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복날 개를 잡아 동네 술추렴을 했다
가마솥에 발가벗은 개를 넣고
땀 뻘뻘 흘리면서 장작불을 지폈다
참이슬 두 상자를 다 비우면서
밭농사 망쳐놓은 하늘을 욕했다
술이 거나해졌을 때
아랫집 김씨가 나에게 말했다
-이건 오씨가 먹어요, 엘레지요
엉겁결에 길쭉하게 생긴 고기를 받았다
엘레지라니? 농부들이 웬 비가(悲歌)를 다 알지?
-엘레지 몰라요? 개 자지 몰라요?
30년 동안 국어선생 월급 받아먹고도
‘엘레지’라는 우리말을 모르고 있었다니!
그날 밤 꿈에서 나는 개가 되었다
가마솥에서 익는
나의 엘레지를 보았다
무더운 여름 날씨다. 삼계탕이니 보신탕 같은 영양식이 절로 생각나는 철이다. 어느 말복날, 오탁번 시인이 충북 제천의 고향 마을에 내려가 동네 사람들과 같이 가마솥에 개 한 마리를 푹 삼고 술추렴을 한 모양이다. 그 체험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이 재미난 시「엘레지」이다. 구신(狗腎 )이라는 개의 자지(좆)를 가리키는 순우리말이 ‘엘레지’라는 걸 시인이 몰랐다는 데서 오는 놀라움과 반성이 이 시의 창작 모티프가 되었다. “-이건 오씨가 먹어요, 엘레지요/엉겁결에 길쭉하게 생긴 고기를 받았다/엘레지라니? 농부들이 웬 비가(悲歌)를 다 알지?/-엘레지 몰라요? 개 자지 몰라요?”에서 보는 농부의 거침없는 말과 대학 교수의 당황한 속내가 참 해학적이다. 여기서 시적 화자인시인은 놀라면서도 절망한다. 비가(悲歌) 혹은 만가(輓歌)를 뜻하는 외래어 ‘엘레지(elegie)'는 알고 있으면서도 순우리말인 ‘엘레지’를 몰랐다니. 시골 농부도 알고 있는 것을 그것도 30년 동안이나 일류 대학에서 국어를 가르쳤다는 교수가 몰랐다니. 이 놀라움과 반성은 “그날 밤 꿈에서” “가마솥에서 익는/나의 엘레지를 보”는 것으로 변용된다. 오탁번의 시는 재미있다. 위 시「엘레지」를 비롯하여 ‘앞으로는 안 하고 뒤로 했다’라는 시속의 남녀 음담을 비련의 가족사로 환치시킨「굴비」,“엄마가 동생공장공장장”이라는 동시「엄마」등등의 시들은 해학과 천진난만한 동심의 빛으로 그려져 있다. 무더운 여름날 읽은 오탁번의 시「엘레지」, 보신탕 한 그릇 족히 먹은 듯하다.
-이종암(시인)
<경북매일신문> 7월 13일(월)
굴비
오탁번
수수밭 김매던 계집이 솔개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마침 굴비 장수가 지나 갔다.
----굴비사려, 굴비!아주머니, 굴비 사요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요
메기수염을한 굴비 장수는
뙤약별 들녘을 휘 둘러 보았다
----그거 한 번 하면 한 마리 주겠소
가난한 계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품 팔러간 사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올랐다
---왠 굴비여?
계집은 수수밭 고랑에서 굴비 잡은 이야기를 했다
사내는 굴비를 맛있게 먹고나서 말했다.
---앞으로는 절대로 하지 마!
수수밭 이랑에는 수수 이삭 패지도 않았지만
소쩍새가 목이 쉬는 새벽녘까지
사내와 계집은
풍년을 기원하며 수수방아를 찧었다
며칠후 굴비장수가 다시 마을에 나타났다
그날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또 올랐다
---또 왠 굴비여?
계집이 굴비를 발라주며 말했다
---앞으로는 안했어요
사내는 계집을 끌어안고 목이 메었다
개똥벌레들이 밤새도록
사랑의 등 깜박이며 날아다니고
베짱이들도 밤이슬 마시며 노래 불렀다.
첫댓글 신청요(동아쇼핑앞)
2번 김순희 동아쇼핑 승차 합니다.
법원앞 오해옥
4번 김학례 동아쇼핑 입니다.
5번 이영백 법원앞이요~!
6번 송 연진 법원앞 승차
7번 김 영순 동아쇼핑앞 승차 신청합니다
법원앞 승차 합니다.
8번 국명교님 동아쇼핑탑승 신청합니다
김정희님 이진은님 도문자님 9번 10번11번 동아쇼핑 참석입니다.
안재경님12 동아쇼핑 .김소연님13 법원 .윤달원님 동아쇼핑14번입니다
최명숙님 15번 입니다
16번 따로 국밥 선셍님 법원앞 승차입니다.
제 글에 번호없이 댓글 다셔서 ...
그러시네요~ 바쁘셧던가봐요~ㅎ
17번 동아쇼핑 앞 승차합니다
18번 류승화 법원앞 신청합니다
최수연 19번 동아쇼핑 입니다.
20~21번 권향숙 최봉웅 법원앞입니다
22번 여정화님 법원입니다
23번 백후자 법원 탑승입니다~~^^
24번 남두화님 법원탑승입니다
은종일 선생님 25번 법원입니다~ㅎ
송명섭 선생님 26번 법원 입니다
김규인 27번 가보입니다. 법원요.
이화순님 28번 성서홈플 입니다
신청합니다. 법원 앞에서 승차하겠습니다.29번 따라지 신세가 되겠네요.
조태영 30번 성서홈플 입니다.
남혜인 신청 합니다 동아쇼핑 입니다
22기 두명 있습니다
지금 신청해도 되는지요?
신청, 동아쇼핑입니다.
몇번이 되는지도 모르겠네요.
최점순 35번 신청합니다 동아쇼핑 입니다
36번 이장희 동아쇼핑요~^^
37번 박미향 성서홈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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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조안나 / 동아쇼핑
40번 박미자님 법원입니다 ~ 차량 관계로 회원님 우선 접수 하오니 양해 바랍니다~ㅎ
41번 고창환, 법원 앞입니다. 18기 회장.
42번 김경희 / 성서 홈플~
43번 이영순 법원
44 장교수님 동핑
김진태 과연 법원 가능할까요
가능하십니다~ㅎ
현재 45명 접수마감 입니다. 이후 후보 명단올려주세요~ㅎ 유고 생기시는분 바로 연락 주시고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