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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菜根譚
셋째 달: 마음 가득 봄기운을
61
배우는 사람이 지닐 건
한편 조심하는 마음
또 한편 탁 트인 활달한 멋.
오로지 단속하여 너무 말쑥하다면
그것은 죽음을 알리는 가을 분위기
삶을 알리는 봄 기운 어디 있어서
만물을 자라나게 한단 말인가.
學者要有段兢業的心思, 학자요유단긍업적심사,
又要有段瀟灑的趣味. 우요유단소쇄적취미.
若一味斂束淸苦, 약일미렴속청고
是有秋殺無春生, 시유추살무춘생,
何以發育萬物! 하이발육만물!
兢(조심할, 삼갈 긍), 瀟(물 이름, 물 깊고 맑을 소),
灑(물 뿌릴,깨끗할 쇄), 斂(거둘, 감출,염할 렴).
62
참으로 깨끗한 사람
그에게는 깨끗하단 명성도 없다.
깨끗하단 명성을 얻은 사람
그 명성이 곧 탐욕이란다.
크나큰 재주를 가진 사람
그는 잔재주를 부리지 않는다.
잔재주를 부리는 사람
그 재주가 곧 졸렬함이란다.
眞廉無廉名,立名者正所以爲貪.
진렴무염명,입명자정소이위탐.
大巧無巧術,用術者乃所以爲拙.
대교무교술,용술자내소이위졸.
廉(청렴할, 값쌀, 살필 렴), 貪(탐낼, 욕심 낼 탐),
巧(공교로울, 교묘할, 예쁠, 재주, 꽤 교),
拙(졸할, 서투를, 낮출 졸).
63
오뚝이 물통이야 가득 차면 엎어지고
토끼 저금통은 비어야 온전하다.
그렇듯 된사람
무無에 살지라도
유有에 살지 않으며
모자라는 데 있을지라도
가득 찬 덴 있지 않으리.
攲器以滿覆,撲滿以空全.
기기이만복,박만이공전.
故君子寧居無不居有,寧居缺不處完.
고군자녕거무불거유,영거결부처완.
攲(? 기), 撲(두드릴, 때릴,칠 박), 缺(이지러질, 빠질,모자랄,빌 결).
64
명리의 뿌리를 뽑지 못한 사람아
세도가를 가볍게 여기고
한 표주박 음식을 달게 여기면 뭐하나
이미 세간 욕정에 떨어진 것을.
부질없는 기운을 녹이지 못한 사람아
온누리에 은덕 베풀고
만대에 이로움을 베풀면 뭐하나
결국 쓸모 없는 재주가 될 것을.
名根未拔者 縱輕千乘甘一瓢 總墮塵情,
명근미발자 종경천승감일표 총타진정,
客氣未融者 雖澤四海利萬世 終爲剩技.
객기미융자 수택사해리만세 종위잉기.
拔(뺄, 뛰어날 발), 乘(탈, 의지할, 기회 탈, 곱셈, 수레 승),
瓢(표주박 표), 墮((떨어질 타), 塵(티끌, 먼지, 속세 진),
融(녹을, 화합할, 융통할 융), 雖(비록 수), 剩(남을, 나머지 잉).
65
마음 바탕 해맑으면
어두운 방 속에도
푸르른 하늘 있고
마음씨가 어두우면
밝은 햇살 아래서도
도깨비 생겨난다.
心體光明 暗室中有靑天,
심체광명 암실중유청천,
念頭暗昧 白日下生厲鬼.
염두암매 백일하생려귀.
昧(어두울, 어리석을 매), 厲(갈, 숫돌, 엄할 려),
鬼(귀신, 넋, 도깨비, 별 이름 귀)
66
명예와 지위
그게 즐거움인 줄만 알고
명예 없고 지위 없는 즐거움
그게 참된 즐거움인 줄 알지 못한다.
추위와 배고픔
그게 근심인 줄만 알고
굶주리지 않고 춥지 않은 근심
그게 더욱 큰 근심인 줄 알지 못한다.
人知名位爲樂 不知無名無位之樂爲最眞,
인지명위위락 부지무명무위지락위최진,
人知饑寒爲憂不知不饑不寒之憂爲更甚.
인지기한위우 부지부기불한지우위갱심.
饑(흉년들, 주릴 기), 寒(추울, 찰, 가난할 한),
更(다시 갱; 고칠, 바꿀 경), 甚(심할,더욱 심).
67
악한 짓 하고 나서 남 알까 두려우면
악한 가운데 아직 선한 마음 남은 탓.
선한 일 하고 나서 남 모를까 맘 조리면
선한 가운데 아직 악의 뿌리 남은 탓.
爲惡而畏人知 惡中猶有善路,
위악이외인지 악중유유선로,
爲善而急人知 善處卽是惡根.
위선이급인지 선처즉시악근.
畏(두려워할, 꺼릴 외), 猶(오히려, 비슷할, 망설일 유).
68
헤아릴 길 없어라
하늘의 조화는
눌렀다간 펴고 폈다간 다시 누르네.
이 조화 영웅조차 희롱하고
호걸마저 엎어뜨린다.
허나 된사람
역경을 순경으로 받아들이고
평온할 땐 위험을 헤아리니
하늘인들 그 재주 어찌하랴.
天地機緘不測.抑而伸 伸而抑.
천지기함불측.억이신신이억.
皆是播弄英雄,顚倒豪傑處.
개시파롱영웅,전도호걸처.
君子 只是逆來順受 居安思危,
군자 지시역래순수 거안사위,
天逆無所用其技倆矣.
천역무소용기기량의.
緘(봉할, 묶을, 끈 함), 伸(펼, 늘일,기지개 켤 신), 皆(다, 함께 개),
播(씨뿌릴, 옮길, 퍼트릴 파),
顚(정수리, 근본, 뒤집힐, 머리 전), 倒(넘어질, 거꾸로 도),
居(살, 어조사 거), 倆(재주, 솜씨 량).
69
성질이 급한 사람
치솟는 불길인 양
만나는 것 모두 태워버리고,
은덕이 적은 사람
차가운 얼음인 양
만나는 것 모두 죽여버리며,
꽉 막혀 고집스러운 사람
고인 물 썩은 나무인 양
삶의 기운 벌써 끊어졌네.
그래 이들이 어찌 바랄 건가
공로 세우고 복 늘리는 일을.
燥性者火熾 愚物則焚,
조성자화치 우물칙분,
寡恩者氷淸 逢物必殺,
과은자빙청 봉물필살,
凝滯固執者如死水腐木 生機已絶,
응체고집자여사수부목 생기이절,
俱難建功業而延福祉.
구난건공업이연복지.
燥(마를, 말릴 조), 熾(성할, 불 활활 탈 치), 焚(불사를, 불탈 분),
寡(적을, 홀어미 과), 逢(만날 봉), 凝(엉길, 모을 응), 滯(막힐, 머무를 체),
腐(썩을, 썩힐, 부형 부), 已(이미, 벌써, 그칠, 이), 俱(함께, 갖출 구),
延(끌, 늘릴, 미룰, 맞을 연), 祉(복 지).
70
행복은
제 맘대로 받을 수 없는 것
즐거운 마음 길러
행복 부르는 근본으로 삼으라.
재앙은
마음대로 피할 수 없는 것
살벌한 마음 버려
재앙 피하는 방법으로 삼으라.
福不可徼,養喜神以爲召福之本而已.
복불가격,양희신이위소복지본이이.
禍不可避,去殺機以爲遠禍之方而已.
화불가피,거살기이위원화지방이이.
徼(돌, 순찰할, 좁은 길, 구할, 바랄 요), 召(부를, 초래할 소),
去(갈, 지날, 버릴, 없앨 거).
71
열 마디 가운데 아홉 마디 맞는 말
신기하다 칭찬할 이 드물겠지만
그 가운데 맞지 않는 단 한 마디 말
비난의 소리가 사방에서 몰려든다.
열 가지 가운데 아홉 가지 이루는 꾀
공로야 그에게 돌아오기 어렵겠지만
그 가운데 못 이룬 단 한 가지 꾀
헐뜯는 소리가 사방에서 일어난다.
이런 탓에 된사람
입을 다물지라도 헛소리 않고
서툴지라도 잔꾀 부리지 않는다.
十語九中未必稱奇,一語不中則建尤騈集.
십어구중미필칭기,일어부중즉건우병집.
十謨九成未必歸功,一謨不成則訾譏叢興.
십모구성미필귀공,일모불성즉자기총흥.
君子所以寧默毋躁寧拙毋巧.
군자소이영묵무조 영졸무교.
尤(더욱, 탓할 우), 騈(나란히 할 변, 나란히 할 병), 謨(꾀할, 술책 모),
訾(헐뜯을, 헤아릴 자), 譏(나무랄 기), 헐뜯을, 살필 기),
叢(모을, 떨기, 떼 총), 默(말 없을, 잠잠할 묵), 躁(조급할 조).
72
따스한 천지의 기운
만물을 자라게 하고
차디찬 누리의 기운
만물을 죽게 한다.
그렇듯 성질 차가운 사람
복받음도 얕은 법.
복받음 두텁고 은택 또한 오래 가는 이
그는 마음 따스하고 부드러운 가람일뿐.
天地之氣 暖則生 寒則殺,
천지지기 난즉생 한즉살,
故性氣淸冷者受享亦凉薄,
고성기청냉자수향역양박,
唯和氣熱心之人 其福亦厚 其澤亦長.
유화기열심지인 기복역후 기택역장.
享(누릴, 받을, 드릴, 제사 지낼 향), 凉(서늘할, 엷을, 쓸쓸할 량).
73
천지 자연 그 이치의 길
너무나도 넓구나.
마음을 잠시만 그 길에서 놀게 해도
깨닫게 되리라
가슴 속 넓게 틔어 환해져 옴을.
사람 사람 그 욕망의 길
너무나도 좁구나.
발길을 잠시만 그 길에 들여놓아도
보게 되리라
눈앞이 모두 가시덤불이요 진흙탕임을.
天理路上甚寬,梢游心胸中 便覺廣大宏朗.
천리노상심관,초유심흉중변각광대굉랑.
人欲路上甚窄,纔寄迹眼前 俱是荊棘泥塗.
인욕노상심착,재기적안전 구시형극니도.
梢(점점, 적을, 녹봉 초), 宏(클, 넓을 굉), 朗(밝을, 유쾌할, 소리높이 랑),
窄(좁을, 비좁을 착), 纔(겨우, 비로소 재), 迹(자취, 흔적 적),
荊(가시, 가시나무 형), 棘(가시나무 극), 塗(바를, 칠할, 진흙 도).
74
괴로움과 즐거움
다 같이 갈고 닦으라.
갈고 닦아 이룬 행복
그런 행복이라야 오래 간다.
의심과 믿음
다 같이 헤아리라.
깊이 헤아려 이룬 지식
그런 지식이라야 참된 지식이다.
一苦一樂相磨練,練極而成福者 其福始久.
일고일락상마련,연극이성복자 기복시구.
一疑一信相參勘,勘極而成知者 其知始眞.
일의일신상참감,감극이성지자 기지시진.
磨(갈, 닮을, 연자방아 마), 久(오랠, 오래갈 구),
參(참여할, 낄, 뵐, 살필 참; 석 삼), 勘(헤아릴, 신문할 감)
75
마음은 늘 비워둬야 하느니
빈 그곳에 진리가 와서 산다.
마음은 늘 채워둬야 하느니
꽉 찬 그곳엔 물욕이 들어오지 못한다.
心不可不虛 虛則義理來居.심불가불허 허칙의리래거.
心不可不實 實則物慾不入.심불가불실 실칙물욕불입.
虛(빌, 헛될,약할 허), 義(옳을, 바를,뜻,의로 맺을 의).
76
더러운 땅에는
숱한 잡초 자라고
맑은 물에는
늘 고기가 없다.
그러므로 된사람
때 묻어 더러운 것도 받아드리는
그런 아량 지니고
결백함 좋아하여 혼자만 실행하는
그런 지조 버려야 하리.
地之穢者多生物,水之淸者常無魚.
지지예자다생물,수지청자상무어.
故君子當存含垢納汚之量,
고군자당존함구납오지량,
不可持好潔獨行之操.
불가지호결독행지조.
穢(더러울, 거칠, 거친 예), 垢(때,때묻을, 수치 구).
77
수레를 뒤엎는 사나운 말
길들이면 그 또한 부릴 수 있고
마구 튀어 오르는 뜨거운 쇳물
틀에 부으면 그 또한 그릇이 된다.
한결같이 우물쭈물
분발하지 않는다면
평생토록 무슨 진보 있으랴.
백사白沙 선생 하신 말씀
‘타고난 병 많음이야 부끄러울 게 무언가
나의 병은 평생토록 걱정 없음이네’
그 말 참으로 옳구나.
泛駕之馬可就驅馳,躍冶之金終歸型範, 범가지마가취구치,약야지금종귀형범,
只一優游不振,便終身無個進步. 지일우유부진,변종신무개진보.
白沙云; ‘爲人多病未足羞一生無病是吾憂’, 백사운; ‘위인다병미족수 일생무병시오우’,
眞確論也.진확론야.
泛(뜰, 띄울, 넓을 범), 駕(부릴, 탈것 가), 就(나아갈, 이룰 취),
驅(몰, 몰아낼, 달릴 구), 馳(달릴, 분주할 치), 躍(뛸, 뛰어오를, 활동할 약),
冶(불릴, 단련할 ,대장간 야), 範(법, 본보기, 한계 범), 游(헤엄칠, 놀 유),
振(떨칠, 진동할, 건질 진), 羞(부끄러워할, 음식, 바칠 수).
78
사람의 마음
한 번이라도 잇속 따라 탐내면
강직한 기상 단박 녹아 흐물흐물
지혜는 꽉 막혀 어두컴컴
어진 마음 바뀌어 살이 떨리고
깨끗한 마음 물들어 더러워지니
일생의 인품 아니 허물어지랴.
그러므로 옛사람
탐욕 없음을 보배로 삼았지.
이게 한 세상 넘어가는 방법이란다.
人只一念貪私便銷剛爲柔塞智爲昏
인지일념탐사 변소강위유 색지위혼
변은위참염결위오[한2] 괴료일생인품.
故古人以不貪爲寶 所以度越一世.
고고인이불탐위보 소이도월일세.
私(사사, 사사로이 할, 몰래, 은밀히 사), 銷(녹일, 없어질 소), 剛(굳셀, 강할 강),
柔(부드러울, 순할, 약할 유), 慘(참혹할, 혹독할, 근심할, 아플 참),
壞(무너질, 무너뜨릴 괴), 了(마칠, 깨다를 료), 寶(보배, 보배로울, 임금 보),
越(넘을, 넘길, 뛰어날 월), 古人(옛사람)
79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것
그건 바깥 도둑.
정욕과 독단
그건 안 도둑.
(마음이 바로 주인이니)
주인이 깨어 정신 차리고
안방에 우뚝 앉아 있으면
도둑은 곧장 하인이 되리라.
耳目見聞爲外賊,情欲意識爲內賊,
이목견문위외적,정욕의식위내적,
只是主人翁 惺惺不昧 獨坐中堂,
지시주인옹 성성불매 독좌중당,
賊便化爲家人矣.
적변화위가인의.
惺(깨달을, 영리할 성)
80
시작도 않은 일 공상하지 말고
이미 이뤄지고 있는 일을 계속하라.
그것이 바른 길이다.
지나간 허물에 매달리지 말고
다가올 허물을 예방하라.
그것이 바른 길이다.
圖未就之功 不如保已成之業,
도미취지공 불여보이성지업,
悔旣往之失 不如防將來之非.
회기왕지실 불여방장래지비.
圖(그림, 그릴, 꾀할,책 도), 悔(뉘우칠, 한할 회), 失(잃을, 놓칠, 잘못할 실),
防(막을, 둗 방), 將(장수, 장차, 나아갈 장).
81
기상이야 높고 드넓어야 하겠지만
세상 일과 틈 두진 말고
마음이야 깊고 치밀해야 하겠지만
고주알미주알 쪼잔하진 말라.
풍취야 맑고 깨끗해야 하겠지만
메말라 치우치진 말고
지조야 엄연하게 지켜야 하겠지만
불덩이마냥 과격하진 말라.
氣象要高曠而不可疎狂,
기상요고광이불가소광,
心思要縝密而不可瑣屑.
심사요진밀이불가쇄설.
趣味要冲淡而不可偏枯,
취미요충담이불가편고,
操守要嚴明而不可激烈.
조수요엄명이불가격렬.
曠(넓을, 휑할, 빌,멀, 오랠, 밝을 광), 疎(성길, 드물, 멀, 멀리할 소),
狂(미칠, 미치광이, 거셀, 사나울 광), 縝(맺을, 촘촘할 진), 瑣(자질구레할 쇄),
屑(가루, 부스러기, 마음 쓸 설), 冲(온화할, 부드러울, 날아오를 충, 沖의 속자),
偏(치우칠, 기울 편), 枯(마를 고).
82
성긴 대나무 숲에 바람이 불면
바람이 지나간 뒤
대나무 그 소리를 머금지 않는다.
차디찬 연못 위로 기러기 날면
기러기 지나간 뒤
연못은 그 그림자 남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된사람
일이 생기면 마음 또한 나타나고
일이 사라지면 마음 또한 고요하다.
風來疏竹 風過而竹不留聲,
풍래소죽 풍과이죽불유성,
雁度寒潭 雁去而潭不留影.
안도한담 안거이담불유영.
故君子事來而心始現,事去而心隨空.
고군자사래이심시현,사거이심수공.
疏(성길, 드물, 멀리할, 뚫일, 거칠 소), 雁(기러기 안, 鴈과 동일),
潭(못, 깊을 담), 影(그림자, 초상, 찍을 영), 隨(따를, 뒤따를 수).
83
청렴결백한 사람
너그럽게 감싸는 아량이 적고
인정이 많은 사람
우물쭈물 결단력이 모자란다.
총명한 사람
결점 들추어내길 잘하고
정직한 사람
남의 시비 잘 따진다.
알맞음을 터득한 사람이어야
인격이 수양된 사람일지니
꿀을 넣어 만든 요리 너무 달지 않은 듯
해산물로 만든 요리 너무 짜지 않은 듯
참으로 크나큰 덕이 되리라.
淸能有容 仁能善斷 明不傷察 直不過矯,
청능유용 인능선단 명불상찰 직불과교,
是謂 蜜餞不甛 海味不醎 纔是懿德.
시위 밀전불첨 해미불함 재시의덕.
矯(바로잡을, 속일 교), 謂(이를, 고할, 일컬을 위), 蜜(꿀 밀),
餞(보낼, 배웅할 전), 甛(달, 곤히 잘 첨, 甜과 동일), 醎(짤 함),
纔(겨우, 비로소 재), 懿(아름다울,훌륭할 의).
84
가난한 집이라도
깨끗이 청소하고
가난한 여인이라도
깨끗이 머리 빗으면
아름답고 곱지는 않을지라도
그 기품 저절로 깨끗해지리.
지식 가진 된사람이여
한때 어렵고 외로울지라도
어찌 자포자기 하려는가.
貧家淨拂地,貧女淨梳頭.
빈가정불지,빈녀정소두
景色雖不艶麗 氣度自是風雅.
경색수불염려 기도자시풍아.
士君子一當窮愁寥落, 奈何輒自廢弛栽!
사군자일당궁수요락, 나하첩자폐이재!
拂(떨칠, 떨어 버릴, 치를 불), 梳(빗, 얼레빗, 빗을 소),
寥(쓸쓸할, 잠잠할, 공허할, 하늘 료), 輒(문득, 갑자기, 번번이 첩),
弛(늦출, 느슨할, 느즈러질, 활시위 풀, 부릴 쉴, 쉬게 할 이).
85
한가한 가운데 헛되지 않은 세월
바쁠 땐 쓰임이 되고
고요한 가운데 가다듬어 지킨 마음
움직일 땐 쓰임이 되며
어두운 가운데 숨김없이 닦은 행실
밝을 땐 쓰임이 된다.
閒中不放過 忙處有受用,
한중불방과 망처유수용,
靜中不落空 動處有受用,
정중불낙공 동처유수용,
暗中不欺隱 明處有受用.
암중불기은 명처유수용.
閒(한가할, 등한할, 막힐 한, 閑과 같은 자),
忙(바쁠, 분주할 망), 欺(속일, 거짓 기).
86
일어나는 한 생각
한 발짝이라도 탐욕의 길로 나갔음을 깨닫거든
곧잘 돌이켜 도리의 길을 따르라.
생각이 일어나면 바로 깨닫고
깨달으면 곧장 돌이켜야 하리니
이게 바로
재앙을 돌려 복을 만들고
죽음에서 일어나 삶으로 돌아오는 일
어찌 소홀히 지나치랴.
念頭起處纔覺向欲路上去,
염두기처 재각향욕로상거,
便挽從理路上來.一起便覺 一覺便轉,
변만종리노상래.일기변각 일각변전,
此是轉禍爲福起死回生的關頭,
차시전화위복 기사회생적관두,
切莫輕易放過.
절막경이방과.
挽(당길, 끌, 말릴 만).
87
고요한 가운데 생각이 맑으면
마음의 참 모습을 보겠고
한가한 가운데 기운이 고요하면
마음의 참 작용을 알겠고
담백한 가운데 뜻길이 탁 트이면
마음의 참 맛을 얻겠다.
마음을 살피고 도를 체득하는 일
이 세 가지만한 게 어디 있으랴.
靜中念慮澄徹見心之眞體,
정중념려징철 견심지진체,
閑中氣象從容識心之眞機,
한중기상종용 식심지진기,
淡中意趣冲夷 得心之眞味,
담중의취충이 득심지진미,
觀心證道 無如此三者.
관심증도 무여차삼자.
澄(맑을 징), 徹(통할, 뚫을, 거둘, 치울 철),
夷(오랑캐, 동쪽 오랑캐, 상할, 평평할 이).
88
고요한 가운데 고요함
그건 참된 고요 아니다.
분주한 가운데 얻은 고요함이라야
성품의 참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즐거운 가운데 즐거움
그건 참된 즐거움 아니다.
괴로운 가운데 얻은 즐거움이라야
마음의 참 작용을 볼 수 있다.
靜中靜非眞靜,動處靜得來,
정중정비진정,동처정득래,
纔是性天之眞境.
재시성천지진경.
樂中樂非眞樂,苦中樂得來,
낙중락비진락,고중락득래,
纔見以體之眞機.
재견이체지진기.
機(베틀, 기계, 기틀, 재치, 기회, 조짐 기).
89
자기를 버렸거든
의심을 갖지 말라.
의심을 가진다면
버린 뜻에 부끄럼이 많으리니.
남에게 베풀었거든
보답을 바라지 말라.
보답을 바란다면
베푼 마음조차 헛된 것이 되리라.
舍己 毋處其疑.
사기 무처기의.
處其疑 旣所舍之志多愧矣.
처기의 기소사지지다괴의.
施人 毋責其報.
시인 무책기보.
責其報倂所施之心俱非矣.
책기보 병소시지심구비의.
舍(집, 쉴, 놓을, 버릴 사), 愧(부끄러울, 부끄러워할 괴),
施(베풀, 행할 시), 倂(아우를, 나란할 병), 俱(함께, 갖출 구).
90
내게 준 하늘의 복 옅을 양이면
나의 덕 두텁게 하여 이를 맞으라.
내게 내린 하늘의 일 수고롭다면
나의 마음 편안히 하여 힘을 보태라.
내게 정해진 하늘의 운명 곤궁하다면
나의 도 이루어 트이게 하라.
그렇다면 하늘인들 나를 어찌할 건가.
天薄我以福吾厚吾德以迓之,
천박아이복오후오덕이아지,
天勞我以形吾逸吾心以補之,
천노아이형오일오심이보지,
天阨我以遇吾亨吾道以通之,
천액아이우오형오도이통지,
天且奈我何哉!
천차나아하재!
迓(맞을, ? 아), 阨(막힐, 곤란할 액; 좁을 애),
且(장차, 구차할 차), 奈(나락 나; 어찌 내), 哉(어조사 재).
다음 달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