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모든 '늙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쓰여진 '늙음을 경계하는 글(계로록)'. 노여움·푸념·잔소리 등에서 자유로워질 것과 너그러운 삶의 자세를 강조하고, '자주 씻을 것' 등의 시시콜콜한 잔소리도 잊지 않았다. 작가 자신의 경험이 녹아있는 이 책은 작가가 41세 때 처음 출판되었고, 51세와 65세 때 수정, 가필하여 새로 출간된 책이다.
너그럽고 온화한 할머니, 할아버지로 멋지게 늙어가기 위해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내면의 휴식기인 노년에 보다 가치 있는 삶과 행복을 영위하려면 중년부터 어떠한 마음가짐과 준비를 해야 할까. 심오한 인생 철학을 쉽고도 가슴에 와닿는 문장으로 표현하여 일본에서는 이미 장기 베스트셀러가 된 책. 행복한 노년을 위한 안내서로, 쉽고도 가슴에 와닿는 말들이 많다.
목차
서문 자기 구제의 시도
두 번째 서문 만년(晩年)의 길목에서
세 번째 서문 나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
1. 엄중한 자기 구제
남이 ‘주는 것’, ‘해주는 것’에 대한 기대를 버린다
남이 해주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은 일단 포기할 것
노인이라는 것은 지위도, 자격도 아니다
가족끼리라면 무슨 말을 해도 좋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고통이 이 세상에서 가장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생애는 극적이라고 생각하지 말 것
한가하게 남의 생활에 참견하지 말 것
다른 사람의 생활 방법을 왈가왈부하지 말고 그대로 인정할 것
푸념을 해서 좋은 점은 단 한 가지도 없다
명랑할 것
‘삐딱한 생각’은 용렬한 행위, 의식적으로 고칠 것
무슨 일이든 스스로 하려고 노력할 것
젊었을 때보다 자신에게 더욱 엄격해질 것
젊음을 시기하지 않을 것, 젊은 사람을 대접할 것
젊은 세대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냉혹할 것
젊은 세대는 나보다 바쁘다는 것을 명심할 것
생활의 외로움은 아무도 해결해줄 수 없다
자식이 걱정을 끼친다면 오히려 감사할 일이다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
공격적이지 말 것
태도가 나쁘다고 상대를 비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의사가 냉정하게 대해도 화내지 않는다
같은 연배끼리 사귀는 것이 노후를 충실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정년을 일단락으로 하고, 그 후는 새로운 출발로 생각할 것
보편적으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
최고 연장자가 되어도 자신이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즐거움을 얻고 싶다면 돈을 아끼지 말 것
2. 생의 한가운데에서
혼자서 즐기는 습관을 기를 것
손자들이 무시하는 경우가 있어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 것
손자를 돌보아줄 것, 그러나 공치사는 하지 않을 것
묘지 등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을 것
자식에게 기대는 것은 이기적이고 바람직하지 못한 부모다
자신이 지켜야 할 범위를 분명히 해둘 것
교제 범위나 매너를 젊은 세대에게 강요하지 말 것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면 직업적으로 해줄 사람을 선택할 것
‘돈이면 다’라는 생각은 천박한 생각
노인들은 어떠한 일에도 감사의 표현을
타인에게 어떤 일을 시킬 경우는 참견하지 않을 것
스스로 처리할 수 없는 인사치레는 포기한다
스스로 돌볼 수 없는 동물은 기르지 않는다
애완 동물의 이야기를 자주 하는 것은 노화의 징조
고정 관념을 버릴 것
새로운 기계 사용법을 적극적으로 익힐 것
자신을 위로해준 말을 타인의 비난용으로 쓰지 않을 것
칭찬하는말조차도 주의할 것
조직에서 상급자가 되려면 자제심을 갖춘다
평균 수명을 넘어서면 공직에 오르지 않는다
모두가 친절하게 대해주면 늙음을 자각할 것
세상이나 주위 사람에게 빤히 들여다보이는 구애는 하지 않는다
나이 들어 이혼하면 편안하기는 하나 몹시 외롭다
노인이라는 사실을 실패의 변명 거리로 삼지 않을 것
건망증이나 다리나 허리의 불편함을 일일이 변명하지 않을 것
가능하다면 젊었을 때부터 자신의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읽는다
건강 기구 약 등을 타인에게 무턱대고 권하지 말 것
배설 문제에 너무 신경질적이 되지 말 것
갑작스러운 성격이나 감정의 변화는 몸에 이상이 생긴 것
러시아워의 혼잡한 시간대에는 이동하지 말 것
짐을 들고 다니지 말 것
식사 방법에 주의와 배려를
시력, 청력 등이 저하되면 일각이라도 빨리 손을 쓸 것
입 냄새, 몸 냄새에 신경을 쓸 것
자주 씻을 것
화장실 사용 시 문을 꼭 닫고 잠글 것
일생 동안 몸가짐과 차림새를 단정히 할 것
자신의 용모가 허술해지는 것을 걱정하는 만큼,
남들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신변 소품은 늘 새로운 것으로 교체할 것
자주 버릴 것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물건을 줄여나갈 것
무엇이든 탐내지 않는다
무언가 말을 남기고 떠나야지 하는 생각을 버린다
화초 가꾸는 일만 하면 빨리 늙는다
뭔가 이루지 못한 과거가 있더라도
유감이었다라는 말 등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친구가 먼저 죽더라도 태연할 것
자신이 체력, 기력이 있는 노인이더라도 뽐내지 않을 것
노인들끼리 함께 행동할 때는 매우 조심스럽게
지나간 이야기는 정도껏 한다
허둥대거나 서두르지 않고 뛰지 않는다
외출해서는 항상 긴장을 한다
잘 걸을 수 있도록 다리를 늘 튼튼히 할 것
매일 적당한 운동을 일과로 할 것
전화, 우편 업무 등은 스스로 해결하도록 할 것
젊은이들에게 방해가 되는 장소에는
비 바람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
여행을 많이 할수록 좋다 여행지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사나 대청소 때 노인은 자리를 피해주는 것이 좋다
관혼상제, 병문안 등의 외출은 일정 시기부터 결례할 것
저녁에는 일찌감치 불을 켤 것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을 가질 것
아침 일찍 눈이 떠지는 것을 한탄하지 않을 것
자신의 동네에 애정을 가질 것
3. 죽음을 편안하고 친숙하게
재미있는 인생을 보냈으므로 언제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정도로 늘 심리적 결재를 해둔다
늙음과 죽음을 일상 생활에서 가끔 생각할 것
장수를 견뎌낼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최후는 자연에 맡기는 것도 좋다
노인의 세 가지 적─유동식, 점적, 휠체어─을 거부하는 것에는
본인의 의지도 필요하다
유언장 등은 편안한 마음으로 미리 준비해둔다
병이 정말로 낫지 않는 경우는 오직 한 번 있을 뿐이다
어떠한 냉혹한 대우를 받게 되더라도
죽기 전에 보복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자살이란 더할 나위 없는 비례(非禮)이다
늙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혈육 이외에 끝까지 돌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날마다 보살펴주는 타인에게 감사할 것
인간적인 죽음의 모습을 자연스레 보여줄 일이다
죽는 날까지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최고의 행복
돈이 다 떨어지면 최후에는 길에 쓰러져 죽을 각오로
돈도 의지할 사람도 없게 되면 주위 사람에게 신세질 일이다
행복한 일생도, 불행한 일생도 일장춘몽
죽음으로서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행복으로 생각할 일
종교에 대해 마음과 시간을 할애할 것
한평생 부단히 노력한다
노년의 가장 멋진 일은 사람들 간의 화해
덕망 있는 노인이 될 것
노년의 고통이란 인간의 최후 완성을 위한 선물
이 세상에 대한 미련을 남기지 않는다
최후까지 살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다
노년을 특수하거나 고립된 상황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장기 기증 등을 통해 자신의 사랑을 남기는 방법도 고려한다
자신의 죽음이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도록 노력한다
후기 오욕(汚辱)투성이일지라도 꿋꿋이 살아가라
두 번째 후기
세 번째 후기
옮긴이의 글
저자 소개
저 : 소노 아야코 (Ayako Sono,その あやこ,曾野 綾子,본명 : 三浦知壽子)
소설가. 『멀리서 온 손님』이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오르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던 어린시절을 보냈다. 불화로 이혼에 이른 부모 밑에서 자란 외동딸의 기억에 단란한 가정은 없었다. 게다가 선천적인 고도근시를 앓았기에 작품을 통해 표현된 어린시절은 늘 어둡고 폐쇄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부조리는 소설가로서 성장하는 데에 밑거름이 되어주었다. 소설가에 대한 편견이 심하던 시대였으나 반골 기질인 소노 아야코는 망설임 없이 소설가의 길을 선택하였다. 한편 평생 독신을 꿈꾸었지만 같은 문학 동인지 멤버였던 미우라 슈몬을 만나 22세의 나이에 결혼에 이른다.
50대에 이르러 작가로서 또 인간으로서 위기를 맞는다. 좋지 않은 눈 상태에 중심성망막염이 더해져 거의 앞을 볼 수 없는 절망을 경험한 것이다. 가능성이 희박한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태어나 처음으로 안경 없이도 또렷하게 세상을 볼 수 있는 행운을 맛본다. 태어나 처음으로 만난 거울 속 자신은 이미 주름진 반늙은이가 되어 있었다. 가톨릭 신자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유치원 때부터 대학까지 미션스쿨에서 교육을 받았다. 신에게 비추어본 나약한 인간의 모습은 그의 문학을 관통하는 핵심이 되어주었다. 결혼 후 친정 어머니와 두 분의 시부모님과 한 집에 살아오면서 나이듦과 죽음에 대한 자연스러운 통찰을 담아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해외일본인선교사활동후원회라는 NGO를 결성하여 감사관의 자격으로 전세계 100개 국 이상을 방문하기도 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1972년에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초장기 베스트셀러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계로록戒老錄)』을 비롯하여 『약간의 거리를 둔다』 『타인은 나를 모른다』 『좋은 사람이길 포기하면 편안해지지』 『남들처럼 결혼하지 않는다』 『나다운 일상을 산다』 『마흔 이후 나의 가치를 발견하다(중년이후中年以後)』 『나이듦의 지혜』 『간소한 삶 아름다운 나이듦』 『후회없는 삶 아름다운 나이듦』 『성바오로와의 만남』 『죽음이 삶에게』 『오늘 하루도 감사합니다』 『세상의 그늘에서 행복을 보다』 『빈곤의 광경』 『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등의 에세이와 『천상의 푸른 빛』『기적』『신의 더럽혀진 손』등 다수의 소설이 있다.
역 : 오경순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일본 무사시대학교 객원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일본어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우수추천도서에 선정된 『번역투의 유혹』과 『한국인도 모르는 한국어』(공저)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좋은 사람이길 포기하면 편안해지지』 『위험한 도덕주의자』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 『마흔 이후 나의 가치를 발견하다』 『세상의 그늘에서 행복을 보다』 등이 있다.
책 속으로
노인이 되면 아무개는 나의 마음을 알고 있다든지, 아무개는 나의 편이라는 등 유치한 표현을 하게 된다. 마음에 맞는 친구가 있으나 그것은 상대가 옳은 사람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왠지 모르게 느낌, 어리석음, 성질, 취미 등이 닮았기 때문에 친구가 되는 것이다. 내 편이니까 받아들이고 자신을 비난할 경우 거부하는 형태로 사고가 변하게 되면 상당히 노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해야 한다.
--- p. 120
늙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누가 이런 늙음의 모습을 만들었을까? 그것은 당신도 아니고 나도 아니다. 눈은 둘, 코는 하나로 만들어져 있듯이 이유도 없이 늙는다는 것도 어떤 하나의 모습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가 이런 모습을 선택했다고 한다면 수치스러워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연스레 주어진 늙음의 모습에 하등의 저항할 필요가 없다.
--- p. 224