야 할 12가지를 처방받는다. 핑계만 늘어놓다가 궁지에 몰린 인생! 더 이상 핑계대지 말고 위기를 탈출하자. 9가지 성격유형별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우리 안의 핑계 본능과 이별하고 궁지에서 벗어나 삶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한다.
후회할 줄 알면서 저지르는 일들/ 이소연/ 예담
『후회할 줄 알면서 저지르는 일들』에서는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사랑을 하면서, 일을 하면서, 일상생활에서 경험해봄 직한 소재를 각각 한 편의 시트콤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었을 뿐 아니라, 한걸음 앞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언니로서 혹은 오빠로서, 같이 걸어가고 있는 친구로서 들려주는 저자들의 쿨한 메시지를 통해 유쾌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나는 갓난아기/ 마쓰다 미치오/ 뜨인돌출판사
『나는 갓난아기』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간되는, ‘말 못하는 갓난아기의 입장’에서 쓰여진 책입니다. 이 책에는 신생아기와 영아기에 흔히 맞닥뜨리게 되는 영양 섭취 문제와 여러 가지 질병과 사고, 예방접종까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번쯤 꼭 읽어 봐야 할 조언과 지식으로 가득합니다. 게다가 그런 유익한 내용이 유쾌하고 재기발랄하며, 때론 감동 넘치는 에피소드와 잘 버무려져 아이의 시각으로 생생하게 소개되고 있어 읽는 재미와 맛을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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